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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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우리 사이는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야.”박민정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에리도 더는 캐물을 수가 없었다.“괜찮아.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응.”“그럼 나 먼저 간다. 다음엔 예찬이랑 윤우도 꼭 데려와.”박예찬과 박윤우도 에리를 참 좋아했고 에리도 두 아이를 좋아했다.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에리가 가고 정민기가 차에서 내려 박민정을 향해 걸어오더니 새로운 소식을 알렸다.“내가 얻은 정보가 맞다면 예찬이를 납치한 사람 윤소현과 관련될 가능성이 많아요.”“윤소현이요?”박민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윤소현일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윤소현은 박민정과 혈연관계가 있었다. 윤소현이 박민정을 미워한다면 아마도 그녀가 유남우와 몇 번 만난 것밖에 없을 것이다.“확실해요?”박민정이 되물었다.“내가 조사한 바로는 예찬이가 그린 그림에 정호철이라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 사람 정수미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에요. 지금은 이미 해외로 도주한 상태고요.”정민기가 대답했다.정수미.박민정은 전에 정수미가 그녀를 협박했던 게 떠올랐다.“알았어요. 일단 이 일은 비밀로 해요.”정씨 집안은 확실히 실력이 있었다. 아이를 데려간 후로 김씨 가문에서 밤새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정수미는 박민정이 상대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니 정수미가 범인이라는 걸 알아도 당장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네.”정민기도 이를 꿰뚫고 있었다.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모든 걸 드러내기보다는 일단 상대가 모르게 숨기는 게 낫다....유씨 가문과 김씨 가문도 이내 정씨 가문이 한 짓임을 알게 되었다.하지만 정씨 가문과 유씨 가문은 혼인으로 맺어진 사이기에 대놓고 싸울 수는 없었다. 아이만 괜찮으면 정씨 집안을 문제 삼기가 애매했다.유명훈도 유남준에게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정수미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앞으로 한 번만 더 그러면 절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경고했다.유남준은 썩 내키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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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박윤우는 잠깐 고민하더니 유남준의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간단해요. 아저씨가 새로 세운 회사로 데려가 줘요.”유남준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회사 가서 뭐하게?”“그냥요. 아저씨 회사가 얼마나 큰지 보게.”박윤우가 관찰한 데 의하면 박민정이 유남준을 받아줄 가능성이 커 보였다. 만약 유남준과 같이 살아야 한다면 먼저 유남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실력이 그저 그렇다면 그는 박민정이 유남준을 만나는 걸 반대할 생각이었다.“그래, 내일 데려가 줄게. 말해봐.”유남준은 박윤우가 무슨 꿍꿍이인지 몰랐다.박윤우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오늘 엄마랑 만난 사람 에리 삼촌이에요. 엄마가 외국에서 구제해 준 가수였는데 지금은 엄청 핫한 글로벌 스타가 됐죠.”글로벌 스타? 에리?유남준은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었다.낮에 서다희가 알려주긴 했지만 연예인 이름이라 따로 기억하지는 않았다.“아저씨, 에리 삼촌 진짜 잘생겼어요. 엄마가 그러는데 혼혈이래요. 혼혈이 무슨 뜻인지 알아요? 외국인과 내국인이 같이 아이를 낳으면 되게 예쁜 애가 나온다고 티브이에서 그랬어요.”유남준이 이를 듣더니 코웃음 쳤다.“티브이에서 하는 말 다 믿으면 안 돼. 노새가 뭔지 알아?”박윤우는 의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동물 아니에요?”“노새가 바로 말과 당나귀 사이에서 나온 동물이야. 당나귀보다 크고 말보다는 착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그게 뭔데요?”박윤우가 궁금해했다.“아기 노새를 낳지 못한다는 거지.”박윤우는 똘똘한 편이었기에 유남준의 말을 바로 알아들었다. 에리는 예쁜 아이가 있을 수 없다는 말이었다. 박윤우는 유남준이 이런 독설을 하고도 벌받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게 기적이라고 생각했다.유남준이 다시 걸음을 옮기다가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에리랑 나랑 누가 더 잘생겼어?”박윤우가 한참 멍해 있더니 끝없이 쫑알거리기 시작했다.“아저씨랑 에리 삼촌은 다 잘생겼는데 잘생긴 포인트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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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사실 유남준은 박민정이 외국에서 전문적인 작곡가로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민정은 유남준이 아직 눈치챘다는 걸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사실 박민정이 들키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아 유남준이 꾹 참고 물어보지 않는 것이었다.유남준은 박민정이 두 번이나 거절하자 정말 그 연하남에게 홀린 게 아닌지 걱정했다.이튿날, 날이 밝기도 전에 유남준은 회사로 나가 서다희에게 에리라는 연예인을 조사하라고 했다. 그렇게 유남준은 박윤우를 회사에 데리고 오겠다는 약속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서다희는 어안이 벙벙했다.“대표님, 에리 최근에 귀국한 스타예요. 우리 회사로 초대할 예정이었는데?”유남준은 그제야 왜 에리라는 이름이 그렇게 익숙했는지 떠올랐다.“진척은 있어?”서다희가 솔직하게 대답했다.“에리는 다른 남자 연예인과 달랐어요. 아직 뭘 원하는지 파악이 되지 않았습니다. 자유로운 걸 좋아하고 속박받기 싫다면서 거절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미 사람을 보내 조사하고 있으니 취미 생활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유남준은 에리를 데려올 수 있는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에요?”서다희가 멈칫하더니 에리의 근황을 줄줄 읊었다.“현재 남녀를 막론하고 SNS 팬만 5,000만이 넘어요. 트위터는 거의 억이 넘는 팔로워가 있고요. 데이터가 조금 진실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같은 연령대의 다른 남자 연예인들과 비겨도 에리처럼 팬덤이 막강한 사람은 없어요.”유남준이 기다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우리 회사에서 직접 에리와 같은 영향력을 가진 연예인을 만들어내려면 얼마나 걸릴까요?”“최소 3년은 걸릴걸요? 근데 시간과 정력이 너무 많이 걸려요.”서다희가 의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대표님이 언제부터 연예인을 만드는 데에 신경 쓰기 시작한 거지?’유남준은 일할 때 효율을 따지는 편이었다. 어느 연예인의 가치가 높으면 바로 데려오는 식으로 말이다.“생긴 건 어때요?”유남준이 물었다.“빼어나죠. 개인적으로 국내의 그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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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유남준은 부하에게 엄격한 편이었지만 인색하지는 않았다. 강연우의 직급을 한 단계 올려주었고 월급도 따블로 올려주었다.강연우의 차가운 얼굴은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방을 나서기 전 끝내 참지 못하고 이렇게 물었다.“대표님, 하랑이 혹시 김씨 집안으로 시집 가나요?”강연우는 유남준이 김인우와 절친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유남준도 강연우에게 비밀로 할 생각이 없었다.“네, 이미 약혼했어요.”이를 들은 강연우의 눈빛이 살짝 이상해졌다.“대표님, 하랑이 사모님과 친구 사이인 거 아시죠? 혹시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김인우 씨한테 조하랑과 결혼하지 말아 달라고 말씀해 주세요.”유남준은 강연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지만 원인은 딱히 물어보지 않았고 그저 차갑게 쏘아붙였다.“강 변호사, 우리는 그저 상하급 관계일 뿐이에요.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관여할 생각이 없어요.”“조하랑 씨가 김인우와 결혼하는 게 싫다면 둘이 직접 얘기하세요.”유남준이 제일 극혐하는게 다른 사람의 감정에 끼어드는 일이었다.이를 들은 강연우가 씁쓸한 표정으로 사무실에서 나갔다. 강연우가 가자마자 서다희가 불만을 늘어놓았다.“대표님이 둘 사이를 갈라놓았다고 생각하나?”“요즘 너무 한가하지? 응?”유남준이 이렇게 물었다.서다희가 바로 입을 다물더니 계속 업무를 이어갔다.유남준도 고개를 숙인 채 업무에 매진했다. 집에서 박윤우가 심술을 부리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른 채 말이다.“흥, 나빴어. 사기꾼이야!”박윤우는 화가 단단히 난 상태였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도우미가 유남준은 이미 회사에 갔다고 알려줬다.도우미는 전에 정림원에서 박윤우를 챙기던 통통한 여자였다.“윤우야, 왜 그래?”박민정은 곡을 쓰러 가고 없었다. 도우미가 약이 잔뜩 오른 박윤우를 보며 물었다.박윤우는 빨개진 얼굴로 씩씩거렸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어떤 사람한테 사기를 좀 당해서 그래요.”“누가 감히 윤우한테 사기를 쳐? 누군지 말해주면 내가 바로 응징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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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박윤우는 한수민이 가져온 선물을 보며 궁금한 척했다.“이거 비행기 모형이에요?”“맞아. 할머니가 열어줄게.”“네.”한수민은 아이가 참 달래기 쉽다고 생각했다. 박윤우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건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말이다. 한수민은 비행기 모형을 꺼내 박윤우에게 건네주며 이렇게 말했다.“할머니가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알려줄까?”박윤우는 모형을 받아 들더니 손을 흔들었다. 그러다 날개가 한수민의 눈을 찔렀다.“아이고!”미처 피하지 못한 한수민이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할머니, 괜찮아요?”박윤우가 그제야 발견했다는 듯 물었다. 한수민은 그가 실수로 그랬다고 생각해 손을 흔들었다.“괜찮아.”박윤우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이내 리모컨으로 비행기를 조종하더니 한수민의 머리 위로 이리저리 조종했다. 윙윙거리는 소리를 듣던 한수민은 두통을 느꼈다.“윤우야, 비행기 밖으로 조종해 볼까?”“네.”박윤우가 리모컨을 조종하더니 실수인 척 한수민의 얼굴을 향해 비행기를 조종했다.한수민이 황급히 피했지만 비행기가 높게 묶은 머리를 사정없이 헝클어 놓았다. 옆에 있던 도우미가 이에 웃음을 터트렸다.“어머, 죄송해요. 할머니. 제가 조종이 서툴러서...”박윤우가 불쌍한 척하며 말했다.한수민은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도우미를 힐끔 째려보며 말했다.“뭐가 우습다고 그렇게 웃는 거예요?”도우미는 한수민의 기세에 눌려 바로 입을 닫았다.한수민은 그제야 박윤우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윤우야, 이 장난감은 탁 트인 공간에서 놀아야 해. 일단 가지고 있다가 다음에 할머니랑 나가서 노는 거야. 어때?”“그래요.”박윤우가 비행기를 끄는 척하면서 다시 리모컨을 건드렸고 비행기는 다시 한수민의 얼굴로 돌진했다.한수민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손으로 막았지만 얼굴과 손이 긁혀서 상처가 나고 말았다. 그것도 모자라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모습이 참으로 처참했다.“아이고, 너 이 녀석...”한수민이 꾸짖으려는데 박윤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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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곡을 쓰던 박민정도 비명을 듣고 의아한 표정으로 거실로 향했다. 멀리서부터 한수민이 거실에 있는 게 보였고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한 손으로 박윤우를 손가락질했다.“너 일부러 그랬지?”한두 번이면 그럴 수 있다 쳐도 이번은 아니었다.박윤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할머니, 왜 그래요?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도우미가 박윤우 앞을 막아섰다.“아주머니, 윤우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얼마나 착한 아인데 그래요.”한수민은 믿지 않았다.“이거 분명 알코올이지 빨간약이 아니에요. 지금 얼굴이 불타오르는 것처럼 뜨겁다고요.”“윤우 아직 유치원도 안 갔어요. 어떤 게 빨간약이고 어떤 게 알코올인지 어떻게 알아요?”도우미는 앞에 선 노인네가 만만치 않음을 발견했다.할머니로서 손주를 용서하지 못할 일이 뭐가 있을까?한수민은 도우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박윤우는 고작 네다섯 살밖에 되지 않는 아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박윤우가 자기 얼굴을 망쳤다는 생각에 그에게 전혀 호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됐어요. 상대하기도 귀찮네. 민정이는 어디 갔어요?”한수민도 이제 슬슬 지쳤다. 도우미가 대답하려는데 박민정이 밖에서 들어오며 차가운 표정으로 한수민을 쏘아봤다.“무슨 일로 오셨어요?”한수민은 박민정의 차림새를 쭉 훑어봤다. 오른쪽 얼굴에 아직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아우라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한수민은 박민정에게 자세를 숙이기 싫었지만 앞으로 영원히 감옥에서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민정아, 오해하지 마. 엄마는 그냥 네 상처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 온 거야.”“괜찮아요. 죽을병도 아니잖아요.”박민정은 얼굴에 난 상처가 한수민이 딸이라고 끔찍이 아끼는 윤소현이 저지른 짓이라는 걸 떠올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다른 일 없으면 나가줄래요?”한수민이 멈칫하더니 물었다.“너 지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내가 아니었으면 네가 이 세상에 나올 일도 없었겠지. 좋은 마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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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박민정은 도우미에게 앞으로 한수민을 들여보내지 말라고 당부했다.자기 친자식도 인정하지 않는 한수민이 손주라고 인정할까?...한편, 집으로 돌아간 한수민은 아직도 아랫배가 아팠다. 박민정이 그냥 밀쳤을 뿐인데 왜 배가 아픈 거지?병원에 가보려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이 가셨고 이에 박민정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병실에 있는 티브이를 켜자마자 윤소현이 춤추는 영상이 재생되었다.티브이 속 화려한 딸을 보며 한수민은 너무 기뻤다.박민호가 경고장을 두둑이 갖고 들어오더니 한수민에게 건네주었다.“엄마, 이거 누나가 보낸 경고장인데요? 예전 박씨 가문의 재산을 그대로 반환하라고 적혀 있어요.”한수민이 멈칫하더니 경고장을 받아서 들었다. 기소장을 카피본을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박민호의 말이 맞았다.“박민정 이년이 기어코 나랑 맞서겠다는 거지?”“엄마, 그때 나한테 윤씨 집안에 돈 빌려주면 윤씨 집안에서 두 배로 갚는다면서요? 지금 윤씨 가문이 얼마나 강해졌는데 돈 돌려받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나 회사 하나 차려야죠.”박민호는 아직도 허황한 꿈에 빠져 있었다.한수민이 박민호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말했다.“아들, 그 돈은 이미 윤석후 아저씨 가져다줬어.”“앞으로 아저씨 따라다니면서 열심히 일해. 그리고 너희 누나도 글로벌 댄서잖니, 앞으로 모든 재산은 다 너희 누나 몫이 될 거야.”박민호도 윤소현이 한수민과 윤석후 사이에서 낳은 딸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한수민이 이 정도로 편애할 줄은 몰랐다.“엄마, 나도 엄마 아들이에요. 왜 소현 누나한테만 그렇게 신경 쓰는 건데요? 엄마 감옥에 있을 때 한 번이라도 찾아온 적 있어요?”한수민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소현이는 공인이잖니. 나 보러 왔다가 기자들한테 사진이라도 찍히면 어떡해? 그리고 너는 너희 언니랑 비길 게 못 되지. 너희 누나는 나보다 더 잘났어. 앞으로 정씨 집안의 재산도 전부 너희 언니 몫이 될 거야. 그러니 말만 잘 들으면 너한테도 잘해줄 거야.”박민호는 한수민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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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박민호가 차에서 내리자 조수석에 앉은 비서 홍주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도련님, 저도 이 사람 조사한 적 있어요. 회사 관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바움 그룹을 3년 관리하는 동안 본전도 못 건졌다고 들었어요.”“뒤에 남준 도련님이 인수하고 나서야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 합니다. 바움 그룹 자금을 다른 사람에게로 빼돌릴 생각도 했다던데 정말 멍청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죠.”홍주영은 박민호가 너무 오냐오냐하게 큰 재벌 2세라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면서 대표라는 타이틀만 바라보는 사람인지라 돈이 아무리 많아도 언젠가는 탕진하고 말 것이다.유남우가 좌석에 기댄 채 중얼거렸다.“돈 버는 거 바라지도 않았어.”이 말에 홍주영이 더 어리둥절해졌다. 하지만 홍주영은 유남우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말은 적게, 행동은 많이 하는 걸 좋아했다.“도련님, 최근 IM 그룹에서 우리 회사 연예인을 전부 데려가고 있습니다.”“회사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알아냈어?”홍주영이 고개를 저었다.“아직입니다. 그냥 외국 회사라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프로젝트도 거의 IM에 빼앗긴 적이 있다고 합니다.”유남우는 너무 피곤해 미간을 주물렀다. 홍주영은 유남우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호산을 접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중요한 프로젝트를 대거 빼앗긴 것도 모자라 연예인들도 다른 회사를 알아보고 있었다.“도련님, 만약 정씨 집안에서 협력 의사를 보인다면 주주들도 도련님께 아쉬운 소리를 하지는 못할 거예요.”“응, 알고 있어.”유남우가 윤소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대에서 내려온 윤소현이 유남우가 걸어온 전화를 보더니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저녁에 밥 먹자.”“그래요.”윤소현은 전화를 끊고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유남우가 처음으로 먼저 찾아온 게 다 정수미 덕분이라고 생각했다.백스테이지에서 딸의 공연을 지켜보던 정수미가 윤소현이 춤출 때 사용한 곡을 들으며 마음이 움직였다.“이 곡 듣기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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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박민정이 웃으며 말했다.“이 목숨으로 정 대표님의 목숨을 바꿀 수 있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닌 것 같은데요.”정수미는 박민정에게 이런 용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박민정, 아이 잘 살아 있잖아. 만약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아이는 누가 길러준대?”정수미는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다. 이미 한번 죽었다 살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죽고 싶지는 않았다.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딸을 찾아야 했다.박민정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비수가 정수미의 피부를 파고들었다. 그 순간 박민정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아이는 유씨 집안 핏줄이라 내가 죽어도 아무 영향은 없을 거예요.”정수미는 고통으로 미간에 식은땀이 잔뜩 맺혔다. 박민정이 혼자 복수하러 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박민정은 정수미를 죽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아직 박윤우와 박예찬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로서 아이들의 안전은 확보해야 했다. 하여 칼을 빼 들게 된 것이다.“정 대표님, 오늘 일은 그냥 교훈으로 삼아두세요. 딸을 지키는 건 문제 없지만 제 아이를 건드리는 건 절대 용납 못 해요.”“만약 다음이 있다면 전 제 모든 걸 걸고 덤벼들 거예요.”박민정은 이렇게 경고를 날리더니 칼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정수미는 이런 협박을 당한 게 너무 오랜만이었다. 아랫배를 움켜쥔 손에서 새어 나온 피를 보며 정수미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순간 정수미는 자기 딸이 박민정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윤소현도 마음이 모질긴 했지만 죽음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박민정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급하면 정말 다 같이 죽자고 덤벼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차에 앉은 정민기가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전부 지켜봤다. 여자인 박민정이 독하면 얼마나 독할까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정수미의 보디가드는 전문 업체에서 고용한 사람들이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들키는 날엔 정말 뼈도 추스르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화풀이를 한 박민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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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유남준이 박민정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안돼. 내가 챙기고 싶어서 그래.”“그럼 혼자 챙겨요.”박민정이 몸을 돌렸다. 하지만 유남준이 힘껏 당기자 이내 그의 품속에 안기고 말았다.“안돼.”“가자. 밥 먹으러. 네가 먹고 싶은 거 먹으러 가자. 내가 살게.”유남준은 어디서 배웠는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박민정은 갈 생각이 없었다.유남준이 박민정의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박민정은 억지를 부리는 유남준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요구를 들어주는 수밖에 없었다.“가요.”밖에서 외식한 적이 별로 없는 박민정이었기에 맛있는 집이 어딘지도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늦었기에 주변을 둘러보던 박민정이 결국 사람이 적은 중식당을 골랐다.둘은 들어가자마자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유남준은 앞이 보이지 않았기에 박민정의 손을 꼭 잡고 있어야 했다. 그래도 잘생긴 얼굴은 여전했기에 사람들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어떤 사람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려 했다.“죄송한데 사진은 찍지 말아 주세요.”하지만 그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찍으려 했다. 그러다 유남준의 차가운 얼굴을 보고 바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박민정은 앞으로 유남준을 데리고 나올 때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씌워야겠다고 생각했다.앞이 보이지 않는 훈남은 앞이 보이는 훈남보다 더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예를 들자면 길거리에서 매우 잘생긴 훈남을 마주치게 되면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훈남을 마주친다면 사람들이 부담 없이 눈을 마주칠 수 있을뿐더러 아련함까지 더해져 더 복합적인 감정이 생길 것이다.웨이터가 룸으로 안내했다. 그들을 안내하던 웨이터도 놀란 듯한 눈빛이었다.박민정은 이 웨이터도 잘생긴 얼굴에 놀란 것이라고 생각해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박민정이 모르는 게 있었다. 조금 전 웨이터가 유남우와 윤소현을 다른 룸으로 안내했기 때문이다. 두 룸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웨이터가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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