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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이어서 구승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저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구승훈, 네가 재주 좀 부린다고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바로 이어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승훈 오빠도 말만 그렇게 하는 거예요. 오빠, 할아버지 화나게 하지 마요. 어제도 오빠 때문에 고혈압 오셨어요.”

듣다 못 한 강하리는 문 앞 창턱에 죽을 놓고 곧장 뒤돌아 떠났다.

병실로 돌아왔을 때는 의사 선생님도 교대를 마친 뒤였다.

중환자실 밖에서 강하리는 의사가 진찰을 마치고 내부에서 나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고 의사는 강하리를 보고 잠시 멈칫했다.

“강하리 씨, 진료실 가서 얘기하시죠.”

강하리의 심장이 철렁하며 양옆으로 드리운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의사를 따라 진료실로 들어가자 상대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이어갔다.

“어머니 상태가 좋지 않아요.”

강하리의 심장이 순식간에 바닥을 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어떻게 안 좋으신데요?”

의사는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막 깨어나셨을 때 이미 몸의 여러 장기가 각기 서로 다른 정도로 망가졌으니 평소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전에 재활 기계에서 넘어진 후에 대량의 안정제를 투여받았어요. 그 정도 양이면 어머니 같은 분은 말할 것도 없고 정상인도 견디지 못하죠. 이미 투석을 하고 있지만 장기부전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요. 강하리 씨,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식으로 목숨을 부지할 수밖에 없고 기적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멍하니 듣고 있던 강하리는 얼핏 보기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엄청난 고통 뒤엔 무뎌지기 마련이다.

이제 곧 밝은 나날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충분히 노력했는데 무심한 하늘은 그녀가 잘 살길 바라지 않는 듯싶다.

그녀의 손에 모든 걸 다 쥐여주고서 또다시 잔인하고 매정하게 다시 빼앗아 간다.

강하리는 자신이 어떻게 진료실에서 나왔는지,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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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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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안타까워요... 빨리 행복하게 해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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