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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안예서는 유난히 열정적으로 구승훈을 반겼다.

전에 에비뉴에 있을 때는 구승훈을 보면 무서웠지만 퇴사한 지금은 무서울 게 없었다.

“구 대표님 여기서 누구 기다리세요?”

구승훈은 피식 웃으며 강하리의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네, 누구 기다리고 있어요.”

“그럼 일 보세요, 저랑 부장님은 이만 갈게요.”

그때 구승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잠깐만요.”

강하리가 경고하는 눈빛으로 그를 돌아보았지만 구승훈은 웃기만 했다.

“강 대표님, 북교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맡을 계획이신가요? 우리도 협력할 수 있어요.”

안예서는 순간 당황했다.

“구 대표님, 소식 참 빠르시네요. 저희도 오늘 막 파트너를 찾기 위해 미팅했는데.”

하지만 구승훈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강하리만 바라보았고 강하리는 그를 흘깃 쳐다볼 뿐 더 말하지 않았다.

“얘기 좀 하죠.”

그렇게 말한 뒤 안예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먼저 가봐, 예서 씨.”

안예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전 먼저 갈게요, 부장님, 구 대표님, 안녕히 계세요.”

안예서가 떠난 뒤에야 강하리는 구승훈을 노려보았고 구승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 덜 걷게 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강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장 차에 탔고 구승훈이 다가와 안전벨트 매는 걸 도왔다.

가까이 다가가는 순간 그의 시선이 강하리의 입술에 닿았다.

그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깨달은 강하리는 황급히 그를 밀어냈다.

“구승훈 씨, 여기 아직 회사 앞이에요. 내일 여기저기 소문 나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있어요.”

“하리야, 사람들이 우리 관계를 아는 게 그렇게 무서워?”

강하리는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손가락질받고 소문 퍼지는 게 어떤 건지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까 내가 왜 싫어하는지 이해 못 할 거예요.”

그녀와 구승훈이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나중에 그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또다시 빌붙으려다가 실패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이 관계에서 그녀는 피동적인 입장이었지만 남들은 언제나 제멋대로 상상하고 판단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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