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규는 코웃음을 쳤다.“허, 할 말이 있으면 빨게 하게. 좋은 날 시간 다 잡아먹지 말고.”그러자 옆에 있던 젊은 사람이 차갑게 말해주었다.“할아버지, 이 사람들이 설마 지금 혼수예단을 더 달라고 요구할 거는 아니겠죠? 제가 듣기론 백지희 씨가 전시 사건으로 엄청난 돈을 잃었다고 하는데, 그 돈을 저희 강씨 가문 돈으로 메울 생각은 아니겠죠.”그러자 하객들은 서로 수군대기 시작했고 백지희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져 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강씨 가문 사람들에게 나중에 재산 전부 빼앗기기 전에 조심하라며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강씨 가문과 사업으로 협력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업 외에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사이였으나 오늘만큼은 그들의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강태규는 서늘한 눈빛으로 젊은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그리곤 다시 김가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잘 생각하고 입을 열어야 할 거네. 오늘은 두 아이가 가정을 이루는 좋은 날일 뿐 아니라 우리 두 가문에게도 중요한 날이니까. 결혼식이 무사히 끝난다면 앞으로 우리 강씨 가문은 백씨 가문을 도와줄 거네. 하지만 문제라도 생기게 해서 우리 강씨 가문의 명성을 망가뜨리는 짓을 하기라도 한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네.”그것은 김가은이 원하는 것이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입을 열려던 순간 백시윤이 그녀를 끌어왔다.그리곤 강태규를 향해 고개 숙이며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어르신. 제 아내가 멋대로 한 말이니 마음에 담아두지 않길 바랍니다. 제 아내 신경 쓰지 마시고 결혼식 계속 이어가시면 됩니다.”“에이, 백 대표 왜 그래요? 혹시 아내랑 잘 얘기가 되지 않은 거예요?”일전에 말을 꺼낸 사람이 다 꺼져가던 불씨에 부채질하며 말했다. 그러더니 버진로드에 서 있는 백지희를 음흉한 눈빛으로 보면서 뭔가 깨달은 듯 말했다.“아, 알겠네요. 전부터 백 대표가 여동생한테 엄청 신경 쓰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어요. 설마 그 관심 때문에 아내분 심기를 건드리게 된 건
Last Updated : 2024-12-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