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11 - 챕터 1020

1060 챕터

제1011화 저희 혼인신고 했습니다

“나 오래 잤어요?” 하연은 약간 미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원래는 잠깐 눈만 붙이려 했는데, 깊이 잠들어 버린 자신이 부끄러웠다. “수많은 일을 처리하는 최 사장님께서 잠시 쉬는 건 당연한 일이죠.” 상혁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연은 그제야 문득 떠올랐다. “큰일 났네!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있는데...” 그녀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책상으로 가보니 모든 서류가 정리된 채 깔끔하게 놓여 있었다. 심지어 노트북에 있던 최신 보고서까지 이미 검토와 승인까지 완료된 상태였다. “당신이 다 처리했어요?” 상혁의 업무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었지만, 이번에는 효율이 지나치게 빨랐다. “한 시간 정도밖에 안 걸렸어...” 하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혁은 그녀의 노트북을 닫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최 사장님, 그럼 이제 퇴근해도 될까요?” 하연은 기분이 매우 좋아져 환히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요! 우리 마트 가서 샤브샤브 재료 사러 가요.”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이미 사뒀어.” 하연은 상혁의 말에 웃음을 참지 못했고 상혁을 바라보는 눈에서는 수많은 별빛이 반짝이듯 반짝 반짝거렸다. 그리고는 주저하지 않고 그를 끌어안았다. “부 대표님이 준비까지 다 해 주셨으니, 이제 우리 바로 집으로 가면 되겠네요.” 오늘 밤 최씨 가문의 본가는 유난히 분주했다. 하연과 상혁이 막 도착했고, 곧이어 최하민과 예아름도 함께 들어섰다.오늘 하민과 아름은 평소와 다르게 더 행복한 기운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거실 한가운데에서 하민은 한 손으로 아름의 손을 꽉 잡고, 다른 손으로는 품에서 혼인관계증명서를 꺼냈다. 하민은 단정하고도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저희 혼인신고 했습니다.” 최동신은 미소를 머금고 매우 기뻐하며 축하해주었다. 하지만 실은 이미 이 일을 미리 알고 있었다. “축하한다. 앞으로는 더 행복하게 살 거라! 너희가 이렇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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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축하한다

하연은 세면대에 몸을 숙이고 거의 속이 텅 빌 정도로 구토를 쏟아냈다. 상혁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손으로 하연의 등을 토닥이며 따뜻한 물 한 잔을 건넸다. “하연아, 좀 괜찮아졌어?” 물을 마시고 난 후 하연의 속이 간신히 진정되었다. “괜찮아요. 나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하민은 여전히 걱정된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뭘 잘못 먹은 건가? 의사는 왜 이렇게 늦는 거야? 빨리 좀 오라고 해!” 곧바로 따라온 아름은 하연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하연의 상태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연 씨, 혹시 이런 증상 얼마나 됐어요?” 하연은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한 이틀 전부터였던 것 같아요.” 아름은 하연의 손을 잡고 조용히 귀에 대고 물었다. “그럼 혹시... 그날이 언제였어요?” “그날?” 하연은 한참 생각하다가 문득 깨달은 듯 대답했다. “이번 달엔 안 온 것 같아요.” 그녀는 평소 생리 주기가 정확했지만 이번 달은 이미 반달이나 늦어진 상태였다. 하연은 뭔가 어렴풋이 깨달은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난달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이 말을 들은 아름은 마음속에서 이미 거의 확신을 얻었다. “그럼 잘 생각해 봐요. 구토 말고도 다른 증상이 있었는지? 몸이 평소보다 나른하거나 잠이 많이 온다든가? 이런 증상이요.” 이 말에 하연은 순간 멍하니 얼어붙었다. 갑자기 머릿속에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한편, 상혁은 하연과 아름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점점 더 초조해졌다. “하연이가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그는 진심으로 걱정하며 물었다. 아름은 미소를 띠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눈에는 환한 빛이 가득했다. “하연이는 괜찮아요. 오히려 축하해야 할 일이죠.” “축하? 대체 무슨 말이야?” 하민은 여전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아름은 손으로 하민의 어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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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임신했다고?

아름의 얼굴이 붉어졌고 조금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건 자연스럽게 있다 보면 천천히 순리대로 생기는 거죠...” 하민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 천천히 순리대로.” ... 조진숙은 하연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밤새 기쁨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손에 잔뜩 임산부에게 좋은 보양식을 들고 찾아왔다.“하연아, 이건 다 몸에 좋은 거야. 집에 있는 이모님한테 부탁해서 꼭 챙겨 먹어. 입덧이 심하면 여기 신선초나 도라지를 좀 먹어봐. 입덧을 가라앉히는 데 좋아서 훨씬 편해질 거야.”조진숙은 일일이 꼼꼼하게 챙겨주며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어떻게 되든, 지금 임신 초기에는 네 몸이 제일 중요하단다.” 조진숙은 하연의 손을 꼭 잡으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임신 초기 3개월은 아직 불안정하니 충분히 쉬어야 해. 일은 밑에 사람들에게 맡겨도 괜찮으니까 무리하지 말고.” 하연은 조진숙의 어깨에 기대며 친근하게 미소 지었다. “알겠어요! 걱정 마세요!” “난 그냥 지금이 너무 행복할 뿐이야. 곧 설이고 올해는 너희 둘 다 내 곁에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 같구나.” 조진숙의 눈가가 촉촉해졌지만 곧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감정을 눌렀다. 그리고 다시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약혼식 준비는 거의 다 끝났어. 약혼식이 끝나면 바로 결혼식 준비를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에 대해 하연은 서두르지 않았다. “괜찮아요. 천천히 해도 돼요.” 하지만 조진숙은 단호했다. 부모로서 자녀들의 일을 간섭하지 않고 둘을 존중하고 응원하며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만, 세상의 편견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명문가 출신의 여자들에게는 더욱 가혹했다. 조진숙은 하연이 이런 세상의 편견이나 험담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걱정하지 말아라, 우리 딸.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까 결혼식은 꼭 성대하고 아름답게 치를 거다.” 조진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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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우리 아이를 위해서라도 도와줘

송혜선의 마음속 질투심은 폭풍우처럼 휘몰아쳤다. 송혜선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부동건이 이토록 기뻐하는 상황에서, 만약 하연의 뱃속에서 정말로 부씨 가문의 장손이 태어난다면, 자신과 부남준의 위치는 크게 흔들릴 것임을. 그녀는 부드럽게 설득하려 했다. “회장님, 보양식 같은 건 하연이 쪽에서도 충분히 알아서 준비를 했을 거예요. 우리까지 굳이 하연이 보양식을 신경 쓸 필요가 없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부동건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지며 그의 목소리는 차가워졌다. “당신 말은 내가 괜히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거야?” 송혜선은 급히 손사래를 치며 해명했다. “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 회장님, 절대 오해하지 마세요.”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동건은 이미 인내심을 잃은 듯 보였다. “그만해! 이 집에서 당신이 나를 가르칠 위치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는 거야? 내가 너무 오냐오냐해줬더니 본인의 위치를 잊은 모양이군.” 부동건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몸조리나 잘하고 있어. 다른 일들은 당신이 신경 쓸 필요 없어.” 말을 끝낸 그는 소매를 휘날리며 방을 나갔고, 송혜선에게 조금의 체면도 남겨주지 않았다. 부동건이 나가자, 조봉규가 시중드는 가정부를 물리고 송혜선의 뒤로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때에 왜 괜히 회장님 심기를 건드리는 거야.” 송혜선은 가라앉지 않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차갑게 말했다. “최하연이 임신했어.” 조봉규의 손이 순간 멈췄다가, 이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하연이랑 부상혁이 오래전부터 함께 있었잖아. 자연스러운 일이잖아. 굳이 그렇게 화낼 일도 아니고.” 송혜선은 냉소적인 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당신 정말 몰라. 이 아이는 부씨 가문 3대의 첫 번째 아이야.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르는데 저 노인네가 벌써 그렇게 기뻐하는 걸 보면, 진짜 장손이라도 태어나면 어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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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아버지처럼 되지는 않을 테니

부동건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부상혁을 따로 불렀다. “아버지, 부르셨어요.” 상혁의 태도는 겸손하면서도 당당했다. 곧은 자세로 한쪽에 서 있었다. 부동건은 아들을 보며 얼굴 가득 기쁨을 띄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 있지 말고 앉아, 오늘은 차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나 나누자.” 탁자 위에 놓인 찻주전자에서 따뜻한 김이 피어올랐다. 부동건은 능숙하게 찻주전자를 들고 차를 따랐다. 그의 손놀림에는 세월이 묻어나는 노련함이 깃들어 있었다. 차 한 잔을 따르더니 부상혁에게 내밀었다. “올해 새로 나온 좋은 녹차다. 한 번 맛보아라.” 상혁은 잔을 들어 찻물을 한 모금 머금었다. 맑고 푸른 차빛이 잔 속에서 아른거리며 은은하게 빛났다.“괜찮은데요. 목 넘기도 부드럽고 여운이 깊네요. 좋은 차네요.” 상혁은 짧게 평가한 뒤 잔을 내려놓았다. 부동건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따가 비서한테 네 쪽에 하나 보내라고 말해 놓으마.” “그럼 감사하죠 아버지.” 상혁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객관적이고 정중했지만 정이 느껴지지 않는 태도였다. 하지만 부동건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평소 두 부자는 단둘이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만나더라도 주로 업무 이야기에 그쳤고, 오늘처럼 함께 차를 마시며 앉아 있는 시간은 그야말로 드물었다. 그런 만큼 부동건은 자연스레 감회가 밀려왔다. “네가 DL그룹을 처음 맡았던 때가 떠오르는구나. 그땐 겨우 열여덟 살이었지.” 부동건의 눈빛은 어느새 회상에 젖어 있었다. “그 당시 넌 너무 젊고 패기만 넘쳐 보여서 내가 네가 이 자리를 감당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었다. 하지만 단 몇 년 만에 모두를 놀라게 할 만한 성과를 냈지.”“심지어 중간에 DL그룹을 내려놓고 너만의 회사를 설립하고 다시 돌아왔을 때, 그 고집스러운 DL그룹 원로 이사들조차 너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정도니 말이다.” 부동건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묻어 있었다. 뛰어난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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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몸이 제일 중요합니다

상혁은 부동건의 말을 듣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마치 재미없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한 태도였다. 바로 그때, 상혁의 핸드폰에 하연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 출발하려고 하는데, 당신은 뭐 하고 있어요?] 그는 간단히 답장을 보냈다. [회사에 있어.] [아직도 안 끝났어요?] 하연이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귀여운 이모티콘 하나가 따라붙었는데, 살짝 서운함이 묻어 있었다. 상혁의 손가락이 화면 위를 두드렸다. [곧 끝나 조금 있다가 보자.] [넹, 부 대표님.]하연은 말 잘 듣는 학생이 선생님한테 보내듯 답장을 보내왔다. 상혁의 눈빛에는 어느새 부드러움이 가득해졌다. 그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아버지, 그럼 하고 싶은 말씀이 더 남으셨으면 그건 남준이한테나 들려주세요.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상혁의 단호한 태도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었고, 부동건에게 체면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상혁아, 나는 진심에서 하는 말인데...” 부동건은 무언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저 긴 한숨만 내쉬면서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과 풀리지 않는 걱정이 어른거렸다. 상혁이 복도로 나오자, 그곳에서 원신민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원신민은 상혁이 나오자마자 바삐 뒤따랐다. “대표님, 교도소 쪽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고경수가 새로운 증거를 대량으로 제출했는데, 정규인을 철저히 몰아넣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상혁은 담담히 대꾸했다. “고나희의 죽음은 고경수에게 가장 큰 상처였어. 이번엔 그저 이자 정도를 챙기는 셈이야. 결국 개싸움일 뿐이지.”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원신민이 이어 말했다. “정규인은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검찰 쪽에서 증거를 고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말로는 내년 초쯤 재판이 열릴 예정이며, 최소 20년형 이상은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경제 범죄는 보통 다른 사건보다 형량이 무겁다.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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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마음의 병

그 순간, 비서는 이현에게 팔을 잡히며 벽 쪽으로 강하게 밀려 들어갔다. 비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했다. 이현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걸 비서도 알고 있었다. ‘마음의 병은 결국 마음의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는데, 최 사장님 이야말로 그 약이 아닌가? 그런데 상무님은 왜 자꾸 피하려고만 하는 걸까?’비서는 이현이 하연을 피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계속 하연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현의 마음속 병은 마음의 약으로만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마음의 약이 바로 최하연이라는 사실을...그래서 비서도 이현이 왜 굳이 숨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저 멀리, 하연은 상혁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눈에 띄는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가 함께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껏 끌었다. 두 사람은 오늘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최하연 님, 초음파실은 이쪽입니다.” 간호사의 안내를 따라 하연은 초음파실로 들어갔고, 상혁은 밖에서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연이 초음파실에서 나왔다. 그녀의 손에는 한 장의 초음파 사진이 들려 있었다. 하연의 눈은 반짝였고, 사진을 바라보며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었다. 상혁이 다가가 사진을 보려고 했지만, 하연은 능숙하게 사진을 감추며 피했다. “자, 부 대표님? 보고 싶으세요?” 하연은 얼굴 가득한 환한 미소를 띄우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상혁은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의사가 뭐래? 아이는 잘 자라고 있데?” 하연은 익살스럽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응수했다. “어머, 부 대표님도 긴장하는 순간이 있네요?” 상혁은 하연을 따라붙으며 장난스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빨리 말해봐, 최하연. 의사가 뭐라고 했는지.” “히히, 안 알려줄래요.” 두 사람은 웃음소리를 주고받으며 평온하고 따스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편, 벽 뒤에 숨어 있던 이현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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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예요?

손이현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창밖의 하늘은 이미 노을로 물들어 있었다. 눈부신 석양이 한 폭의 그림처럼 창유리를 통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온 비서는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이현을 발견하고 나지막이 말했다. “상무님, 깨어나셨습니까?”이현은 천천히 시선을 거두며 평온한 얼굴로 대답했다. “응. 오늘 고생 많았어.”그 말에 비서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숨을 내쉬며 미소 지었다. “전 괜찮습니다. 상무님, 그리고 이젠 정말 건강 좀 생각하세요. 그러다가 큰일 나십니다. 더 쉬세요.”이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고 있어.”“사장님,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목마르시죠? 물 한 잔 가져오겠습니다.” 비서는 그렇게 말하며 유리잔에 따뜻한 물을 따라 내밀었다. “오늘 하루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으니 제가 도시락 하나 포장해 올게요.”이현이 막 말리려 했지만, 이미 비서는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쓴웃음을 지으며 천장을 바라보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하연은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임신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연말 전까지 모든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이젠 홀몸도 아닌데. 몸도 챙기고 뱃속의 아이도 생각해야지.” 최동신은 진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하연은 자기 할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할아버지, 걱정 마세요! 저 정말 괜찮아요. 그리고 지금 큰오빠, 새언니 달콤한 신혼이잖아요. 둘만의 행복한 시간을 좀 보낼 수 있게 큰 오빠 몫까지 제가 해야죠.”최동신은 하연의 이 말에 딱히 반박할 수 없었다. 최 노인에게는 손자, 손녀 모두 소중했기 때문이다. 하민이 이제 막 신혼을 맞이했으니 당연히 더 신경 써줘야 했다.“정 실장이 있잖아. 정 실장이 네 옆에서 오래 도왔으니. 정 실장한테 맡기면 되지, 네가 다 할 필요는 없잖아.” 그 말의 하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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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미리 출산 휴가 들어가는 거야?

“오빠, 정말 나한테도 숨길 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잖아요!” 하연은 점점 초조해졌다.하성은 대수롭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다 지난 일이야.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거잖아.”“하지만...” 하연이 더 말하려 하자, 하성은 서둘러 동생의 말을 잘랐다. 그는 손으로 하연의 어깨를 주무르며 화해를 구하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 “됐어. 하연아, 오빠 이제 막 돌아왔는데 좀 쉬게 해 줘. 내일이면 회사에 나가야 하는데, 남은 마지막 자유 시간마저 빼앗을 거야?”하연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섰다. “알았어요. 더 이상 묻지 않을게요. 다만, 후회하지 않으면 좋겠어요.”하성은 입가를 살짝 끌어올리며 대답했다. “응, 알았어. 난 할아버지랑 좀 있다가 갈게.” 그는 그렇게 말하더니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떠나는 하성의 뒷모습을 보며, 하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내 신가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가흔에게도 아무런 답장이 오지 않았다. 마치 그 메시지가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 듯했다.다음 날. 하성이 DS그룹을 맡게 된다는 소식이 삽시간에 퍼지며 많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이른 아침부터 회사 입구에는 여러 매체의 기자들이 몰려들어 첫 번째 단독 기사를 얻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서여은이 하연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성 오빠가 DS그룹을 맡는다는 소문 들었는데, 진짜야?] 하연은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답장을 보냈다. [응, 맞아.] 여은은 깜짝 놀라며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왜 갑자기 하성 오빠가 DS그룹을 맡아? 그리고 너는? 혹시 너는 상혁 오빠랑 사랑에 빠져서 정신없는 거 아니야?]하연은 당황하며 짧게 답했다. [나 임신했어.]순간 채팅창에는 감탄사로 가득 찬 메시지가 연달아 올라왔다. [!!!] [하연아, 너 진짜 너무 빠르잖아!]하연이 답장을 쓰기도 전에 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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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성은 핸드폰 화면을 힐끗 보더니, 온통 빨갛게 물든 주식 그래프를 보고는 손을 뻗어 하연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었다. “우리 하연이, 이제 완전 큰 부자가 됐네.” 하연은 활짝 웃으며 장난스레 말했다. “다 오빠 덕분이에요. 역시 든든한 나무 밑에 있어야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거죠.” 하성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눈에 애정 어린 미소를 띄웠다. “하연이 네가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될 수 있어서 오히려 내가 영광이지.” 하연은 문득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오빠가 있어서 참 좋아요.” 하성은 책상 위의 서류를 들어 흔들며 웃었다. “그럼, 최 사장님. 이 프로젝트, 이제 나한테 넘겨줄 준비는 됐습니까?” 하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대답했다. “네, 오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업무 인수인계를 시작했다. 하성은 업무를 빠르게 익혔다. 그의 예리한 감각과 타고난 사업적 통찰력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심지어 정태훈도 하성의 능력에 감탄하며 연신 칭찬했다. “하성 도련님, 처음부터 연예계에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어요. 이렇게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니, 우리 최 사장님보다 더 대단한 걸요.” 하성은 장난스레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 “정 실장까지 이런 입발린 소리를 하다니, 어울리지 않네.” 태훈은 황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는 하성을 한번, 하연을 한번 번갈아 보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최씨 가문 분들은 모두 사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십니다. 하민 도련님이든, 하연 아가씨든, 지금의 하성 도련님까지, 모두 뛰어난 경영 실력을 가지셨죠. DS그룹은 누구 손에 맡겨도 틀림없이 번창할 겁니다.” 하연은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들었죠, 오빠? 이제 회사는 오빠한테 맡기고, 저는 잠시 쉬어야겠어요.” 하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지. 지금 너는 우리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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