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상사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Chapter 491 - Chapter 500

1009 Chapters

제491화

순간 사람들은 엄진우의 신분에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위층의 노현무는 안색이 푸르딩딩해져서 두 손으로 난간을 꽉 잡은 채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당장 애들 데리고 내려가서 저 새끼부터 죽인다.” 홍의회에서 높은 신분을 자랑하는 그는 오늘 처음으로 외부인으로 인해 체면을 잃게 되었다. 4,000억은 이미 노현무의 능력 범위를 초과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주범은 바로 엄진우, 그러니 반드시 그를 죽여야 한다. “현무야!” 이때 뒤에 있던 홍의회의 다른 조직원이 그를 불렀다. “여긴 경매장이야. 고다겸 씨 앞에서 사람을 죽이는 건 만보각의 규칙을 어기는 거야.” 만약 이 일 때문에 만보각의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면 보스는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노현무는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정미 누나, 여기서 머리가 제일 좋은 사람은 누나니까, 누나가 방법 생각해 줘.” “현무야, 인간 하나 죽이는데 서두를 거 뭐 있어? 홍희회를 떠나고 죽이면 안 돼?” 짙은 화장을 한 아름다운 여자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자의 이름은 마정미, 홍의회의 원로로 보스와 가장 친한 인물이다. 심지어 그녀는 보스의 의지까지 대변할 수 있는 홍의회의 주요 인물이다. “맞네!” 노현무는 얼굴이 빨개져서 자기 머리를 쥐어박으며 말했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어차피 여긴 홍의회이고 우리 바닥이잖아. 아무리 난 놈이라고 해도 절대 도망갈 수 없어.” 마정미가 말했다. “그러니까 성질 좀 죽여. 홍의회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이렇게 된 이상 노현무도 잠시 참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가격을 외치지 않자 고다겸이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 “4,000억 한 번, 4,000억 두 번, 4,000억 세 번!” 미소를 짓는 그녀의 얼굴에는 아름다운 보조개가 쏙 들어갔다. “축하드립니다! 4,000억 낙찰!” 현장은 패닉에 빠졌다. 사람들은 누군가 노현무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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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고다겸이 손짓을 하자 정교하고 아름다운 붉은색 고풍의 혼례복이 사람들로 인해 무대에 옮겨졌다. 눈부신 광택과 단아한 아름다움이 보기만 해도 궁중 대가의 손에서 탄생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오백 년 전 귀비만이 입을 수 있었던 그 혼례복이야?!” “이미 실전된 옥설비단으로 제작했어! 장신구도 다양한 보석과 순금으로 만들었는데 봉관에서 진주 하나를 떼도 최소 수십억 원이야!”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 화려한 봉관하피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처음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고풍 혼례복을 본 엄진우도 약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모든 부분이 디테일하게 디자인되어 있어 독특한 아이디어가 물씬 묻어나는 것이 그 어떤 여인이 입어도 세상을 장악하고 하늘을 날 것만 같았다. ‘봉무구천’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이 순간 이해가 되었다. “시작가는 2,000억!” 고다겸은 미소를 지으며 시작가를 외쳤고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패들을 들기 시작했다. 보기 드문 귀한 물건에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가격을 불렀다. “2,200억!” “2,400억!” “2,600억!” 그렇게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경매가는 3천억으로 치솟았지만 사람들은 전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모용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늘 나온 매물 중에 처음 나온 괜찮은 매물인데 다들 벌써 이렇게 열광하다니...” “저런 혼례복을 선물로 주면 여자의 마음도 얻을 수 있고 문화재로 소장할 수도 있죠. 설령 되팔더라도 이득을 보는 거래가 될 거예요.” 엄진우의 머릿속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만약 어느 날인가 예우림이 봉무구천을 입고 그의 신부가 되어 그를 향해 걸어온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울까? 봉무구천과 비교하니 전에 그녀에게 입혔던 웨딩드레스는 그야말로 볼품없었다. 그리고 이때, 맨 위층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5천억, 이건 나 마정미가 낙찰할게.” 압도적인 목소리는 사람들의 욕망을 단숨에 꺾어버렸다. “마정미? 마정미 님이 나섰어?” 사람들은 마정미가 호가할 줄 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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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고다겸은 참지 못하고 엄진우를 몇 번이고 더 쳐다봤다. 이 남자, 박력 넘치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다. “5천억 100원...” 모용준은 너무 놀라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이건 분명 마정아에 대한 도발이다. “엄진우 씨, 진정해요. 노현무를 건드린 것만 해도 지금 수습이 힘들다고요...” 모용준은 잔뜩 긴장한 채 말을 더듬거렸다. 마정미는 홍의회의 2인자로 노현무보다 더 강하고 독한 여자다. 하지만 엄진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난 단지 저 봉무구천을 낙찰받고 싶은 것뿐이에요. 우리 와이프가 입으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아서요.” “하지만 저건 마정미가 점찍은 거잖아요...” 모용준이 큰 소리로 말했다. “이건 경매예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이 가져가는 거지 누가 점찍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무튼, 저 봉무구천은 내가 반드시 가져갈 거예요!” 엄진우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누가 점찍어도 상관없어요.” 엄진우는 예우림에게 이 봉관하피를 선물하며 사과할 생각이다. 맨 꼭대기에 있는 마정미는 화가 나서 어금니가 부서질 것 같았다. 결국 그녀는 씩씩거리며 큰 소리로 가격을 외쳤다. “6천억!” “6천억 100원...” “8천억!” “8천억 100원!” 순식간에 사람들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6천억도 최고가라고 생각했는데 불과 몇 초 만에 8천억까지 치솟아 올랐다. 고다겸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부유한 홍의회 멤버라도 8천억을 내놓기는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이깟 고대 혼례복 하나로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경쟁하다니. “개새끼! 미친 새끼! 내가 저 새끼 납작하게 눌러버린다!” 마정미는 결국 성질을 참지 못하고 본성을 드러내더니 패들을 들고 계속 호가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노현무는 그녀의 입을 막았다. “누나 미쳤어? 8천억이야! 이건 게임이 아니라고. 이러다가 저 자식 함정에 빠지는 수가 있어.” 성질이 더럽기로 유명한 노현무는 보기 드물게 지혜로운 모습을 보였다. “뭐가 두려워? 어차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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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네! 네! 네!” 남자는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개처럼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 옆에 있던 부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보스, 전에는 한 번도 경매에 개입하지 않으셨는데 오늘은 왜 마정미 누님을 제지하신 겁니까?” “엄진우라는 저 새끼 말이야, 만만한 애송이와는 달라.” 보스가 덤덤하게 말했다. “마정미는 저 새끼 상대가 못 돼. 내버려뒀다간 창피만 당하게 될 거야. 차라리 봉관하피를 넘기고 체면을 세워주면 적어도 원수는 되지 않겠지. 심지어 난 저놈을 우리 홍의회에 들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야.” 수천억으로 노현무와 마정미를 막을 수 있는 인물은 절대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심지어 그는 홍의회가 강남에서 더 입지를 다질 수 있게 엄진우에게 상위 자리를 주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부하들은 하나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들은 상대의 진짜 목적이 사실 이것보다 더 크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엄진우는 이미 수천억을 이 경매회에 썼고 그 돈은 조만간 그의 손에 들어올 것인데 굳이 굴러들어 온 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엄진우는 두 매물을 합치면 1조 원이 넘는 돈을 쓰게 되기에 앞으로의 매물은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 그 매물은 반드시 내 손에 들어와야 하고, 반드시 내 것이어야만 해.” 보스는 반지의 커다란 다이아몬드를 만지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 여자, 너무 매력적이다. 그러니 절대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없다. ...“봉관하피, 최종 낙찰 금액은 8천억 100원입니다!” 고다겸은 흥분을 억누르며 낙찰을 외쳤다. 8천억짜리 봉관하피라, 대체 어떤 여인이 이 혼례복에 어울릴 수 있단 말인가? 같은 시각 모용준은 식은땀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내가 지금 엄진우 씨 탓하는 게 아니라요. 홍의회 먹이사슬 제일 꼭대기에 있는 두 사람을 한꺼번에 건드리면... 우린 정말 죽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엄진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괜찮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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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경매 시작가는 무제한입니다!” 고다겸이 말했다. 하이라이트 매물은 결국 최고가를 기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저가가 필요 없다. “200억!” “400억!” “1600억!” “...” 아니나 다를까, 현장은 전례 없던 광란에 빠지고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은 4천억으로 치솟았다. “확실히 예쁘네요. 대체 누구한테서 넘겨받은 여잔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안타까워요. 백옥같은 여자가 망가지게 생겼네.” 모용준은 동정을 금치 못했다. 비록 똑같은 명문가 자제라 할지라도 그나마 모용준에게는 인성이 남아있었다. “뭐 그렇다고 엄진우 씨 눈에 들 리는 없겠죠. 히어로같은 엄진우 씨는 절대 저런 저속한 일에는 관심이 없을 테니까요.” 물론 아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모용준은 엄진우의 안색이 점점 싸늘해지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엄진우의 눈동자에는 한바탕 눈보라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1조!” 그리고 이때, 갑자기 낯선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순간 입을 다물었다. “보스다!” 사람들은 안색이 확연하게 변해버렸다. 네이비색 정장을 입은 키가 큰 남자가 뒷짐을 쥔 채 호랑이와 같은 걸음으로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꼭대기 층에 있던 홍의회의 거물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들은 평소에 거만하고 오만하게 굴지만 홍의회의 황제는 영원히 오직 한 사람일 뿐이다. 바로 강남성에서 가장 신비로운 9대 고대 무가인데 시야는 이미 무도를 넘어섰다고 하여 9대 수진 가문이라고도 불렸다. 보스는 운천명, 9대 고대 무가 중 제일로 불리는 운씨 가문의 하나밖에 없는 외동아들이자 운씨 가문의 상속자이기도 하다. 그는 전설 속의 원고제패체로 수련에 천부적인 재질을 가지고 있었기에 젊은 나이에 대종사에 입문하고 심지어 3~5년 뒤면 지존종사의 경지에도 오를 수 있다고도 한다. 일반적인 무도종사에게 3~5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짧은 시간이다. “무릎은 왜 꿇고 그래? 나 운천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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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절차는 이미 밟았으니 저 여자는 보스의 물건이 되는 거지.” 마정미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 말했고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운천명이 가격을 외친 뒤 현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아무리 배짱이 큰 놈이라고 해도 감히 홍의회의 보스인 운천명에게 맞서지는 못할 것이다. 고다겸도 물론 잘 알고 있었다. 홍의회에서 운천명의 말은 마치 성지와도 같다는 것을. 하여 그녀는 빠르게 진행을 이어갔다. “1조 원 한 번! 1조 원 두 번! 1조 원 세... 응?” 고다겸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옆에 우람한 검은 그림자가 불쑥 나타나더니 곧장 철장으로 걸어갔다. “엄진우 씨!”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모용준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대체 언제 저기까지 이동한 거지? 왜 난 하나도 몰랐지? 엄진우는 몸을 숙이고 한쪽 무릎을 꿇더니 손을 내밀어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 사람들이 많이 괴롭혔어? 걱정마. 내가 왔으니까 곧 괜찮아 질 거야.” 엄진우는 예우림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예우림은 그저 공허한 두 눈만 크게 뜰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순간 엄진우는 심장이 마치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늘 도도하던 예우림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가? 대체 누가 이렇게 만든 거야! 억눌려 있던 분노가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듯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야, 이 새끼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감히 우리 보스의 물건에 손을 대다니! 손가락 잘리고 싶어?” 홍의회 멤버들은 경악에서 깨어나 모두 발끈하며 소리를 질렀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운천명의 눈동자에는 음흉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는 1조 원 이상을 쓴 엄진우가 더는 말썽을 피우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었다. 그는 앞으로 걸어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저기요. 봉관하피는 선물로 드릴게요. 돈은 필요 없으니까 물건 가지고 떠나세요. 홍의회는 그쪽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 나가면 살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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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험한 꼴을 많이 봐왔다고 자부했던 고다겸도 너무 놀라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꺅! 엄진우 씨,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죠?” 그러자 엄진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쪽을 겨냥하는 건 아니에요. 내 상대는 홍의회죠. 아, 그리고 난 홍의회에 한 푼도 줄 생각이 없어. 그 소행성도 봉관하피도, 당신들이 나한테 넘기지 않는다면 내가 다 빼앗아 버릴 거야.” 엄진우가 다섯 손가락을 쩍 벌리자 철장이 그대로 열려졌다. 다행히 예우림은 기가 허약하고 기억이 몽롱한 외에 다른 외상은 없어 보였다. 엄진우는 그녀를 품에 안고 훌쩍 뛰어올라 바로 100미터 떨어진 위치로 이동했다. 엄진우의 무례한 행동에 홍의회 멤버들은 하나같이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뭐? 한 푼도 줄 생각이 없다고? 넘기지 않으면 빼앗겠다고? 오만하고 거만한 놈! “보스, 저 새끼 정체 알아냈어요. 저 새끼 엄씨 가문 소주가 아니라 고작 창해시 사대 고대 무가 엄씨 가문에서 버려진 자식일 뿐이에요.” 이때 마정미가 다급히 달려와 보고를 올렸다. “하지만 얼마 전 엄씨 가문 후손의 백일상에서 전체 엄씨 가문의 고수들을 이겼고 나중에는 창해시의 모든 고대무가가 저놈에게 굴복했다고 해요.” 노현무는 씩씩거리며 말했다. “명문가 도련님은 개뿔, 도처에서 사람을 무는 미친개일 뿐입니다.” 운천명의 안색에는 이미 먹구름이 가득 끼었다. “넌 죽을 거야.” 그의 손짓 하나에 모든 홍의회의 멤버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엄진우를 에워쌌다. “보스, 제발 화를 거두어주세요.” 모용준은 다급히 엄진우의 앞을 가로막고 무릎을 꿇었다. “엄진우 씨는 제가 데리고 들어왔으니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차라리 절 죽여주세요.” 그러자 운천명은 흉악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 목숨에 가치가 있어? 그리고 왜 내가 널 죽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거지?” 늑대를 데리고 들어왔으니 모용준도 반드시 죽인다! 하지만 이때,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고다겸이 불쑥 입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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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늦은 밤의 성안은 유난히 시끄러웠다. 소씨 가문. 소지안은 마지못해 소씨 저택으로 돌아와 미간을 찌푸린 채 소학정을 쳐다봤다. “할아버지! 왜 또 멀리서 저 부르신 거죠? 지금 비담이 얼마나 중요한 시긴지 아시잖아요!” 불야성 프로젝트가 끝난 후, 소지안은 다시 라이브 커머스로 발전 중심을 옮겼다. 마침 나라에서도 전자상거래 라이브에 대한 지원 정책이 있었기에 비담은 빠른 속도로 매출을 올려 어느새 전체 강남성 30%의 시장을 점유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는 말이 있듯이 소지안은 이 기회에 시장을 성 밖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설마 또 맞선 때문에 저 부르신 거라면 얘기 꺼내지도 마세요!” 소지안은 잔뜩 불쾌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소학정은 의자에 앉아 한 손으로 차를 내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담배를 들고 태연자약하게 입을 열었다. “지안아. 상황이 이 지경까지 됐는데 넌 정말 모르는 거니, 아니면 모른 척하는 거니? 성안에 큰 소동이 일어났다는 걸 몰라?” “소동이요? 무슨 소동이요?” 소지안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홍의회라고 들어봤어?” 소학정은 소지안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그럼요, 알죠. 명문가 자제들로 구성된 신비로운 조직 아닌가요? 9대 수진 가문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이미 역사가 되어버렸어.” 소학정은 왠지 두려움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하룻밤 사이에 홍의회는 한 남자로 인해 멸망했어.” “남자요? 누구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있었어요?” “네가 좋아하는 남자, 몰라?” 소학정은 두 눈을 번쩍 뜨고 소지안을 노려보며 말했다. 순간 소지안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설마...” 한 시간 전, 홍의회 경매장. “엄진우!!” 찢어진 옷에 만신창이가 된 운천명은 바닥에 엎드린 채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이는 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는 감정이다. 그의 앞에는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4백 여명의 홍의회 멤버들의 머리통이 산처럼 쌓였고 엄진우는 그 중앙에 선 채 그를 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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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아니다. 15%로 가.” 엄진우가 계속 말했다. “확실히 기억하게 만들어야지.” 이보향은 엄진우의 명령을 깍듯이 받아들였다.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9대 수진 가문에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하겠습니다.” 다음날, 성안은 천지가 흔들리는 듯한 큰 패닉에 빠져버렸다. 명문가들은 엄진우라는 남자가 혼자의 힘으로 홍의회를 멸망시켰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비록 성부는 모두에게 입을 막을 것을 명령했지만 이는 단지 민간에 제한되어 있을 뿐 상류 계층의 입은 절대 통제할 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9대 수진 가문은 도무지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자제들이 죽은 것도 모자라 수조 원의 가치가 증발하다니! 그들은 당장 엄진우를 찾기에 돌입하려고 했지만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다. 바로 북강 제일 가족, 오씨 가문의 오윤하였다. 그녀는 엄진우에게 맞서는 자는 오씨 가문의 적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9대 수진 가문은 비록 강남성에서 내놓으라 하는 명문가들이지만 북강의 오씨 가문과 비교했을 때는 미약한 존재들이었다. 결국 국면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호텔 안에서. 소파에 앉아 있는 예우림은 여전히 아름답고 단아하며 깨끗했다. 다만 눈길이 공허한 것이 예전의 날카로움과 싸늘함을 잃어버렸을 뿐이다. 엄진우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했으나 전혀 효력이 생기지 않았다. “이상하다. 독소는 분명 제거되었고 외상도 거의 나았는데 왜 호전되지 않는 거지?”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스스로 깨어나길 거부하는 건가? 현실을 도피하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왜?” 엄진우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인상 속의 그녀는 만년불변의 빙산녀로 뼛속부터 싸늘함을 풍기는 여자였다. 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겉만 차가울 뿐 마음은 뜨거운 여자다. 지극히 민감하고 여린 여자... 어쩌면 이번 오해로 그녀는 상처를 받고 모든 걸 포기한 채 자기를 지키기 위해 깨어나지 않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면 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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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진우 씨, 나 할 말 있어서 찾아온 거니 이러지 마.” 소지안은 제대로 당황했다. 백주대낮에 이렇게 박력이 터지다니. 이러다 누가 들어오면 어떡하려고. “저녁에 하면 안 될까? 내가 직접...” 소지안은 거의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목마른 짐승처럼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천천히 소지안의 방어선은 결국 무너지고 몸에는 엄진우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남았다. 그제야 엄진우는 만족스러운 듯 옷을 입고 통창 앞에 앉아 조용히 밖을 내다보았다. 소지안은 어이없다는 듯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짐승 같은 놈.” 역시 남자는 섹스를 할 때만 모든 위장을 벗어버린다. 하지만 엄진우는 여전히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우림이가 많이 아파. 마음에 병인데 나도 고칠 수 없을 것 같아.” 방금 소지안과 뜨거운 시간을 보낸 건 단순히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이었다. 소지안은 바지를 입으며 물었다. “전에 있던 오해 때문에 그런 거야? 세상에, 그 일로 그렇게까지 모순이 생긴 거야?”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이런 무기력함을 느낀 건 엄진우도 처음이다. 소지안은 맨발로 엄진우에게 다가가 그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진우 씨, 너무 걱정하지 마. 적어도 우림이 일단 데려왔잖아. 이젠 우리가 천천히 우림이를 깨어나게 하는 수밖에 없어. 우림이는 반드시 깨날 거야.” 엄진우는 몸을 돌려 소지안을 꼭 끌어안고 말했다. “그러길 바랄 뿐이야. 나 너무 지친다. 힘들어...” 창해시에서 성안으로 오기까지, 이 모든 것은 예우림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예우림은 산송장이 되어버렸다. 지칠 대로 지친 엄진우는 소지안의 품에 안겨 펑펑 울고 싶었다. 그런데 이때 오윤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무슨 일인데?”“어디죠?” “볼 일 좀 있어서 밖에 나왔어.” “밖이요. 두 여자와 함께 호텔에 있는데 밖이라고요? 한 번에 두 여자를 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오윤하의 싸늘한 말에 엄진우는 순간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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