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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멍하니 그 말을 듣고 있던 강하리가 결국 참지 못하고 이렇게 물었다.

“정주현 씨, 그날 밤 구승훈 씨는 내가 어떤 약을 먹었는지 알아요?”

정주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속으로는 모른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사실대로 실토했다.

“알아요, 하지만 기회를 틈타 몹쓸 짓을 한 건 사실이잖아요 하리 씨.”

강하리는 순간 침묵했고 정주현이 뭐라고 말을 덧붙였지만 들리지 않았다.

정주현이 다시 그녀를 불러서야 문득 정신을 차렸다.

“하리 씨, 내 말 듣고 있어요?”

“네?”

정주현은 혀를 찼다.

“우리 영감탱이가 하리 씨 몸 어떠냐고 물어요. 또 어디서 들었는지 하리 씨 어머님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 한번 뵈러 간대요.”

강하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정 회장님께 전 괜찮으니까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엄마는 굳이 보러 오실 필요 없어요.”

정주현이 다시 혀를 찼다.

“알아서 하라고 해요. 이런 식으로 직원들 챙겨준다고 생각하나 보죠, 내버려둬요.”

강하리는 짧게 대답을 한 뒤 전화를 끊었고 이윽고 손연지가 다가와 물었다.

“구승훈이 안대?”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손연지는 강하리의 눈치를 살폈다.

“그럼 우리가 괜한 사람 탓한 거야?”

강하리는 한참을 제자리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휴대전화를 꺼내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이 몇 번 울리더니 구승훈이 전화를 받았다.

“하리야.”

남자의 목소리는 여전히 잠겨 있었고 강하리는 입술을 꾹 다물다가 망설이듯 입을 열었다.

“구승훈 씨, 그 약 해독제가 없는 거 알고 있었죠?”

구승훈 쪽에서 갑자기 조용해지다가 한참이 지난 후에야 답했다.

“그래, 알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구승훈 본인이 인정하는 말을 들으니 강하리는 가슴이 저릿했다.

“그럼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

구승훈이 웃었다.

“하리야, 솔직하게 말해도 네가 믿었겠어?”

강하리는 그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만약 구승훈이 그 자리에서 바로 말했다면 아마 믿지 않았을 것이다.

이 개 같은 남자가 선을 넘은 게 이번만이 아니었고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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