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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말도 안 돼요.”

서유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화가 가득한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가짜 신분으로 내 몸을 탐했어요. 난 줄곧 낯선 사람에게 침범당한 줄 알았다고요!”

“내가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웠는 줄 알아요?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았는지 아냐고요!”

“그런데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일부러 날 속여요? 내 기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거예요?”

서유의 말은 이승하의 귓가에 떨어져 은침처럼 그의 고막을 뚫고 남자의 이성을 무너지게 했다.

“서유야, 일부러 속이려던 건 아니었어. 네가 돌아온 후에 우리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 어쩔 수 없었어.”

“어떻게 내 잘못을 만회해야 할지 생각하느라 김씨 신분은 완전히 뒷전으로 놓고 있었어.”

그는 말을 마치고 서유를 다시 품에 와락 껴안았다.

“미안해. 모두 내 잘못이야. 너무 이기적이라서 네 기분을 고려하지 못했어.”

서유는 그를 밀어내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그의 힘에 못 이겨 작은 몸은 떨리고 있었다.

이승하는 뼈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을 들어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서유야, 이것도 내가 당시 저지른 잘못이야. 날 욕하고 원망해도 상관없는데 네 몸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화내지 마. 응?”

그는 부드럽게 여자를 달랬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당신이 날 놓아주는 게 진짜 날 위하는 거예요.”

이승하는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잠긴 목소리에는 슬픔이 깃들었다.

“그건 절대 안 돼, 서유야. 애초에 널 놓을 수 있었다면 내가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지도 않았겠지.”

그 말을 들은 서유는 그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자신을 꼭 껴안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고통스러우면서 왜 또 날 찾아온 거예요?”

영원히 만나지 않으면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만들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를 괴롭힐 필요가 있을까?

이승하는 몸이 뻣뻣해지고 피곤한 눈 밑에 온통 핏줄이 뒤덮였고 마음은 텅 빈 것 같았다.

“서유야, 나에 대한 마음이 조금도 없는 거야?”

여전히 분노에 휩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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