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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범고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명령에 따라 엄진우를 제거하러 온 것인데 갑자기 크루 가입 제안을 한다고?

심지어 복지까지 구체적으로 말해주다니, 지금 대체 뭐 하는 짓이지?

하지만 공작새는 여전히 쉴 새 없이 입을 놀렸다.

“그 어떤 세력도 우리 드래곤 크루에 명령을 내릴 수 없어. 그만큼 권력이 막대하고 신분이 높다는...”

엄진우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재밌네요. 당신 아주 재밌어요.”

엄진우는 상대의 속셈을 알아차렸다. 이길 자신이 없으니 이런 달콤한 제안을 하는 것이다.

한참 뒤 엄진우는 정색해서 대답했다.

“난 드래곤 크루엔 관심이 없어요. 하지만 당신들의 체면은 세워줄 수 있죠. 나한테 성안을 떠나라고 했죠? 좋아요! 나도 성안에 있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요. 기껏해야 한 달이니 한 달이 지나면 성안을 떠날게요.”

“지금 우리 드래곤 크루에 한 달만이라도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건가?”

범고래는 강력한 고통을 참은 채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부탁이 아니라 통보예요.”

엄진우의 바싹 마른 얼굴에는 경멸감으로 가득 찼다.

“받아들이든지 싸우든지 알아서 선택하세요.”

범고래는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공작새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대답했다.

“이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렇다면 상급에 보고하세요.”

말을 끝낸 엄진우는 바로 뒤돌아섰다.

“기억해요. 이번에는 내가 자비를 베푼 거예요. 만약 계속 이딴 식으로 나온다면 난 당신들의 성안 사무실을 밀어버리는 수도 있어요. 내가 홍의회를 없애버린 것처럼 말이에요.”

엄진우의 말에 두 사람은 할 말을 잃은 채 서로 눈치를 보며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 말을 끝으로 엄진우는 성큼성큼 신약당을 빠져나갔다.

이때 노부인의 아들이 노부인과 함께 달려와 엄진우에게 인사를 전했다.

“신의님, 드디어 나오셨네요. 정말 고마웠어요. 신의님이 아니라면 우리 엄마는 황천길에 오르셨을 거예요.”

“별말씀을요.”

엄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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