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비서는 이현에게 팔을 잡히며 벽 쪽으로 강하게 밀려 들어갔다. 비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했다. 이현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걸 비서도 알고 있었다. ‘마음의 병은 결국 마음의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는데, 최 사장님 이야말로 그 약이 아닌가? 그런데 상무님은 왜 자꾸 피하려고만 하는 걸까?’비서는 이현이 하연을 피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계속 하연을 피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현의 마음속 병은 마음의 약으로만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마음의 약이 바로 최하연이라는 사실을...그래서 비서도 이현이 왜 굳이 숨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저 멀리, 하연은 상혁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눈에 띄는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가 함께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껏 끌었다. 두 사람은 오늘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최하연 님, 초음파실은 이쪽입니다.” 간호사의 안내를 따라 하연은 초음파실로 들어갔고, 상혁은 밖에서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연이 초음파실에서 나왔다. 그녀의 손에는 한 장의 초음파 사진이 들려 있었다. 하연의 눈은 반짝였고, 사진을 바라보며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었다. 상혁이 다가가 사진을 보려고 했지만, 하연은 능숙하게 사진을 감추며 피했다. “자, 부 대표님? 보고 싶으세요?” 하연은 얼굴 가득한 환한 미소를 띄우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상혁은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 “의사가 뭐래? 아이는 잘 자라고 있데?” 하연은 익살스럽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응수했다. “어머, 부 대표님도 긴장하는 순간이 있네요?” 상혁은 하연을 따라붙으며 장난스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빨리 말해봐, 최하연. 의사가 뭐라고 했는지.” “히히, 안 알려줄래요.” 두 사람은 웃음소리를 주고받으며 평온하고 따스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편, 벽 뒤에 숨어 있던 이현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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