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용준은 다리를 벌벌 떨며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노현무에게 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아찔할 정도로 생생했기에 감히 함부로 할 수 없었다.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러니까 백혈병에 걸린 여자 친구보다 노현무의 의견이 더 중요하단 말인가요?”“엄진우 씨는... 몰라요!”모용준은 안색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한참 만에야 몇 마디를 겨우 내뱉었다.엄진우는 고개를 돌려 자기 패들을 들었다.“2,400억!”엄진우의 외침에 조용했던 장내에는 큰 소동이 일어났다!“누군가 입찰했어.”“2,400억! 한 번에 200억이라니. 이건 분명 현무 형님의 얼굴을 짓밟는 거야!”“게다가 가장 하층 사람이라니! 이제 막 들어온 신입인가? 왜 이렇게 룰을 모르는 거지!”모용준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엄진우 씨, 뭐 하는 거예요?”“모용준 씨가 못 하겠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내가 대신 해주면 되잖아요. 내가 했는데 노현무가 모용준 씨에게 뭐 어쩌겠어요!”엄진우의 안색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엄진우 씨는 노현무가 무섭지도 않아요?”모용준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내가 왜 무서워해야죠?”엄지우는 싸늘하게 웃었다.최상층에 있던 노현무의 미소는 즉시 굳어 버렸고 상당히 보기 흉했다.“누가 감히 겁도 없이 현무 형님이 찍은 경매품에 눈독을 들여!”“아마도 모용준이 데려온 외부인 같아! 대박! 한 번에 2,400억이라니!”사람들이 깜짝 놀랐다.화가 난 노현무는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채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저럴 줄 알았다면 진작 죽였어야 했는데! 빌어먹을! 내 일을 망치다니! 모용준도 용서하지 않겠어!”무대의 고다겸은 외진 구석에 있는 엄진우를 힐끗 보더니 잠시 넋을 잃었다.이 사람 얼굴이 낯설어! 홍의회에서는 전혀 본 적 없는데. 신입인가?당당하고 특이한 카리스마가 있어 오히려 홍의회 대다수의 명문가 도련님과는 느낌이 완전 다르네!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2,400억입니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실
순간 사람들은 엄진우의 신분에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위층의 노현무는 안색이 푸르딩딩해져서 두 손으로 난간을 꽉 잡은 채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당장 애들 데리고 내려가서 저 새끼부터 죽인다.” 홍의회에서 높은 신분을 자랑하는 그는 오늘 처음으로 외부인으로 인해 체면을 잃게 되었다. 4,000억은 이미 노현무의 능력 범위를 초과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주범은 바로 엄진우, 그러니 반드시 그를 죽여야 한다. “현무야!” 이때 뒤에 있던 홍의회의 다른 조직원이 그를 불렀다. “여긴 경매장이야. 고다겸 씨 앞에서 사람을 죽이는 건 만보각의 규칙을 어기는 거야.” 만약 이 일 때문에 만보각의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면 보스는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노현무는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정미 누나, 여기서 머리가 제일 좋은 사람은 누나니까, 누나가 방법 생각해 줘.” “현무야, 인간 하나 죽이는데 서두를 거 뭐 있어? 홍희회를 떠나고 죽이면 안 돼?” 짙은 화장을 한 아름다운 여자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자의 이름은 마정미, 홍의회의 원로로 보스와 가장 친한 인물이다. 심지어 그녀는 보스의 의지까지 대변할 수 있는 홍의회의 주요 인물이다. “맞네!” 노현무는 얼굴이 빨개져서 자기 머리를 쥐어박으며 말했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어차피 여긴 홍의회이고 우리 바닥이잖아. 아무리 난 놈이라고 해도 절대 도망갈 수 없어.” 마정미가 말했다. “그러니까 성질 좀 죽여. 홍의회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이렇게 된 이상 노현무도 잠시 참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가격을 외치지 않자 고다겸이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 “4,000억 한 번, 4,000억 두 번, 4,000억 세 번!” 미소를 짓는 그녀의 얼굴에는 아름다운 보조개가 쏙 들어갔다. “축하드립니다! 4,000억 낙찰!” 현장은 패닉에 빠졌다. 사람들은 누군가 노현무의
고다겸이 손짓을 하자 정교하고 아름다운 붉은색 고풍의 혼례복이 사람들로 인해 무대에 옮겨졌다. 눈부신 광택과 단아한 아름다움이 보기만 해도 궁중 대가의 손에서 탄생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오백 년 전 귀비만이 입을 수 있었던 그 혼례복이야?!” “이미 실전된 옥설비단으로 제작했어! 장신구도 다양한 보석과 순금으로 만들었는데 봉관에서 진주 하나를 떼도 최소 수십억 원이야!”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 화려한 봉관하피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처음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고풍 혼례복을 본 엄진우도 약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모든 부분이 디테일하게 디자인되어 있어 독특한 아이디어가 물씬 묻어나는 것이 그 어떤 여인이 입어도 세상을 장악하고 하늘을 날 것만 같았다. ‘봉무구천’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이 순간 이해가 되었다. “시작가는 2,000억!” 고다겸은 미소를 지으며 시작가를 외쳤고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패들을 들기 시작했다. 보기 드문 귀한 물건에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가격을 불렀다. “2,200억!” “2,400억!” “2,600억!” 그렇게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경매가는 3천억으로 치솟았지만 사람들은 전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모용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늘 나온 매물 중에 처음 나온 괜찮은 매물인데 다들 벌써 이렇게 열광하다니...” “저런 혼례복을 선물로 주면 여자의 마음도 얻을 수 있고 문화재로 소장할 수도 있죠. 설령 되팔더라도 이득을 보는 거래가 될 거예요.” 엄진우의 머릿속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만약 어느 날인가 예우림이 봉무구천을 입고 그의 신부가 되어 그를 향해 걸어온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울까? 봉무구천과 비교하니 전에 그녀에게 입혔던 웨딩드레스는 그야말로 볼품없었다. 그리고 이때, 맨 위층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5천억, 이건 나 마정미가 낙찰할게.” 압도적인 목소리는 사람들의 욕망을 단숨에 꺾어버렸다. “마정미? 마정미 님이 나섰어?” 사람들은 마정미가 호가할 줄 전
고다겸은 참지 못하고 엄진우를 몇 번이고 더 쳐다봤다. 이 남자, 박력 넘치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다. “5천억 100원...” 모용준은 너무 놀라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이건 분명 마정아에 대한 도발이다. “엄진우 씨, 진정해요. 노현무를 건드린 것만 해도 지금 수습이 힘들다고요...” 모용준은 잔뜩 긴장한 채 말을 더듬거렸다. 마정미는 홍의회의 2인자로 노현무보다 더 강하고 독한 여자다. 하지만 엄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난 단지 저 봉무구천을 낙찰받고 싶은 것뿐이에요. 우리 와이프가 입으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아서요.” “하지만 저건 마정미가 점찍은 거잖아요...” 모용준이 큰 소리로 말했다. “이건 경매예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이 가져가는 거지 누가 점찍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무튼, 저 봉무구천은 내가 반드시 가져갈 거예요!” 엄진우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누가 점찍어도 상관없어요.” 엄진우는 예우림에게 이 봉관하피를 선물하며 사과할 생각이다. 맨 꼭대기에 있는 마정미는 화가 나서 어금니가 부서질 것 같았다. 결국 그녀는 씩씩거리며 큰 소리로 가격을 외쳤다. “6천억!” “6천억 100원...” “8천억!” “8천억 100원!” 순식간에 사람들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6천억도 최고가라고 생각했는데 불과 몇 초 만에 8천억까지 치솟아 올랐다. 고다겸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부유한 홍의회 멤버라도 8천억을 내놓기는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이깟 고대 혼례복 하나로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경쟁하다니. “개새끼! 미친 새끼! 내가 저 새끼 납작하게 눌러버린다!” 마정미는 결국 성질을 참지 못하고 본성을 드러내더니 패들을 들고 계속 호가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노현무는 그녀의 입을 막았다. “누나 미쳤어? 8천억이야! 이건 게임이 아니라고. 이러다가 저 자식 함정에 빠지는 수가 있어.” 성질이 더럽기로 유명한 노현무는 보기 드물게 지혜로운 모습을 보였다. “뭐가 두려워? 어차피
“네! 네! 네!” 남자는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개처럼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 옆에 있던 부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보스, 전에는 한 번도 경매에 개입하지 않으셨는데 오늘은 왜 마정미 누님을 제지하신 겁니까?” “엄진우라는 저 새끼 말이야, 만만한 애송이와는 달라.” 보스가 덤덤하게 말했다. “마정미는 저 새끼 상대가 못 돼. 내버려뒀다간 창피만 당하게 될 거야. 차라리 봉관하피를 넘기고 체면을 세워주면 적어도 원수는 되지 않겠지. 심지어 난 저놈을 우리 홍의회에 들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 수천억으로 노현무와 마정미를 막을 수 있는 인물은 절대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심지어 그는 홍의회가 강남에서 더 입지를 다질 수 있게 엄진우에게 상위 자리를 주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부하들은 하나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들은 상대의 진짜 목적이 사실 이것보다 더 크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엄진우는 이미 수천억을 이 경매회에 썼고 그 돈은 조만간 그의 손에 들어올 것인데 굳이 굴러들어 온 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엄진우는 두 매물을 합치면 1조 원이 넘는 돈을 쓰게 되기에 앞으로의 매물은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 그 매물은 반드시 내 손에 들어와야 하고, 반드시 내 것이어야만 해.” 보스는 반지의 커다란 다이아몬드를 만지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 여자, 너무 매력적이다. 그러니 절대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없다. ...“봉관하피, 최종 낙찰 금액은 8천억 100원입니다!” 고다겸은 흥분을 억누르며 낙찰을 외쳤다. 8천억짜리 봉관하피라, 대체 어떤 여인이 이 혼례복에 어울릴 수 있단 말인가? 같은 시각 모용준은 식은땀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내가 지금 엄진우 씨 탓하는 게 아니라요. 홍의회 먹이사슬 제일 꼭대기에 있는 두 사람을 한꺼번에 건드리면... 우린 정말 죽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괜찮다고
“경매 시작가는 무제한입니다!” 고다겸이 말했다. 하이라이트 매물은 결국 최고가를 기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저가가 필요 없다. “200억!” “400억!” “1600억!” “...” 아니나 다를까, 현장은 전례 없던 광란에 빠지고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은 4천억으로 치솟았다. “확실히 예쁘네요. 대체 누구한테서 넘겨받은 여잔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안타까워요. 백옥같은 여자가 망가지게 생겼네.” 모용준은 동정을 금치 못했다. 비록 똑같은 명문가 자제라 할지라도 그나마 모용준에게는 인성이 남아있었다. “뭐 그렇다고 엄진우 씨 눈에 들 리는 없겠죠. 히어로같은 엄진우 씨는 절대 저런 저속한 일에는 관심이 없을 테니까요.” 물론 아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모용준은 엄진우의 안색이 점점 싸늘해지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엄진우의 눈동자에는 한바탕 눈보라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1조!” 그리고 이때, 갑자기 낯선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순간 입을 다물었다. “보스다!” 사람들은 안색이 확연하게 변해버렸다. 네이비색 정장을 입은 키가 큰 남자가 뒷짐을 쥔 채 호랑이와 같은 걸음으로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꼭대기 층에 있던 홍의회의 거물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들은 평소에 거만하고 오만하게 굴지만 홍의회의 황제는 영원히 오직 한 사람일 뿐이다. 바로 강남성에서 가장 신비로운 9대 고대 무가인데 시야는 이미 무도를 넘어섰다고 하여 9대 수진 가문이라고도 불렸다. 보스는 운천명, 9대 고대 무가 중 제일로 불리는 운씨 가문의 하나밖에 없는 외동아들이자 운씨 가문의 상속자이기도 하다. 그는 전설 속의 원고제패체로 수련에 천부적인 재질을 가지고 있었기에 젊은 나이에 대종사에 입문하고 심지어 3~5년 뒤면 지존종사의 경지에도 오를 수 있다고도 한다. 일반적인 무도종사에게 3~5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짧은 시간이다. “무릎은 왜 꿇고 그래? 나 운천명
“절차는 이미 밟았으니 저 여자는 보스의 물건이 되는 거지.” 마정미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 말했고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운천명이 가격을 외친 뒤 현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아무리 배짱이 큰 놈이라고 해도 감히 홍의회의 보스인 운천명에게 맞서지는 못할 것이다. 고다겸도 물론 잘 알고 있었다. 홍의회에서 운천명의 말은 마치 성지와도 같다는 것을. 하여 그녀는 빠르게 진행을 이어갔다. “1조 원 한 번! 1조 원 두 번! 1조 원 세... 응?” 고다겸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옆에 우람한 검은 그림자가 불쑥 나타나더니 곧장 철장으로 걸어갔다. “엄진우 씨!”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모용준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대체 언제 저기까지 이동한 거지? 왜 난 하나도 몰랐지? 엄진우는 몸을 숙이고 한쪽 무릎을 꿇더니 손을 내밀어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 사람들이 많이 괴롭혔어? 걱정마. 내가 왔으니까 곧 괜찮아 질 거야.” 엄진우는 예우림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예우림은 그저 공허한 두 눈만 크게 뜰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순간 엄진우는 심장이 마치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늘 도도하던 예우림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가? 대체 누가 이렇게 만든 거야! 억눌려 있던 분노가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듯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야, 이 새끼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감히 우리 보스의 물건에 손을 대다니! 손가락 잘리고 싶어?” 홍의회 멤버들은 경악에서 깨어나 모두 발끈하며 소리를 질렀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운천명의 눈동자에는 음흉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는 1조 원 이상을 쓴 엄진우가 더는 말썽을 피우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었다. 그는 앞으로 걸어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기요. 봉관하피는 선물로 드릴게요. 돈은 필요 없으니까 물건 가지고 떠나세요. 홍의회는 그쪽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 나가면 살아
험한 꼴을 많이 봐왔다고 자부했던 고다겸도 너무 놀라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꺅! 엄진우 씨,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죠?” 그러자 엄진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쪽을 겨냥하는 건 아니에요. 내 상대는 홍의회죠. 아, 그리고 난 홍의회에 한 푼도 줄 생각이 없어. 그 소행성도 봉관하피도, 당신들이 나한테 넘기지 않는다면 내가 다 빼앗아 버릴 거야.” 엄진우가 다섯 손가락을 쩍 벌리자 철장이 그대로 열려졌다. 다행히 예우림은 기가 허약하고 기억이 몽롱한 외에 다른 외상은 없어 보였다. 엄진우는 그녀를 품에 안고 훌쩍 뛰어올라 바로 100미터 떨어진 위치로 이동했다. 엄진우의 무례한 행동에 홍의회 멤버들은 하나같이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뭐? 한 푼도 줄 생각이 없다고? 넘기지 않으면 빼앗겠다고? 오만하고 거만한 놈! “보스, 저 새끼 정체 알아냈어요. 저 새끼 엄씨 가문 소주가 아니라 고작 창해시 사대 고대 무가 엄씨 가문에서 버려진 자식일 뿐이에요.” 이때 마정미가 다급히 달려와 보고를 올렸다. “하지만 얼마 전 엄씨 가문 후손의 백일상에서 전체 엄씨 가문의 고수들을 이겼고 나중에는 창해시의 모든 고대무가가 저놈에게 굴복했다고 해요.” 노현무는 씩씩거리며 말했다. “명문가 도련님은 개뿔, 도처에서 사람을 무는 미친개일 뿐입니다.” 운천명의 안색에는 이미 먹구름이 가득 끼었다. “넌 죽을 거야.” 그의 손짓 하나에 모든 홍의회의 멤버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엄진우를 에워쌌다. “보스, 제발 화를 거두어주세요.” 모용준은 다급히 엄진우의 앞을 가로막고 무릎을 꿇었다. “엄진우 씨는 제가 데리고 들어왔으니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차라리 절 죽여주세요.” 그러자 운천명은 흉악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 목숨에 가치가 있어? 그리고 왜 내가 널 죽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거지?” 늑대를 데리고 들어왔으니 모용준도 반드시 죽인다! 하지만 이때,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고다겸이 불쑥 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