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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이승하는 떨리는 손끝을 들어 여자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한번 또 한번 닦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남자도 덩달아 눈시울을 붉혔다.

서유가 이승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울며 그에 대한 실망을 토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야 이승하는 서유가 자신을 매우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서유를 다치게 했고, 강한 신뢰감도 주지 못해서 서유를 이토록 예민하게 만들었다.

이승하는 서유를 늘 원했지만 그녀가 속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그 내면을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의 손가락은 서유의 머리카락을 지나 그녀의 뒤통수를 감쌌다. 걷잡을 수 없이 울고 있는 그녀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했다.

“서유야, 약속할게. 앞으로 내 곁에는 너 말고 그 어떤 여자도 없을 거야.”

그는 마치 선서라도 하는 듯, 눈에는 확고한 신념이 솟아올랐고 그녀의 일생에 대한 약속 같기도 했다.

이승하의 어깨에 기댄 서유는 힘껏 그를 껴안고 실컷 울다가 손을 들어 눈가의 눈물을 조금씩 닦아냈다.

과거의 감정에서 천천히 벗어난 서유는 몸을 곧게 펴고 앉아 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남자를 보았다.

“이승하 씨, 우리가 맞지 않는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에요.”

소파 위의 남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손바닥으로 여자 얼굴의 눈물 자국을 닦아 주었다.

서유가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벌리는데 이승하가 차가운 손으로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

“서유야, 네 눈은 절대 크게 울면 안 돼. 앞으로 절대 울지 마.”

이승하는 어떤 부분이 맞지 않는지에 대해 전혀 듣고 싶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존재한다면 그건 오직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서유는 그의 손길을 살짝 밀어내고, 옅은 색 눈동자 속에서 과거에 대한 슬픔을 날려버린 후 이성적으로 말했다.

“이승하 씨, 당신 듣고 싶지 않은 거 잘 아는데, 나에게 물은 이상 난 분명하게 말해야겠어요.”

남자는 턱을 살짝 치켜든 채 벌겋고 피로한 기색이 역력한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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