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사장님.” 전영철은 자세를 낮추며, 그러나 여전히 어른으로서의 품격을 유지했다. “단지 사적인 일을 처리하고 있을 뿐인데, 왜 최 사장님께서 참견하시는 겁니까?” 하연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일의 원인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이렇게 쉽게 결론을 내리는 게 과연 적절한 판단일까요?” “게다가, 제가 보기엔 주 대표님이 이유 없이 난리를 피울 분은 아닌 것 같은데요.” 이 말이 떨어지자,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수군거림이 퍼지기 시작했다. “맞아. 주 대표님은 평소에는 항상 예의 바르고 단정한 분이셔, 이런 자리에서 실수를 하실 분은 아니신데, 분명 뭔가 사정이 있을 겁니다.” “그래 맞아 우린 그저 주 대표님이 손을 댄 것만 봤을 뿐,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는 거잖아.”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이렇게 무모한 행동을 할 리는 없는 거잖아. 이건 원인을 밝혀야 할 문제 같은데.” “...” 사람들의 수근거림에 전영철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속으로는 이 우유부단한 사람들을 욕하고 있었다. ‘정말, 사람 마음은 갈대라 더니 바람이 부니까 이리저리 움직이는 사람들 마음 하고는!’“전 회장님도 딸을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만,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먼저 진실을 밝히고 나서 결론을 내리는 게 맞지 않을까요?” 하연의 말은 이치에 맞았다. “듣기로는 이 호텔에 전 구역 CCTV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사각지대가 없는 고화질로요.”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가 이런 말을 툭 던지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CCTV가 있다면 확인해 보면 될 거 아니야? 그럼 모든 게 명확해질 텐데.” “요즘 CCTV 화질이 얼마나 좋은데, 금방 원인과 결과가 다 드러날 거야.” 구경꾼들의 흥미가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하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전 회장님, 이 제안, 꽤 괜찮은 것 같네요.” 전영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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