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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앞으로는 밖에서 내 제자라고 자칭하지 말고 스스로를 잘 돌보거라.”

말을 마치고 진 영감은 손을 흔들었다.

사람들은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진 영감이 눈을 감고 있어 아무도 말을 할 수 없었고 모두 조용히 방을 떠났다.

“할아버지, 그 사람들이 다 떠났어요.”

진안석은 문을 닫고 진 영감의 침대 곁에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 영감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눈을 떴다.

“엄진우, 내가 유일하게 마음에 걸리는 건 이 아이뿐이야.”

진 영감은 진안석의 손을 잡으며 엄진우에게 말했다.

사실 진안석도 이미 서른이 넘었다.

“할아버지, 저는 이미 가정을 이루고 자리도 잡았는데 무슨 걱정을 더 하십니까?”

진안석은 할아버지가 유언을 남기는 듯한 어조를 들으며 눈가가 붉어졌고 얼굴에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가정을 이루고 자리도 잡았다고? 네가 한의학 협회에 들어가 작은 직책이라도 맡을 수 있었던 것은 내 체면을 봐준 덕분이지 않느냐? 내가 떠나면 누가 내 체면을 보고 네게 힘을 써주겠느냐?”

진 영감은 눈을 부릅뜨며 가차 없이 꾸짖었다.

“휴, 내가 평생 공정하고 사심 없이 살아왔지만 죽을 때쯤 되니 역시 자식들을 위해 무언가를 마련해 주고 싶은 욕심이 드는구나. 엄진우, 안석은 불쌍한 아이야! 이 아이의 아버지는 젊었을 때 내가 군대에 보냈는데 그곳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해 이 아이를 낳았어. 그런데 이 아이는 태어난 후부터 부모와 함께할 수 없었고 나만 따라다녔어. 그러다 미션을 수행하던 중 부모를 영원히 잃고 말았지. 그래서 말인데, 내가 이 늙은 얼굴을 내밀고 자네에게 부탁하면 안 될까. 이 아이가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한 도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최대한 도와주게나.”

진 영감은 진지하게 엄진우에게 말했다.

엄진우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걱정 마세요. 제가 반드시 도울 겁니다.”

엄진우는 마음만 먹으면 진안석을 단숨에 출세하게 할 수 있다.

“만약 이 아이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억지로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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