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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진우 씨, 나 할 말 있어서 찾아온 거니 이러지 마.”

소지안은 제대로 당황했다.

백주대낮에 이렇게 박력이 터지다니. 이러다 누가 들어오면 어떡하려고.

“저녁에 하면 안 될까? 내가 직접...”

소지안은 거의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목마른 짐승처럼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천천히 소지안의 방어선은 결국 무너지고 몸에는 엄진우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남았다.

그제야 엄진우는 만족스러운 듯 옷을 입고 통창 앞에 앉아 조용히 밖을 내다보았다.

소지안은 어이없다는 듯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짐승 같은 놈.”

역시 남자는 섹스를 할 때만 모든 위장을 벗어버린다.

하지만 엄진우는 여전히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우림이가 많이 아파. 마음에 병인데 나도 고칠 수 없을 것 같아.”

방금 소지안과 뜨거운 시간을 보낸 건 단순히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이었다.

소지안은 바지를 입으며 물었다.

“전에 있던 오해 때문에 그런 거야? 세상에, 그 일로 그렇게까지 모순이 생긴 거야?”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이런 무기력함을 느낀 건 엄진우도 처음이다.

소지안은 맨발로 엄진우에게 다가가 그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진우 씨, 너무 걱정하지 마. 적어도 우림이 일단 데려왔잖아. 이젠 우리가 천천히 우림이를 깨어나게 하는 수밖에 없어. 우림이는 반드시 깨날 거야.”

엄진우는 몸을 돌려 소지안을 꼭 끌어안고 말했다.

“그러길 바랄 뿐이야. 나 너무 지친다. 힘들어...”

창해시에서 성안으로 오기까지, 이 모든 것은 예우림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예우림은 산송장이 되어버렸다.

지칠 대로 지친 엄진우는 소지안의 품에 안겨 펑펑 울고 싶었다.

그런데 이때 오윤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무슨 일인데?”

“어디죠?”

“볼 일 좀 있어서 밖에 나왔어.”

“밖이요. 두 여자와 함께 호텔에 있는데 밖이라고요? 한 번에 두 여자를 품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오윤하의 싸늘한 말에 엄진우는 순간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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