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61 - 챕터 1170

1350 챕터

제1161화

“엄마! 아빠가 나한테 여동생이 생긴대요!”온지유가 진료실에서 나오자마자 별이가 그녀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이 말에 온지유는 가슴이 따뜻해졌다.아들과 딸, 이걸로 그녀의 삶은 충분했다.“엄마, 기분 좋아요?”별이는 고개를 들고 엄마를 기대에 찬 눈빛으로 쳐다봤다.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는 둘째 딸이 생기는 게 소원이었어. 그래서 정말 기뻐.”“너무 잘됐어요!”별이는 신나서 환호하다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말했다.“엄마, 나 여동생한테 줄 선물 사고 싶어요. 우리 쇼핑 가면 안 돼요?”온지유는 그 말을 듣고 딱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출산 준비물이나 아이 옷 등을 미리 준비해야겠다 싶었다.온지유는 별이의 손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별이는 너무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다.여이현은 아내가 오래 걸어 다니기 힘들다는 걸 알고 지석훈에게 휠체어를 준비하게 했다.그렇게 가족들은 다 같이 번화가에 있는 유아용품 매장으로 향했다.유아용품 매장에 들어서자 진열된 물건들이 온통 눈을 사로잡았다.온지유는 이것저것 살펴보며 모두 예쁘다고 생각했고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결국 고르기 어려워져서 우물쭈물했다.“애 옷은 너무 많이 살 필요 없어. 아기들은 금방 자라니까 갈아입힐 만큼만 준비하면 돼.”여이현은 경험자로서 작은 목소리로 조언했다.온지유는 아기 모자 하나를 집어 들며 미소 지었다.“이 작은 모자 좀 봐, 너무 귀엽지 않아?”“응, 마음에 들면 이런 걸로 사자.”여이현은 그렇게 말하며 모자 세네 개를 골랐다.그러고는 옷이 진열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저쪽도 한 번 보자.”온지유는 그가 하자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한편, 별이는 여동생을 위한 선물을 고르고 있었다.이것저것 들어보며 고민하다가 문득 작은 인형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아기자기하면서도 정교한 인형이었다.별이는 달려가 인형을 집어 들며 말했다.“바로 이거예요!”법로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 이거 괜찮네.”선물은 주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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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하지만 두 소녀는 이미 마셨던 음료를 놓고 고민하기 시작했다.서로가 손해 보지 않길 바라면서 결국 손안의 잔을 버리고 새 음료 두 잔을 다시 구매했다.온지유는 그 광경을 바라보며 잠시 멍해졌다.과거 그녀와 백지희도 그랬었다.서로가 더 받지 못할까 염려하고 한쪽이 손해 볼까봐 걱정하며.“왜 그래? 혹시 뭐 마시고 싶어?”여이현은 그녀의 감정 변화를 눈치채고 허리를 숙여 조용히 물었다.온지유는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아니, 나 지희 보러 병원에 가고 싶어.”여이현은 바로 법로에게 별이를 집으로 데려가라고 부탁하고 온지유와 함께 백지희의 병실로 향했다.병실 문을 막 열려고 하던 그때, 안에서 백시윤이 나왔다.셋이 마주친 순간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온지유는 차갑게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여기는 왜 왔어요? 지희를 그렇게 만든 것도 모자라서 또 뭘 하려고요?”백시윤은 잠시 여이현을 흘낏 보더니 두 사람을 더 이상 가로막지 않고 옆으로 비켜섰다.병실 안의 백지희는 여전히 누워 있었다.온지유는 지난번보다 더 수척해진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백지희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마자 온지유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지희야...”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목이 메어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여이현은 온지유의 어깨를 살짝 잡고 조용히 말했다.“난 의사한테 가서 상태 좀 알아볼게. 넌 여기서 지희 씨랑 얘기 좀 해. 금방 다시 올게.”여이현은 두 친구의 시간을 존중하며 방을 나갔다.하지만 병실 밖에서 머물며 온지유를 지켜보기로 했다. 임신 중이라 더욱 안심할 수 없었다.병실 안, 온지유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며 백지희의 손을 꼭 잡았다.그때 백지희의 손가락이 살짝 움직였다.온지유는 그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흥분하며 말했다.“지희야, 깨어난 거야? 그렇지? 나 좀 봐봐, 지희야.”그녀는 백지희의 손을 자신의 얼굴로 가져가며 애원하듯 말했다.“나야, 지유야. 날 좀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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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백지희는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며 절망에 잠겼다.온지유는 그 모습을 보고 서둘러 그녀의 손을 잡고 앉아 위로했다.“됐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이제 다 지나간 일이야. 네가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내가 다 알아서 해줄게.”백지희가 사고를 당한 이후 온지유는 혼자서 많은 생각을 했다.그녀가 갑자기 돈을 빌려달라고 했던 건 분명 무언가 큰 일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온지유는 자신이 백지희의 유일한 친구라는 걸 알기에 자신 외에는 백지희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결국 온지유는 결심했다.백지희가 깨어나기만 하면 어떤 요청이든 무조건 들어주겠다고.백지희가 떠나고 싶다고 하면 그녀는 그걸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온지유는 병실에 있는 휠체어를 가져와 백지희를 태우고 바로 병실을 나섰다.“무슨 일이야? 어디 가는 거야?”여이현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백지희가 깨어난 건 반가웠지만 두 사람이 갑작스럽게 나가려는 건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온지유는 단호하게 말했다.“지희가 여길 떠나고 싶대. 난 지희를 도와줄 거야. 지금 바로 가야 해. 더 기다릴 수 없어.”그녀는 여이현의 팔을 잡으며 부탁했다.“이현 씨도 날 도와 줄 거지?”여이현은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당연하지. 하지만 이렇게 바로 데리고 나가면 병원에는 뭐라고 해. 내가 가서 석훈이랑 얘기해서 퇴원 절차를 밟을게. 넌 먼저 지희 씨를 데리고 내려가.”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고 백지희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여이현은 병실을 나와 지석훈을 찾아갔다.퇴원 절차는 금방 끝났다.세 사람은 병원을 나섰고 백지희는 한숨을 쉬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온지유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그러면서 백지희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우선 우리 집에 가자. 먼저 옷부터 갈아입고 밥도 먹자. 저녁에 우리가 너를 공항으로 데려다줄게.”백지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지유야, 너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고마워.”그녀는 온지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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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백시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차 약속했다.“사람들을 먼저 물러나게 해요. 그러면 여기서 나갈게요.”그녀는 여전히 온지유를 걱정했다.만약 대화가 잘 풀리지 않으면 여이현이 바로 차를 몰고 떠날 수 있도록 온지유의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했다.백시윤의 사람들은 도로변으로 차를 옮겼고 여이현도 차를 세웠다.길이 트이자 백지희는 차 문을 열었다.그리고 걱정하는 온지유를 향해 말했다.“지유야, 괜찮을 거야. 나 소고기 먹고 싶어. 집에 도우미분들한테 준비 해달라고 해줘.”“알겠어. 지금 전화 걸어 둘게. 무슨 일이 있으면 빨리 차로 돌아오고.”온지유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백지희가 차에서 내리자 백시윤은 기다릴 것도 없이 달려가 그녀를 거칠게 끌어안았다.“지희야, 깨어났구나. 정말 깨어났어.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 정말 난 널 잃은 줄 알았어.”백지희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는 그녀를 더욱 세게 안았다.“숨 막혀요! 제발 이거 놔요!”백시윤은 단호하게 말했다.“안 돼. 이대로 널 놓칠 수 없어. 절대로 널 떠나보낼 수 없어.”백지희는 그의 말을 듣고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약속했잖아요. 내가 떠나고 싶다면 막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방금 한 말을 잊은 거예요?”백시윤이 약속을 지킬 사람이 아니라는 걸 간과했다.백지희는 다시 차로 돌아가 온지유와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하지만 백시윤은 여전히 그녀를 놓지 않았고 백지희는 필사적으로 버텼지만 힘이 없었다.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그녀는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다.백지희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백시윤은 그녀가 우는 모습을 보자 당황하며 손을 풀었다.그는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간절하게 말했다.“미안해. 정말 미안해. 널 다치게 하려던 건 아니야. 널 잃는 게 너무 두려웠어. 네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몰라. 그때 난 정말... 널 영원히 잃을까 봐 무서웠어.”백시윤은 백지희를 안아 올리며 말했다.“여기서 이러지 말고 집으로 가자.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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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화

응급실 문밖, 김가은이 사람들을 데리고 급히 달려왔다. 그녀는 백지희를 보자마자 다가가 뺨을 때렸다.온지유가 이를 보고 재빨리 백지희를 자기 뒤로 끌어들이며 김가은을 노려보았다.“왜 때리는지 알죠?”김가은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백지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짐작할 수 있었다. 백시윤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없었다면 백시윤은 응급실에 있지 않았을 것이다.“알면서도 친구가 감싸게 내버려두는 거예요?”김가은의 목소리는 점점 더 싸늘해졌다.백지희는 그녀 앞으로 걸어가 목이 멘 목소리로 사과했다.“죄송합니다.”“하, 죄송하면 다예요?”김가은이 차갑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죄송하다고 끝낼 거였으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겠죠. 백지희 씨, 당신이야말로 모든 불행의 시작이에요.”온지유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다시 백지희를 끌어당겨 뒤로 숨겼다. 그리고 김가은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가은 씨, 먼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확인하셔야죠. 지희는...”“지유야, 그만해.”백지희가 온지유의 말을 막아섰다. 백시윤이 사고를 당한 건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걸 알았다.그가 붙잡을 걸 알면서도 굳이 떠났던 자신이었기에 김가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자신이야말로 모든 불행의 시작이었다.백지희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녀의 목에 난 흉터가 눈에 띄었고 김가은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김가은은 뒤를 돌아보며 사람들에게 명령했다.“내 허락 없이는 백지희가 시윤 씨 근처에 가지 못하게 해요.”그리고 다시 백지희를 보며 말했다.“불만 없죠? 아니면 설마 직접 시윤 씨를 돌보고 싶어요?”“아니요, 언니 뜻에 따를게요. 그리고 시윤 씨가 깨어나면 저는 떠날 겁니다. 다시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예요.”백지희는 김가은의 오해를 풀고 싶어 솔직히 말했다.그러나 김가은은 갑자기 소리 내 웃기 시작했다.“백지희 씨, 당신 참 대단하네. 어쩐지 시윤 씨가 그렇게 신경 쓰더라니. 다 이유가 있었군요. 좀 알려줘 봐요,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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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6화

백지희가 기억하는 백시윤은 그녀의 모든 걸 전부 통제하고 일정마저 정해주며 심지어 입을 옷까지 정해주었다.백시윤이 그녀를 도와주며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준 적 없어야 했다.“김가은 씨, 그게 무슨 말이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지희를 다치게 해도 된다는 말씀인 거예요?”온지유는 백지희가 지난번 그런 일을 당한 것도 백시윤의 탓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오늘 백시윤의 미친 짓을 보게 되었을 때 더욱 백시윤의 곁에서 반드시 멀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김가은은 차갑게 웃으며 백지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떠나겠다면서요? 그럼 지금 당장 떠나요. 영원히. 저야말로 궁금하네요. 지희 씨가 정말로 떠날 건지 아니면 또 다른 일을 벌일 건지 말이에요. 어차피 전 시윤 씨가 아니라서 지희 씨한테 별다른 감정이 없거든요.”김가은은 아주 매정하게 말했다. 다만 백지희가 원하던 반응이기도 했다.하지만 그녀는 망설였다.백시윤은 여전히 응급실에 있었기에 그녀는 바로 떠날 수 없었다.그녀는 할 수 없었다.“그래요, 이만 가죠. 가은 씨가 시윤 씨가 더는 우리 지희를 찾아오지 않게 잘 지켜보고 있길 바라요.”온지유는 더는 들어줄 수가 없었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백지희가 억울하게 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말을 마친 온지유는 백지희의 팔을 잡으며 걸음을 옮겼다.여이현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다가 차에 올라탄 뒤 나직하게 말했다.“지희 씨, 정말로 떠나고 싶어요?”온지유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왜 안 떠나겠어? 백시윤이 그동안 너한테 한 짓을 잊은 거야? 당연히 떠나야지. 우리 지희한테는 백시윤 따위 필요 없다고.”백지희는 입술을 앙다물다가 천천히 입을 뗐다.“일단 깨어난 거 보고 떠나고 싶어. 뭐가 어찌 됐든 그 교통사고는 나 때문에 당한 거니까 책임은 지고 싶어.”온지유는 화가 났으나 백지희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그녀는 백지희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됐어. 일단은 우리 집에서 지내. 내가 사람을 보내서 백시윤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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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7화

팬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백지희는 결국 수락했다.하지만 이번 만남에서 백지희는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다. 여전히 대화는 이어가고 있었기에 그녀는 얼른 이 자리를 파하고 돌아가고 싶었다.드디어 투자자의 핸드폰이 울리더니 급한 일이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백지희는 그제야 숨을 돌렸다.온지유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지희 너는! 하, 됐다.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 백시윤한테 빚지고 싶지 않다면서 팬이 실망하는 건 또 싫다고 하고.”“괜찮아, 백시윤이 아직 깨어난 건 아니잖아? 그리고 어차피 아직 떠날 수 없었잖아. 그냥 투자자가 하자는 대로 하자. 이번만 그 사람들이 하자는 대로 하면 다음에는 그런 제안을 할 수 없을 거야.”백지희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녀는 사실 불안했다.상대가 만약 백시윤을 봐서 투자한 것이라면 아마 백시윤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그녀는 전부터 이미 위약금까지 낼 준비를 했기에 일을 더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다.이내 한숨이 나왔다.온지유는 답답한 마음에 그녀를 힐끗 째려보았다.두 사람이 찻집에서 나오려고 할 때 온지유는 자신들을 미행하고 있던 사람을 똑똑히 보았다. 그 사람은 바로 김가은의 옆에 있던 여자였다.여자는 온지유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황급히 찻잔을 들며 그녀와 인사를 했다.온지유는 태연하게 살짝 고개를 끄덕였으나 속으로는 진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김가은이 사람을 보내 두 사람을 미행하고 있는 목적은 무엇일까.온지유는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연이은 며칠, 백지희는 방에만 박혀 그림에만 집중했다. 가끔 방에서 나와 온지유와 함께 밥을 먹기도 했다.일주일 후, 백시윤 쪽에서 소식이 들려왔다.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는 소식이었다. 아마 상태가 많이 나아진 듯했다.다만 여전히 깨어나지 못했다.온지유는 이 소식을 백지희에게 알려주려고 했으나 여이현이 그녀를 막았다.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로 물었다.“난 지희랑 약속했어. 소식이 있으면 바로 알려주기로.”“내가 알기론 백시윤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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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전시 당일,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자마자 구경하러 온 팬들이 갤러리 안으로 우르르 들어갔다.“뭐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왜 그림이 하나도 없는 거죠? 그림도 없으면서 무슨 전시를 해요? 당장 환불해줘요.”“환불! 환불!”이곳저곳에서 환불해달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환불을 요구했다.사회자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백지희도 당황했다.며칠 동안 그녀는 밤까지 새우면서 그림을 그려 총 99점의 그림을 그렸다. 마지막 100번째 그림을 망가뜨리지만 않았다면 완벽했을 것이다.그런데 지금 갤러리엔 그녀의 그림이 한 점도 없었다.믿어지지 않았다.투자자도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오니 입구에 몰려든 사람들이 보였다. 그럼에도 믿어지지 않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려 했다.갤러리 안을 샅샅이 둘러보았으나 한 점의 그림도 없었다.투자자는 바로 화가 치밀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계약서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니 배상금을 물어낼 준비를 하고 있으세요.”그리고 이내 사람들에게 말했다.“여러분, 환불을 원하신다면 백지희 씨에게 요구하세요. 저도 사기당한 거니 저도 피해자입니다.”“아니에요. 전, 전 여러분들 속이지 않았어요. 제 그림도 이 사람들이 가져간 거예요. 그런데 왜 제가 그린 그림이 한 점도 없는지 모르겠네요.”백지희는 말을 마친 후 스케치 전표를 꺼내 보여주었다. 그 위에는 어떤 그림을 누가 가져갔는지 시간과 장소가 전부 적혀 있었다.투자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를 질렀다.“말도 안 되는 소리! 이 유승민이라는 사람은 저희 쪽 사람이 아닙니다. 백지희 씨, 아무리 위조한다고 해도 적어도 우리 회사 사람으로 그럴싸하게 해야죠.”“전 정말 그러지 않았어요. 제 친구 집에 CCTV도 있으니 저랑 함께 제 친구 집으로 가시죠. 제가 친구한테...”“됐습니다. 일단 환불부터 해주세요. 내일 제가 변호사를 통해 말을 전해드리죠.”투자자는 그녀를 믿어주지 않았고 모든 책임을 그녀에게 돌렸다.표를 산 사람들은 바로 백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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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오늘 일도 고마워요.”온지유의 집 앞에 도착하자 백지희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그녀는 아무 망설임도 없이 내려 강서준은 조금 당황하게 되었다. 대부분 여자들은 어떻게든 그에게 들러붙으려고 애를 썼으나 백지희는 달랐다. 오히려 번번이 선을 긋고 있었다.강서준은 조금 실망스러웠다.“들어가서 차 한잔하고 가라고도 안 해요?”강서준은 백지희를 불러세웠다. 백지희가 고개를 돌리자 바로 햇살처럼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갑자기 목이 마르네요. 지희 씨 집으로 들어가 차 한잔하면 안 될까요?”백지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미안해요. 저도 남의 집에서 신세 지고 있어서 그건 안 될 것 같네요. 그러니 서준 씨는 이만 돌아가 주세요.”말을 마친 백지희는 더는 그와 대화를 이어가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강서준은 씁쓸함을 느꼈고 속으로 멍청이라며 자신을 욕했다.백지희는 대부분 여자들과 달랐다. 이런 방식으로 그녀에게 작업을 걸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는 정말로 멍청이였다.2층의 커튼이 열렸다. 강서준은 백지희의 실루엣을 발견하게 되었다. 요염한 그녀의 자태에 순간 열정이 불타올랐다. 한 번의 실패로 포기하면 강서준이 아니라고 생각한 그는 계속 노력해보기로 했다.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기분이 나아져 콧노래까지 흥얼거리게 되었다.방 안에 있던 온지유는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 강서준의 차가 떠나자 백지희에게 물었다.“강서준 씨 너한테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응, 맞아. 하지만 난 곧 떠날 사람이니까 너 외에는 다른 사람과 깊이 알아가고 싶지 않아. 게다가 사랑은 나한테 아주 머나먼 단어야. 기대해서도 안 돼.”백지희의 눈빛은 어두웠다. 우울함이 가슴 깊이 피어올랐다.온지유는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며 위로했다.“무슨 일이 있었든 걱정하지 마. 전부 다 괜찮아질 거니까. 네 것이었던 것도 전부 다시 네 곁으로 돌아올 거야.”그 말에 백지희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괜스레 투덜댔다.“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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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온지유는 이내 자기 생각을 이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 일은 내가 처리해 줄게. 누가 널 괴롭힌다는 건 날 괴롭히는 거랑 같은 의미니까. 경성에서 김가은이 제멋대로 날뛸 수 없을 거야.”백지희는 온지유에게서 든든함을 느끼며 얼른 끌어안더니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고맙다는 말로 온지유를 향한 그녀의 마음이 다 전해지지 않았지만 지금의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감사 인사뿐이었다.전시 사건이 김가은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온지유는 계속 참고만 있지 않을 생각이었다.온지유는 방에서 나와 자기 생각을 여이현에게 말해주었다. 증거를 찾아 투자자에게 보여준 뒤 투자자가 김가은을 찾아가 괴롭히게 할 생각이었다.그러자 여이현은 고개를 저었다.“증거를 찾는 건 시간이 오래 걸려. 투자자도 지희 씨가 증거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을 거야. 우리는 범인이 스스로 인정하게 만들어야 해.”“방법은 있어?”온지유가 웃으며 말했다. 여이현에게 대책이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역시나 그녀의 생각은 맞았다. 여이현은 고개를 끄덕인 후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까딱 구부렸다.온지유는 바로 다가가 그의 계획을 들으려 했으나 여이현이 그녀에게 뽀뽀해버렸다.볼에서 전해지는 따듯한 온도에 그녀는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얼굴이 빨개지며 여이현을 슬쩍 째려보았다.“왜, 남편이 아내한테 뽀뽀도 하면 안 돼?”“당연히 되지. 하지만 이걸로 충분하겠어? 내가 더 도와줄게.”온지유는 나직하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그의 허벅지 위로 앉은 후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리곤 그의 귓가에 바람을 후 불었다.여이현은 침을 꿀꺽 삼키며 그녀의 행동을 제지했다.“자극하지 마. 그러면 너만 힘들어져.”“어머? 당신이 어떻게 알아? 내가 힘들어할지 아닐지.”여이현은 미간을 찌푸렸다.“넌 지금 임산부야.”온지유는 깔깔 웃었다.“임산부는 남편을 자극하면 안 되는 거야?”여이현은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다.그는 온지유한테 자신이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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