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1009 챕터

제481화

모용준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엄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오윤하 씨 부탁이라면 당연히 따라야죠. 하지만 홍의회는 들어가기 쉬운 곳이 아니에요. 이 자식 배경이라도 있어요?” 그러자 오윤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창해시 4대 고대 무가인 엄씨 가문 아들이야.” “엄진우?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창해시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고대 무가네요.” 모용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좀 딸리긴 하지만 오윤하 씨가 추천한 사람이니 내가 잘 해볼게요. 엄진우 씨, 내일 홍의회의 비밀 파티가 있으니 나랑 같이 가요. 홍의회는 시간을 어기는 사람을 가장 싫어하니까 절대 늦으면 안 돼요.” 상대는 어깨를 으쓱하며 엄진우를 향해 씩 웃더니 뒷짐을 쥐고 떠나갔다. 엄진우는 입을 열려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오윤하가 갑자기 그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모용준이 나쁜 놈인 건 알지만 홍의회에 들어가려면 어쩔 수 없으니 조금만 참아요.” “저 자식이 홍의회 멤버라고?”엄진우는 깜짝 놀랐다. “맞아요. 홍의회의 최신 멤버죠. 저 자식 모씨 가문의 소주인데 성안 명문가의 일원이에요.” 오윤하가 진지하게 말했다. “워낙 모씨 가문은 단지 평범한 명문가일 뿐이라 홍의회에 들어갈 자격은 없었어요. 그런데 모씨 가문 핵심 멤버 중 한 명이 제경으로 가서 원로원의 지존에게 접대를 받았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모씨 가문의 지위는 바로 한층 상승했죠. 그래서 홍의회의 주목을 받게 되고 결국 파격적으로 멤버로 들였다고 해요. 모용준 저 자식 보기엔 아주 세속적이나 실제로는 굉장히 교활하고 예리한 놈이에요. 여태 홍의회의 누구와도 갈등을 일으킨 적 없어요. 그래서 난 저놈을 선택했죠.” 엄진우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를 홍의회에 데리고 들어가기만 한다면 누구든지 상관없다. “그래.” 오윤하는 갑자기 볼이 빨개지더니 일부러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내일에라야 홍의회에 갈 수 있는데 이따가 뭐 할 생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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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명왕의 옆을 지키면서 일찍이 명왕의 열여덟 가지의 무예를 익혔다고 하니 용국 최연소 전신 청용마저도 그녀 앞에선 패배를 인정할 정도라네.” “나이가 고작 스물일곱이라고 하던데, 10년이 지나면 두 번째 명왕이 될 수도 있겠어.” “나 진짜 침 나와. 저런 여자와 결혼한다면...” “꿈 깨! 눈만 마주쳐도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데 결혼이라니?” “하하, 농담이지. 진지하게 듣지 마.” 사방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이보향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녀는 신념으로 마음속에 천하를 품고 있었다. 그녀의 목표는 자기의 모토이자 신과 같은 남자의 뒤를 바싹 따르는 것이다. “봉황전신님, 오늘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성총리가 다급히 다가와 굽신거리며 말했다. “오늘 기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몰려와서 그러는데 촬영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네요. 그러니 조금만 더 단상에 서주세요.” 하지만 이보향은 눈길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15분만 서 있겠다고 약속했으니 1초도 더 지나선 안 됩니다.” 그 말에 성총리 뒤에 있던 고위 관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천하의 성총리가 군인도 함부로 다루지 못하다니. “봉황전신, 말이 좀 심한 거 아닙니까? 당신의 전적에 비해 강남성은 비록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상당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성무조정실 부비서장은 불쾌하다는 듯 한마디를 던졌다. “가격을 제시한 8개 지역 중, 강남성이 가장 큰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봉황전신을 모시는 비용만 해도 일 년에 수천억이 들어간다고요. 용국 보통 전신은 일 년에 고작 200억 좌우밖에 안 듭니다!” “입 다물어! 봉황전신이 우리 강남성으로 오신 건 강남성의 영광이야! 그걸 어찌 돈으로 계산해?”성총리는 큰소리로 호통쳤지만 말투는 그다지 엄격하지 않았다. 부비서장의 말은 사실 성총리가 시켜서 한 말인데 그 목적은 봉황전신에게 알려주려는 것이다. ‘우리는 당신에게 상당한 비용을 지불했으니 당신은 우리에게 깍듯하게 대하세요.’하지만 이보향은 그들의 생생한 연기에 전혀 관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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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보향아, 오랜만이다. 많이 변했네.” 이보향을 만나자 엄진우도 옛 생각이 떠올랐다. 당시 수줍음이 많던 소녀가 어느새 대단한 군인으로 성장했다. “많이 변했다 한들, 전 여전히 명왕님의 사람이고 명왕님의 시종관입니다.” 이보향은 한쪽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말했다. 그녀는 5년간 엄진우를 따르며 그의 일상생활을 돌봤었다. 그리고 그 5년은 그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실력도 비약적으로 늘었고, 이 남자의 옆에서 세계를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나중에는 실력이 너무 늘다 보니 더는 엄진우의 시종관으로 적합하지 않아 결국 다른 곳으로 전근되어 장군이 되었다. 몇 년의 사투 끝에 그녀는 용국 유일의 여전신 봉황전신으로 거듭났다. “일어나. 사태가 급박하니 옛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엄진우는 요 며칠 창해시에서 일어난 일을 대략 그녀에게 설명했고 이보향은 한쪽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한쪽으로 상황을 분석했다. “뷔젠트는 약신대회에서 모든 용국 의사를 죽이기로 계획하고 있어. 그러나 용욱 의학회는 이를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설사 안다고 해도 대회를 취소하지 않을 거야. 왜냐면 그들은 뷔젠트의 실력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지.” “하여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참가자로 둔갑해 대회에 참석하여 사태에 대비하는 겁니다. 그러면 상대는 감히 쉽게 움직이지 못하겠죠.” 엄진우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청용 그놈보다 훨씬 총명해. 그 자식은 맨날 적을 때려죽일 생각만 하거든. 약신 대회는 앞으로 8일 남았어. 그러니 준비할 시간은 충분해.” 이보향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문제는 홍의회입니다. 명왕님, 예우림 씨는 아마 당분간 목숨 걱정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홍의회의 명문가 자제들은 하나같이 또라이들입니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경매와 겨루기죠. 그러니 그들은 아마 예우림 씨를 애완동물로 포장해 공개 경매에 올릴 것입니다.” 그 말에 엄진우는 살기가 솟구쳤다. 만약 홍의회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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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엄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래요.” 모용준은 엄진우의 태도에 그나마 만족스러웠다. 배짱 있고 강단 있는 모습이 아주 좋은 재목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출신이 딸리긴 하지만 인간관계 처리는 잘하겠네요. 오늘 홍의회 거물들에게 잘 보인다면 어쩌면 멤버가 될 수도 있으니 행동 똑바로 하세요.” 엄진우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미친놈아, 고맙다. 입만 나불거리지 말고 빨리 출발하자! 다행히 상대는 말을 멈추고 엄진우와 함께 출발했다. 그들은 차를 몰고 성안에서 무려 두 시간을 빙빙 돌다가 나중에야 호숫가에 있는 별장에 도착했다. 눈에 들어오는 건 수억대의 각종 글로벌 톱 클래스 차량이다. 심지어 절판 스포츠카도 보였는데 가치가 적어도 수백억에 달한다. 모용준의 차는 한정판 롤스로이스인데 평소 같으면 단연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도 하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평범 그 자체였다. 하지만 별장의 장식은 아주 평범하여 명문가 자제들의 본거지라고 하기엔 뭔가 어울리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 “이상하죠? 하하하! 걱정마세요. 여긴 단지 눈속임을 위해 만들어진 것뿐이에요. 진짜 비밀은 바로 안에 있죠.” 모용준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는 빠르게 복도로 들어가 기관 하나를 꾹 눌렀다. 쿵! 이때 벽에 비밀 문 하나가 나타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시야는 순간 확 트이기 시작했다. 엄진우는 마치 거대한 투전장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을 느꼈는데 이곳은 사람이 넘쳐나고 분위기가 화려한 것이 곳곳에 재벌들의 향기가 넘쳐 흘렀다. “이렇게 컸어요?”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엄진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충 둘러보니 인원수는 대략 300~400명 정도로 예상되었다. 홍의회의 세력이 이렇게 강했다니. “어머, 모용준, 너구나?” 이때 몇몇 홍의회 멤버들이 모용준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거만하던 모용준은 갑자기 허리를 굽히며 그들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올렸다. “죄송합니다. 친구와 함께 오다 보니 늦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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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이따가 높으신 분들 만나면 제대로 행동해요. 나까지 곤란하게 만들지 말고.” 모용준이 계속 말했다. “아니면 나도 그쪽 못 지켜요.” ... 엄진우는 할 말을 잃었다. 아까만 해도 자기가 어린 나이에 홍의회의 멤버가 되었다면서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 양 허풍을 떨어대더니, 바로 정체가 드러났다. 하지만 이미 들어왔으니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모용준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던 엄진우는 문득 아래쪽에 있는 투전장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건 야수들의 싸움이 아닌, 인간과 야수의 격투였다! 허름한 옷차림에 사슬에 묶인 남자 몇 명이 잔뜩 굶은 호랑이나 흑곰과 맞붙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었다. 투전장에서는 절망적인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관객석의 사람들은 오히려 흥분되어 열광적인 환호를 내뱉었다. “어쩐지 또라이라고 부르더니, 여긴 대형 도살장이나 마찬가지네.” 엄진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인간성의 추악함은 여기서 완전히 풀려났다. 이때 모용준은 가장 시야가 좋은 관객석으로 걸어가 겸손하게 말했다. “형님들! 저는 이번에 새로 들어온 멤버 모용준입니다. 오늘 갑자기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왔는데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 사죄드립니다.” 이 구역에는 남자와 여자 각각 열 명이 있었는데 그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카드를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저마다 화려하고 독특한 차림새를 하고 있었지만 고귀한 눈동자 속에는 가장 원시적이고 병적인 광기가 가득했다. “모용준? 누군데?” “아, 나 생각났다. 지난달에 들어온 신입 맞지? 모씨 가문이 크게 한 건 해서 출세했잖아. 아니면 저런 토종개가 우리 홍의회에 어떻게 들어왔겠어.” 모용준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그런데 이때, 꽃무늬 셔츠에 슬리퍼를 신은 남자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사나운 말투로 말했다. “모용준? 근데 뭐라고? 친구를 데려와? 미친 새끼가 우리 홍의회가 어떤 곳인데 감히 외부인을 데리고 왔어?” “형님! 현무 형님!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엄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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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그들은 하나같이 웃고 떠들었고 모용준은 노현무에게 맞아서 점점 인사불성이 되어갔다. “현무 형님! 이러다 저 죽을 것 같아요. 제발,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모용준은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듯 목소리가 약해졌다. 하지만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더 심한 매질만 당할 뿐이다. “보면 볼수록 재수 없어. 그러니 내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려!” 이때 노현무는 오른발을 들어 상대의 이마를 향해 힘껏 내리찍으려고 했지만 허공에서 멈춰버렸다. 길고 힘찬 손이 빠르게 그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내 엄진우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선은 지키라고 있는 거죠. 이 정도로 만들었으면 충분히 화가 풀릴법한 거 아닌가요?” 순간 사람들은 마치 큰 사건이라도 목격한 듯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감히 홍의회의 핵심 멤버인 노현무를 막으려고 해? 노현무도 적잖이 놀란 듯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질렀다. “야, 이 개새끼야. 늬미 너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알아?” “우리 엄마 아주 잘 계시니 안부 고마워요. 적당히 하세요. 그러다 사람 죽어요.” 엄진우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덤덤하게 말했다. 모용준이 아무리 더러운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적어도 오늘은 엄진우의 길잡이가 되어주었고 아직 이용 가치가 남아있다. 더욱 중요한 건 그는 오윤하가 소개한 사람이다. 그러니 절대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더러운 손 떼!” 노현무는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해져서 살기등등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여전히 흔들림 없이 말했다. “발부터 치우시죠.” 그 말에 노현무는 순간 분노가 치솟아 올라왔다. “죽고 싶어?” 노현무는 공포의 기운을 풍기며 당장이라도 엄진우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무야.” 이때, 뒤에 있던 사람들이 입을 열었다. “그런 잔챙이는 상대할 필요도 없어. 게다가 우리 홍의회에 찾아온 손님을 함부로 죽이면 보스가 가만있지 않을 거야.” 그제야 노현무는 살기를 거두고 쌀쌀맞게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새끼야, 넌 오늘 이 파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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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경매는 홍의회의 관례 중 하나이다. 경매에 나오는 제품은 각양각색인데 그중에는 보석도 있고 서화도 있으며 무공비책이나 무기, 인체 장기, 심지어 산 사람까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경매에 참가한 사람들은 전부 상위 1%의 부자라고 할 수 있다. 모용준처럼 몸값이 몇천억에 달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고작 서민 취급을 받을 뿐 구경할 자격밖에 없다. 경매장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아까 투기장보다 더욱 시끌벅적했다. 모용준은 외진 자리를 찾아 앉으며 헤벌쭉 웃었다. “엄진우 씨, 홍의회는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서 심지어 강남 전체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여기가 강남성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비한 조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요. 오늘 엄진우 씨는 이 경매회에서 진정한 권력과 재부를 직접 보게 될 거예요.” 모용준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들에 비하면 창해시 사대 고대 무가는 정말 소꿉놀이나 마찬가지죠. 경매장은 모두 3층까지 있어요. 1층은 우리 같은 하급 멤버들이 운 좋으면 한두 개를 낙찰받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보기만 할 뿐이죠. 그리고 2층은 홍의회의 엘리트를 위한 거예요. 가입한 지 5년 이상이 되는 멤버들인데 또 경매회의 주력군이죠. 그중 80% 정도는 모두 그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어있어요.” 여기까지 말한 모용준은 주먹을 불끈 쥐고 씩씩거렸다. “언젠가 내가 엘리트가 된다면 노현무도 감히 날 경멸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홍의회의 다양한 특권도 누릴 수 있겠죠...” “그래서 3층에는 바로 아까 봤던 그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엄진우는 모용준의 말을 끊고 물었다. 모용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들은 대부분 홍의회의 초반 멤버이고 또 중층에서 레벨업한 멤버도 있는데 이번 경매회의 진정한 거물들이죠. 패들을 들었다하면 절대 20억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요. 사실 가장 귀한 경매품도 전부 그들을 위해 마련한 거죠. 심지어 그들이 눈독을 들인 물건이라면 우리는 돈이 있다고 한들 감히 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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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상층 거물들은 유독 고다겸 앞에서는 예의 바르게 행동해요. 만보각의 세력이 너무 강해서 그들을 건드리면 홍의회에도 불이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모용준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그러자 엄진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니까 고다겸은 홍의회 멤버가 아니라는 거죠?” “고다겸은 높은 페이로 영입한 경매사일 뿐인데 만보각의 명령에만 따른다고 들었어요.” 모용준의 말에 엄진우의 마음속에는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만보각, 익숙한데? 무대의 고다겸은 관중들의 희롱에도 여전히 기뻐하며 말했다. “제가 경매품이 된다고 해도 여러분은 절대 낙찰할 수 없어요. 전 비매품이고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니까요.” 그 말에 관객들은 배를 끌어안고 웃었는데 분위기는 그야말로 즐거웠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죠. 경매 시작합니다.” 경매회는 그제야 정식으로 시작을 알렸다. “오늘의 첫 경매품은 50년 된 군함으로 세인트 조지호, 구축함입니다! 이는 군사적 개조에 사용될 수 있으며 관광 및 여행 용도로 개조될 수도 있습니다. 경매 시작가는 200억, 200억입니다!” “200억 800만!” “200억 2,000만!” 사람들은 끝없이 가격을 불렀고 엄진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저런 고전적인 군함이 시작 품목으로 나오다니. 그렇다면 그 뒤의 경매품들은 더욱 놀라울 만한 물건이 될 것이다. 어쩐지 모용준이 잔뜩 흥분했더라니,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군함은 640억 6천만 원까지 치솟았다. 고다겸은 현장 분위기를 유도하는 데 아주 능숙한 여자다. 200억으로 시작했던 경매품이 그녀의 몇 마디 말로 무려 640억까지 치솟았다. 400억이나 더 많은 이윤을 창조했으니 그녀가 경매사로 받을 수 있는 커미션이 훨씬 더 많아졌다. 물론,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바로 홍의회의 고층 인물들이었다. 뒤로 갈수록 더욱 고급스러운 경매품이 등장했다. 아프리카산 핑크 다이아몬드, 중동 모 나라의 석유장, 유럽의 귀족 작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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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하지만 모용준의 표정은 아주 단호했다. “엄진우 씨, 지금 나 2천억으로 그깟 행성이나 산다고 바보라고 생각했죠? 그래도 난 저 별 꼭 사야겠어요.” “왜죠?” 엄진우는 궁금했다. “8년을 만난 여자 친구가 있는데 천문 애호가라서요. 그 여자는 별을 보는 걸 가장 좋아해요.” 여기까지 말한 모용준은 갑자기 코끝이 찡해지며 목이 메어왔다. “하지만... 그 여자는 백혈병에 걸려 병원에 꼬박 2년을 누워있었어요. 전에는 밝고 낙관적인 여자였는데 최근에는 한 달 사이에 다섯 번이나 자결을 시도했어요. 그래서 저 별에 그녀의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요. 그러면 기뻐하지 않을까요? 그러다 정말 언젠가 그녀가 날 떠난다면 난 저 별을 그녀라고 생각하고 올려다볼 거예요.” 엄진우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활하고 허세가 많은 모용준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상류 사회 사람으로서 백혈병에 걸린 여자 친구를 2년 동안 버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이 깊다는 걸 설명한다. “미안해요, 아까의 무모함에 대해 사과할게요.” 엄진우는 미안한 듯 모용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남자다운 모습이 참 멋있네요.” 살면서 엄진우가 인정했던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모용준은 감정을 추스르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평소에 내가 어떻게 비겁하게 살든 상관없지만 오늘은 반드시 남자답게 행동해야겠어요.” 2천억을 외친 후, 계속 입찰하는 사람은 아주 적어졌고 가격은 고작 2천억 800만까지만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 모용준은 더 놀랄만한 가격을 제시했다. 2천억 8천만! 이 가격은 사람들을 완전히 압도했다. 장내는 잠시 고요해졌고 이때 고다겸이 물었다. “자, 2천억 8천만! 다른 분 계신가요?” 장내는 여전히 조용했다. “없어요? 좋아요. 2천억 8천만 한 번! 2천억 8천만 두 번! 2천억 8천만 세...” “2,200억!” 이때, 장내를 뒤흔드는 듯한 높은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바로 3층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순간 장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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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모용준은 다리를 벌벌 떨며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노현무에게 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아찔할 정도로 생생했기에 감히 함부로 할 수 없었다.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러니까 백혈병에 걸린 여자 친구보다 노현무의 의견이 더 중요하단 말인가요?”“엄진우 씨는... 몰라요!”모용준은 안색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한참 만에야 몇 마디를 겨우 내뱉었다.엄진우는 고개를 돌려 자기 패들을 들었다.“2,400억!”엄진우의 외침에 조용했던 장내에는 큰 소동이 일어났다!“누군가 입찰했어.”“2,400억! 한 번에 200억이라니. 이건 분명 현무 형님의 얼굴을 짓밟는 거야!”“게다가 가장 하층 사람이라니! 이제 막 들어온 신입인가? 왜 이렇게 룰을 모르는 거지!”모용준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엄진우 씨, 뭐 하는 거예요?”“모용준 씨가 못 하겠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내가 대신 해주면 되잖아요. 내가 했는데 노현무가 모용준 씨에게 뭐 어쩌겠어요!”엄진우의 안색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엄진우 씨는 노현무가 무섭지도 않아요?”모용준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내가 왜 무서워해야죠?”엄지우는 싸늘하게 웃었다.최상층에 있던 노현무의 미소는 즉시 굳어 버렸고 상당히 보기 흉했다.“누가 감히 겁도 없이 현무 형님이 찍은 경매품에 눈독을 들여!”“아마도 모용준이 데려온 외부인 같아! 대박! 한 번에 2,400억이라니!”사람들이 깜짝 놀랐다.화가 난 노현무는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채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저럴 줄 알았다면 진작 죽였어야 했는데! 빌어먹을! 내 일을 망치다니! 모용준도 용서하지 않겠어!”무대의 고다겸은 외진 구석에 있는 엄진우를 힐끗 보더니 잠시 넋을 잃었다.이 사람 얼굴이 낯설어! 홍의회에서는 전혀 본 적 없는데. 신입인가?당당하고 특이한 카리스마가 있어 오히려 홍의회 대다수의 명문가 도련님과는 느낌이 완전 다르네!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2,400억입니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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