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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1화

“그래, 그리고 항상 미소를 잊지 말아야 한다. 알겠니?”“알겠어요!”별이는 외할아버지의 품에 안겨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달빛이 반짝이는 옥상에서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온지유와 여이현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지난번에 강유진과 같은 회사의 직원이 실랑이가 있었다고 했잖아. 그 때문에 우리 쪽도 곤란한 일을 겪었다며. 내가 나서서 해결할까?”여이현이 노트북을 닫으며 말했다.“이렇게 하자. 내일 예능 프로그램 촬영 시작일이잖아? 별이의 이름으로 전 제작진을 초대해 저녁 식사를 대접하자고 해. 시내 중심 호텔로 예약할게.”하지만 온지유는 고개를 저으며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아직 사람들이 별이의 아빠가 당신이라는 걸 아는 건 이르다고 생각해. 게다가 이번 일은 나도 잘 처리할 수 있어. 유진 씨도 있잖아. 매니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 아니겠어? 만약 유진 씨가 이걸 처리 못 한다면 그건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난 다른 사람의 능력은 신경 쓰지 않아. 내가 신경 쓰는 건 여보랑 별이가 불편한 일을 겪지 않게 하는 거야.”여이현은 그녀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여보, 당신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능숙하다는 건 알아. 하지만 나도 든든한 후원이 돼주고 싶어.”온지유는 살짝 웃으며 장난스레 그의 얼굴 가까이 다가갔다.“어머 여 대표님, 설마 자신이 필요 없게 느껴져서 섭섭한 건 아니지?”여이현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사실 최근 온지유는 무슨 일이든 그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고 했다. 심지어 도움이 필요할 때도 여희영을 찾아갔지 자신을 부르지 않았다.그런 모습이 조금 서운했던 것도 사실이었다.온지유는 살짝 그의 입술에 입 맞추며 웃었다.“걱정 마. 아직은 별이의 아빠가 여이현이라는 걸 밝힐 때가 아니야. 별이 팬이 좀 더 많아지면 그때 아빠의 얼굴도 공개할게.”온지유는 달래는 듯 말했지만 뚜렷한 대답은 아니었다. 그러나 온지유가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여이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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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온지유는 더 이상 논쟁을 벌이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이윽고 감독이 모두를 불러 모았다. 온지유는 별이의 손을 잡고 집합 장소로 가려 했으나 권서정이 그녀를 막아섰다.권서정은 온지유를 밀어내고 직접 별이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별이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고 권서정은 다시 그의 손을 세게 붙잡아 놓아주지 않았다.별이의 얼굴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이 드러났고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이를 본 온지유는 곧장 권서정을 밀어내며 단호하게 물었다.“당신 지금 일부러 아이를 아프게 하는 거죠?”권서정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별이 어머니, 오해하셨어요. 저는 단지 별이와 좀 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랬던 거예요.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못했네요.”그리고 별이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미안해, 별아. 이모가 너를 아프게 했니? 내 잘못이야. 다음부터는 조심할게. 절대 다시 아프게 하지 않을게.”그러나 온지유는 그녀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고 별이를 안고 감독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이번 제작진은 이전과 달리 규모가 크고 체계적이었다.각자의 위치에서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권서정은 온지유에게 다가와 자신을 소외시키지 말라고 작게 귀띔을 했다.그녀는 크게 문제를 키우고 싶지 않은 듯했다. 온지유는 더 이상 말다툼을 벌이지 않았다.행사 내용은 단순했다. 대부분은 선배들이 진행하며 별이 같은 어린 신인은 한쪽 그늘막 아래에서 지켜보도록 배치되었다. 권서정은 적극적으로 온지유의 역할을 대신했다. 과일을 가져다주고 물을 챙기며 지나치게 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강유진의 경고가 없었다면 온지유는 자칫 그녀를 오해했을지도 몰랐다.촬영 시작식이 끝난 후 감독이 온지유에게 자료를 건넸다.“투자자 측에서 별이는 한 명의 동반자만 허용한다고 합니다. 별이 어머니, 어머니가 직접 동행할 건지, 서정 씨가 동행할 건지 정해주시죠.”온지유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당연히 제가 동행해야죠. 별이는 어릴 때부터 저와 떨어져 본 적이 없어서 제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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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그제야 별이는 권서정이 자신의 엄마를 속이고 몰래 이곳에 데려왔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지금 당장 엄마에게 연락을 해야 했다.주위를 둘러본 별이는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권서정은 온지유에게 해명을 하고 있어서 별이가 엘리베이터로 간 데에 눈치채지 못했다. 고개를 돌렸을 때 이미 자리에는 누구도 없었다.별이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 아파트 가장 안쪽의 집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후문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별이도 함께 밖으로 따라 나갔다. 하지만 큰길로 나간 별이는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몰랐다.바로 그때, 한 여자가 다가와 별이를 끌어안으며 웅얼거렸다.“아들, 우리 아들, 엄마가 드디어 널 찾았네.”“이거 놔요! 난 아줌마 아들이 아니에요. 우리 엄마 찾으러 갈 거라고요!”별이는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다.권서정이 별이를 데려갈 때도 무섭다고 느끼지 않았지만 이 면목 모를 사람에게 완전히 놀라고 말았다.공포에 싸인 별이는 큰 소리를 지르는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아이의 울음소리에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몇몇 어른들이 다가오는 것을 본 별이는 급히 그들을 향해 소리 질렀다.“살려주세요, 전 이 사람 몰라요! 제발 도와주세요.”“제 아들입니다, 제 아들이에요.”여자는 미친 듯이 깔깔 웃으며 누구도 별이를 만지지 못하게 손을 휘적였다.온지유는 별이가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달려 온 참이었다. 이 광경을 본 온지유는 놀라서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그녀는 바로 회사에 연락해 경고했다.“만약 계속해서 권서정을 별이의 매니저로 쓴다면 법정에서 볼 줄 아세요.”차에서 내린 온지유는 여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별이를 끌어냈다. 아이를 잘 달랜 후 온지유는 여자가 공허한 눈을 한 채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약간의 동정심이 들었다.그때. 여이현의 보디가드도 도착했다.온지유는 보디가드에게 여자를 병원으로 데려가라고 시키고 잘 처리해달라 부탁했다.이 결정은 주위 사람들의 찬양을 받았고 그중에는 별이를 알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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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바로 그렇게 회사에 알릴게요.”온지유가 휴대폰을 꺼내려는 순간 여이현이 그녀를 제지했다. 온지유는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여이현은 책상 위에 앉아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이렇게 하지. 권서정 씨에게 내일 정오에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내 봐.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자고.”온지유는 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의문 가득한 얼굴로 권서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약속 장소는 카페였다.온지유가 도착했을 때 권서정은 이미 도착 해 있었다. 그녀와 함께 온 사람은 회사의 사장 비서 김하나였다.권서정은 온지유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지유 씨, 오셨군요.”“앉으세요. 커피는 이미 주문하셨나요?”온지유는 웨이터를 불러 모카 한 잔을 주문한 뒤 말을 이었다.“어제 일을 밤새 고민했는데, 정말 아찔한 기분이 드네요. 그래서 당분간 다른 매니저를 고용하려고 해요.”권서정과 김하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특히 권서정은 급히 준비해 온 선물을 꺼내며 말했다.“지유 씨, 이건 DS의 최신 귀걸이입니다. 꼭 받아주세요. 어제 일은 정말 제 실수였습니다. 하지만 별이를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절 믿어주세요.”온지유는 선물을 받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가져가라는 듯한 신호를 보냈다.권서정과 김하나는 불안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김하나는 온지유가 말을 꺼내자마자 회사에 메시지를 보냈고 지금은 사장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침묵이 길어지자 권서정이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지유 씨, 저희 회사는 정말 정성을 다해서 일 하는 곳이에요. 제 행동 하나로 회사 전체를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일방적인 판단은 하지 말아주세요.”온지유는 차분히 말했다.“그 점은 잘 알아요. 하지만 저는 계약한 회사를 교체하려는 게 아니에요. 강유진 씨가 해외에 나가 있잖아요? 유진 씨가 돌아오면 다시 별이를 맡길 겁니다.”온지유의 확고한 태도는 사실 여이현의 의도였다. 권서정을 신뢰할 수는 없지만 회사를 교체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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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이는 별이가 아직 어린아이라는 것을 고려한 감독의 배려였다.게임이 시작되고 그룹을 정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 인원수가 모자란다는 것이었다. 본래 오기로 했던 참가자의 비행기가 내일 아침으로 지연되면서 하는 수 없이 현장에서 다른 사람을 대타로 넣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감독은 한 바퀴 둘러보더니 온지유를 올려보내기로 했다. 별이가 덜 긴장할 수 있게끔 함과 동시에 더 재밌는 화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뽑기로 순서를 정하고 별이네는 가장 마지막 순서로 뽑혔다. 앞의 세 팀은 아주 좋은 성적을 냈다. 모두 5개의 문제 중 첫 팀은 4문제를, 두 번째와 세 번째 팀은 3문제를 맞혔다.별이와 온지유의 차례가 오고 첫 문제는 별이가 그림을 그리고 온지유가 답을 맞히게 되었다.출제인이 문제를 펼쳤다. 주제는 속담이었다.‘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뺀다.’이 속담이 펼쳐지자 사람들은 모두 별이가 속담을 이해 못할까 봐 걱정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별이는 그 걱정이 무난하게 술술 그림을 그려 나갔다.동그란 돌이 바닥에 반쯤 박힌 돌과 부딪히는 그림이었다.온지유는 한참을 생각하다 답을 외쳤다.“계란으로 바위 치기?”다른 세 팀의 사람들이 깔깔 웃으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감독은 그들이 온지유에게 답을 알려주게 될까 긴급히 룰을 추가했다.“지금부터 힌트를 주는 팀에게는 1점씩 감점하겠습니다.”모두 그 소리를 듣고 조용히 하기 시작했다. 감독이 속이 좁다고 중얼대면서 말이다.“엄마, 이건 나쁜 사람을 말하는 거예요.”별이는 박힌 돌에 휙 빠져나오는 화살 표시를 그려 넣었다.“이 다음엔 이렇게 돼요.”온지유가 웃으며 말했다.“굴러 온 돌이 박힌 돌 뺀다, 맞지?”“정답입니다!”MC가 둘에게 1점을 추가해 줬다.처음의 경험을 토대로 다음 몇 문제도 쉽게 맞힐 수 있었다. 다섯 문제 모드 맞혔지만 방송 분량은 아직 더 필요했다.감독이 어쩔 바를 모를 때 누군가가 게임을 하나 더 추가 하자고 제안을 했다.바로 진실 게임이었다. 이 제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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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그들은 더는 별이에게 장난을 치지 않았고 계속 게임을 이어갔다.저녁을 먹은 후 별이는 집에 돌아가겠다고 떼를 썼고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어 온지유는 감독님에게 사정을 얘기했다.감독님은 처음엔 별로 탐탁지 않아 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온지유는 내일 아침 절대 지각하지 않을 거라고 당부하면서 설득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다만 큰 비가 내리고 있었던지라 평탄치 못했던 시골길은 질퍽해졌다. 다행히 온지유는 운전에 능숙했기에 질펀한 길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질펀한 길을 지나니 평평한 도로가 나왔다. 온지유는 여이현에게 문자를 보내며 번화가에서 만나자고 했다.도로 위를 달리는 차는 그다지 많지 않았고 온지유의 운전실력도 아주 부드러웠다.그 순간 맞은편으로 커다란 화물차가 가드레일에 부딪히더니 휘청이며 온지유에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엄마, 앞에 차 조심해요!”별이는 소리를 쳤다.온지유는 이미 핸들을 꺾으며 무섭게 다가오는 화물차를 피하려고 했다.그런데 화물차 운전기사는 핸들을 꺾었다. 꼭 두 사람을 노린 것처럼 말이다.온지유는 욕설을 읊조리곤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화물차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가드레일에 멈춰 서 있는 그녀의 차를 보고도 핸들을 꺾어 다가온다면 이건 계획 살인이었다.도로의 경사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온지유는 핸들을 꽉 잡고 있었다.“별아, 꽉 잡고 있어야 해.”“네, 엄마.”별이는 울지 않았다. 그저 앞만 볼 뿐이다.쾅 소리가 여러 번 울려 퍼지고 차는 휘청이며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커다란 나무에 부딪히며 멈춰 섰다.온지유는 망설임도 없이 안전벨트를 풀어 뒤로 자리를 옮겼다. 별이의 안전벨트를 풀어준 후 뒷문을 열었다.“별아, 얼른 내려. 조심해. 차에서 내리고 바로 저쪽으로 뛰는 거야.”온지유는 도로 위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상대의 목적이 뭔지 몰랐지만 화물차가 일부러 그녀가 있는 곳으로 핸들을 꺾은 것을 보아 그녀를 노리는 것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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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온지유는 여이현에게 연락했다. 그녀는 가만히 앉아 도로 위를 달리는 차를 세워 타지 않았다. 두 사람이 언제 다시 깨어날지도 모르고 깨어난 두 사람이 그녀가 아직 멀리 도망가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또 달려들게 분명했으니까.그녀는 싸우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다. 여하간에 일반인은 더 이상 그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다만 두 사람이 지원군을 부를까 봐 두려웠다.여이현은 전화를 받았다. 그는 운전 중이었다.온지유는 바로 입을 열었다.“이상한 사람들이 우릴 죽이려고 해. 얼른 와줘.”“알았어. 지금 바로 갈 테니까 조심해.”여이현은 전화를 끊지 않았다. 통화를 이어가면서 빠르게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비는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온지유는 몸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기분이었다. 상처에 빗물이 묻으면서 고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았지만 유감스럽게도 비상약이 들어있는 가방을 챙기지 못했다.그녀는 반 시간 째 걷고 있었지만 지나가는 차는 없었다. 다행히 두 남자는 더는 그녀를 쫓아오지 못했다.어쩌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을 수도 있고 그녀가 이미 멀리 도망쳤다고 생각하고 포기했을 수도 있다.온지유가 거의 정신을 잃고 쓰러져 가려던 때 차 한 대가 멈춰 섰다.“지유 언니, 별아.”권서정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온지유는 대답하고 싶었으나 결국 버티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지유 언니...”권서정은 바로 부축하며 별이에게 물었다.“별아, 이모한테 말해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나쁜 사람이 나타나서 저랑 엄마를 공격했어요.”별이는 두려움에 온지유는 꼬옥 끌어안으며 계속 온지유를 불렀다.권서정은 그런 아이를 달랬다.“별아, 일단 차에 타. 엄마가 지금 많이 다쳐서 당장 병원으로 가야 할 것 같아. 별이는 씩씩한 아이니까 이모 말대로 할 수 있지? 일단 얼른 이모랑 같이 차에 태자.”별이는 눈물을 닦은 후 권서정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권서정은 핸들을 돌려 시내로 달렸다. 일부러 창문을 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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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등원했어.”여이현은 물 한잔 따라주었다.“그래도 공부에 열중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별이를 데리고 오지 않았어. 비록... 아직 유치원생이긴 하지만.”유치원에선 아직 글을 가르치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했고 분위기도 아주 좋았다.하지만 연예계는...여이현은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노승아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연예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변해버렸기 때문이다.별이는 아직 어렸다.게다가 그에겐 돈도 많았기에 만약 별이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도 연예계에 관심을 보인다면 그때 가서 그가 도와주면 되는 일이었다.“응. 그동안 별이랑 쭉 함께 있어서 갑자기 곁에 없으니까 이상해서 그랬어.”온지유는 다소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여이현은 그런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렸다.“이해해. 오후에 나랑 같이 별이 데리러 가자.”“응, 알았어.”이날 온 하루 여이현은 온지유의 곁에 있어 주었다. 온지유는 서류도 보지 않는 그를 보며 순간 궁금해져 물었다.“안 바빠?”“응, 회사는 배 비서한테 맡겼으니까 괜찮아. 그리고 새 비서를 뽑았거든. 오늘 면접이니까 앞으로 내가 할 일은 많지 않을 거야. 너랑 별이 곁에 있어 주는 게 난 더 중요해.”그는 두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돌아오고 나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검은 속내를 품은 임원과 돈에 눈이 멀어버린 여재호 때문에 방심할 수가 없었다.비록 결혼식은 아주 성대하게 올렸지만 그래도 잊어버린 사람은 있는 법이니까.그동안 그는 온지유의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 그 결과 온지유와 별이가 어떻게 되었는가.“그랬구나. 그럼 배 비서님에게 휴가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니야?”그녀와 여이현이 자리를 비웠을 때 배진호가 여진에서 5년 동안 버티며 관리를 해주었다. 심지어 그들과 함께 Y 국으로 가기도 했었다.그런데 이번엔 인턴 교육까지 맡게 되었으니 업무량이 아주 많이 늘어버리지 않았겠는가...여이현은 그녀를 끌어안았다.“그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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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온지유는 여이현을 살짝 째려보았다.“엄마...”별이는 온지유의 손을 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여이현은 바로 따라 하면서 입을 열었다.“자기야...”온지유는 그런 두 사람의 공격에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두 사람 다 그만해! 일단 집으로 돌아갈까?”아직 유치원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두 사람은 동생을 낳아달라고 말하고 있었다.그녀와 여이현은 오랜 부부기도 했으나 아직 밖에서 이런 대화를 대놓고 할 정도로 무뎌지지 않았다. 만약 몰래 따라온 기자가 사진이라도 찍는다면 모든 플랫폼에 그녀와 여이현의 기사로 도배될 것이 분명했다.“그래, 얼른 집 가서 동생 만들자고!”여이현은 온지유의 어깨를 감싸며 온지유와 함께 차에 타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왼손으로 별이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하지만 별이는 바로 손을 빼내면서 온지유의 곁으로 다가갔다.비록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다소 원망이 담긴 눈빛으로 여이현을 보았다.집에 도착하자마자 법로가 그들을 반겼다.신무열과 김혜연은 Y 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는 은퇴를 했기에 매일 시간이 많았고 지난번 별이가 그를 찾은 뒤로 그는 돌아가지 않았다.“외할아버지.”별이와 법로의 사이도 아주 좋았다. 법로가 반기자 별이는 바로 법로의 품으로 달려갔다.법로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길로 아이를 보며 얼른 안아 올렸다.“가자, 별아. 이 할아버지랑 좋은 곳에 가자.”“저희 방금...”돌아왔다고 말하려던 순간 여이현은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며 바싹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일부러 별이를 데리고 집까지 비워주시는데,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잖아?”온지유는 순간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주먹을 들어 여이현의 가슴을 쳤다.여이현은 화를 내기는커녕 웃기만 했다.“자기야. 이런 일은 나이 들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해야 하는 거야. 게다가 마음껏 즐겨야지!”말을 하던 여이현은 바로 온지유를 확 끌어안았다.법로와 별이는 아직 멀리 가지 않았기에 감히 이것보다 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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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권다솔은 서슴없이 말하면서 확고한 눈빛으로 배진호를 보았다.배진호는 그녀가 눈치챌 줄은 몰랐다. 하지만 확실히 권다솔의 능력은 뛰어났지만 그녀가 무슨 목적으로 여진으로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권다솔의 능력은 면접 때 본 그것이 전부였다. 여하간에 여이현의 비서 자리는 막중한 자리였고 앞으로 그와 함께 일을 해야 했기에 신중해야 한다.“권다솔 씨의 집안이 어떤지는 저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진은 능력과 실력만 중요하게 보거든요. 권다솔 씨의 실력이 뛰어나다면 이 계약은 식은 죽 먹기가 아니겠어요?”배진호는 느긋하게 입을 열며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권다솔 씨 혼자만 가는 거 아닙니다. 저와 함께 가는 겁니다.”배진호가 있으니 아무리 권다솔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그가 나서서 해결하면 되었다.권다솔은 더는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배 비서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렇게 하겠습니다.”최주하와 지석훈, 그리고 나도현은 여이현의 절친한 친구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와 연관이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여이현도 몇 년 동안 그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기에 이 기회에 다들 한몫 챙겨보면서 오랜만에 얼굴도 볼 생각을 했다.그런데 그들은?그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소소한 모임으로 생각했다. 협력이 아니라.그러나 그들의 시야에 나타난 사람은 여이현이 아니라 배진호와 권다솔이었다.권다솔은 연한 핑크색의 정장을 입고 있었고 머리를 단정하게 묶었다. 그녀와 배진호의 키 차이는 머리 하나 정도 길이였다.그녀는 배진호와 함께 들어오고 있었고 두 사람의 모습은 유난히도 어울렸다.최주하가 장난스럽게 말했다.“배 비서, 이분은 여자친군가요?”“아니면 약혼녀?”지석훈은 더 서슴없이 말했다.하지만 나도현은 그저 두 사람을 훑어볼 뿐이다.“두 사람 참 눈치도 없다. 배 비서 이 나이에 여자친구는 무슨 여자친구야. 아내면 모를까, 안 그래?”“...”배진호는 할 말을 잃었다.그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어처구니가 없었기 때문이다.배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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