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밖에서 내 제자라고 자칭하지 말고 스스로를 잘 돌보거라.”말을 마치고 진 영감은 손을 흔들었다.사람들은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진 영감이 눈을 감고 있어 아무도 말을 할 수 없었고 모두 조용히 방을 떠났다.“할아버지, 그 사람들이 다 떠났어요.”진안석은 문을 닫고 진 영감의 침대 곁에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 영감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눈을 떴다.“엄진우, 내가 유일하게 마음에 걸리는 건 이 아이뿐이야.”진 영감은 진안석의 손을 잡으며 엄진우에게 말했다.사실 진안석도 이미 서른이 넘었다.“할아버지, 저는 이미 가정을 이루고 자리도 잡았는데 무슨 걱정을 더 하십니까?”진안석은 할아버지가 유언을 남기는 듯한 어조를 들으며 눈가가 붉어졌고 얼굴에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가정을 이루고 자리도 잡았다고? 네가 한의학 협회에 들어가 작은 직책이라도 맡을 수 있었던 것은 내 체면을 봐준 덕분이지 않느냐? 내가 떠나면 누가 내 체면을 보고 네게 힘을 써주겠느냐?”진 영감은 눈을 부릅뜨며 가차 없이 꾸짖었다.“휴, 내가 평생 공정하고 사심 없이 살아왔지만 죽을 때쯤 되니 역시 자식들을 위해 무언가를 마련해 주고 싶은 욕심이 드는구나. 엄진우, 안석은 불쌍한 아이야! 이 아이의 아버지는 젊었을 때 내가 군대에 보냈는데 그곳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해 이 아이를 낳았어. 그런데 이 아이는 태어난 후부터 부모와 함께할 수 없었고 나만 따라다녔어. 그러다 미션을 수행하던 중 부모를 영원히 잃고 말았지. 그래서 말인데, 내가 이 늙은 얼굴을 내밀고 자네에게 부탁하면 안 될까. 이 아이가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한 도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최대한 도와주게나.”진 영감은 진지하게 엄진우에게 말했다.엄진우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걱정 마세요. 제가 반드시 도울 겁니다.”엄진우는 마음만 먹으면 진안석을 단숨에 출세하게 할 수 있다.“만약 이 아이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억지로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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