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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해지: 놔줘요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231 - 챕터 1240

1552 챕터

제1231화

독특한 발자국 소리에 소파에 누워있던 심이준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저기... 나 머리가 어지러워서 그러는데 이만 돌아갈게요.”자기편을 들어줄 사람이 나타나자 서유는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오늘 설계도 완성 못 하면 우리 집에서 자겠다고 하지 않았어요?”심이준은 연신 손을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멀쩡한 내 집 놔두고 내가 왜 여기서 자요? 내일 다시 올게요. 그럼 이만.”일어나자마자 이승하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더니 이내 가볍게 눌러 그를 제자리로 돌려 놓았다. “누구의 다리를 부러뜨리려고 한 겁니까?”무표정한 얼굴의 이승하를 쳐다보던 그는 이내 얼굴이 굳어지더니 애써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제 다리죠.”이승하의 차가운 눈동자에 장난기가 가득 차 있었다.“아까 내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한 거 아니었어요?”심이준은 빙그레 웃었다.“실수예요. 말실수.”누가 감히 이승하의 다리를 부러뜨리겠는가? 죽고 싶어 환장한 것도 아니고. 이연석과 마찬가지로 처세에 능한 심이준은 이내 물티슈를 가져와 이승하에게 건네주었다.“손 닦으세요. 절 만졌으니 찝찝하실 것 같은데.”심이준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서유는 턱을 괴고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승하는 눈앞의 의미심장한 얼굴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물티슈를 건네받아 손을 닦고 나서야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다시 한번 뒤에서 내 흉을 보면 당신 다리를 부러뜨릴 겁니다.”그 말을 듣고 심이준은 어리둥절해하며 이승하에게 물었다.“저 다리가 세 개인데 어느 것을 부러뜨릴 건가요?”이승하가 눈을 내리깔고 그의 하반신을 쓸어내렸다.그의 눈빛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던 심이준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하반신을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재빨리 중요 부위를 가렸다.“안 됩니다. 아직 장가도 안 간 총각이에요.”어이가 없었던 이승하는 손에 든 물티슈를 돌려주고 서유에게로 향했다. 그녀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책상을 지나쳐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렸다.갑자기 몸이 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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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그는 거칠게 몰아붙이다가도 다정하게 그녀를 배려했다.얼마 후, 그녀는 힘없이 침대에 축 늘어졌다.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숨을 쉴 틈도 주지 않고 미친 듯이 그녀를 탐했다. 한번 또 한 번의 절정이 반복되고 결국 그녀가 견딜 수 없을 때까지 몰아치고 나서야 그녀를 안고 욕실로 향했다. 예전에는 이렇게 다정한 남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목욕까지 직접 시켜줬다.세심하게 머리를 감겨주는 그를 바라보며 그녀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아까 하려던 말이 뭐예요? “순간, 손을 멈칫하던 그가 잠시 고민하더니 한마디 내뱉었다.“연석이가 두 가지 소식을 가져왔는데 뭐부터 들을래?”그에 대한 일은 떠나기 전에 그녀한테 말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미리 걱정시키는 게 싫었으니까. 그의 따뜻한 손길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아무거나 좋아요.”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하던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가혜 씨랑 화해했대. 그리고 두 사람 혼인신고까지 마쳤대.”그 말에 깜짝 놀란 서유가 눈을 번쩍 떴다.“가혜랑 도련님이 혼인신고를 했다고요? 언제요?”이 중요한 소식을 정가혜는 그녀한테 알리지 않았다. 절친이 맞긴 한 건지?흥분하는 그녀의 모습에 이승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어제.”어제 방금 혼인신고를 마쳤으니 미처 알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전화해 봐야겠어요.”그가 손을 뻗어 그녀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아직 하나 더 남았어.”그제야 그녀는 욕조에 누워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10개월 후면 연석이가 아빠가 된대.”미처 반응하지 못한 서유는 눈을 두 번 깜박였다.“도련님이 아빠가 되는 데 왜 가혜랑 혼인신고를 해요?”말을 하던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혹시 가혜 임신한 거예요?”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있던 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이 든 그녀는 숨을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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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한편, 정가혜는 이 소식을 문자나 전화로 서유에게 알리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연석이 돌아오면 그에게 허락을 받고 서유를 만나러 갈 생각이다.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창밖에서 불빛이 비치더니 차 한 대가 정원 안으로 들어왔다.얼마 지나지 않아 훤칠하고 잘생긴 그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왔다. 남편을 기다리는 게 처음이라 조금 어색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소파에서 일어나 그를 향해 걸어갔다. 그가 외투를 벗고 넥타이를 풀어 하인에게 건네려는데 그녀가 손을 뻗었다.능숙한 모습이 마치 오래된 부부 사이 같았다. 둘째 형 때문에 우울했던 그는 다정한 그녀의 모습에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이런 일은 당신이 안 해도 돼요.”그는 그녀가 들고 있던 외투와 넥타이를 낚아채 옆에 있던 하인에게 던지고는 다시 그녀의 손을 잡고 다이닝룸으로 향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들을 보고 그녀가 자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다.“앞으로 내가 늦게 들어오면 기다리지 말고 먼저 먹어요.”뱃속에 아이가 있는데 굶고 있으면 안 되지. 사실 일부러 그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입맛이 별로 없어서였다. 그러나 감동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그녀는 솔직하게 얘기하지 못했다. 식탁에 앉은 뒤, 그녀는 갈비찜 하나를 집어 그의 그릇에 놓아주었다. 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행동에 그는 무척 감동받았다.“당신이 있어서 참 좋다.”사실은 하인이 갈비찜을 만들다가 실수로 소금을 많이 넣은 것을 보고 맛이 어떤지 그한테 먼저 맛보라고 한 것이었다. 그걸 전혀 알지 못했던 이연석은 바보같이 기뻐하며 짭짤한 갈비를 뜯어 먹으면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짜긴 하지만 당신이 준 거니까 다 먹을게요.” 그 말을 듣고 그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떨구고 죽을 마셨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각자 샤워를 마친 뒤 잠옷을 입고 안방으로 돌아갔다. 불을 끄려는데 그가 막아서더니 서랍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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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하고 싶어요.”그녀의 입술에 뜨겁게 입을 맞추면서 큰손으로 그녀의 몸을 거침없이 만졌다. “말했죠. 아이 때문에 안 된다고.”숨 막힐 듯한 그의 키스에 그녀도 몸이 후끈 달아올랐지만 애써 이성의 끈을 놓치 않았다. “알아요. 하지만 예전처럼...”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를 밀어냈다.“계속 이러면 우리 각방 써요.”순식간에 얌전해졌다.“아니요. 다시는 안 그래요. 제발 각방 쓰자는 소리 하지 마요.”그 한마디에 그는 그녀의 몸에서 내려와 옆으로 눕더니 그녀를 다시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아이 태어나고 몸이 회복되면 밤낮 가리지 말고 해요.”그의 품에 안겨 있는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아이가 태어나면 1년의 계약도 끝이 나겠죠. 남을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요.”허리를 감싸고 있던 그의 손이 약간 경직되었다가 이내 풀어졌다.그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옆으로 돌리고 스탠드 조명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쓸쓸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가까이 다가가 뒤에서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약속할게요.”떠나지 않겠다는 뜻이었지만 그는 그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약속하면 뭐가 달라져요? 당신은 어차피 떠날 텐데.”바보 같은 남자.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등 뒤로 몸을 밀착시켰다. “내일 출근해야 하잖아요. 얼른 자요...”한참 후, 그가 옆으로 몸을 돌리고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우리 성대하게 결혼식 올려요.”결혼식에서 이 여자가 내 여자다 라고 이 세상에 알릴 것이다. 평생 그의 여자로 살게 할 것이고 어디도 도망갈 수 없게 만들 것이다.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던 그녀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그래요. 당신 뜻대로 해요.”이제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떠한 장애물도 없다. 그가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면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그가 다시 그녀를 세게 끌어안았다.“잘 자요.”익숙한 그의 냄새를 맡으며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고 편안하게 잠들었다.다음 날, 그녀는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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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한편, 연이를 데리고 정가혜를 찾아가려던 서유는 마침 집으로 찾아온 정가혜를 발견하게 되었다. 한 달 넘게 만나지 못했던 두 사람은 입구에서 서로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별장 안으로 들어와 그녀는 임산부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해달라고 주태현에게 부탁하고는 정가혜를 이리저리 훑어보며 평평한 아랫배를 만져보았다.“전에 나랑 한 약속 안 잊었지?”“당연하지.”정가혜는 다정하게 서유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아이가 태어나면 제일 먼저 너한테 이모라고 부르라고 할게.”그 말에 서유가 고개를 들고 활짝 웃었다.“기대된다.”정가혜를 생각하면 너무 기뻤다. 그녀는 자신이 아이를 갖지 못한 슬픔을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서유는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는 걸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정가혜는 그녀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너도 곧 아이가 생길 거야.”정가혜는 그녀의 손을 잡고 손등을 토닥였다. “나도 네 아이가 나한테 이모라고 부르는 걸 기대하고 있어.”정가혜의 말에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래. 네 소원이 하루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녀는 손가락을 뻗어 서유의 코를 살짝 두드렸다.“행운을 전해줄게.”서유가 높은 콧대를 가까이 가져다 댔다.“몇 번 더 두드려줘. 아이 많이 낳게.”서유의 농담에 정가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열 번을 두드렸다.“10명 낳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어.”“10명?”아무리 부부 금슬이 좋아도 열 명은 무리였다. 짐승도 아니고...“둘이면 충분해. 남자아이 하나 여자아이 하나.”금슬 좋은 부부라면 가장 바라는 것이었다. 정가혜도 그 욕심이 있었지만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잠깐 얘기를 나누고 나니 졸음이 몰려왔다. 서유는 급히 그녀를 게스트룸으로 보냈다. 한잠 푹 자게 하려고 했는데 아내를 찾으러 이연석이 블루리도로 찾아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형수님, 저희 집사람 어디 있어요?”안으로 들어와 그녀한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이리저리 둘러보는 그 모습에 서유는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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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향해 입을 맞추려고 다가가자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다른 사람도 있는데 뭐 하는 거예요?”자매 같은 친구에서 이젠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서유라도 그 말을 듣고는 어이가 없어서 눈을 흘겼다. “신경 쓰지 말아요.”이연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우뚝 솟은 그림자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가 얼른 허리를 굽히며 잘생긴 얼굴을 정가혜의 앞에 들이댔다.“얼른 뽀뽀해 줘요.”이승하가 들어온 줄 모르고 있었던 정가혜는 고개를 들고 황급히 그의 얼굴에 입을 맞추었다.그제야 이연석은 활짝 웃으면서 그녀를 껴안고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는 이승하를 쳐다보았다.“형, 왔어요?”예전에 그 앞에서 시도 때도 없이 애정행각을 벌이던 이승하와 서유의 모습이 괘씸해서 오늘은 아주 작정하고 보여줄 생각이었다.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를 힐끗 쳐다보던 이승하는 서유의 앞으로 걸어갔다.“앞으로 제정신이 아닌 사람은 다시 집에 들이지 마.”멍한 표정을 짓던 서유가 입을 열었다.“가혜는 정상적인 사람이에요.”소파에 앉은 이승하가 그를 흘겨보았다. “가혜 씨를 말한 게 아니야.”“그러니까 지금 나한테 그런 거예요?”이승하가 짙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눈치가 빠르네.”둘째 형과의 말다툼에서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참아야지 별 수 있나?잠시 후, 정가혜를 끌고 현관문을 나서던 그가 뭔가 생각이 난 듯 몸을 돌려 이미 서로 껴안고 있는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남자는 여자를 허벅지에 앉힌 채 허리를 꼭 껴안고 있었다. 여러 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연석은 여전히 얼굴이 붉어졌다. 섹시한 둘째 형과 달리 연약한 형수의 모습이 대조되어 강하고 힘센 남자의 품에 안겨있는 것을 보면 자꾸만 야한 생각이 들었다. 그가 손을 뻗어 정가혜의 눈을 가렸다. 눈이 가려진 그녀는 힐끗 그를 흘겨보았다.뭘 이런 걸 가지고 그러는지... 볼 만큼 다 본 사람인데 눈을 왜 가리는 거야?그가 이승하와 서유를 향해 턱을 치켜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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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검은 옷차림의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연지유는 우연히 부두를 지나치던 사람처럼 걸음을 멈추고 유람선 쪽을 바라보다가 이승하의 차를 향해 몸을 돌렸다.두꺼운 차창을 통해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니 얼굴에 있는 십자 모양의 흉터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선명한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연지유는 가리거나 피하지 않고 일부러 그가 잘 보이게끔 얼굴을 쳐들었다. 마치 그 흉터는 그가 남긴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처럼. 봉태규와 연중서를 데리고 공공연히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은 언젠가 그한테 복수를 할 것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이승하의 그윽한 눈동자가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연지유는뒤돌아서서 유람선 쪽으로 걸어갔다. 한편, 이승하는 특수한 신분 때문에 서유가 자신의 아내라는 걸 외부에 노출한 적이 없다. 두 사람은 이런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 동행을 한 적이 없었다. 지금 서유는 이미 유람선에 올라탄 상황이었다. 연지유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유람선에 오르는 것을 보고 이승하는 연지유의 목적이 서유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바로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는데 연지유가 발걸음을 돌렸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는데 그녀가 그를 돌아보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오늘 온 목적은 서유가 아니라 그를 시험하기 위해서라는 뜻이었다. 차가운 눈에 살의가 드러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에 있는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연지유의 뒤를 따라갔다. 지난번에는 연지유를 직접 처리하지 않고 택이에게 맡겼던 것이 화근이 되었다. 택이가 일이 있어서 봉태규에게 맡기지만 않았어도 봉태규가 조직을 배신하고 루드웰로 숨어버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직접 그들을 처리할 것이다. 이때, 유람선 위에 있던 서유도 연지유를 알아봤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얼굴의 흉터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뚜렷한 윤곽에 서유는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동아 그룹이 JS 그룹에 인수된 후, 연지유와 연중서는 사라져 버렸다. 해외로 나간 줄 알았던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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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그가 고개를 숙이고는 애틋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머리에 입맞춤을 했다.“미안해. 당신 걱정하게 만들어서.”그녀는 그의 품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고 날카로운 턱선을 가진 남자를 올려다보았다.“방금 연지유를 봤어요. 무슨 일로 찾아간 거예요?”그녀가 봤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건지 그가 순식간에 몸이 굳어졌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S 조직 팀원들의 리스트를 갖고 있어. 그래서 처리하려고 한 거야.”사실 그녀를 죽이러 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연지유의 곁을 따라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루드웰의 사람들이었다. 만약 이승하의 신분으로 죽인다면 루드웰의 사람들은 그를 의심하게 될 것이다. 의심을 받게 된다면 루드웰로 가서 배후를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일이었다. 다행히 방금 뒤쫓아가다가 상대방의 신분을 알아차렸기 망정이지 아니면 연지유 하나 때문에 전반적인 계획이 다 틀어질 뻔했다. 하지만 의문이 들었다. 연지유와 봉태규는 그의 신분을 알면서도 왜 루드웰의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루드웰의 사람들이 이미 그의 신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인지? 그를 함정에 빠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건지? 그러나 루드웰이 설립된 건 S 조직의 우두머리를 상대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었다. S 조직의 우두머리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왜 그를 가만 두는 건지?아무리 생각해 봐도 연지유와 봉태규는 그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것 같다. 심지어 연중서에게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 같다.그 큰 비밀을 손에 쥐고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건지? 서유는 처리를 한다는 말이 그냥 혼내준다는 말로만 이해를 했었다. 사람을 죽일 거라고 서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그래서 리스트는 빼앗아 왔어요?”그가 고개를 가볍게 흔들었다.“연지유 곁에 봉태규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 인간 머리에 리스트가 있어. 봉태규가 죽지 않은 한 리스트는 가져올 수 없을 거야.”봉태규가 누구냐고 묻고 싶었는데 얼굴이 굳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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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 유나희를 보며 단이수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아니요. 지민이만 잘 살고 있으면 됩니다. 방해하지 않겠습니다.”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코 다가가는 것은 그녀한테 부담만 줄 뿐이었다. 이렇게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애써 참고 있는 그를 보며 유나희는 죄책감이 몰려왔다.“미안하네. 내가 자네랑 지민이를 이렇게 만든 것 같아.”그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연석이의 결혼을 허락하신 걸 저희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속이 깊은 단이수의 앞에서 그녀는 고개조차 들 수 없었다.“미안하네.”그가 아무 말도 없이 웨딩홀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곧 결혼식이 시작될 테니 많이 바쁘시죠?”그녀와 말을 섞기가 싫었던 건지 급히 얘기를 마무리 짓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단 한 번도 그녀한테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었다. 그녀가 아무리 욕을 하고 때리고 난리를 쳐도 그는 늘 예의를 지켰다. 예전의 자신이 얼마나 못된 사람이었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 그러나 시간은 그녀에게 후회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이미 생긴 상처는 아무리 용서를 빈다고 해도 지워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고 뒤돌아서서 이지민을 향해 걸어갔다.“지민아.” 단이수를 도와 이지민을 더 설득해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에 이지민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나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딸아이가 아직도 그녀를 용서하지 않은 것 같다. 한편, 서유를 안고 유람선에 오른 이승하는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얘네들한테 당부할 일이 좀 있어. 당신 먼저 들어가.”얘네들이란 S 조직의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경호원으로 위장한 채 그의 뒤에 서 있는 사람들.서유는 그들을 힐끔 쳐다보고는 그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들어가서 기다릴게요.”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그가 갑자기 눈빛이 싸늘해지면서 S 조직의 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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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육성재는 세 사람을 데리고 웨딩홀로 들어가면서 이승하를 지나쳐 그 옆에 서 있는 서유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마침 그녀도 고개를 들었고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그가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그녀의 손을 잡고 있던 이승하는 육성재가 슬며시 아내를 곁눈질하는 게 너무 눈에 거슬렸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풀고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는 경멸에 찬 눈빛으로 육성재를 쳐다보았다. 눈치를 챈 육성재가 주먹을 불끈 쥐고는 옆에 있는 택이를 쳐다보았다. 택이가 이내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먼저 입을 열었다. “대표님, 어찌 됐든 사모님께서 김씨 가문의 사람이니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형님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이리 두 사람을 데리고 온 겁니다.”해명을 마친 택이가 이승하와 서유를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실룩거리는 얼굴 그리고 어쩔 수 없었다는 눈빛을 보니 방금 그가 한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았다. 사실은 택이가 육성아를 데리고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것을 알고 육성재와 김선우가 뻔뻔스럽게 따라온 것이었다. 그들을 상대하기 귀찮았던 이승하는 서유를 데리고 자리를 뜨려 했다.그러나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은 모두 정가혜를 축하해주러 온 손님들인데 어떻게 이 사람들을 난처하게 할 수 있겠는가?“신랑 신부는 대기실에 있어요. 택이 씨, 얼른 데리고 그쪽으로 가요.”택이는 마음속으로 서유의 행동에 감탄하며 육성아의 손을 잡고 오만한 얼굴을 하고 있는 육성재를 쳐다보았다.“형님, 가시죠. 저희 먼저 들어가요.”육성아를 위해서 택이는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 평소에도 그를 달래고 받쳐주고 육성아한테 하는 것보다 더 정성을 들였다.그 고생 끝에 드디어 육성재의 인정을 받았고 호칭도 육 대표님에서 형님으로 바뀌게 되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딴마음을 가진 택이를 힐끗 쳐다보던 육성재는 웨딩홀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만 입구에 서 있는 이승하를 지나치면서 일부러 그의 어깨를 부딪혔다. 운동을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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