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솔 씨, 우리 꼭 이런 결말로 끝을 보아야겠어요?”배진호는 차갑게 식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의 마음도 덩달아 식어가기 시작했다.이 순간 배진호는 과거의 추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권다솔이 그를 바라보던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했었다. 그녀의 시선은 마치 정오의 햇빛처럼 따뜻했다.지금은 모든 것이 바뀌어버렸다.권다솔은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여기까지 온건 다 당신 탓이 아닌가요? 진호 씨, 선택은 당신이 했으면서 이제 와서 후회를 하는건 재미가 없어요. 성인인데 자신이 한 결정에는 책임을 져야지 않겠어요?”그가 어머니의 말을 듣기로 하고 석규리와 함께 이 자리에 나타난 순간부터 둘 사이에는 일말의 가능성도 남지 않았다.권다솔은 이 모든 것을 용서해 줄 수 있을 만큼 대인배가 아니었다. 남편이 밖에서 여동생을 만들어 오는 것도, 시어머니가 시시각각 남편에게 바람 상대를 소개해 주는 것도 참을 수 없다.그래도 좋다는 사람이 그와 함께 살면 된다. 어쨌든 권다솔은 사서 고생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다솔 씨, 제가 선택한 사람은 당신이에요. 인터넷 여론도 사람을 시켜서 해결하도록 했어요. 어머니 쪽도 제가 잘 처리할 수 있어요. 우리 좋았던 때로 다시 돌아가면 안 돼요?”배진호는 끊임없이 그녀를 설득하려 했다.권다솔은 손을 뻗어 옆의 나무에서 나뭇가지를 꺾어 왔다.그리고 그 나뭇가지를 배진호의 손에 쥐여주었다.“이 가지를 다시 이어 붙일 수 있어요? 안 되겠죠. 엎지른 물은 다시 주어 담을 수 없어요. 저희 사이는 완전히 끝났으니까 이만 애인을 데리고 돌아가세요.”권다솔은 이미 이 모든 것에 질려버렸다.사랑이며 혼인이며 결국은 다 헛된 것뿐이다. 다시는 남자와 엮이고 싶지 않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배진호는 그래도 권다솔을 쫓아가고 싶었으나 석규리가 그의 팔을 잡아끌며 온몸의 힘으로 멈춰 세웠다.“진호 오빠, 제발 가지 말아요. 오빠가 이렇게까지 맞았는데 또 모욕을 받게 내버려둘 수 없어요!”그러나 배진호는 힘껏 그녀의 팔
Last Updated : 2025-01-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