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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구승훈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자 옆에서 선명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강하리가 급히 전화기를 낚아챘다.

“무슨 일이야?”

손연지의 목소리엔 온통 초조함뿐이었다.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 간병인 말로는 아주머니를 재활실에 모시고 가서 문 앞에서 기다리는데 다른 사람들 다 나와도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아서 불안한 마음에 들어가 살펴봤더니 재활실 어디에도 아주머니는 없었대. 의사 선생님들한테도 다 물어봤는데 다들 보지 못했대.”

강하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더니 전화를 끊고 곧장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구승훈은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었고 그도 서둘러 방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그녀를 쫓아 나갔다.

아래층에 내려와 보니 강하리는 이미 차에 타고 있었고 구승훈은 달려가서 그녀를 끌어내렸다.

하얗게 질린 강하리의 얼굴을 보고 구승훈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조심스럽게 안전벨트까지 매주었다.

“지금 상태로 운전하면 위험해. 내가 데려다줄게.”

강하리는 이미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구승훈의 차는 빠르게 달려갔고 가는 길에 노민준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끝나고 나서야 그는 가슴 아픈 표정으로 강하리를 바라봤다.

강하리는 새하얀 얼굴로 좌석에 기대어 유난히 초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이미 사람 보내 알아보고 있어.”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구승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하려던 찰나 강하리가 시선을 내리며 덧붙였다.

“지금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요.”

구승훈은 잠시 멈칫하다가 순간 지난번에 그녀 혼자 정서원의 생사를 마주하게 했던 기억이 떠올라 죄책감이 밀려왔다.

“미안해, 하리야.”

강하리는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손연지는 막 차를 주차한 상태였다.

세 사람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고 병동 입구에 도착했을 때 정양철도 그곳에 있었다.

강하리는 순간 당황했다.

“정 회장님, 여긴 어떻게 오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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