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91 - 챕터 1100

1371 챕터

제1091화

여이현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태훈 씨가 언제 우리 고모를 병원에 데려간 거죠? 난 몰랐는데요. 언제 있었던 일이죠? 저희 고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이태훈 씨가 우리 고모한테 무슨 짓을 한 거죠? 이태훈 씨 이 일은 분명히 설명하셔야 할 겁니다. 설령 내가 이씨 가문과 싸워 이길 수 없더라도 우리 고모를 위해 정의를 되찾겠습니다.”“당신...”이태훈은 여이현이 보인 예상 밖의 행동에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이태훈 역시 계획대로 이을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이태훈은 갑자기 깨달은 듯 건방진 웃음을 지으며 여이현에게 말했다.“내가 여이현 씨의 고모부가 되고 싶다고 하면 여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 말이 떨어지자 기자들은 모두 놀랐고 최승현은 소리를 질렀다.“난 반대야.”“그쪽이 무슨 자격으로 반대해요? 그쪽이 누군데?”“그러니까요. 자기 신분도 모르고. 내 생각에 여 대표님이 승낙해 주시는 게 낫겠어요. 강한 자끼리 연합하면 여진 그룹은 더욱 번창할 거예요.”“만약 그렇게 되면 정말로 경성에 큰 경사가 일어나는 거야.”기자 중 일부는 여씨 가문과 이씨 가문의 결혼을 찬성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세상이 혼란스러우면 좋아하던 기자들이 언제부터 다른 사람을 위해 생각해 주게 된 걸까?여이현은 온지유의 의아한 눈빛에 낮은 목소리로 해명했다.“여긴 내 회사야. 나도 내 사람 몇 명은 준비해야 상대방 손에서 놀아나 체면을 상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어.”“맞는 말이네.” 온지유는 생각해 보더니 그제야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이때 한 기자가 갑자기 소리쳤다.“여 대표님께서 이태훈 씨에게 약을 먹인 건 혹시 여희영 씨와 이태훈 씨의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생각해 낸 특별한 방법이 아니었습니까?”여이현은 미소를 지었고 이런 표정만으로도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날카로운 기자들은 즉시 이를 포착해 질문했다.“여 대표님, 일을 성공하지 못하셨는데 다음 계획은 있으신가요?”온지유는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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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온지유 씨,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당신을 만나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에요.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당신이었고 이 사실은 언제나 변함이 없어요. 사람들이 당신을 세컨드라며 소문을 퍼뜨려 당신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걸 알고 있어요. 누가 그런 소문을 낸 건지 모르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오늘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건.”화면에 온지유와 여이현의 일상 사진들이 나타났고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이 사람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여이현은 마이크를 잡고 일어나 온지유를 일으켜 세웠고 온지유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다.“온지유, 사람들은 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몰라. 그 사람들은 내가 너에게 과분한 줄 알지만 사실 네가 나에게 과분하다는 사실을 난 잘 알고 있어. 너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건 나에게 큰 행운이자 영광이야. 사람들이 우리가 어떻게 만나 사랑하게 되었는지 모를 뿐이지. 넌 잘 알고 있잖아?”여이현은 눈가가 촉촉해졌다. 원래는 세컨드라는 소문을 해명하기 위해서였지만 그동안의 사진들을 보며 깊은 감정에 휩싸였다. 두 사람의 사랑이 여기까지 오는 데는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두 사람은 다행히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다.온지유는 눈물이 맺힌 채 부끄러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여이현이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영원히 너라는 걸 믿지?”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기억해. 넌 세컨드가 아니고 난 너 이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한 적도 없어. 기억해 줄 거지?”여이현은 말을 끝마치고서는 온지유의 이미에 키스하더니 기자들을 향해 말했다.“오늘 이태훈 씨 덕분에 여러분 앞에서 제 아내와 저의 사랑을 증명하게 되었네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온지유 씨를 보게 된다면 사모님이라고 불러주시기를 바랍니다.”사실 온지유는 이미 여씨 가문의 사모님이었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여이현이 굳이 강조한 것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기자들은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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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여희영은 약속한 호텔에 도착한 뒤 이태훈 혼자 있는 것을 보고 돌아가려 했지만 그 순간 온지유의 메시지를 받았다.[상황이 시끄러워졌어요. 이태훈 씨에게 호감이 없다면 오늘 확실하게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다면 한 번쯤 사귀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어쩌면 이태훈 씨가 고모님의 운명일지도 모르잖아요.]여희영은 자기보다 나이도 어린 온지유에게 이런 충고를 듣는 것이 화가 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지만 온지유의 말이 맞긴 했다.이태훈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기에 먼저 친구로 사귀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여희영은 용기 내 이태훈의 맞은편에 앉아 해명했다.“두 사람은 아마 안 올 거예요. 태훈 씨가 기분 나쁘시다면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사실 내가 보상을 요구한 것도 희영 씨를 만나고 싶어서 그런 거지 다른 뜻은 없거든요.”이태훈의 눈빛이 흔들렸다.오늘 밤 평소보다 더욱 아름다운 여희영의 모습은 이태훈의 눈길을 더욱 사로잡았다.이태훈은 마치 아름다운 꽃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당장이라도 여희영에게 다가가고 싶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요리를 주문한 뒤 요리가 테이블에 오르자 요리마다 조리법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해주었다.이태훈은 어린 시절부터 여러 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또래보다 식견이 넓었다. 그리고 이태훈도 호기심이 많아 많이 배웠기에 여러 가지 비하인드를 많이 알고 있었다.이태훈의 설명을 들은 여희영은 조금 자격지심이 느껴졌다.이제 보니 각 요리마다 독특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여희영은 줄곧 셰프들의 솜씨가 뛰어나서 이렇게 여러 가지 요리를 연구해 낸 줄 알았다.술을 몇 잔 비우자 두 사람은 점점 편해졌고 그에 따라 이야깃거리도 점점 더 많아져 어느새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한편 영화관에서 여이현은 온지유에 의해 끌려 나왔다.사실 여이현도 오늘 밤 정말 억울했다. 그는 확실히 비서에게 표를 예약하도록 했지만 영화 제목을 잘못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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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온지유는 여희영이 아침 일찍 찾아와 옷을 빌리겠다고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만약 여희영이 여씨 가문의 딸이 아니라면 옷을 빌리는 행동이 이상하지 않았겠지만 문제는 여희영이 여씨 가문의 딸이라는 것이었다.여희영이 원한다면 갖지 못할 옷이 없을 텐데 왜 굳이 온지유에게 옷을 빌리려는 걸까?온지유는 잠시 여희영을 살펴봤지만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었다. 하지만 온지유는 여희영이 옷을 빌려 달라고 하던 돈을 빌려달라고 하던 두말없이 빌려줄 수밖에 없었다.온지유는 찻잔을 내려놓고서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올라가서 옷 골라 보세요.”여희영은 놀라며 물었다.“왜 내가 옷을 빌려 달라고 하는지 안 물어봐?”물론 궁금했지만 여희영이 굳이 말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 온지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두 사람은 드레스룸에 도착했고 그곳에 진열된 옷들은 눈이 부실 정도로 다양했다. 하지만 여희영은 몇 벌을 골라보다가 결국 마음에 드는 게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냥 안 빌릴래. 나한테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어울리는 게 없긴 할 거예요. 이 옷들은 제 나이에 맞는 것들이니까요. 고모님 나이에는 좀 더 성숙한 옷을 입어야 할 것 같아요.”온지유는 여희영을 한참 바라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런데 고모님도 옷이 많으실 거고. 만약 적당한 옷이 없다면 가서 사시면 될 텐데 왜 저에게 빌리러 오셨어요?”여희영은 얼굴이 빨개지며 즐거운 일이 떠오른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한껏 부끄러워하는 여희영의 모습에 바보가 아닌 온지유는 바로 여희영이 연애 중임을 깨달았다.온지유는 여희영에게 살짝 다가가 장난스럽게 물었다.“혹시 이태훈 씨와 잘되고 있는 거예요? 말해주세요. 진도는 어디까지 가셨어요?”“진도는 무슨 진도. 그냥 사람이 괜찮아 보여서 일단 사귀기 전에 시간을 두고 좀 알아보려는 거야. 나 아직 그 사람하고 사귈 생각 없거든?”여희영은 얼굴이 빨개져 빨간 과즙이 흐를 것만 같았다. 그 모습을 보니 대답하지 않아도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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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여이현은 대답을 들은 뒤 여희영을 보고서는 놀라며 말했다.“왜 지유 옷을 입고 있어요? 옷이 없어요?”그렇게 말하며 카드를 꺼내 내밀었다.“사고 싶은 거 있으면 사요. 내 돈은 아까워하지 말고요.”“내가 돈을 다 쓰면 네 와이프는 무슨 돈을 써?”여희영은 여이현을 놀리고 싶어 농담을 던졌지만 여이현이 슬며시 웃으며 온지유를 감싸안더니 말했다.“내 돈은 다 지유 손에 있어요. 고모한테 준 건 내 용돈일 뿐이에요.”“정말이야?”여희영은 마음속으로 여이현 같은 그룹의 대표가 모든 돈을 온지유에게 맡겼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이건 일반적인 가정의 몇백만 원, 몇천만 원이 아니라 수백억, 수천억에 달할 테니 말이다.하지만 두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아 여희영은 다시 한번 놀랐다.“만약 이태훈이 돈을 다 나한테 맡긴다고 해도 나는 받지 못할 것 같아.”“바보 아니에요? 못 받긴 왜 못 받아요? 그냥 대범하게 받으면 되지. 이태훈이 안 주면 그게 이상한 거예요.”온지유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여이현도 모든 돈을 다 온지유의 명의로 돌린 것은 아니었다. 여이현의 개인적인 자산만 온지유의 손에 있을 뿐 그룹의 자산은 여전히 여이현의 손에 있었다.“이현아,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네가 이러면 다른 남자는 어떻게 살아?”여희영은 이 일을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부부는 비록 일심동체라고 해도 자산을 모두 한쪽에 넘기는 건 너무 모험이었기 때문이다.“나는 지유하고 이혼할 생각 없는데. 그럼 돈을 누구에게 맡기겠어.”여이현은 온지유에게 입을 맞추며 물었다.“그렇지, 여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질투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 알겠지?”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이현의 턱에 얼굴을 비볐다.여희영은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을 참지 못하고 서둘러 소파에 놓았던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더 이상 방해가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태훈과 데이트를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두 사람은 여희영이 떠나자 정색하며 각자 소파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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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온지유가 운동회에 참가하기로 한 건 여이현의 계략에 빠진 것이다.여이현은 미소를 지으며 온지유의 앞으로 다가가 천천히 말했다.“그럼 부인께서는 위층에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으시죠. 저는 지금 별이를 불러 준비되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어디 가는데?”온지유는 의아해했다.여이현은 온지유의 코끝을 가볍게 툭 치며 말했다.“운동회 가야지.”‘학교 운동회를 오늘 한다고?’온지유가 의문을 품고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고 내려오자 두 부자는 이미 차에서 온지유를 기다리고 있었다.가는 길 내내 온지유는 자신이 여이현의 계략에 속아 넘어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괘씸한 생각이 들었지만 온지유는 자진해서 여이현의 함정에 뛰어든 꼴이었다.학교 정문 앞은 차들로 가득했고 여이현은 주차할 자리를 찾지 못 해 온지유와 별이를 먼저 학교에 들여보낸 뒤 여이현은 주차를 마치고서는 다시 만나기로 했다.온지유는 별이를 데리고 축구장으로 들어갔다. 신나서 뛰어노는 아이들과 더운 날씨에 얼굴을 찌푸린 부모들을 보며 온지유는 마음속으로 왜 이런 운동회를 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운동회를 하는 건 괜찮아도 왜 굳이 부모들까지 참가 해야 하는지 정말 짜증이 났다.‘학교에 다니는 건 아이들의 일인데 왜 부모가 참가해야 하는 거야?’온지유가 불쾌함을 느끼고 있을 때 어떤 부모들은 흥분한 얼굴로 선생님 옆에서 이번 운동회가 얼마나 의미 있는지 떠들고 있었다. 온지유는 이를 듣기만 해도 가식적으로 느껴졌다.‘의미가 있다고? 그럼 왜 저렇게 꽁꽁 전신 무장을 하고 온 거야? 다른 사람이 타도 되고 자기는 타면 안 된다는 건가?’“저기... 혹시 별이네 아줌마세요?”방금 운동회가 의미 있다고 말하던 한 어머니가 다가와 온지유를 훑어보더니 고개를 저었다.“별이네 아버지는 사업하신다고 들었어요.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네요. 사업하는 가문에서 고용한 도우미가 이렇게 꾸미나요?”“그럼 어떻게 꾸며야 하는데요? 그쪽처럼 입어야 하나요?”온지유는 마침 화풀이할 상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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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유인영은 주의 사항이 적힌 종이를 온지유의 얼굴 앞에 뿌렸고 자칫 잘못하면 눈에 닿을 정도였다.온지유는 이에 화를 내며 말했다.“할 말 있으면 똑바로 말하세요.”유인영은 낮은 목소리로 비웃음을 날렸다.“주의 사항을 확인하시라고요. 그리고 뒷면에는 오늘 점심에 준비할 요리가 적혀 있어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맛으로 준비하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그쪽 요리를 먹지 않을 거고 그쪽 아들이 오늘 운동회에서 따낸 성적도 전부 무효화될 거예요.”“제 요리가 맛이 없는 게 제 아들과 무슨 상관이죠? 저를 벌하면 벌했지 왜 아이까지 피해를 주려는 건가요?”온지유는 운동회에 참가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별이까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만약 정말 아무도 온지유의 요리를 먹지 않는다면 별이까지 힘들게 할 수 있었다.온지유는 얼굴을 찌푸렸다.‘학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을 리 없어. 이건 분명 이 학부모회장이라는 여자가 권력을 남용하는 거야.’이미 와버렸으니 온지유는 준비하라는 대로 따를 생각이었지만 꼭 직접 요리해야 한다는 법은 없었다. 만약 할 줄 모르는 요리라면 호텔에 주문하면 될 일이었다.온지유는 종이를 당당하게 받아 들고 뒷면에 적힌 내용을 확인했다.그러자 온지유는 너무 놀라서 턱이 빠질 뻔했다.“왜요? 설마 못 하겠다는 건 아니겠죠?”유인영은 온지유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웃었다.“하지만 당시 같은 아줌마라면 문제없을 거예요. 나는 할 줄 몰라요. 요리 같은 거 해본 적이 없어서요. 다른 엄마들도 마찬가지로 요리는 못할 거예요. 그러니까 점심 준비는 아줌마한테 맡길게요.”“걱정하지 마세요. 문제 해결이 제 전문이거든요. 회장님은 마음 편히 쉬세요.”온지유는 여유롭게 대답했다.“그쪽... 그냥 말로만 큰소리치는 거 아니죠? 이번엔 넘어가 줄게요.”유인영은 돌아갔고 이번에는 다시 온지유에게 찾아와 귀찮게 하지 않았다.운동회가 곧 시작되자 각 반 학생이 운동장에 모여 일련의 절차를 진행했다. 절차가 끝나고 교장이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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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총성이 울리자마자 아 하는 소리와 함께 별이가 넘어져 바닥에 쓰러졌다. 상황을 보니 부상이 가볍지 않은 것 같았다.온지유는 가장 먼저 달려가 별이를 안아 올렸다. 그녀는 별이의 무릎 피부가 크게 까져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엄마, 아파요. 다리가 너무 아파요.”별이는 온지유의 품에 안겨 크게 울기 시작했다.“별이야, 걱정하지 마. 엄마가 지금 당장 의사 아저씨한테 데려다줄게.”온지유는 주변을 재빨리 둘러보았고 가까운 곳에 임시로 설치된 의무실이 있는 걸 발견하고서는 바로 뛰어갔다.선생님과 다른 학부모들도 뒤따라왔고 모두가 별이의 상처를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의사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아이의 감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밖으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덕분에 의무실이 조용해지자 온지유는 의사에게 다급히 물었다.“의사 선생님, 뼈에는 이상이 없나요?”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만약 뼈에 문제가 있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바로 큰 병원으로 가야 했다.의사는 다시 검진한 뒤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어머님, 뼈는 다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릎의 상처가 나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겁니다. 그 기간 절대 상처가 물에 닿지 않게 하고 또 손으로 상처를 만지게 하면 안 됩니다.”온지유는 대답한 뒤 진지하게 주의해야 할 점을 적었다.상처 치료를 끝낸 뒤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다. 별이가 작은 목소리로 훌쩍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온지유는 아이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별이야, 아프면 그냥 마음껏 울어도 돼. 무서워하지 마. 아프면 울 수밖에 없는 거야. 어른들도 마찬가지고.”“엄마, 그럼 나 울어도 애들이 나를 겁쟁이라고 놀리지 않는 거예요?”“당연히 안 놀리지. 혹시 누가 너를 놀린다고 해도 엄마는 항상 네 편이야. 엄마는 네가 겁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아주 용감하고 강하다고 생각해.”별이는 완전히 이해한 건 아니지만 아픈 걸 참지 않고 작은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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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별이는 온지유가 왜 이러는지 몰라 조용히 물었다.“엄마, 어디 아파요?”온지유는 별이의 작은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별이는 정말 다정하네. 엄마를 걱정해 주다니. 근데 엄마는 어디도 안 아파. 그런데 별이 지금 집에 가고 싶어? 아니면 계속 경기를 보고 싶어?”별이는 운동장 쪽을 잠시 바라보더니 작게 말했다.“그래도 여기 남아서 경기를 끝까지 보고 싶어요. 선생님이 순위보다 참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엄마, 나중에 엄마가 요리해야 하지 않아요? 제가 엄마의 조수가 되어 드릴게요.”온지유는 기쁜 마음에 별이의 얼굴에 뽀뽀하며 말했다.“그럼 너무 좋지. 이제 우리 조수 별이에게 맡길게.”“알겠습니다. 엄마의 멋진 조수가 될게요.”별이는 손을 들어 다짐하며 이제는 아픈 다리는 잊은 듯했다.약을 발랐으니 아픔은 점점 사라졌고 별이는 아까의 두려움마저 사라져 예전의 활발한 모습을 되찾았다. 원래 별이도 배구 경기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온지유는 선생님께 별이의 모든 경기를 취소해달라고 부탁했다. 온지유에게 별이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어린이 운동회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다영아, 화이팅. 다들 우리 다영이를 위해 응원해 주세요.”멀리서 유인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변의 부모들은 마지못해 손에 든 작은 깃발을 들어 올리며 힘없이 응원했다.별이는 아주 적극적으로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다영아, 힘내. 공을 잘 잡고 앞으로 달려.”멀리 있던 다영이는 별이의 응원 소리에 고개를 들었지만 그 순간 공을 놓쳤고 결국 공은 다른 쪽으로 굴러가게 되었다.다영이는 급히 공을 쫓아갔으나 서두르다가 실수로 공을 밟아 바닥에 넘어져 흙을 뒤집어썼다.“아. 나쁜 공이야. 엄마 빨리 공을 버려. 나 이 공 싫어.”다영이는 바닥에 앉아 뒹굴며 입에 모래가 들어가는 것도 잊고서는 큰 목소리로 울었다.유인영은 곧 달려가 다영이를 달래며 공을 탓하기 시작했다.이를 지켜보던 몇몇 학부모들은 유인영의 교육 방식에 놀라 수군거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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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우리 집 아줌마가 아니라 우리 엄마예요.”별이는 화가 나서 유인영의 다리를 주먹으로 때렸고 유인영은 화가 나서 발로 별이를 차서 넘어뜨렸다. 별이는 바닥에 주저앉아 억울하게 유인영을 쳐다보았다.일이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져 온지유가 반응하기도 전에 별이는 이미 넘어져 있었다. 온지유는 별이를 품에 안고 다시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유인영을 노려봤다.유인영은 겁에 질려 두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입을 열었다.“뭐 하는 거야? 내가 힘을 준 것도 아니고 아이가 저절로 넘어진 거야.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어.”“유인영 씨라고 했죠? 기억할게요. 만약 내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변호사를 통해 연락할 거예요. 그쪽 남편이 대기업 본부장이라면서요? 돈도 많을 텐데, 의료비 같은 걸로 시간 끌지 않길 바랄게요.”온지유는 원래 유인영과 엮이고 싶지 않았지만 상대방이 기어코 나대고 싶다면 맞장구를 쳐주면 그만이다. 하지만 별이를 발로 찬 것은 선을 넘은 일이었다.‘여기서 계속 참으면 내가 온지유가 아니지.’온지유의 차가운 태도에 유인영은 물론 주변의 부모들도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온지유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를 안고서는 휴식 구역으로 돌아갔다.경기는 계속해서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경기에서 이긴 아이들은 환호했고 진 아이들은 울며 투정을 부렸다. 그렇게 오전 경기가 끝날 무렵 여이현에게서 회사에 급한 상황이 생겨 먼저 회사에 왔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온지유는 전화를 걸어 따지지 않았고 레스토랑에 연락해 점심 식사를 준비해 달라고 했다.굳이 온지유가 직접 요리를 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선생님이 점심 식사를 유인영에게 맡긴 것만 봐도 딱히 실상에 신경을 쓰는 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맛있는 식사를 즐기게 해주는 편이 나을 듯했다.오전 경기가 끝났다는 방송이 나오자 부모들은 각자의 휴식 구역으로 돌아갔다. 다른 학급 부모들은 분주히 음식을 준비하는 반면 별이네 반 부모들은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보며 그냥 느긋하게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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