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다!” 말이 끝나기 바쁘게 드래곤 크루의 한 사람은 갑자기 손바닥을 들어 마원지의 머리통을 깨버렸다. 풉! 상대의 정수리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더니 마원지는 곧 호흡을 멈췄다. 엄진우는 깜짝 놀랐다. 마원지를 구하러 온 게 아니었어? 왜 갑자기 죽이는 거지? “엄진우 씨! 우린 엄진우 씨의 적이 아니야. 잔챙이 같은 마원지 따위가 감히 우리에게 지휘를 하다니, 죽어도 마땅하지.” 이때 한 사람은 엄진우에게 담배를 건네주고 불까지 붙여주었다. “나는 드래곤 크루의 공작새이고 이쪽은 범고래인데 특별히 엄진우 당신을 만나러 왔어.” 엄진우도 드래곤 크루에 대해 들은 적 있다. 그들은 같은 크루원들도 서로의 이름을 모른 채 전부 코드명을 사용한다고 한다. 제경 제일 흰 장갑으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은 상류층 인사들의 뒷일을 처리하는 특수 기관일 뿐이다. 드래곤 크루는 용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으며 실력이 아주 강하다. 심지어 아무리 세력이 높은 기관이나 명문가라고 해도 나랏일을 하는 드래곤 크루에는 예의를 갖출 수밖에 없었다. 범고래는 순간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공작새, 말이 너무 길어. 묻겠다. 홍의회 일은 자네 혼자 벌인 일인가?” “아, 따지러 오셨군요.” 엄진우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홍의회가 내 여자를 납치해서 밀어버렸어요. 문제 있어요?” 그러자 공작새는 어두운 안색으로 물었다. “밀어버렸다고? 홍의회에는 근 500명의 멤버가 있어. 모용준과 고다겸을 제외하고 빠짐없이 죽였다던데 이건 너무 한 거 아닌가? 당신의 존재는 이미 성안의 여러 세력에 영향을 미쳤어. 하여 우리 드래곤 크루는 이 일을 아주 중시하고 있지.” 공작새가 진지하게 말했다. “용국을 위해, 강남성의 평화를 위해 당장 성안을 떠나. 그렇다면 신변 안전은 보장해 주겠다. 9대 수진 가문도 우리 앞에서는 섣불리 행동할 수 없을 거야.” 그 말에 엄진우는 배를 끌어안고 웃어댔다. “아니 지금 나 웃기려고 하는 말이죠?” 그러자 범고래
엄진우에게 완전히 화가 난 두 사람은 본색을 드러내기로 했다. 범고래는 마치 탱크처럼 엄진우를 향해 강한 기세로 돌진했다. 하지만 엄진우는 단 한 손으로 순식간에 탱크의 기어를 눌러 상대방을 꼼짝달싹 못 하게 제어했다. 그러자 공작새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범고래, 장난하지 말고 당장 죽여. 그래야 빨리 돌아가서 보고 올릴 거 아니야!” “나... 몸을 못 움직이겠어. 이 자식 만만하지 않아!” 범고래는 제자리에 그대로 굳어진 채 안색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조금도 밀어붙일 수 없었다. 공작새는 흠칫했다. “아니, 그럴 리가?” 드래곤 크루의 전투력은 강남 상위 20위 안에 드는 무도종사와 맞먹는다. 심지어 그것도 가장 평범한 크루원의 실력이다. 그들같은 고급 전사들은 몸에 상처 하나 나지 않고 강남성의 모든 고수를 압살할 수 있다. 공작새가 물었다. “내가 도와줘? 하지만 공로는 나한테 절반 넘겨야 할 거야.” 그러자 상대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필요 없어! 고작 애송이일 뿐이야! 허읍!” 범고래는 온몸의 진기를 단숨에 강제로 폭발시켰다. 순간 공포의 기압이 엄진우의 몸을 누르기 시작했다. “힘으로 안 된다면 진기로 널 죽일 거야!”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압 자기장은 10배의 중력에 해당한다. 보통 사람은 이런 경우 과도한 압력으로 인해 오장육부가 출혈을 일으키고 뼈까지 뒤틀리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엄진우는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도 모자라 기지개를 켜며 하품까지 했다. “이럴 수가!” 범고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엄진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이게 다예요?” “그게... 그럴 리가!” 상대는 울화통이 터질 것 같았다. “괜찮아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그쪽은 단지 부족할 뿐이지 별거 아니에요...”엄진우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튼 많이 약하네요.” 그러더니 시큰둥한 표정으로 상대의 어깨를 툭 쳤다.
범고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명령에 따라 엄진우를 제거하러 온 것인데 갑자기 크루 가입 제안을 한다고? 심지어 복지까지 구체적으로 말해주다니, 지금 대체 뭐 하는 짓이지? 하지만 공작새는 여전히 쉴 새 없이 입을 놀렸다. “그 어떤 세력도 우리 드래곤 크루에 명령을 내릴 수 없어. 그만큼 권력이 막대하고 신분이 높다는...” 엄진우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재밌네요. 당신 아주 재밌어요.” 엄진우는 상대의 속셈을 알아차렸다. 이길 자신이 없으니 이런 달콤한 제안을 하는 것이다. 한참 뒤 엄진우는 정색해서 대답했다. “난 드래곤 크루엔 관심이 없어요. 하지만 당신들의 체면은 세워줄 수 있죠. 나한테 성안을 떠나라고 했죠? 좋아요! 나도 성안에 있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요. 기껏해야 한 달이니 한 달이 지나면 성안을 떠날게요.” “지금 우리 드래곤 크루에 한 달만이라도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건가?” 범고래는 강력한 고통을 참은 채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부탁이 아니라 통보예요.” 엄진우의 바싹 마른 얼굴에는 경멸감으로 가득 찼다. “받아들이든지 싸우든지 알아서 선택하세요.” 범고래는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공작새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대답했다. “이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렇다면 상급에 보고하세요.” 말을 끝낸 엄진우는 바로 뒤돌아섰다. “기억해요. 이번에는 내가 자비를 베푼 거예요. 만약 계속 이딴 식으로 나온다면 난 당신들의 성안 사무실을 밀어버리는 수도 있어요. 내가 홍의회를 없애버린 것처럼 말이에요.” 엄진우의 말에 두 사람은 할 말을 잃은 채 서로 눈치를 보며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 말을 끝으로 엄진우는 성큼성큼 신약당을 빠져나갔다. 이때 노부인의 아들이 노부인과 함께 달려와 엄진우에게 인사를 전했다. “신의님, 드디어 나오셨네요. 정말 고마웠어요. 신의님이 아니라면 우리 엄마는 황천길에 오르셨을 거예요.” “별말씀을요.” 엄진우는
정상으로 돌아온 예우림이 지금 이 순간 그에게 이런 무정한 말을 하다니. 엄진우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유가 뭐야...” 엄진우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봤나 봐. 넌 나쁜 자식이야.” 엄진우는 마음이 아팠다. “예우림, 왜 이렇게 억지야. 당신이 성안에 잡혀 왔다는 소식에 난 당신을 구하려고 창해시에서 여기까지 찾아왔어. 그리고 예정아가 날 모함했다는 걸 아직도 모르겠어? 그날 난 예정하한테 그런 짓 한 적 없어!” 그러자 예우림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날 구해? 내가 홍의회에 오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알아? 일주일이야! 일주일이나 걸렸다고. 이 일주일 동안 내가 미친 척하지 않았더라면 난 이미 운천명에 의해 더럽혀졌을 거야. 그때 당신은 어디 있었어? 실컷 놀다가 그제야 나라는 여자를 떠올린 거 아니야? 하긴 당신한테 난 아직도 이용 가치가 있는 여자잖아. 비담 컴퍼니는 내가 지원해야 돌아갈 수 있으니까!” 엄진우를 마주하기 싫어서 그녀는 계속 미친 척 해왔던 것이다. 엄진우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처음에 난 몰랐어... 난...” 엄진우는 자기가 오윤하에게 구조되어 크루즈에서 며칠이나 누워있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다 더 많은 오해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말 못 해?” 예우림이 빈정거렸다. “시베리아나 태평양으로 출장이라도 간 거야? 아니면 다른 여자의 침대에서 즐겼던 거야?” 엄진우는 말문이 막혔다. “그러니까, 더는 가식 떨지 마. 걱정하지 마, 어쨌든 당신은 날 구했으니 난 지성그룹 대표로서 계속 당신 사업을 지지하고 비담 컴퍼니를 지지할 거야. 하지만 그 이상은 도와줄 수 없어. 당신도 더는 날 여자로 생각하지 마. 똑똑히 기억해. 애초부터 당신은 고작 내 방패막이였을 뿐이야.” 그 말에 엄진우도 화가 치솟아 올랐다. “그럼 나와의 지난날들은 모두 가짜라는 거야? 진심이 아니라는 거야?” “당신 말대로 다 지난 날이야.” 예우림은 싸늘하고 무뚝뚝하게 말했다.“그
“아니야... 괜찮아...” 예우림은 입굴을 살짝 깨물고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러자 엄진우의 손은 조금씩 그녀의 몸을 휘젓기 시작하더니 점점 더 아랫배를 타고 내려갔다. “하-” 예우림은 저도 몰래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소름이 돋았다. “대표님, 정말 괜찮으세요? 어디 아프세요? 구급차라도 불러드릴까요?” 유 부장은 잔뜩 걱정되어 물었다. “괜찮다고 했잖아!” 예우림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 휴대폰을 바닥에 던져버리더니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뒤로 돌려 엄진우를 노려봤다. “절대 용서 안 해!” 엄진우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탐욕스럽게 그녀의 온몸에 입을 맞추며 미소를 지었다. “처음부터 날 용서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하지만 끝까지 이렇게 나오겠다면 나도 더는 신사처럼 행동하지 않을 거야.” 두 사람의 몸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었고 호흡마저 가빠지기 시작했다. 엄진우는 예우림을 안아 올려 소파에 기대게 했고 예우림은 가느다란 손으로 엄진우의 팔을 꽉 잡고 말했다. “방으로 가. 여기서 하는 건 불편해.” 그러자 엄진우가 웃으며 말했다. “애원해 봐.” 그러자 예우림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 “꿈 깨!” “정말이지?” 엄진우는 예우림의 두 가슴을 움켜쥔 채 거칠게 주무르기 시작했고 예우림의 신음은 점점 더 커져갔다. “하, 하지 마. 제발 하지 마.” 그제야 엄진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안고 다른 방으로 움직였다. 두 사람은 마치 오랜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난 듯이 미친 듯이 서로를 탐닉했고 하마터면 침대가 무너질 뻔했다. 한 시간 뒤, 피곤한 듯 엄진우의 어깨에 기대있던 예우림이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다. “나쁜 자식, 넌 너무 나빠.” 그녀는 화풀이라도 하는 듯 자그마한 주먹으로 엄진우의 가슴을 두드렸다. “왜 그렇게 늦게 왔어? 그동안 내가 어떤 날을 보냈는지 알기나 해? 하마터면, 정말 하마터면 다른 남자들에게 짓밟힐 뻔했다고!” 엄진우는 눈물을 흘리는 예우림을 품에 꼭
“쯧쯧! 질투야? 여자들이란, 가지지 못하면 꼭 망가뜨리려고 하지. 그러면 안 돼!” 엄진우가 일부러 그녀를 놀리자 예우림은 입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말했다. “너 같은 왕자병이랑은 말 안 해! 나 오늘 창해로 돌아갈 건데, 당신도 같이 갈래? 일등석 하나 더 남긴 했더라고.” 엄진우가 말했다. “난 며칠 있다가 갈 거야. 맞다. 예정아가 이번에 이런 짓을 벌인 건, 예씨 가문의 사주를 받은 걸지도 몰라.” 예우림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알고 있었어. 예정아 때문에 취한 그날, 예정아는 분명 할아버지가 시킨 일이라고 자백했어. 이번에 창해로 돌아가면 피바람이 불게 될 거야.” 예우림도 결코 만만한 여자가 아니다. 그녀의 수단으로도 예씨 가문은 충분히 화를 입게 될 것이다. 하지만... “복수도 도를 지켜야 해.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거 잊지 마.” 엄진우는 노파심에 그녀에게 귀띔해 주었다. 예흥찬 그 늙어빠진 똥개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영감이다. “걱정하지 마. 나한테 생각이 다 있어.” 문을 나서려던 예우림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칫하더니 다시 돌아와 물었다. “맞다. 성안에 남으려는 거, 혹시 9대 수진 가문을 상대하려고 그러는 거야?” 엄진우는 멈칫하다가 다시 물었다. “그건 갑자기 왜 물어?” “내가 미친 척만 했겠어? 당신 옆에서 중요한 정보도 많이 들었어.” 예우림은 뜨거운 눈빛으로 엄진우를 바라봤다. “성안은 우리가 사는 작은 창해와는 달라. 여러 세력이 얽히고설켜 있어. 불장난하다가 불에 탈 수도 있다고. 어쩌면 당신은 그날 드래곤 크루 사람들의 말대로 빨리 성안을 떠나는 게 좋았을지도 몰라...” “다 알고 있었네.” 엄진우는 미소를 지었다. “만약 나 혼자서도 9대 수진 가문에 버금가는 거대한 세력을 가졌다면 믿을래?” 엄진우는 일부러 ‘버금간다’는 겸손한 표현을 사용했다. 사실 북강에서 9대 수진 가문은 그의 신발 끈을 묶어줄 자격도 없다.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예우림은 고개를 돌려 콧
엄진우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그녀를 힐끔 보았다. 연예인답게 예쁘긴 했다. 그런데 스크린에서 본 연예인들과 다 똑같게 생긴 것이 도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최담비는 미소를 지은 채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반가워요, 엄진우 씨. 전 강남 출신 여배우이자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최담비라고 해요. 3년 전 미스아시아 선발대회 강남성 선으로도 당선되었었어요.” “여긴 어떻게 찾아온 거지? 대체 무슨 선물을 들고 왔으며 왜 직접 온 거지?” 엄진우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선물은.... 당연히 저죠.” 코트 단추를 홱 풀자 안에는 크롭탑만 입고 있었는데 완벽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앞쪽의 희고 말랑한 큰 가슴은 혈액 순환이 더 빨라지게 만들었다. 그 어떤 성숙한 남자에게도 이건 저항하기 어려운 무기이다. 최담비는 두 손으로 허리를 짚고 간드러진 눈빛으로 엄진우를 바라봤다. “전... 9대 수진 가문의 여러 어르신의 명령을 받고 찾아왔어요. 그리고 이건 그들이 엄진우 씨에게 드리는 선물이죠.” 그제야 상대의 의도를 알아차린 엄진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하하! 홍의회 일로 찾아온 거네.” “오해하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복수 때문에 온 건 아니에요. 엄진우 씨의 여자를 납치했으니 죽어도 마땅하죠. 9대 수진 가문은 의논 끝에 화해를 선택했고 절 선물로 보냈어요.” 최담비는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끈적한 눈빛을 보냈다. “엄진우 씨, 저한테 오전 시간만 주세요. 반드시 즐겁게 해드릴게요. 천국이란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려드리죠.” 말을 끝낸 그녀는 바로 몸을 낮추고 엄진우의 벨트를 풀려고 했는데 가늘고 긴 손가락은 남자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최담비는 그 어떤 남자도 매료시킬 자신이 있었다. 오랜 시간 연예계에서 쌓아온 경험으로 보았을 때, 그 어떤 고상한 남자라도 바지만 벗으면 결국 다 똑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엄진우는 무덤덤하게 한 마디를 날렸다. “근데 당신은 너무 늙었어. 곧 서른이지? 몸 다 처진
최담비는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지금 뭐 하자는 거죠?” 그녀를 가질 생각이 없으면 왜 옷을 벗으라고 한 거지? 옷도 다 벗었는데 이대로 나가라고? 엄진우는 그녀를 서커스단의 광대로 생각하고 놀려먹은 건가? “가슴이 처졌잖아!” 엄진우는 그녀의 몸을 훑어보며 진심으로 말했다. “우림이와 지안 씨와 비하면 너무 질 떨어져. 아예 비교가 안 돼. 그런데 내 손길을 바란다고? 쯧쯧, 난 도무지 안 되겠어.” “지금 저 갖고 놀았어요?” 최담비는 화가 나서 몸을 떨며 물었다. “지금 누굴 거절했는지 알기나 해요? 당신은 방까지 찾아온 연예인을 지금 거절했어요! 주제도 모르는 촌놈 주제에! 기회도 몰라보고!” 그러자 엄진우는 싸늘하게 웃었다. “내가 하반신으로 생각하는 당신의 스폰서들과 같은 줄 알아?” 그러더니 이내 여자의 외투에서 소형 카메라를 하나 꺼냈다. 순간 최담비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당신 몸에 적어도 7~8개는 있다는 거 나 알고 있어.” 엄진우는 싸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알아서 고백할래, 아니면 밖에 있는 사람들한테 널 맡길까?”이보향은 이미 검은 옷의 호위병들을 거느리고 굳건히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누군가의 입을 열게 하는 건, 쟤들이 전문이야. 쟤들한테 이런 싼 티 나는 미인계는 통하지 않아.” 엄진우는 시계를 가리키며 카운트다운을 세기 시작했다. “생각할 시간 10초 줄게. 10, 9, 8...” “9대 수진 가문이 돈을 주고 시켰어요.” 최담비는 겁에 질려 벌벌 떨며 말했다. “뭘 하려는 수작이지?” 이보향이 싸늘하게 묻자 최담비는 잠시 말문이 막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말하면 난 죽어요. 9대 수진 가문은 이미 주변에 사람을 심어 날 감시하고 있어요.”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사람을 심었다고? 설마 아침에 치운 그 쥐새끼들을 그러는 건가?” 최담비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요?” 엄진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이보향은 바로 사람을 시켜 시체 몇 구를 들어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