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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2화

서유는 아까 전 정가혜가 두 로봇을 보고 말문이 막힌 모습을 떠올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여보, 당신네 회사에서 만든 로봇들, 좀 더 예쁘게 만들 순 없었어요?”

서유가 말하는 순간, ‘77번’ 로봇이 이승하를 향해 허리를 굽히며 반복해서 말했다.

“환영합니다, 환영합니다, 환영...”

이승하는 손을 들어 로봇을 껐고, 뒤에 말을 채 하지 못한 로봇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안에는 복잡한 전선들이 뒤엉켜 있었는데 이를 본 이승하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연석이가 너무 서둘러서 기본적인 구조도 제대로 못 했네. 이걸 회사 로고 달고 내놓다니.”

서유는 외형이 못생겼다고 생각했지만 이승하는 내부 구조가 문제라고 느꼈다. 둘의 생각은 다르기에 서유는 더 말하지 않고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럼 여보, 나중에 당신이랑 똑같은 로봇을 하나 만들어줘요.”

이승하는 시선을 서유에게 돌리며 물었다.

“왜?”

서유는 까치발을 들어 그의 볼을 콕 찌르며 웃었다.

“왜긴, 나도 매일매일 허리 굽혀서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는 남편을 하나 갖고 싶으니까.”

이승하는 애정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조차도 못 알아보게 만들 거야.”

서유는 그가 정말로 그렇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냥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때,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와 바다 위에서 진행되는 결혼식이 곧 시작될 거라며 하객들에게 자리에 앉아 신랑 신부의 등장을 기다리라고 알렸다.

서유는 이승하에게 정가혜를 찾으러 간다고 말하고는 대기실로 향했다. 정가혜는 화장대 앞에 앉아 계속해서 깊은 숨을 들이쉬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긴장이 풀리지 않는 것 같았다. 서유가 들어오자 정가혜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이미 한 번 결혼했는데, 익숙해져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이렇게 긴장되는 거야? 혹시 내가 경험이 부족한 걸까?”

서유는 정가혜의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고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가혜야, 네가 긴장하는 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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