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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엔 못 놔줘의 모든 챕터: 챕터 571 - 챕터 580

1186 챕터

제571화

이를 들은 박민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밥만 먹었다.박민정도 자기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몰랐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도움과 호의를 받아들이는 걸 어려워했다. 신세 지는 게 두려운 것 같았다.그래서인지 정수미와 윤소현이 아이를 해친 걸 알면서도 조하랑과 유남준에게 말하지 않았다.유남준은 박민정이 밥을 먹는 소리를 듣고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냉대를 받는 기분이 정말 별로였다. 하여 유남준은 별로 먹지 않았다.식사가 끝나고 박민정이 유남준의 손을 잡았다.“이제 가요.”유남준이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박민정은 넋을 잃었다.“안 가요?”설마 애처럼 심술부리는 건 아니겠지?유남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민정을 꼭 끌어안았다. 너무 꽉 끌어안아서인지 박민정은 숨을 쉬기가 힘들어 유남준의 팔을 두드렸다.“이거 놔요. 시도 때도 없이 왜 안고 그래요?”두 사람이 나가려는데 다른 룸의 문이 열렸다. 이웃 룸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온 윤소현과 유남우가 이 광경을 마주하게 되었다.유남우의 걸음이 멈칫했다. 윤소현은 혀를 끌끌 찼다.“여기서 아주버님과 형님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결혼한 지가 몇 년인데 아직도 이렇게 뜨겁대요.”유남우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유남준도 끝내는 박민정을 놓아주더니 그녀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그러다 유남우와 윤소현을 마주치게 되었다.박민정은 순간 난감해졌다.윤소현은 유남준이 둘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할까 봐 먼저 입을 열었다.“아주버님, 형님, 밸런타인데이라고 나온 거예요?”유남준이 이를 듣더니 박민정이 선 쪽을 바라봤다. 박민정이 대답했다.“네.”윤소현은 박민정에게 과시라도 하듯 유남우의 팔을 꼭 끌어안았다.“저랑 남우 씨도 그래서 나왔는데. 어떻게 이런 우연이 다 있어요? 같은 레스토랑에서 만나고.”박민정은 차를 타고 조금만 더 나가도 이 두 사람을 마주칠 필요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예의를 차리며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유남준을 데리고 나가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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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박민정이 의아한 눈빛으로 유남준을 바라보더니 그가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렸다.“내가 눈이 안 보이잖아.”여기까지 걸어오는데도 사람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봤다. 유남준은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박민정이 잠깐 침묵하더니 이렇게 답했다.“눈이 안 보이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정말 부끄러운 건 그런 사람을 비웃는 사람들이죠.”박민정의 말을 들은 유남준은 전에 박민정과 같이 나갈 때마다 번번이 박민정의 난청을 무시했던 게 떠올랐다.“민정아, 미안해.”박민정이 멈칫했다. 도대체 오늘 그가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왜요?”“별거 아니야. 이제 가자.”“그래요.”박민정이 시동을 걸었다.돌아가는 길에 유남준이 그녀에게 물었다.“병보석 건은 어떻게 됐어?”“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뇌 전문가가 증거 찾는 걸 도와주셨어요. 아마 곧 다시 감옥에 돌려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박민정의 대답에 유남준이 살짝 놀랐다.김인우에게 이 일을 몰래 맡겨서 진행하고 있었는데 박민정이 정말 직접 해결한 것이었다.그 뇌 전문가라는 사람을 어떻게 섭외했는지 궁금했다.“그럼 유산 소송은?”“그 일은 아직 더 준비해야 해요. 그렇게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시간이 오래 지났고 바움 그룹도 망했으니 유산 소송을 하려면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유남준은 더는 묻지 않았다. 박민정에게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유남준은 다음 순서로 YN그룹의 해외 프로젝트를 뺏어올 생각이었다.YN그룹처럼 기반이 약하고 여자로 돈을 번 회사는 바움 그룹보다 더 상대하기 쉬웠다.유남준은 YN그룹을 인수하고 바움 그룹을 서프라이즈로 박민정에게 선물해 줄 생각이었다....두원 별장.박윤우는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자지 않고 기다리면서 유남준을 혼내줄 생각이었다.“아,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도우미는 그가 왜 이렇게 다급해하는지 몰라 이렇게 말했다.“사모님은 약 한 시간 뒤에 오실 거야. 조급해하지 마.”“아저씨 기다리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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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하지만 유남준이 이를 거절했다.“아니야. 이제 정말 배불러서 못 먹겠어.”이에 박윤우가 떼를 쓰기 시작했다.“안 돼요. 무조건 하나 더 먹어야 해요.”박민정은 그런 부자를 지켜보더니 안으로 들어갔다.“윤우야, 지금 이런 행동 매우 무례한 거 알지?”박윤우는 박민정이 이렇게 꾸짖자 유남준에게 더는 뭔가를 먹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유남준이 가고 내키지 않았던 박윤우가 주먹밥 하나를 들어 작게 베어 물었다가 매워 죽는 줄 알았다고 한다.“아, 매워. 너무 매운데?”박윤우가 테이블에 놓인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테이블엔 박윤우가 미리 준비한 뜨거운 물이 놓여 있었다. 원래는 유남준을 위해 끓여둔 것이다. 하지만 그걸 대신 마신 박윤우는 혓바닥이 더 매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어떻게 이럴 수가...”박윤우는 자기가 유남준에게 속은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남준의 연기도 만만치 않게 좋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베어 물었을 뿐인데도 이렇게 참기 힘든데 하나를 통째로 삼키고도 표정 관리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박윤우는 테이블에 놓인 다른 주먹밥을 쓰레기통에 버리려는데 주방으로 들어온 박민정이 그 주먹밥에서 살짝 삐져나온 겨자를 발견했다.“윤우야, 대답해. 이거 뭐야?”이에 박윤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엄마, 나는...”“안에 겨자를 넣었으면서 왜 아저씨한테 먹으라고 한 거야?”박윤우가 손톱을 잡아 뜯더니 이렇게 말했다.“엄마, 내가 잘못했어요. 앞으로 다시는 안 이럴게요.”박민정은 딱히 그를 혼내지는 않았지만 자세를 낮추고 이렇게 물었다.“그냥 왜 아저씨를 괴롭히는지 궁금해서 물었을 뿐이야.”유남준은 그래도 박윤우의 친부였다. 언젠가 그들도 크면 분명 알게 될 것이다.박민정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싫어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유남준이 약속을 어기고 그를 회사에 데리고 가지 않아 그런 거라고 말할 엄두가 나지 않은 박윤우라 어쩔 수 없이 핑계를 지어낼 수밖에 없었다.“엄마, 아저씨가 생기니까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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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몽유했다고?박윤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럴 리가 없어요. 지금까지 한 번도 자다가 돌아다닌 적은 없는데.”유남준은 대답 대신에 이렇게 말했다.“얼른 정리하고 회사 가야지.”“네.”회사로 간다는 말에 박윤우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박민정은 그가 유남준을 따라 회사로 간다는 말에 딱히 막지 않았다. 그저 안전에 조심하고 함부로 뛰어다니지 못 하게 잘 살펴보라고 했다.가는 길, 박윤우는 들뜬 마음으로 창밖을 스치는 풍경을 감상했다.한 시간 뒤, 차는 호화로운 빌딩 앞에 도착했다.IM 그룹을 보며 박윤우는 어딘지 모를 익숙함을 느꼈다. 이거 형 박예찬이 말한 그 회사 아닌가? 최근에 다른 사람의 프로젝트를 많이 가로채 돈을 많이 벌었다는 그 회사였다. 유씨 집안도 IM 그룹의 배후가 누군지 찾고 있었다.“아저씨, 이 회사가 아저씨 회사에요?”“응, 왜?”“완전 크네요.”박윤우가 진심으로 감탄했다. 다른 사람은 모르는 비밀을 알아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빠 회사랑 비기면 어때?”유남준이 물었다. 이에 박윤우가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에이, 당연히 아빠 회사가 더 크죠. 아직 아빠랑 비기려면 멀었어요.”유남준은 이를 듣고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박윤우를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시간이 없어 여자 비서 한 명을 붙여줬다.여비서는 박윤우를 보더니 활짝 웃으며 물었다.“꼬마야. 안녕. 넌 이름이 뭐야?”여자의 몸에서 진한 향수 냄새가 풍겨왔다. 박윤우는 본능적으로 이 여자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저는 윤우라고 합니다.”박윤우가 무미건조하게 대답하더니 회사를 빙 둘러봤다. 회사 규모가 꽤 컸고 여러 업무를 포함하고 있었다. 앞으로 만약 엄마와 형, 그리고 자기를 먹여 살리기엔 충분한 것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회사에 예쁜 여비서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윤우야, 아줌마랑 근처 놀이공원 가서 놀래?”여비서가 박윤우와 친해지려고 힘썼다.아이라면 놀이공원을 싫어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박윤우가 이를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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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박윤우의 눈은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여비서를 무시했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새엄마가 되어주고 싶어 한다니 교훈을 줄 수밖에 없었다.여비서의 몸이 티 나게 굳어지더니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만 해도 괜찮던 아이가 왜 갑자기 표정이 삭 바뀐 거지?서다희는 그제야 여비서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여비서를 쏘아보더니 박윤우를 데리고 몸을 돌렸다.일단 대표이사 비서실의 풍기를 잘 다스려야겠다고 생각했다.퇴근 후 박윤우는 유남준과 함께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박윤우가 유남준을 떠보기 시작했다.“아저씨, 회사에 예쁜 이모들이 많던데. 왜 우리 엄마를 좋아하게 된 거예요?”이를 들은 유남준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몰라.”유남준도 왜 박민정을 좋아하게 됐는지 알았다면 지금처럼 답답하게 속수무책은 아닐 것이다.박윤우가 말문이 막혔다. 뭔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앞에 앉은 기사가 이렇게 말했다.“대표님, 누군가 우리를 미행하고 있습니다.”IM이 두각을 드러내면서부터 많은 회사가 그 배후가 누군지 조사하고 있었기에 유남준은 이미 이런 상황에 적응했다.“피해서 다른 길로 바꿔.”“네.”기사가 바로 다른 길로 바꿨다. 하지만 오늘 그들에게 붙은 차는 조사만을 위해서 따라붙은 건 아닌 것 같았다. 뒤에서 따라오던 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더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깨지고 말았다.유남준은 본능적으로 박윤우를 품에 꼭 감싸더니 갑자기 날아온 비수를 막아냈다.귓가에 불어치는 차가운 바람에 박윤우는 넋을 잃은 채 유남준의 품에서 꼼짝달싹하지 않았다.기사는 이런 장면이 익숙한지 별로 놀라지 않은 듯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뒤따라오던 차가 몰래 유남준의 차량을 보호하던 차들로 둘러싸였다.사태가 진정되긴 했지만 유남준은 아까 날아든 비수에 의해 얼굴이 살짝 찢어졌다.“대표님, 괜찮으세요?”“난 괜찮아.”유남준이 이렇게 말하더니 품에 안은 아기를 다독였다.“나랑 회사로 나와보니 어때?”박윤우는 너무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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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박윤우는 한번 고집을 피우면 끝이 없었다. 문제는 지금 정말 아파서 몸이 불편했다.박민정은 꾹 참고 아이를 달래주었다.그러나 박윤우는 포기하지 않았다.“엄마, 아저씨가 와서 우리랑 같이 있어 줬으면 좋겠어.”“알았어. 그럼 아저씨 보고 오라고 할게. 그러니까 그만해.”박민정은 어쩔 수 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유남준은 아직 잠들지 않았고 서재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박민정은 살짝 미안한 듯 문을 두드렸다.유남준은 보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문 쪽을 쳐다봤다.“아직 안 끝났어요?”“거의 다 됐어. 왜?”유남준이 묻자 박민정은 용기를 내서 말했다.“이따가 일 다 끝나면 우리랑 같이 자요.”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는 당장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뛰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애써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래.”그제야 박민정은 방으로 돌아가서 박윤우에게 유남준이 이따가 곧 올 거라고 했다.원래는 적어도 30분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하고 몇 분 만에 유남준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온 것이다.박윤우는 유남준을 보자마자 소리쳤다.“아저씨, 제가 자면서도 막 걸어 다닌다면서요? 오늘 밤에 제가 돌아다니지 못하게 안아줘요.”유남준은 긴 다리를 앞으로 내디디면서 침대로 가 누웠다.박윤우는 자신의 옆자리를 툭툭 치면서 박민정에게 말했다.“엄마, 엄마도 나 안고 자. 되지?”“그래.”박민정은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그렇게 박윤우는 두 사람 사이에서 잤고 박민정과 유남준은 박윤우를 안아주다가 손이 닿았다.박윤우는 지금처럼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다.엄마와 아빠가 양쪽에서 자신을 안아주자 박윤우는 곧 잠들었다.박민정은 아직 자지 않았고 어두운 불빛을 통해 유남준의 상처 있는 얼굴을 보고는 만지려고 손을 막 들었다.그런데 유남준은 어떻게 알았는지 먼저 박민정의 손을 잡으면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아직 안 잤어?”박민정은 흠칫했지만 손을 빼지 않고 말했다.“네.”유남준은 박민정의 손을 놓고 박윤우를 안아서 자신의 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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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박예찬은 박윤우더러 일의 경과를 말해 보라고 했다.몇 분 후 자초지종을 다 들은 박예찬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가끔 보면 나쁜 것 같지는 않아.”“그렇지? 형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박윤우의 큰 눈동자에 기대가 가득했다.박예찬은 동의했다.“그래. 그런데 그게 뭘 의미하는데? 아저씨는 사람을 보내서 나를 구한 적도 있어.”그러자 박윤우는 살짝 실망했다.“그러니까 형은 아직 아빠를 받아주기 싫어?”박예찬은 또 한 번 침묵하다가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엄마가 용서하면 나도 용서할 거야.”엄마가 고생하면서 그들을 키웠는데 유남준이 조금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엄마가 외국에서 혼자 겪었던 고생을 잊으면 안 된다.“그럼 그렇게 약속한 거다?”박윤우는 엄마가 다시 아빠를 사랑할 수 있도록 아빠를 천천히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박예찬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고는 눈을 감고 좀 더 잤다. 그런데 김인우가 문을 열고 들어와 큰 책가방 하나를 던졌다.“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 어린이집 가야지.”또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니...박예찬은 하마터면 자신이 유치원생이라는 사실을 잊을 뻔했다. 비몽사몽 일어나 옷을 입었다.김인우는 그런 박예찬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지금까지 어른들이 말을 안 해도 혼자서 잘 일어나서 어린이집 갈 준비를 했던 박예찬이 이런 모습도 있다니.“어제 뭐 하러 갔길래 아직도 잠이 안 깬 거야?”박예찬은 당연히 그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별거 안 했어요.”박예찬이 그렇게 말할수록 김인우는 더 궁금했다.김인우는 직접 박예찬을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고 전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근처에 많은 경호원까지 배치해 두었다.드디어 어린이집 문 앞에 도착했고 박예찬은 차에서 내리기 전에 멀리서 유지훈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봤다.박예찬이 차에서 내리자 유지훈이 즉시 뛰어와 훑어보더니 의심하면서 물었다.“네가 박예찬이야?”“내가 아니면 누군데?”박예찬은 어이가 없었다.이때 조동민도 다가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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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집에 혼자 있던 박윤우는 심심해서 나갔다가 집 앞에서 유지훈과 다른 두 아이와 마주쳤다.유지훈은 유남준의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서 박윤우를 보자마자 다급히 말했다.“박윤우, 너 할 수 있으면 나와 봐.”박윤우는 유지훈의 뒤에 있는 다른 두 아이를 보고 그들이 절대 자신과 얘기를 나누려고 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박윤우는 멍청하지 않았다. 몸이 좋지 않은 박윤우는 세 명은 말할 것도 없고 유지훈과 단둘이 붙어도 이기지 못할 것이다.“지금 나한테 말하는 거야?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해?”박윤우는 유지훈에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그러자 유지훈은 더욱 화가 났다.“너 이 새X, 감히 그런 눈으로 나를 봐?”그 말을 듣자 박윤우의 눈빛이 싸늘해졌다.오늘 반드시 이 아이들을 혼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유지훈, 너 혼자 들어올 용기는 있어?”유지훈은 그 말을 듣고 눈앞에 있는 박윤우는 박예찬과 외모가 닮기만 했지 전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이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없을 리가 있나?”유지훈은 뒤에 있는 두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하고는 돌아서서 유남준의 집으로 들어갔다.경비원은 유지훈이 박윤우와 아는 사이인 것 같아 들여보내 주었다.들어가자마자 유지훈은 주먹을 꽉 쥐고 박윤우를 향해 휘둘렀다.그러나 박윤우가 피하며 말했다.“여기는 보는 사람이 있으니까 싸우기 불편해. 우리 사람 없는 곳으로 가자.”유지훈은 그 말에 동의했다. 만약 경비원이 자신이 박윤우를 때리는 것을 보면 무조건 박윤우를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유지훈은 박윤우를 따라 정원에 있는 조산으로 걸어갔다.조산은 크기가 커서 네다섯 살짜리 아이 두 명이 그쪽으로 걸어가자 곧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박윤우는 유지훈이 이렇게 속이기 쉬운 줄 몰랐다. 그는 속도를 높여 계속 주위를 돌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지훈은 머리가 어지러웠고 어느새 앞에 있던 박윤우가 보이지 않았다.“어디 갔어? 박윤우?”유지훈이 소리쳐 물었지만 조산 안의 소리만 들려왔다.유지훈은 여기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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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박윤우는 유지훈이 지금까지 조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 어떻게 이렇게 멍청하지.반면에 박민정은 의아해했다.“두 분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저희가 어떻게 알아요?”아들이 사라진 데다가 설에 유씨 가문에서 아버님이 유남준네를 편애하던 것이 떠오르자 최현아는 박민정에 대한 미움이 더 커졌다.“우리 지훈이가 오늘 어린이집 끝나고 여기로 왔는데 친구 말로는 지금까지 안 나왔다던데, 그럼 내가 여기로 찾아오지 어디를 가겠어?”박민정은 미간을 찌푸렸다.“지훈이를 본 적 없어요.”“네가 못 봤다면 못 본 거야?”최현아는 같이 온 부하에게 지시했다.“지금 당장 찾아봐. 여기를 싹 뒤집어 놓더라도 우리 지훈이 찾아내.”“네.”한 무리의 사람들은 이 저녁에 유남준의 집을 뒤지면서 심지어 위층에 있는 침실까지 들어갔다.박민정은 주먹을 꽉 쥐었다.“최현아 씨, 적당히 해요. 이건 무단침입이에요.”최현아는 유남준이 없는 것을 보고 박민정을 눈에 두지도 않았다. 하이힐을 신은 채 앞으로 걸어가서 말했다.“적당히 안 하면 어쩔 건데? 넌 못 듣고 유남준은 앞을 못 보는데 뭘 할 수 있어? 전에 너희가 내 남편을 잡았다고 우쭐거리지 마. 그때 내 남편이 실수하지 않았다면 유남준이 감히 내 남편을 건드릴 수 있었겠어?”유성혁은 헛기침 한 번 하고 박민정에게 말했다.“박민정, 내 아들 내놔. 아니면 너희 다 혼날 줄 알아.”박민정은 눈앞에 있는 막무가내인 두 사람 때문에 어이가 없었다. 휴대폰을 들고 경찰에 신고하려던 찰나, 유성혁이 재빠르게 박민정의 손에서 휴대폰을 뺏어서 땅에 던졌다.“빨리 내 아들 내놔!”유성혁은 박민정에게 손을 대려고 했는데 이때 밖에서 지키고 있던 경호원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즉시 들어와서 박민정과 박윤우를 지켰다.유성혁은 그 경호원들을 보고 갑자기 멈칫했다.유성혁도 사람들을 데려왔지만 유남준의 부하들과 비하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최현아는 그들이 데려온 사람이 박민정네 사람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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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박민정은 임신한 몸으로 최현아를 차다가 휘청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는데 다행히 경호원이 잡아 줬다.최현아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차이자 평소의 자태는 내려놓고 손을 뻗어 박민정과 싸우려 했다.하지만 다행히 경호원들이 막아섰다.유성혁이 데려온 사람들이 두원 별장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보다 실력이 못했지만 그래도 사람 수가 많아서 박민정은 아이를 데리고 쉽게 나갈 수가 없었다.바로 이때 누군가가 온몸이 얼어붙고 얼굴이 시퍼레진 유지훈을 안고 걸어왔다.“사모님, 조산 쪽에서 지훈 도련님을 찾았습니다.”유지훈은 추위에 얼어서 모양새가 엉망이었다.최현아는 박민정과 박윤우를 신경 쓸 새도 없이 유지훈에게 뛰어갔다.“아들, 괜찮아?”유지훈은 벌벌 떨며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최현아는 겨우 몇 글자만 들을 수 있었다.“다 그... 새X 때문이야...”최현아는 박민정에게 따지고 싶었다.하지만 박민정과 박윤우는 이미 차에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유성혁은 아들의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젠장! 할아버지가 오시면 무조건 나서주시라고 말씀드려야겠어.”두 아이는 차례로 병원에 보내졌다.유명훈은 병원과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먼저 도착해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연이어 왔다.최현아는 울면서 유명훈에게 유지훈이 박윤우 때문에 갇히게 된 경과를 말하면서 너무 추워 몸이 다 얼었다고 했다.“할아버지, 우리 지훈이 지금 말도 못 해요. 그러니까 무조건 우리 지훈이 대신 그 사람들 혼내 주셔야 해요. 지훈이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 옆에서 자랐는데 저 애는 유씨 가문의 핏줄이 맞는지 장담도 못 하잖아요.”박민정은 복도에 앉아 있으면서 박윤우를 걱정하느라 최현아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유명훈은 늘 유지훈을 걱정했다. 전에 몇 번 말썽을 피워서 혼냈었지만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증손주는 유지훈이었다.최현아의 말대로 유명훈의 마음속에서 유지훈이 박윤우처럼 똑똑하고 철 들지는 못했지만 늘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남다른 감정이 있었다.“알았어. 내가 꼭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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