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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박민정이 웃으며 말했다.

“이 목숨으로 정 대표님의 목숨을 바꿀 수 있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닌 것 같은데요.”

정수미는 박민정에게 이런 용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

“박민정, 아이 잘 살아 있잖아. 만약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아이는 누가 길러준대?”

정수미는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다. 이미 한번 죽었다 살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죽고 싶지는 않았다.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딸을 찾아야 했다.

박민정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비수가 정수미의 피부를 파고들었다. 그 순간 박민정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아이는 유씨 집안 핏줄이라 내가 죽어도 아무 영향은 없을 거예요.”

정수미는 고통으로 미간에 식은땀이 잔뜩 맺혔다. 박민정이 혼자 복수하러 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박민정은 정수미를 죽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아직 박윤우와 박예찬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로서 아이들의 안전은 확보해야 했다. 하여 칼을 빼 들게 된 것이다.

“정 대표님, 오늘 일은 그냥 교훈으로 삼아두세요. 딸을 지키는 건 문제 없지만 제 아이를 건드리는 건 절대 용납 못 해요.”

“만약 다음이 있다면 전 제 모든 걸 걸고 덤벼들 거예요.”

박민정은 이렇게 경고를 날리더니 칼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정수미는 이런 협박을 당한 게 너무 오랜만이었다. 아랫배를 움켜쥔 손에서 새어 나온 피를 보며 정수미는 눈빛이 어두워졌다. 순간 정수미는 자기 딸이 박민정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윤소현도 마음이 모질긴 했지만 죽음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박민정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급하면 정말 다 같이 죽자고 덤벼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차에 앉은 정민기가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전부 지켜봤다. 여자인 박민정이 독하면 얼마나 독할까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정수미의 보디가드는 전문 업체에서 고용한 사람들이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들키는 날엔 정말 뼈도 추스르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

화풀이를 한 박민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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