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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 유나희를 보며 단이수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

“아니요. 지민이만 잘 살고 있으면 됩니다.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코 다가가는 것은 그녀한테 부담만 줄 뿐이었다. 이렇게 멀리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애써 참고 있는 그를 보며 유나희는 죄책감이 몰려왔다.

“미안하네. 내가 자네랑 지민이를 이렇게 만든 것 같아.”

그가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연석이의 결혼을 허락하신 걸 저희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속이 깊은 단이수의 앞에서 그녀는 고개조차 들 수 없었다.

“미안하네.”

그가 아무 말도 없이 웨딩홀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곧 결혼식이 시작될 테니 많이 바쁘시죠?”

그녀와 말을 섞기가 싫었던 건지 급히 얘기를 마무리 짓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단 한 번도 그녀한테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었다. 그녀가 아무리 욕을 하고 때리고 난리를 쳐도 그는 늘 예의를 지켰다.

예전의 자신이 얼마나 못된 사람이었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 그러나 시간은 그녀에게 후회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이미 생긴 상처는 아무리 용서를 빈다고 해도 지워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고 뒤돌아서서 이지민을 향해 걸어갔다.

“지민아.”

단이수를 도와 이지민을 더 설득해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에 이지민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나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딸아이가 아직도 그녀를 용서하지 않은 것 같다.

한편, 서유를 안고 유람선에 오른 이승하는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얘네들한테 당부할 일이 좀 있어. 당신 먼저 들어가.”

얘네들이란 S 조직의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경호원으로 위장한 채 그의 뒤에 서 있는 사람들.

서유는 그들을 힐끔 쳐다보고는 그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들어가서 기다릴게요.”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그가 갑자기 눈빛이 싸늘해지면서 S 조직의 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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