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계약 해지: 놔줘요 대표님: Chapter 451 - Chapter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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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말도 안 돼요.”서유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화가 가득한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당신은 가짜 신분으로 내 몸을 탐했어요. 난 줄곧 낯선 사람에게 침범당한 줄 알았다고요!”“내가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웠는 줄 알아요?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았는지 아냐고요!”“그런데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일부러 날 속여요? 내 기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거예요?”서유의 말은 이승하의 귓가에 떨어져 은침처럼 그의 고막을 뚫고 남자의 이성을 무너지게 했다.“서유야, 일부러 속이려던 건 아니었어. 네가 돌아온 후에 우리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 어쩔 수 없었어.”“어떻게 내 잘못을 만회해야 할지 생각하느라 김씨 신분은 완전히 뒷전으로 놓고 있었어.”그는 말을 마치고 서유를 다시 품에 와락 껴안았다.“미안해. 모두 내 잘못이야. 너무 이기적이라서 네 기분을 고려하지 못했어.”서유는 그를 밀어내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그의 힘에 못 이겨 작은 몸은 떨리고 있었다.이승하는 뼈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을 들어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서유야, 이것도 내가 당시 저지른 잘못이야. 날 욕하고 원망해도 상관없는데 네 몸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화내지 마. 응?”그는 부드럽게 여자를 달랬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당신이 날 놓아주는 게 진짜 날 위하는 거예요.”이승하는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잠긴 목소리에는 슬픔이 깃들었다.“그건 절대 안 돼, 서유야. 애초에 널 놓을 수 있었다면 내가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지도 않았겠지.”그 말을 들은 서유는 그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자신을 꼭 껴안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그렇게 고통스러우면서 왜 또 날 찾아온 거예요?”영원히 만나지 않으면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만들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를 괴롭힐 필요가 있을까?이승하는 몸이 뻣뻣해지고 피곤한 눈 밑에 온통 핏줄이 뒤덮였고 마음은 텅 빈 것 같았다.“서유야, 나에 대한 마음이 조금도 없는 거야?”여전히 분노에 휩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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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서유는 고개를 약간 젖히고 그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말했다.“일단 병원부터 가요.”이승하는 워싱턴에 있을 때도 머리가 아프다고 했었다. 이번에는 서유가 그녀를 밀쳤을 뿐인데 땅바닥에 쓰러졌으니 어떻게 된 일인지 당황스러웠다.“너보다 중요한 건 없어.”이승하는 서유를 번쩍 들어 올려 자신의 다리에 앉힌 다음 머리를 소파에 살짝 기대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서유가 위에, 이승하가 아래에 있어 자세가 매우 이상야릇했다. 서유는 그의 다리에서 내려오려고 몸부림쳤지만 이승하가 그녀의 허리를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서유야, 움직이지 마.”서유는 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그를 지켜봤다.남자는 그녀의 허리를 누르고 몸 안에서 꿈틀대는 욕망을 애써 참으며 입을 열었다.“사실 김씨는 가짜 신분이 아니라 나의 또 다른 신분이야.”“내가 일곱 살 되던 해에 강 선생님은 나를 위해 S 조직을 만들었어.”“이 조직은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고 내가 그 리더야.”서유는 김씨라는 이름이 이승하가 그냥 지은 이름인 줄 알았는데 그의 또 다른 신분일 줄은 몰랐다.어쩐지 그가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고 그 안에 있던 직원들이 전부 그를 깍듯하게 대하더라니.알고 보니 그는 3대 가문의 권력자일 뿐만 아니라 이렇게 강대하고 범접할 수 없는 신분을 갖고 있을 줄이야.불가사의하던 서유의 표정은 점차 열등감으로 번졌고 그녀는 눈을 늘어뜨렸다.그녀가 겁에 질린 것으로 착각한 이승하는 서둘러 서유의 턱을 들어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한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조직은 사회에 해를 끼치는 존재가 아니야. 단지 재계와 명문세가와 관련이 있을 뿐이니 두려워하지 마.”서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고 이승하는 그제서야 말을 이었다.“내가 조직을 이끌고 수많은 비즈니스계의 우환을 해결했어. 그러면서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샀고. 만약 내 신분이 폭로된다면 추살당할 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원들이 피해를 입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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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여기까지 말한 이승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며칠 동안 눈을 붙이지 못한 그의 눈은 다시 서유를 바라볼 때 붉게 물들었다.“서유야, 그 프렌치 레스토랑은 커플 레스토랑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레스토랑이야.”“그리고 식당 유리는 LOW-E유리라서 밤이 되면 밖이 전혀 안 보여.”멍해 있던 서유는 이 두 마디를 듣자 저도 모르게 눈초리가 떨렸다.이승하의 손가락은 시종일관 부드럽고 섬세하게 안정감이 없는 그녀를 달래는 듯 그녀의 눈썹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세은이 신분은 영국 왕실과 관련되어 있어 좀 특수해. 움직이려면 반드시 알리바이를 위조해야 해.”“나에게 커플인 척 연기해달라고 부탁했고, 난 거절하고 창밖을 내다보았는데 그때 마침 네가 날 찾아왔던 거야.”그는 말을 마친 뒤 작은 그녀를 자신의 품에 안았고, 짙은 눈썹 아래의 눈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미안해, 그때 널 보지 못했어. 만약 알았다면 꼭 널 만나러 나갔을 거야.”서유는 눈썹을 찡그리며 눈앞의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레스토랑에서 나와 헤드셋을 끼고 조직과 연락하느라 네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도 듣지 못했어.”“정말 미안해. 네가 그렇게 많은 비를 맞으면서 호텔 밖에 앉아서 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내가 세은이와 잔 줄 오해하게 했어.”“사실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야. 호텔에 들어간 것도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함이었고 들어간 후 바로 뒷문으로 나갔어.”서유는 듣고 나서 멍해졌던 정신을 차렸다. 참을 수 없는 의심에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그건 어떻게 알았어요...”“CCTV 영상.”이승하는 CCTV 영상 속의 서유를 보고 절망했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계속 서유를 찾았다.만약 그날 밤 이승하가 호텔 정문으로 나왔다면 서유는 비를 맞지 않아도 되고, 슬프고 절망적으로 떠나지 않아도 된다.“성이나가 보낸 문자, 침대 사진은 전부 가짜야.”“나 이승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너 하나뿐이었고, 다른 여자는 건드리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제발 믿어줘. 너한테 부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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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그의 키스는 가벼웠다. 가볍게 입맞춤한 후 곧 떼었다.하얀 손끝이 머리카락을 따라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촉감은 한없이 차가웠다.서유는 시종일관 눈썹을 그리고 있는 그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고개를 약간 기울여 그의 손길을 피했다.이 사소한 행동은 마치 뭉게구름처럼 남자의 마음속을 가득 채웠고 순간 답답하고 고통스럽기 그지없었다.쌍꺼풀 아래의 복숭아 눈은 어느새 상처로 가득 번졌고 금세 촉촉해졌다.“이제... 싫어?”그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물었다.“네.”서유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의 복잡한 눈동자가 조금씩 맑아졌다.그녀의 대답은 남자가 잡고 있던 마지막 지푸라기를 무너뜨렸고 이승하는 마치 삶의 끝에 다다른 듯 무기력해졌다.“왜...”그녀에게 잘 설명해주었는데 왜 서유는 여전히 자신의 옆에 있고 싶지 않을까?최선을 다해 그녀를 잡으려고 해도 왜 잡을 수 없을까?이승하가 평생 원한 것은 그녀 하나뿐이었는데 왜 얻지를 못할까?서유는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맑은 눈동자를 들어 말했다.“8년 전에 내가 어땠는지 알아요?”8년 전의 과거는 송사월의 것이어서 이승하는 전혀 알지 못했다.두 사람의 과거에 대해 알고 싶지 않지만 서유 앞에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어요. 근데...”서유의 눈은 과거의 어둠에 휩싸인 것처럼 어두워졌다.“사월이 앞에서 무릎 꿇고 나 버리지 말라고 사정했어요. 절대 나 잊지 말라고 울부짖었지만 돌아온 건 절망뿐이었어요.”“5년 후에 사월이가 기억을 되찾고 그 모든 게 오해라고 설명했지만 난 그래도 상처를 받은 거잖아요.”“그 상처 때문에 성격이 예민해져 감히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그럴 용기도 없었어요.”여기까지 말한 서유는 8년 동안 자신을 괴롭힌 이승하의 얼굴을 쳐다보며 다시 봉인된 기억 속에서 헤어나오기 힘들었다.“그때 나는 당신이 분명 나와 결혼하지 않을 거고, 날 사랑하지 않을 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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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이승하는 떨리는 손끝을 들어 여자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한번 또 한번 닦았다.안타까운 마음에 남자도 덩달아 눈시울을 붉혔다.서유가 이승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울며 그에 대한 실망을 토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야 이승하는 서유가 자신을 매우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하지만 그는 이미 서유를 다치게 했고, 강한 신뢰감도 주지 못해서 서유를 이토록 예민하게 만들었다.이승하는 서유를 늘 원했지만 그녀가 속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그 내면을 생각한 적이 없었다.그의 손가락은 서유의 머리카락을 지나 그녀의 뒤통수를 감쌌다. 걷잡을 수 없이 울고 있는 그녀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했다.“서유야, 약속할게. 앞으로 내 곁에는 너 말고 그 어떤 여자도 없을 거야.”그는 마치 선서라도 하는 듯, 눈에는 확고한 신념이 솟아올랐고 그녀의 일생에 대한 약속 같기도 했다.이승하의 어깨에 기댄 서유는 힘껏 그를 껴안고 실컷 울다가 손을 들어 눈가의 눈물을 조금씩 닦아냈다.과거의 감정에서 천천히 벗어난 서유는 몸을 곧게 펴고 앉아 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남자를 보았다.“이승하 씨, 우리가 맞지 않는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에요.”소파 위의 남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손바닥으로 여자 얼굴의 눈물 자국을 닦아 주었다.서유가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벌리는데 이승하가 차가운 손으로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서유야, 네 눈은 절대 크게 울면 안 돼. 앞으로 절대 울지 마.”이승하는 어떤 부분이 맞지 않는지에 대해 전혀 듣고 싶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존재한다면 그건 오직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서유는 그의 손길을 살짝 밀어내고, 옅은 색 눈동자 속에서 과거에 대한 슬픔을 날려버린 후 이성적으로 말했다.“이승하 씨, 당신 듣고 싶지 않은 거 잘 아는데, 나에게 물은 이상 난 분명하게 말해야겠어요.”남자는 턱을 살짝 치켜든 채 벌겋고 피로한 기색이 역력한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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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이승하는 서유를 잠시 바라보더니 말했다.“서유야, 난 한 번도 네 신분을 신경 쓴 적이 없어. 내가 사랑하는 건 오직 너야. 네가 어떤 신분이든, 어떤 식견을 가졌든, 너면 충분해.”그래서 이승하는 이 문제들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서유의 깊은 내면에 이런 자가 존재하는 줄 몰랐다. 이 긴 자가 줄곧 두 사람의 차이를 측정해 왔지만 이승하에게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그는 기다란 손가락을 들어 서유의 뺨을 애틋하게 만지며 말했다.“내 모든 건 곧 네 거야. 너만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내가 가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유는 그 말을 듣고 웃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승하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지만 정신적인 재부는 줄 수 없었다.식견에 관한 재부는 오직 스스로가 노력해서 얻어야 했으니 이승하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남자는 서유의 입가에 웃음이 있는 것을 보고 그녀를 번쩍 안아 소파에 눕혔다.“앞으로는 충분한 신뢰감을 줄게. 너의 든든한 백이 되어 줄 테니 그런 것들은 전혀 우리 사이 걸림돌이 되지 않아.”서유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짓누르는 집요하고 고집스러운 남자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아이는요?”이승하는 몸이 굳어지더니 굳은 눈빛에 갑자기 공포가 일었다.“너...”서유의 시선이 자신의 평평한 아랫배로 향했다.“당신이 그날 병원에서 나에게 한 말, 나 모두 들었어요.”“내가 피임약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의사가 임신이 힘들다고 했잖아요.”원래 하얗게 질렸던 이승하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고 핏기라곤 없었다.그는 서유를 풀고 몸을 곧게 펴고 앉아 몹시 피곤한 듯 소파 위에 쓰러졌다.,늘 도도하고 당당하던 남자가 오만함을 벗고 천장을 쳐다볼 때, 서유는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당신은 가문의 수장이니 당연히 아이를 낳아 대를 이어야죠. 하지만 난 아이를 낳을 수 없잖아요.”이승하는 그녀가 자신을 탓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말에 당황하여 다시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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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서유는 고개를 약간 돌려 이해할 수 없는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거예요? 아니면 당신이 내 말을 못 알아들은 거예요?”이승하는 서유의 뺨을 어루만지며 덤덤하게 말했다.“한 번도 내가 먼저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적이 없잖아. 지금부터 내가 너 쫓아다닐 거니까, 그래도 우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그때 깨끗하게 포기할게.”그녀는 빨간 입술을 벌려 거절하려고 했지만 이승하가 다시 자신의 손으로 여자의 입술을 막았다.“네 심리적인 장애를 극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럼 그 시간 동안 내가 너에게 구애를 펼치는 방식으로 네 곁에 있을게.”서유의 뜻은 혼자 성장하겠다는 것이지 그와 함께하겠다는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이승하는 독단적으로 말했다.“그럼 그렇게 하자. 오늘은 가봐.”서유의 예쁜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당신...”이승하는 허리를 감싸 안은 손을 힘껏 앞으로 잡아당겨 자신의 아랫배 쪽으로 끌어당겼다.“안 나갈 거면 나 좀 도와주고.”아래 부위의 물건이 점차 커지는 것을 느낀 서유는 안색이 변하더니 재빨리 그의 몸 위에서 내려왔다.서유는 남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돌아섰고 마치 뒤에서 무슨 맹수라도 쫓아오는 것처럼 빠르게 걸어갔다.작은 그림자가 허둥지둥 방을 나서자 힘겹게 버티고 있던 이승하의 몸이 소파 위로 곤두박질쳤다.그는 긴 손가락을 들어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눈에는 희망의 빛이 발했다.서유가 아직 그를 사랑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장애물은 그가 하나하나 모두 없앨 것이다...그는 소파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휴대폰을 꺼내 주서희에게 전화를 걸었다.병원에서 근무하던 주서희는 그의 전화를 보고 재빨리 하던 일을 다른 의사에게 맡겼다.그녀는 병실을 나와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무슨 일이시죠?”이승하의 차갑고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왔다.“서유 임신하기 어렵대. 네가 몸 회복하는 것 좀 도와줘.”주서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승하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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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이승하는 이런 일을 분부한 후, 휴대폰을 내려놓고 억지로 몸을 가누며 서재로 향했다.조직원과 연락하는 다른 휴대폰을 꺼내 택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택이는 연지유를 지하실로 밀어 넣은 후 얼굴의 가면을 벗고 진동하는 휴대폰을 보더니 곧바로 답장했다.[잡았습니다.]그런 다음 이승하에게 주소를 보냈다. 이승하는 메시지를 힐끗 쳐다보더니 휴대폰 전원을 끄고 테이블 위에 있는 에스프레소 한잔을 단숨에 들이켰다.그는 검은 장갑을 끼고 가면을 쓴 채 빠른 걸음으로 문을 나섰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자 심이준의 목소리가 들렸다.“이 바보 같은 놈들. 날 때리지도 욕하지도 못하고 계속 들고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건 대체 뭔 심보야?”네 명의 건장한 남자가 각각 그의 두 손과 두 발을 들고 오르내리기를 반복했고, 이에 심이준은 하늘과 땅이 빙빙 돌아가고 머리가 어지러웠다.전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온몸에 한기가 묻어나는 커다란 남자를 보자 경호원들은 심이준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맹렬하게 부딪힌 심이준은 눈앞이 핑핑 돌아갔다.머리가 어지러워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에 금색 가면을 쓴 얼굴이 보였다.“김씨?”심이준은 땅바닥에서 힘겹게 일어서 벽을 짚으며 허약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목청을 높였다.“서유는 어디 있어? 대체 서유를 어떻게 한 거야? 왜 아직도 안 나와?”이승하는 그를 무심하게 힐끗 쳐다보고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겼다.심이준은 당연히 그를 놓아줄 수 없었다. 작은 주먹을 쥐고 그에게 달려들어 보려는 뜻 펄쩍펄쩍 뛰었다.“내 제자를 내놓지 않으면 오늘 당신 죽고 나 죽는 거야!”오전 내내 심이준을 골려 먹던 경호원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마를 짚은 뒤 한 방에 심이준을 때려 엘리베이터 안으로 눕혔다.경호원들은 심이준을 끌어내는 김에 안에서 이승하를 대신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안에서 남자의 차가운 명령 소리가 들렸다.“오른손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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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이승...하?”어떻게 이승하일 수가?3년 동안 그녀를 괴롭혔던 사람이 전부 이승하였다니!연지유가 어렸을 때부터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사랑했고, 심지어 그의 형을 유혹한 것도 전부 그와 가까워지기 위함이었다.연지유는 그를 그토록 사랑하는데, 이승하는 어떻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연지유는 절대 믿을 수 없었다. 눈물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절대 네가 한 짓이 아니야. 그렇지?”이승하의 시선은 천천히 손에 든 가면으로 옮겨졌다. 연지유를 한 번 더 쳐다보는 것조차 구역질이 나는 듯했다.연지유는 고개를 들어 눈앞의 차갑고 고귀하며 차마 닿을 수 없는 남자를 바라보며 점차 사실을 받아들였다.“대체 나한테 왜 그랬어?”이승하는 가면을 쓰다듬으면서 그녀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그걸 몰라?”연지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인하고 싶었지만, 총명한 그녀가 어찌 그 이유를 모를 수 있겠는가?3년 전 박하선과 함께 쇼핑몰 화장실에서 서유를 때린 일일 것이다.하지만 연지유는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워 소리 질렀다.“그 천한 년 복수를 위해 우리 가문을 먹은 거야?”“우리 아빠가 회장직에서 물러나 이사로 전락하고, 나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실권 없는 매니저로 됐어.”“넌 이미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았는데 왜 이 천한 놈들을 매달 한 번씩 보내 날 모욕하는 거야? 너무 잔인하다.”연지유는 너무 억울했다. 자신이 평생 얻지 못한 사람을 천한 신분의 서유가 쉽게 얻은 것이 원통했다.단지 서유를 한 번 괴롭혔을 뿐인데 이승하가 3년 동안이나 복수를 하다니!그녀는 자신을 감싸 안은 두 손을 풀고 구석에서 몸을 곧게 세우고 일어나 가슴을 펴고는 남자의 앞으로 걸어갔다.“이승하. 네가 그년 뺨을 때린 건 지금 생각해도 속이 시원해. 그때 그 뺨을 맞고 그년이 죽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이승하는 사람을 보내 자신을 지하실로 묶고, 또 여기 직접 찾아와 가면까지 벗어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 연지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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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가죽 의자 위의 남자는 여전히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정말 그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은 듯 그녀의 결말을 보러 온 것 같았다.연지유는 이렇게 차갑고 무정한 이승하를 보면서 눈에서 한이 가시고 눈물이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승하야, 그래도 내가 네 죽마고우이고 너를 오랫동안 사랑한 정을 봐서라도 한 번만 대답해줘.”이승하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냉담한 시선으로 연지유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흘겨보았다.“난 네가 서유랑 닮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하지만 네가 그렇게 느낀다면 서유와 닮은 그 얼굴을 망가뜨려야겠네.”그의 말에 연지유는 눈물을 뚝 그치고 휘둥그레서 믿기지 않는 듯 남자를 노려보았다.“너...”그녀의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두 명의 가면 남에 의해 땅바닥에 눌렸다.곧이어 작은 칼이 그녀의 얼굴에 십자가를 그렸다.칼끝이 피부를 가르는 차가운 촉감에 연지유는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악! 내 얼굴!”그녀의 아버지는 형제자매 중에 그녀가 가장 예쁘게 태어났으며 이것이 그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말했다.그런데 지금 이승하가 그 천한년 때문에 그녀의 얼굴을 망치고 있으니 연지유는 원통하기 짝이 없었다.“이승하, 너 분명 후회할 거야!”나른하게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남자의 눈에는 한기가 가득했다.“네가 우리 형 여자만 아니었다면 난 진작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했어.”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던 연지유의 몸이 순간 얼어붙었다.그의 뜻은 연지유가 사람을 보내 서유를 더럽힌다면, 이승하도 똑같이 연지유에게 사람을 보낸다는 뜻이다.그녀는 땅바닥에 앉아 선혈이 낭자한 얼굴을 가린 채 자신이 반평생을 사랑한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가면 뒤에 숨은 얼굴이 너일 줄은 상상도 못 했어. 만약 진작 알았다면 절대 너를 사칭한 사람을 보내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을 거야!”“쥐도 새도 모르게 그 천한 년을 납치해 가죽을 벗기고 힘줄을 뽑고, 뼈를 부러뜨려 강물에 날려버렸을 거야. 네가 영원히 못 찾게!”곧 죽을 사람이니 거리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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