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Bab 451 - Bab 460

990 Bab

제451화

어르신은 말을 마치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고 구승재가 달려와 구승훈을 부축하며 물었다. “형, 괜찮아?”구승훈은 웃기만 할 뿐 옆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이기까지 했다. “괜찮아, 안 죽어.” 구승재는 인상을 찌푸렸다. “의사 선생님 불렀으니까 조금만 기다려.”구승훈은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였다. “그래.”구승재는 강하리 쪽 상황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망설이다가 결국 말을 꺼내지 않았다. 한편 이쪽 상황을 전해 들은 구승유는 서둘러 뒷마당에 있는 정원으로 향했고 정원에는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여인은 온화하면서도 유난히 아름다워 보였고, 단정한 치마저고리를 입으니 더욱 우아해 보였다. 구승유는 황급히 달려가 여자의 팔을 껴안았다. “큰엄마, 큰오빠가 할아버지한테 맞았어요.” 여초연은 멈칫하며 물었다.“걔는 어디 있어?”“거실에요, 셋째 오빠랑 같이 있어요.” 여초연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내가 가봐야겠다.”밖으로 나가면서 그녀는 다시 물었다.“또 그 여자 때문이야?”구승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큰오빠 이번엔 진심인 것 같아요.”여초연의 눈빛이 번뜩였다.“네 오빠 마음이 움직였다면 좋은 여자겠지.”곧 여초연이 거실에 도착하자 그녀를 본 구승훈의 시선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왜 왔어요?” 여초연은 걱정 가득한 표정이었다.“다쳤다고 들었어.”말하는 그녀의 눈동자에는 아픔이 번쩍였다.“너도 참, 꼭 그렇게 반기를 들어야겠어?”구승훈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내가 이렇게 되면 당신은 기쁘지 않나?” 여초연의 얼굴에 아픈 기색이 스쳐 지나갔고 옆에서 보다 못한 구승유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오빠! 큰엄마는 오빠 걱정해서 그러는 건데 태도 좀 바르게 할 수 없어?”구승재가 그녀를 끌어당겼다.“넌 참견하지 마.”형이 큰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구승유는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그녀는 다가가 여초연을 부축했다.“큰엄마, 그냥 아파하라고 해요. 본인이 자초한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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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영상에는 장면만 담겨있고 소리가 없었다. 10초 남짓한 짧은 영상이었지만 강하리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당시 그녀는 분명 발버둥 쳤지만 무력한 모습이 영상에서는 다르게 비쳤다. 얼굴의 홍조까지 더해져 더욱 야릇한 분위기로 보였다. 강하리는 영상을 보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영상 아래에 달린 댓글은 더 심각했다. [세상에, 저 여자 너무 예쁘다.][저 얼굴, 저 몸매, 너무 섹시하네.][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데 아가씨 나랑 한번 잘래?][한 번만 자게 해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노골적으로 희롱하는 발언들이 마구 쏟아지고 곧바로 다른 누군가 나타나 몰아가기 시작했다.[얼마 전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미녀 번역가 아닌가? 그때 옆에 있던 남자가 아닌데.] [세상에, 저런 사람도 외교부에 들어가? 외교부 창피해서 어떡해.][외교부에도 같이 자는 남자가 있나 보지.][정말? 몸 대주고 승진한 거야?]댓글 창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곧바로 누군가 그녀가 송유라와 구승훈의 관계를 망쳤다는 말을 꺼냈다. 마침 언니가 떠나서 하소연할 곳이 없었던 송유라의 팬들은 강하리를 미친 듯이 물어뜯고 있었다.손연지는 그녀의 얼굴이 점점 굳어지는 것을 보고 황급히 휴대폰을 다시 빼앗았다. “하리야, 그만 봐.” 강하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더 이상 이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글에 마음이 괴로웠다.마음에 아릿한 통증이 밀려오며 대체 누가 자신을 이토록 괴롭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통화 좀 할게.” 그렇게 말한 후 그녀가 손연지의 휴대폰을 가져와 정주현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는데, 전화를 걸기도 전에 손연지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화면에 뜨는 이름을 본 강하리는 손에 힘이 들어갔고 손연지는 그녀의 눈치를 보았다. “구승훈이야?”강하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받기 싫으면 내가 대신 받을게.” 강하리는 전화기를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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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그녀는 시선을 내리며 눈동자에 비친 복잡한 감정을 숨겼다.“아니요, 잔 적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전화를 끊었고 구승훈은 끊어진 전화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하다가 전화기를 옆에 내려놓았다.옆에 있던 구승재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형, 강하리 씨 괜찮대?”구승훈은 대답 대신 이렇게 물었다.“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구승재는 순간 속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정주현 잘못은 아니야. 그때 노진우도 함께 살펴봤는데 안현우가 가지고 간 장난감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었어. 두 사람은 물건들을 보지도 않고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고 카메라를 보니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쓰레기를 치운 건 맞아. 영상 올린 사람도 그냥 우연히 주웠다고 했어.”구승훈은 콧방귀를 뀌며 웃는 얼굴로 구승재를 바라봤지만 눈빛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그런 걸 주울 사람이 있을까?”구승재는 그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그였다면 절대 주울 리 없는 물건이었다.쓰고 싶으면 새 걸 사서 쓰면 되지, 병이 있을지도 모르는 데 남이 쓰던 걸 왜 주워가겠나.구승훈의 눈빛이 점점 더 서늘해졌다.“송씨, 안씨 가문 사이에 오간 게 없는지 확인해 봐, 특히 송씨 가문 쪽!”송유라와 안현우는 평소에도 사이가 좋았는데, 이번 일에 정말 송유라가 관여하지 않았을까?휴대전화를 움켜쥔 구승훈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고 빠르게 대답한 구승재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형, 강하리 씨한테 왜 다치고 열 나는 건 얘기하지 않았어? 그리고 며칠 전부터 안씨 가문이 여러 가문과 손잡고 에비뉴를 공격한다는 얘기는 왜 또 안 했어?”구승훈은 그를 힐끗 돌아보았다.“아직 그 얘기를 할 때가 아니야, 가서 이 일부터 처리해.”강하리는 전화를 끊고 손연지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다.손연지는 줄곧 웹사이트를 훑어보다가 잠시 후 소리를 질렀다.“하리야, 그 영상들 진짜 사라졌어. 얼른 봐, 호텔 측에서 너한테 사과하고 풀영상까지 전부 다 내보냈어. 네가 화장실에서 끌려 나와 엘리베이터에 탄 것부터 안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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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강하리는 그 약이 뭐가 그렇게 특별한지 잘 몰랐다.다만 그날 밤 김주한이 준 약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약이라는 것만 알았다.김주한이 준 약은 최소한 정신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그날 밤, 그녀는 정말 자신을 전혀 통제할 수 없었다.혼란스러워하는 강하리의 표정을 보며 손연지는 갑자기 불안해졌다.“하리야, 이게 어떤 약인지 알아?”강하리는 얼굴을 찡그렸다.“뭐 이상한 것 있어?”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은 손연지의 마음은 순간 형언할 수 없이 복잡해졌다.“그 약은 해독약이 없어.”손연지의 말이 끝나자 강하리가 당황했다.“해독약이 없다니 무슨 말이야?”약에 대해 설명하는 손연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대체 이런 약은 왜 개발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가 생각했을 때 의약품은 환자를 치료하고 사람들의 생명을 구해 고통을 덜어주는 데 사용되어야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약을 돈과 욕망을 위해 사용하고 있었다.그녀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마침내 말을 이어갔다.“얼마 전 우리 병원에 막 열여섯 살이 된 여학생이 설날에 친구들을 따라 놀러 갔다가 누군가 이런 약을 탄 걸 먹게 됐어. 병원에 와서 여러 의사들을 불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가족은 죽어도 남자로 해결하지는 못하겠대. 결국 그 여학생은...”손연지는 잠시 말을 멈췄다.“여학생은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강하리의 심장이 철렁했다.“게다가 다시 깨어날 확률이 매우 낮고 신체의 여러 장기가 매우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어.”손연지는 말을 하며 저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어떻게 사람이 이런 약을 써?”멍하니 듣고 있던 강하리의 마음이 어느새 뒤죽박죽되었고 손연지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무언가 떠올랐다.“하리야, 구승훈이 이런 약이라는 걸 알았어?”강하리는 고개를 저었다. “잘 모르겠어.”손연지는 순간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도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한 거면? 하리야, 우리가 괜한 사람 원망한 건 아닐까?”강하리는 한참이 지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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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멍하니 그 말을 듣고 있던 강하리가 결국 참지 못하고 이렇게 물었다.“정주현 씨, 그날 밤 구승훈 씨는 내가 어떤 약을 먹었는지 알아요?”정주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속으로는 모른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사실대로 실토했다.“알아요, 하지만 기회를 틈타 몹쓸 짓을 한 건 사실이잖아요 하리 씨.”강하리는 순간 침묵했고 정주현이 뭐라고 말을 덧붙였지만 들리지 않았다.정주현이 다시 그녀를 불러서야 문득 정신을 차렸다.“하리 씨, 내 말 듣고 있어요?”“네?”정주현은 혀를 찼다.“우리 영감탱이가 하리 씨 몸 어떠냐고 물어요. 또 어디서 들었는지 하리 씨 어머님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 한번 뵈러 간대요.”강하리는 웃음을 터뜨렸다.“정 회장님께 전 괜찮으니까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엄마는 굳이 보러 오실 필요 없어요.”정주현이 다시 혀를 찼다.“알아서 하라고 해요. 이런 식으로 직원들 챙겨준다고 생각하나 보죠, 내버려둬요.”강하리는 짧게 대답을 한 뒤 전화를 끊었고 이윽고 손연지가 다가와 물었다.“구승훈이 안대?”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손연지는 강하리의 눈치를 살폈다.“그럼 우리가 괜한 사람 탓한 거야?”강하리는 한참을 제자리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휴대전화를 꺼내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벨이 몇 번 울리더니 구승훈이 전화를 받았다.“하리야.” 남자의 목소리는 여전히 잠겨 있었고 강하리는 입술을 꾹 다물다가 망설이듯 입을 열었다.“구승훈 씨, 그 약 해독제가 없는 거 알고 있었죠?”구승훈 쪽에서 갑자기 조용해지다가 한참이 지난 후에야 답했다.“그래, 알아.”이미 알고 있었지만 구승훈 본인이 인정하는 말을 들으니 강하리는 가슴이 저릿했다.“그럼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구승훈이 웃었다.“하리야, 솔직하게 말해도 네가 믿었겠어?”강하리는 그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만약 구승훈이 그 자리에서 바로 말했다면 아마 믿지 않았을 것이다.이 개 같은 남자가 선을 넘은 게 이번만이 아니었고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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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강하리는 전화기를 꽉 쥐었고 그녀가 말을 하기도 전에 구승재의 목소리가 들렸다.“우리 형 상처가 심각해요. 안현우 때문에 며칠째 할아버지와 맞서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가볍게 때리는 것도 아니고, 예전 상처가 낫지도 않는데 새 상처가 생기니까 어젯밤부터 열도 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본인은 괜찮다고 우기면서 약도 안 먹고 그냥 이렇게 버티고 있어요.”그 말에 강하리는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구승훈의 동정심 유발 작전은 아닌지 의심했다.하지만 그녀를 돕느라 다친 건 사실이었기에 강하리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물었다.“그 사람 아파트에 있어요?”“네, 아파트에 있어요. 며칠 전 할아버지 집에 갇혀 있다가 어제 막 나왔어요.”강하리가 답했다.“제가 이따가 갈게요.”“네.”전화를 끊은 강하리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짐을 챙겨 곧장 아파트로 갔다.아파트 문 앞에 도착한 그녀는 먼저 문을 두드렸지만 문을 열어줄 사람은커녕 안쪽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결국 그녀는 지문을 이용해 문을 열 수밖에 없었다.현관 신발장 위에는 지난번에 신었던 새 슬리퍼가 놓여 있었고 강하리는 안을 흘끗 들여다보고는 슬리퍼를 신었다.집은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고요했다.“구승훈 씨.”강하리가 불렀지만 여전히 대답이 없었고 그녀는 닫혀 있는 침실 문을 바라보다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문에 짓눌렸다.곧바로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고, 구승훈은 그녀를 품에 안고 고개를 숙여 쳐다보고 있었는데 짙은 눈동자에 온통 그녀의 모습뿐이었다.당황한 강하리는 그를 밀어내려다가 문득 그의 얼굴이 너무 창백하고 이마가 거즈로 싸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순간 동공이 살짝 움츠러들더니 한참 후에야 물었다.“할아버지가 때렸어요?”라고 물었다.구승훈이 짧게 대답하자 강하리는 마음속으로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이런 일에 엮이게 해서 미안해요.”구승훈은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이마를 그녀의 이마에 갖다 댔다.“엮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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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구승훈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자 옆에서 선명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강하리가 급히 전화기를 낚아챘다.“무슨 일이야?”손연지의 목소리엔 온통 초조함뿐이었다.“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간병인 말로는 아주머니를 재활실에 모시고 가서 문 앞에서 기다리는데 다른 사람들 다 나와도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에 들어가 살펴봤더니 재활실 어디에도 아주머니는 없었대. 의사 선생님들한테도 다 물어봤는데 다들 보지 못했대.”강하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더니 전화를 끊고 곧장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구승훈은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었고 그도 서둘러 방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그녀를 쫓아 나갔다.아래층에 내려와 보니 강하리는 이미 차에 타고 있었고 구승훈은 달려가서 그녀를 끌어내렸다.하얗게 질린 강하리의 얼굴을 보고 구승훈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조심스럽게 안전벨트까지 매주었다.“지금 상태로 운전하면 위험해. 내가 데려다줄게.”강하리는 이미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구승훈의 차는 빠르게 달려갔고 가는 길에 노민준에게도 전화를 걸었다.통화가 끝나고 나서야 그는 가슴 아픈 표정으로 강하리를 바라봤다.강하리는 새하얀 얼굴로 좌석에 기대어 유난히 초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걱정하지 마, 이미 사람 보내 알아보고 있어.”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구승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하려던 찰나 강하리가 시선을 내리며 덧붙였다.“지금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요.”구승훈은 잠시 멈칫하다가 순간 지난번에 그녀 혼자 정서원의 생사를 마주하게 했던 기억이 떠올라 죄책감이 밀려왔다.“미안해, 하리야.”강하리는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손연지는 막 차를 주차한 상태였다.세 사람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고 병동 입구에 도착했을 때 정양철도 그곳에 있었다.강하리는 순간 당황했다.“정 회장님, 여긴 어떻게 오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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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강하리가 참았던 눈물을 한꺼번에 쏟아내자 구승훈이 그녀를 진정시키며 다독였다.“이미 사람 보내서 그 재활사 찾고 있어.”강하리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의사한테 가 봐요, 난 괜찮으니까.”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자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지만 아까의 당황한 기색은 사라진 듯했다.대체 이 여자는 언제부터 그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버티는 게 습관이 된 걸까, 이런 그녀의 모습이 조금도 위안이 되지 않았다.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게 다 자기 때문인 것 같아 구승훈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난 괜찮아. 아주머니 일은 내 쪽에서 알아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강하리는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구승훈은 철저하게 알아보면서 재활사뿐만 아니라 병원 내 청소부들까지 모조리 훑었다.심지어 사람을 보내 지역 전체의 카메라를 돌려보도록 했다.“돌아갈 거야,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 거야?”강하리는 여기서 기다리려다 구승훈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고는 결국 이렇게 말했다.“돌아가서 기다려요.”결국 구승훈은 강하리를 데리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갔다.손연지는 강하리와 함께 돌아가려고 했지만 강하리의 안색을 보고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자신과 돌아가면 그저 불안하게 기다리겠지만, 구승훈과 함께 있으면 좀 더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어느새 달려온 노민우는 함께 떠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강하리 씨는 대체 누구에게 밉보여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거야.”이틀 전 안현우의 일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젠 어머니에게도 사고가 생겼다.손연지는 그를 흘겨보았다.“누가 알겠어요, 우리 하리가 잘 지내는 모습이 보기 싫은 사람이겠죠.”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역겨운 표정을 지었고 노민우는 다소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쪽은 왜 그렇게 나한테 불만이 많아요?”손연지는 콧방귀를 뀌었다.“당신이 아니라 비열한 사람들한테는 다 그래요.”노민우는 순간 욱해서 맞받아쳤다.“내가 왜 비열하죠? 말 가려서 해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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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네 조상님이다 이 자식아!”말을 마친 손연지는 옆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집어 들어 노민우에게 뿌렸다.그녀가 이런 식으로 나올 줄 몰랐던 노민우는 스프레이를 정면으로 맞자 눈이 너무 매워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이윽고 그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반신에 무언가 닿았다.“꺼져! 안 그러면 당장 여기서 꿰매줄 테니까!”노민우가 힘겹게 눈을 뜨자 번뜩이는 날카로운 메스가 자신을 겨냥하고 있었다.그는 손연지를 노려보았다.“당신 의사야?”손연지는 웃었다.“당연하지, 그것도 정관 수술 전문으로 하는 남성 전문의야. 앞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말 바꾸지 말고 바로 이 조상님께 와 알았지?”그렇게 말한 뒤 손연지는 곧바로 차 문을 열고 노민우를 밀쳤다.노민우는 손연지의 차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기가 막혀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천하의 노민우가 생애 처음 여자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맞고 아랫도리가 메스로 위협을 당했다!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결국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었다.운전을 하던 구승훈은 휴대폰을 힐끗 보고 스피커로 돌렸다.“무슨 일이야?”저쪽에서 노민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훈아, 그 여자 변태 이름이 뭐야?” 구승훈은 순간 당황해서 고개를 돌려 조수석에 앉아 있던 강하리를 바라보았지만 강하리는 다른 생각을 하는 듯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었다.하지만 구승훈은 노민우가 손연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목을 가다듬었다.“어느 여자 변태를 얘기하는 거야?”“강하리 씨 친구 있잖아.”강하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았다.“노민우 씨? 손연지 말하는 거예요?”노민우는 강하리의 목소리에 순간 당황했다.“이름이 손연지예요? 알았어요, 고마워요, 강하리 씨.”노민우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 하자 강하리가 다급하게 불렀다.“노민우 씨, 연지는 왜요? 연지 괴롭히지 마세요!”“괴롭히는 게 아니라 우리 병원에 스카우트하려고요!”그렇게 말한 뒤 그는 전화를 끊었고 강하리가 다소 걱정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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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강하리는 즉시 그를 밀어냈다.“나가요!”하지만 구승훈은 다시 그녀를 껴안았다.“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남자는 그녀의 귀에 속삭이고는 그냥 돌아섰다.강하리는 멍한 표정으로 닫힌 욕실 문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일부러 놀리는 건가.문득 강하리는 마음이 시큰해지더니 한참 후에 애써 미소를 지었다.‘그래, 괜찮을 거야. 엄마는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그렇게 믿어야지.’샤워를 하고 나오니 구승훈은 옆에서 낮은 소리로 통화를 하고 있었고, 그녀가 나오는 것을 본 그가 황급히 둘러대며 전화를 끊었다.“왜 젖은 머리로 나왔어?”말을 마친 그가 침실로 들어가 드라이기를 꺼내더니 소파에 앉았다.“이리 와.”그의 옆으로 다가간 강하리가 소파에 앉으려는데 구승훈이 그녀를 끌어당겨 무릎에 앉혔다.강하리 몸이 순간 경직되자 구승훈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걱정 마, 아무것도 안 해. 아주머니도 계시잖아.”강하리는 고개를 홱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저쪽 부엌에서 저녁상을 차리고 있던 아주머니는 그 말에 몰래 웃으며 뒤돌아 부엌으로 들어갔고 강하리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지더니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드라이기를 집어 들었다. “내가 직접 할게요.”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옆으로 걸어갔고 구승훈도 더 강요하지 않았다.휴대폰이 계속 울리자 강하리를 보낸 뒤 결국 집어 들었고 발신자를 확인한 구승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무슨 일이세요?”저쪽에서 들려오는 구동근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분노가 섞여 있었다.“너, 오늘 내가 주선한 맞선 자리 왜 안 갔어! 이놈이 점점 기어오르려고!”구승훈은 강하리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차갑게 웃었다.“날 위한 맞선 자리에요 아님 할아버지가 원하는 여자예요? 마음에 드시면 본인이 결혼하시지 왜 저한테 강요하세요.”“개자식, 무슨 헛소리야! 또 그 망할 것이랑 같이 있는 게지! 구승훈, 내가 직접 그 물건 처리하게 하지 말아.”구승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지며 잘생긴 눈가에 차가운 서리가 내려앉았다.“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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