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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진 영감이 깨어나자 방 안의 모든 사람이 침대 옆으로 몰려들었다.

“영감님, 이 녀석이 무례하게 영감님을 깨웠습니다. 절대 화내지 마세요. 영감님의 몸은 지금 화를 감당할 수 없어요.”

“맞아요. 우리가 이 녀석을 쫓아낼게요.”

“걱정 마세요. 우리는 이미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어요. 아마 영감님의 몸이 다시 좋아질 수 있을 거예요.”

그들은 서로 얘기를 쏟아냈다.

진 영감의 얼굴에는 실망감과 약간의 자책이 떠올랐다.

그는 평생 한의학을 위해 무엇을 배양했던가?

“다들 나가. 얘만 있으면 돼.”

진 영감이 한숨을 쉬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이 나오자 방 안은 순간 조용해졌다.

믿어지지 않았다.

설마 진 영감이 이 녀석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인가?

“영감님, 이 녀석이 영감님을 깨웠다고 해서 그의 의술이 뛰어난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사실 이건 오히려 배움이 부족하다는 증거입니다. 저희처럼 한의학에 몰두한 사람들은 영감님 같은 상태에서는 절대 깨워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서둘러 말했다.

만약 엄진우가 진 영감을 치료하게 된다면 그들은 얼굴이 깍일 게 뻔하다.

전문가인 그들이 엄진우에게 밀릴 수는 없었다.

설사 진 영감이 죽더라도 이 녀석에게 치료받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것이 그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들끓고 있는 생각이었다.

“괜찮아요, 영감님. 이 사람들이 여기 있든 말든 그냥 두세요. 이 사람들도 알아야죠. 수준이 한의학 문턱도 넘지 못했다는 걸. 정신 차릴 때도 됐죠.”

엄진우는 웃으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너 무슨 소리야? 어디 새파란 놈이 까불긴, 까불어?”

“진짜 버릇없는 놈이네!”

“절대 네가 영감님을 치료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야!”

“영감님은 우리의 스승이야! 한의학의 살아있는 화석이지. 네가 영감님에게 손끝이라도 댄다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

“비록 우리가 나이는 많지만, 힘을 합치면 너 같은 애송이 하나는 쉽게 처리할 수 있어.”

그들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진 영감이 엄진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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