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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박예찬은 박윤우더러 일의 경과를 말해 보라고 했다.

몇 분 후 자초지종을 다 들은 박예찬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

“가끔 보면 나쁜 것 같지는 않아.”

“그렇지? 형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박윤우의 큰 눈동자에 기대가 가득했다.

박예찬은 동의했다.

“그래. 그런데 그게 뭘 의미하는데? 아저씨는 사람을 보내서 나를 구한 적도 있어.”

그러자 박윤우는 살짝 실망했다.

“그러니까 형은 아직 아빠를 받아주기 싫어?”

박예찬은 또 한 번 침묵하다가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

“엄마가 용서하면 나도 용서할 거야.”

엄마가 고생하면서 그들을 키웠는데 유남준이 조금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엄마가 외국에서 혼자 겪었던 고생을 잊으면 안 된다.

“그럼 그렇게 약속한 거다?”

박윤우는 엄마가 다시 아빠를 사랑할 수 있도록 아빠를 천천히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박예찬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전화를 끊고는 눈을 감고 좀 더 잤다. 그런데 김인우가 문을 열고 들어와 큰 책가방 하나를 던졌다.

“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 어린이집 가야지.”

또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니...

박예찬은 하마터면 자신이 유치원생이라는 사실을 잊을 뻔했다. 비몽사몽 일어나 옷을 입었다.

김인우는 그런 박예찬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지금까지 어른들이 말을 안 해도 혼자서 잘 일어나서 어린이집 갈 준비를 했던 박예찬이 이런 모습도 있다니.

“어제 뭐 하러 갔길래 아직도 잠이 안 깬 거야?”

박예찬은 당연히 그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별거 안 했어요.”

박예찬이 그렇게 말할수록 김인우는 더 궁금했다.

김인우는 직접 박예찬을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고 전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근처에 많은 경호원까지 배치해 두었다.

드디어 어린이집 문 앞에 도착했고 박예찬은 차에서 내리기 전에 멀리서 유지훈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봤다.

박예찬이 차에서 내리자 유지훈이 즉시 뛰어와 훑어보더니 의심하면서 물었다.

“네가 박예찬이야?”

“내가 아니면 누군데?”

박예찬은 어이가 없었다.

이때 조동민도 다가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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