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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이따가 높으신 분들 만나면 제대로 행동해요. 나까지 곤란하게 만들지 말고.”

모용준이 계속 말했다.

“아니면 나도 그쪽 못 지켜요.”

...

엄진우는 할 말을 잃었다.

아까만 해도 자기가 어린 나이에 홍의회의 멤버가 되었다면서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 양 허풍을 떨어대더니, 바로 정체가 드러났다.

하지만 이미 들어왔으니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모용준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던 엄진우는 문득 아래쪽에 있는 투전장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건 야수들의 싸움이 아닌, 인간과 야수의 격투였다!

허름한 옷차림에 사슬에 묶인 남자 몇 명이 잔뜩 굶은 호랑이나 흑곰과 맞붙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었다.

투전장에서는 절망적인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관객석의 사람들은 오히려 흥분되어 열광적인 환호를 내뱉었다.

“어쩐지 또라이라고 부르더니, 여긴 대형 도살장이나 마찬가지네.”

엄진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인간성의 추악함은 여기서 완전히 풀려났다.

이때 모용준은 가장 시야가 좋은 관객석으로 걸어가 겸손하게 말했다.

“형님들! 저는 이번에 새로 들어온 멤버 모용준입니다. 오늘 갑자기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왔는데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 사죄드립니다.”

이 구역에는 남자와 여자 각각 열 명이 있었는데 그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카드를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저마다 화려하고 독특한 차림새를 하고 있었지만 고귀한 눈동자 속에는 가장 원시적이고 병적인 광기가 가득했다.

“모용준? 누군데?”

“아, 나 생각났다. 지난달에 들어온 신입 맞지? 모씨 가문이 크게 한 건 해서 출세했잖아. 아니면 저런 토종개가 우리 홍의회에 어떻게 들어왔겠어.”

모용준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그런데 이때, 꽃무늬 셔츠에 슬리퍼를 신은 남자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사나운 말투로 말했다.

“모용준? 근데 뭐라고? 친구를 데려와? 미친 새끼가 우리 홍의회가 어떤 곳인데 감히 외부인을 데리고 왔어?”

“형님! 현무 형님! 제 말 좀 들어주세요. 엄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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