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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4화

얼음처럼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는 이승하 앞에서도 이씨 집안과 김씨 집안 사람들은 비교적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었다. 문제는 송사월이었다.

그는 두 부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어색해했다. 자신의 존재가 그들에게 불편을 줄 것만 같아 더욱 위축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휠체어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정가혜는 이미 옷을 갈아입고 그 옆에 다가가 앉아 먼저 말을 걸었다. 정가혜가 곁에 있어주자 송사월의 고독함이 서서히 줄어들었고,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맞은편에 조용히 앉아 있는 서유를 바라보았다.

서유의 손은 이승하의 긴 손에 잡혀 그의 허벅지 위에 얹혀 있었다. 그들 사이의 친밀한 행동은 이미 무수히 반복했기에 자연스러웠다.

송사월의 강렬한 시선을 감지한 서유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서히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 서유는 미소를 지으며 깨끗하고 담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미소를 본 송사월은 서유가 이미 모든 것을 털어내고 평온해졌음을 깨달았다. 동시에 그에게 어색해 하지 말고 편하게 대하라는 뜻을 전하고도 있었다.

송사월도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미소를 지어 보였고 두 사람은 조용히 미소를 주고받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가 있었는데 바로 서유를 몰래 훔쳐보고 있던 육성재였다. 그는 속으로 이 남자와 서유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고 의심했다.

어쩌면... 이승하가 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육성재는 피식 웃음을 참지 못해 소리 내어 웃고 말았다. 고요했던 배 안에 갑작스러운 웃음소리가 퍼졌고 사람들은 모두 그를 쳐다보았다.

육성재는 순간 웃음을 멈추고 표정을 굳힌 채 김선우를 향해 발을 뻗어 그의 다리를 세게 걷어찼다.

“아니, 이승하를 이기는 걸 도와달라고 날 불렀잖아! 뭐 하고 있는 거야?”

느닷없이 걷어차인 김선우는 억울하다는 듯 육성재를 노려보며 웨이터에게 카드를 가져오라고 했다.

카드를 건네받은 김선우는 마치 마술을 부리듯 손에 든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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