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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간단한 한마디가 강하리의 거짓된 평온함을 무너뜨리는 날카로운 무기가 된 듯했다.

순식간에 그녀의 모든 강인함이 무너졌다.

맨발로 침대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그의 무릎에 고개를 묻고 낮은 소리로 흐느꼈다.

구승훈의 눈에도 안타까움이 가득했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울게 내버려뒀다.

그녀의 울음이 잦아들고 나서야 그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강하리는 왠지 불편한 마음에 붉어진 눈으로 구승훈을 바라보았다.

“시간 없는 줄 알았는데.”

구승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시간이 없어도 너를 위해서라면 낼 수 있어.”

강하리는 한참 입술을 다물고 있다가 물었다.

“아까 그 여자 집안에서 결혼 주선해 준 사람인가요?”

구승훈은 피식 웃더니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질투해?”

강하리는 그의 손을 치웠다.

“질투할 게 뭐가 있어요.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닌데.”

구승훈이 그녀를 확 끌어당겨 고개를 파묻더니 그녀의 목덜미를 파득 깨물었다.

“지금은 아무 사이가 아니라도 나중엔 다를 수도 있지!”

강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미 송유라 한 명 때문에 충분히 힘들었는데 이젠 정서원마저 그녀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

송유라보다 더 훌륭한 집안과 구씨 가문 사람들의 반대에 그녀처럼 힘없는 사람이 과연 그들과 싸울 수 있을까?

구승훈 단번에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다.

다시 물러서려는 그녀를 보며 남자의 얼굴이 말없이 어두워졌다.

그는 여자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자신은 기회를 잡기 위해 그렇게 오랫동안 노력했는데 그녀는 이대로 한 순간에 물러나겠다고?

어림도 없지.

그는 강하리의 허리를 붙잡았고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대로 안아 들고 휠체어에서 일어나 병실로 들어갔다.

다리를 뻗어 병실 문을 발로 차고 돌아선 다음 곧바로 침대에 눕혔다.

“구승훈 씨, 미쳤어요?”

“강하리, 정말 상관없다면 그냥 날 밀어내.”

말을 마친 구승훈은 한껏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의 앞섬을 열고 고개를 숙여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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