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우의 눈은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여비서를 무시했다. 그렇게 다른 사람의 새엄마가 되어주고 싶어 한다니 교훈을 줄 수밖에 없었다.여비서의 몸이 티 나게 굳어지더니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만 해도 괜찮던 아이가 왜 갑자기 표정이 삭 바뀐 거지?서다희는 그제야 여비서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여비서를 쏘아보더니 박윤우를 데리고 몸을 돌렸다.일단 대표이사 비서실의 풍기를 잘 다스려야겠다고 생각했다.퇴근 후 박윤우는 유남준과 함께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박윤우가 유남준을 떠보기 시작했다.“아저씨, 회사에 예쁜 이모들이 많던데. 왜 우리 엄마를 좋아하게 된 거예요?”이를 들은 유남준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몰라.”유남준도 왜 박민정을 좋아하게 됐는지 알았다면 지금처럼 답답하게 속수무책은 아닐 것이다.박윤우가 말문이 막혔다. 뭔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앞에 앉은 기사가 이렇게 말했다.“대표님, 누군가 우리를 미행하고 있습니다.”IM이 두각을 드러내면서부터 많은 회사가 그 배후가 누군지 조사하고 있었기에 유남준은 이미 이런 상황에 적응했다.“피해서 다른 길로 바꿔.”“네.”기사가 바로 다른 길로 바꿨다. 하지만 오늘 그들에게 붙은 차는 조사만을 위해서 따라붙은 건 아닌 것 같았다. 뒤에서 따라오던 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더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깨지고 말았다.유남준은 본능적으로 박윤우를 품에 꼭 감싸더니 갑자기 날아온 비수를 막아냈다.귓가에 불어치는 차가운 바람에 박윤우는 넋을 잃은 채 유남준의 품에서 꼼짝달싹하지 않았다.기사는 이런 장면이 익숙한지 별로 놀라지 않은 듯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뒤따라오던 차가 몰래 유남준의 차량을 보호하던 차들로 둘러싸였다.사태가 진정되긴 했지만 유남준은 아까 날아든 비수에 의해 얼굴이 살짝 찢어졌다.“대표님, 괜찮으세요?”“난 괜찮아.”유남준이 이렇게 말하더니 품에 안은 아기를 다독였다.“나랑 회사로 나와보니 어때?”박윤우는 너무 놀란
박윤우는 한번 고집을 피우면 끝이 없었다. 문제는 지금 정말 아파서 몸이 불편했다.박민정은 꾹 참고 아이를 달래주었다.그러나 박윤우는 포기하지 않았다.“엄마, 아저씨가 와서 우리랑 같이 있어 줬으면 좋겠어.”“알았어. 그럼 아저씨 보고 오라고 할게. 그러니까 그만해.”박민정은 어쩔 수 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유남준은 아직 잠들지 않았고 서재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박민정은 살짝 미안한 듯 문을 두드렸다.유남준은 보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문 쪽을 쳐다봤다.“아직 안 끝났어요?”“거의 다 됐어. 왜?”유남준이 묻자 박민정은 용기를 내서 말했다.“이따가 일 다 끝나면 우리랑 같이 자요.”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는 당장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뛰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애써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래.”그제야 박민정은 방으로 돌아가서 박윤우에게 유남준이 이따가 곧 올 거라고 했다.원래는 적어도 30분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하고 몇 분 만에 유남준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온 것이다.박윤우는 유남준을 보자마자 소리쳤다.“아저씨, 제가 자면서도 막 걸어 다닌다면서요? 오늘 밤에 제가 돌아다니지 못하게 안아줘요.”유남준은 긴 다리를 앞으로 내디디면서 침대로 가 누웠다.박윤우는 자신의 옆자리를 툭툭 치면서 박민정에게 말했다.“엄마, 엄마도 나 안고 자. 되지?”“그래.”박민정은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그렇게 박윤우는 두 사람 사이에서 잤고 박민정과 유남준은 박윤우를 안아주다가 손이 닿았다.박윤우는 지금처럼 이렇게 행복했던 적이 없다.엄마와 아빠가 양쪽에서 자신을 안아주자 박윤우는 곧 잠들었다.박민정은 아직 자지 않았고 어두운 불빛을 통해 유남준의 상처 있는 얼굴을 보고는 만지려고 손을 막 들었다.그런데 유남준은 어떻게 알았는지 먼저 박민정의 손을 잡으면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아직 안 잤어?”박민정은 흠칫했지만 손을 빼지 않고 말했다.“네.”유남준은 박민정의 손을 놓고 박윤우를 안아서 자신의 옆으
박예찬은 박윤우더러 일의 경과를 말해 보라고 했다.몇 분 후 자초지종을 다 들은 박예찬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가끔 보면 나쁜 것 같지는 않아.”“그렇지? 형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박윤우의 큰 눈동자에 기대가 가득했다.박예찬은 동의했다.“그래. 그런데 그게 뭘 의미하는데? 아저씨는 사람을 보내서 나를 구한 적도 있어.”그러자 박윤우는 살짝 실망했다.“그러니까 형은 아직 아빠를 받아주기 싫어?”박예찬은 또 한 번 침묵하다가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엄마가 용서하면 나도 용서할 거야.”엄마가 고생하면서 그들을 키웠는데 유남준이 조금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엄마가 외국에서 혼자 겪었던 고생을 잊으면 안 된다.“그럼 그렇게 약속한 거다?”박윤우는 엄마가 다시 아빠를 사랑할 수 있도록 아빠를 천천히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박예찬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고는 눈을 감고 좀 더 잤다. 그런데 김인우가 문을 열고 들어와 큰 책가방 하나를 던졌다.“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 어린이집 가야지.”또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니...박예찬은 하마터면 자신이 유치원생이라는 사실을 잊을 뻔했다. 비몽사몽 일어나 옷을 입었다.김인우는 그런 박예찬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지금까지 어른들이 말을 안 해도 혼자서 잘 일어나서 어린이집 갈 준비를 했던 박예찬이 이런 모습도 있다니.“어제 뭐 하러 갔길래 아직도 잠이 안 깬 거야?”박예찬은 당연히 그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별거 안 했어요.”박예찬이 그렇게 말할수록 김인우는 더 궁금했다.김인우는 직접 박예찬을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고 전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근처에 많은 경호원까지 배치해 두었다.드디어 어린이집 문 앞에 도착했고 박예찬은 차에서 내리기 전에 멀리서 유지훈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봤다.박예찬이 차에서 내리자 유지훈이 즉시 뛰어와 훑어보더니 의심하면서 물었다.“네가 박예찬이야?”“내가 아니면 누군데?”박예찬은 어이가 없었다.이때 조동민도 다가와 말했다.“
집에 혼자 있던 박윤우는 심심해서 나갔다가 집 앞에서 유지훈과 다른 두 아이와 마주쳤다.유지훈은 유남준의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서 박윤우를 보자마자 다급히 말했다.“박윤우, 너 할 수 있으면 나와 봐.”박윤우는 유지훈의 뒤에 있는 다른 두 아이를 보고 그들이 절대 자신과 얘기를 나누려고 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박윤우는 멍청하지 않았다. 몸이 좋지 않은 박윤우는 세 명은 말할 것도 없고 유지훈과 단둘이 붙어도 이기지 못할 것이다.“지금 나한테 말하는 거야?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해?”박윤우는 유지훈에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그러자 유지훈은 더욱 화가 났다.“너 이 새X, 감히 그런 눈으로 나를 봐?”그 말을 듣자 박윤우의 눈빛이 싸늘해졌다.오늘 반드시 이 아이들을 혼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유지훈, 너 혼자 들어올 용기는 있어?”유지훈은 그 말을 듣고 눈앞에 있는 박윤우는 박예찬과 외모가 닮기만 했지 전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이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없을 리가 있나?”유지훈은 뒤에 있는 두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하고는 돌아서서 유남준의 집으로 들어갔다.경비원은 유지훈이 박윤우와 아는 사이인 것 같아 들여보내 주었다.들어가자마자 유지훈은 주먹을 꽉 쥐고 박윤우를 향해 휘둘렀다.그러나 박윤우가 피하며 말했다.“여기는 보는 사람이 있으니까 싸우기 불편해. 우리 사람 없는 곳으로 가자.”유지훈은 그 말에 동의했다. 만약 경비원이 자신이 박윤우를 때리는 것을 보면 무조건 박윤우를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유지훈은 박윤우를 따라 정원에 있는 조산으로 걸어갔다.조산은 크기가 커서 네다섯 살짜리 아이 두 명이 그쪽으로 걸어가자 곧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박윤우는 유지훈이 이렇게 속이기 쉬운 줄 몰랐다. 그는 속도를 높여 계속 주위를 돌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지훈은 머리가 어지러웠고 어느새 앞에 있던 박윤우가 보이지 않았다.“어디 갔어? 박윤우?”유지훈이 소리쳐 물었지만 조산 안의 소리만 들려왔다.유지훈은 여기저기
박윤우는 유지훈이 지금까지 조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줄은 몰랐다. 어떻게 이렇게 멍청하지.반면에 박민정은 의아해했다.“두 분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저희가 어떻게 알아요?”아들이 사라진 데다가 설에 유씨 가문에서 아버님이 유남준네를 편애하던 것이 떠오르자 최현아는 박민정에 대한 미움이 더 커졌다.“우리 지훈이가 오늘 어린이집 끝나고 여기로 왔는데 친구 말로는 지금까지 안 나왔다던데, 그럼 내가 여기로 찾아오지 어디를 가겠어?”박민정은 미간을 찌푸렸다.“지훈이를 본 적 없어요.”“네가 못 봤다면 못 본 거야?”최현아는 같이 온 부하에게 지시했다.“지금 당장 찾아봐. 여기를 싹 뒤집어 놓더라도 우리 지훈이 찾아내.”“네.”한 무리의 사람들은 이 저녁에 유남준의 집을 뒤지면서 심지어 위층에 있는 침실까지 들어갔다.박민정은 주먹을 꽉 쥐었다.“최현아 씨, 적당히 해요. 이건 무단침입이에요.”최현아는 유남준이 없는 것을 보고 박민정을 눈에 두지도 않았다. 하이힐을 신은 채 앞으로 걸어가서 말했다.“적당히 안 하면 어쩔 건데? 넌 못 듣고 유남준은 앞을 못 보는데 뭘 할 수 있어? 전에 너희가 내 남편을 잡았다고 우쭐거리지 마. 그때 내 남편이 실수하지 않았다면 유남준이 감히 내 남편을 건드릴 수 있었겠어?”유성혁은 헛기침 한 번 하고 박민정에게 말했다.“박민정, 내 아들 내놔. 아니면 너희 다 혼날 줄 알아.”박민정은 눈앞에 있는 막무가내인 두 사람 때문에 어이가 없었다. 휴대폰을 들고 경찰에 신고하려던 찰나, 유성혁이 재빠르게 박민정의 손에서 휴대폰을 뺏어서 땅에 던졌다.“빨리 내 아들 내놔!”유성혁은 박민정에게 손을 대려고 했는데 이때 밖에서 지키고 있던 경호원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즉시 들어와서 박민정과 박윤우를 지켰다.유성혁은 그 경호원들을 보고 갑자기 멈칫했다.유성혁도 사람들을 데려왔지만 유남준의 부하들과 비하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최현아는 그들이 데려온 사람이 박민정네 사람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유
박민정은 임신한 몸으로 최현아를 차다가 휘청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는데 다행히 경호원이 잡아 줬다.최현아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차이자 평소의 자태는 내려놓고 손을 뻗어 박민정과 싸우려 했다.하지만 다행히 경호원들이 막아섰다.유성혁이 데려온 사람들이 두원 별장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보다 실력이 못했지만 그래도 사람 수가 많아서 박민정은 아이를 데리고 쉽게 나갈 수가 없었다.바로 이때 누군가가 온몸이 얼어붙고 얼굴이 시퍼레진 유지훈을 안고 걸어왔다.“사모님, 조산 쪽에서 지훈 도련님을 찾았습니다.”유지훈은 추위에 얼어서 모양새가 엉망이었다.최현아는 박민정과 박윤우를 신경 쓸 새도 없이 유지훈에게 뛰어갔다.“아들, 괜찮아?”유지훈은 벌벌 떨며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최현아는 겨우 몇 글자만 들을 수 있었다.“다 그... 새X 때문이야...”최현아는 박민정에게 따지고 싶었다.하지만 박민정과 박윤우는 이미 차에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유성혁은 아들의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젠장! 할아버지가 오시면 무조건 나서주시라고 말씀드려야겠어.”두 아이는 차례로 병원에 보내졌다.유명훈은 병원과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먼저 도착해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연이어 왔다.최현아는 울면서 유명훈에게 유지훈이 박윤우 때문에 갇히게 된 경과를 말하면서 너무 추워 몸이 다 얼었다고 했다.“할아버지, 우리 지훈이 지금 말도 못 해요. 그러니까 무조건 우리 지훈이 대신 그 사람들 혼내 주셔야 해요. 지훈이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 옆에서 자랐는데 저 애는 유씨 가문의 핏줄이 맞는지 장담도 못 하잖아요.”박민정은 복도에 앉아 있으면서 박윤우를 걱정하느라 최현아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유명훈은 늘 유지훈을 걱정했다. 전에 몇 번 말썽을 피워서 혼냈었지만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증손주는 유지훈이었다.최현아의 말대로 유명훈의 마음속에서 유지훈이 박윤우처럼 똑똑하고 철 들지는 못했지만 늘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남다른 감정이 있었다.“알았어. 내가 꼭 지
유성혁의 말을 듣자 유명훈의 표정이 급격히 변하면서 박민정을 쳐다봤다.“진짜야?”박민정은 유명훈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면서도 전혀 겁내지 않았다.“윤우가 유씨 가문의 증손주가 아니면 공평한 대우도 못 받나요?”최현아는 그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누구 애인지도 모르는 새X를 감히 우리 지훈이랑 비교해?”‘새X’라는 두 글자는 박민정을 완전히 화 나게 만들었다.박민정은 얼음장같이 차가운 표정으로 최현아를 쳐다봤다.최현아는 그 모습을 보고 자기가 차였던 것이 떠올라 다급히 뒤로 물러섰다.“뭘 째려봐? 내가 틀린 말 했어? 만약 우리 지훈이가 잘못되면 너랑 네 아들은 목숨으로 갚아야 할 거야!”박민정은 주먹을 꽉 쥐었다.이때 어디선가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만약 내 아들이 잘못되면요?”모두 고개를 돌려 보자 유남준이 사람들을 데리고 걸어오고 있었다.유남준은 선두에 서서 긴 다리를 뻗으며 곧 그들 앞에 다가왔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에 최현아와 유성혁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유명훈은 유남준이 온 것을 보고 표정이 어두워졌다.“남준아, 성혁이 말로는 윤우가 네 아이가 아니라고 하더구나.”유성혁은 유명훈이 자기가 말했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마음에 찔렸다.하지만 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도 표정이 차분했다.“할아버지, 윤우가 제 아들이 맞는지 아닌지 제가 모르겠어요?”유명훈은 자료 한 웅큼을 들고 조금 전 유성혁이 했던 말을 다시 한번 유남준에게 들려주었다.“남준아, 날짜가 맞지 않아. 너 박민정에게 속은 거야.”유성혁이 옆에서 말했다.유남준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유성혁은 즉시 입을 다물었다.최현아는 자신이 여자이기 때문에 유남준이 자신한테 어떻게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언성을 높였다.“남준아, 아까 박민정이 발로 나를 차기까지 했어. 너 절대 가만히 있으면 안 돼.”그러자 유남준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자신에게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제 와이프는 지금 임신한 상태예요
“확인 결과 윤우는 대표님의 친자가 맞습니다. 3 가지 검사 결과 전부 다 똑같이 나왔어요.”서다희는 최대한 목소리를 낮춰서 유남준에게 말했다.친자가 맞았다!그렇다면 박예찬과 박윤우는 전부 유남준의 자식이다.평온했던 눈빛에 충격이 가득했다.박민정은 그의 아이들을 데리고 5년 동안 사라졌던 것이다.유남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무슨 일인지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계속해서 박민정과 박윤우를 비난하려고 했다.유남준이 서다희에게 말했다.“친자 확인 결과서 갖고 와.”친자확인이라니?!모두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박민정조차도 믿기지 않았다.도대체 언제 사람을 시켜 친자 확인 검사를 했단 말인가?박민정은 유남준이 전에도 친자 확인 검사를 하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하지 않을 줄 알았다.유명훈은 검사 결과를 받았고 고영란도 건네받았다.두 사람은 결과 보고서에 박윤우가 유남준의 친자임이 99퍼센트인 것을 보고 차가웠던 표정이 바뀌었다.“윤우가 우리 유씨 가문의 자식이 맞았네.”고영란이 웃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유성혁과 최현아는 듣고도 믿지 않았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시간이 맞지 않은데.”최현아가 덧붙였다.“그 결과 보고서 가짜 아니에요?”서다희는 어이가 없었다.“제가 병원 세 군데를 찾아서 의뢰했으니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그걸 어떻게 알아요? 박민정이 5년 동안 사라지기까지 했는데 친자 확인 결과서를 조작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죠.”박민정은 머릿속에 온통 유남준이 두 아이가 그의 친자식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사실로 가득 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성혁은 최현아의 말에 맞장구쳤다.“남준아, 너 설마 네가 속았다는 걸 감추려고 결과를 조작한 건 아니지?”만약 유남준이 앞이 보였다면 당장 유성혁에게 주먹을 날렸을 것이다.사실 고영란도 남이 한 친자 확인 검사를 믿지 못했다.마침 이때 휴대폰이 울렸고 고영란은 발신자가 비서인 것을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았다.이것도 친자 확인 검사에 관한 내용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