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63화

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 있으면 연락해.”

강하리는 대답을 하고 병동을 나섰다.

그녀가 막 엘리베이터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안에서 가 나온 사람은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몇 명과 근엄한 노인이었다.

생활한복을 입고 지팡이를 짚은 노인은 바로 구씨 가문 어르신, 구동근이었다.

그 옆에는 젊은 여자도 있었는데 스물다섯, 여섯 살로 보이는 그녀는 예쁜 외모에 우월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여인은 강하리를 살며시 훑어보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할아버지, 승훈 오빠가 저를 반기지 않으면 어떡해요?”

구동근의 눈엔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러기만 해봐, 내가 그 자식 혼내야지!”

여자의 입가에 번진 달콤한 미소가 유난히 교태를 부리는 것처럼 보였다.

“안 돼요, 때리게 둘 수는 없죠.”

강하리는 그 순간 이 여자의 정체를 알아챘다. 구씨 가문에서 구승훈에게 찾아준 맞선 상대겠지.

입술을 달싹이며 옆에 서 있던 그녀의 마음이 저릿했다.

진작 생각했어야 하는데, 구씨 가문에서 구승훈의 결혼을 재촉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었다.

지난해 그의 생일부터 구동근은 한차례 주선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 구승훈에 의해 무산되었다.

이번에도 같은 수법인 것 같은데 그녀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내색은 안 해도 마음이 말이 아니었다.

구승훈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마음의 응어리는 풀리지 않았다.

그들 사이에는 너무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

언제 귀국할지 모르는 송유라와 이젠 집안에서 주선한 맞선 상대에 그녀는 안중에도 없는 구씨 가문 사람들까지.

강하리는 가슴 속 답답함을 숨기며 한숨을 내쉬고 병실 쪽으로 몸을 돌렸다.

구동근의 매서운 눈빛이 문득 그녀의 뒷모습에 향했고,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에는 혐오감을 감추려는 노력조차 없었다.

손연지가 아침 식사 2인분을 손에 들고 들어왔다.

“어때, 구승훈은 일어났어? 심각하게 다친 거야? 팥죽 주문했는데 네가 갖다줄래?”

강하리는 음식을 건네받으며 애써 웃었다.

“고마워.”

그녀의 안색이 어두워 보이자 손연지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