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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절대 안돼의 모든 챕터: 챕터 1331 - 챕터 1340

1465 챕터

제1331화

유이준이 차 문을 열었다.차 안은 따뜻했지만 임하민의 표정은 불안했다. 임하민도 여자였기에 촉이 좋은 편이었다.그녀는 오늘 밤 유이준이 수상했던 건 다 진은영이라는 여자 때문이라는 걸 눈치챘던 것이다.임하민도 유이준과 진은영의 스캔들을 들은 적이 있지만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 젊고 예쁜 자신이 30대인 여자에게 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확신할 수 없었다. 유이준이 진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이 남달랐기 때문이었다.뭔가 애증이 담긴 눈빛이었다....유이준은 차에 타서 임하민과 나란히 앉았다.두 사람은 약혼할 사이였는데 오늘 밤 예상치 못한 사고가 생겨버린 것이었다.유이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하민아, 미안해. 너랑 약혼할 수 없을 것 같아.”임하민은 이미 그 이유를 알아챘다.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살짝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진은영 씨 때문에 그래? 네가 은영 씨를 좋아한다고 해도 그 여자는 평판이 좋지 않아. 성현준이라는 사람이랑 하와이에서 스캔들도 나지 않았어?”유이준은 고개를 기울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그의 싸늘한 눈빛에 임하민은 하려던 말을 삼켜 버렸다.“왜?”“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야.”유이준이 조용하게 말했다.그는 진은영 앞에서 내려놓지 못했던 자존심을 임하민 앞에서 모두 내려놓았다.유이준은 그저 핑계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가 또다시 진은영이라는 여자한테 빠질 핑계 말이다. 설사 함정이라고 하더라도 그는 기꺼이 빠지고 싶었다.임하민의 눈시울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빨갛게 되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그녀의 입술이 바들바들 떨려서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하마터면 유이준이랑 결혼할 뻔했는데...’그녀에게 유이준은 마치 백마 탄 왕자와도 같았고 그와의 결혼은 꿈만 같았다.하지만 이제 임하민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임하민은 어린 소녀였기에 심하게 울다가 금세 눈이 호두처럼 부어버렸다. 그녀를 울린 장본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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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2화

차 안은 담배 냄새로 가득 찼다.유이준은 창문을 완전히 내리고 담배 냄새를 날려버린 후,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몇 번 쓰다듬더니 잠시 후 엑셀을 밟아 진은영의 별장으로 향했다.밤바람이 얼굴을 스쳐 유이준의 머릿속을 더욱 맑게 해주었다. 원래 차로 40분 거리였는데 그는 25분 사이에 도착했다. 그뿐만 아니라 진은영보다도 5분 더 일찍 도착해 버렸다.유이준은 차를 어두운 곳에 세우고 차에 앉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봄이라서 그런지 저녁이 되자 주위는 아주 조용했다.먼 곳에서 누군가가 불꽃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너무 먼 탓인지 그 불꽃조차 적막해 보였다. 마치 그와 진은영 사이처럼 말이다. 항상 알 듯 말 듯한 감정 외에 불탈 만한 일은 없었다.사랑이라는 단어조차도 하지 않았었다.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아이가 생겼다.‘맞겠지? 진별이...’‘아마 주차장에서 봤던 그 여자애일 거야. 앳된 얼굴에 짧은 머리... 약간 말랐지만 하얗고 귀여운 아이 말이야. 이목구비는 유씨 가문의 유전자를 더 많이 가져간 것 같았다. 진씨 집안 두 자매도 진별이만큼 예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뒤에서 승용차 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진은영이 돌아온 것 같았다.하얀색 벤틀리가 별장 앞으로 다가왔고 문이 열리면서 어둠 속에서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입구에 있는 전등이 켜지고 하와이에서 온 아주머니가 진별이를 안고 빙그레 웃으며 벤틀리를 바라보았다.진은영은 차를 천천히 세우고 한쪽 문을 열더니 진별이더러 차에 앉으라고 했다. 진별이는 기뻐서 엄마 차 앞으로 달려갔다. 대문까지 몇십 미터밖에 남지 않은 거리였지만 그래도 엄마 차에 타고 싶었던 것이다.아줌마는 그 모녀를 위해 차 문을 닫아주었다.바로 그때, 갑자기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나서 차 문을 열고 안에 탔다.그러자 아줌마가 깜짝 놀라서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누구세요? 누구시길래 마음대로 남의 차에 타시는 거죠?”차 안에 앉은 유이준은 고개를 들고 진지한 눈빛으로 아줌마를 쳐다보았는데 그 완벽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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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진별이는 바로 유이준의 품에 안겨 그대로 진은영을 ‘배신’해 버렸다.운전석에 앉은 진은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액셀을 밟았다.몇 초 만에 차는 별장 문 앞에 멈춰 섰고 그녀는 백미러를 통해서 유이준을 한 번 쳐다보았지만 그는 그녀를 무시하고 진별이를 안고 차에서 내렸다.노란 가로등이 그를 비추고 있었고 유이준의 뒷모습은 듬직해 보였고 걸음걸이도 안정적이었다.진별이는 그를 매우 좋아했다. 진별이는 유이준의 목을 꼭 껴안고 뒤에 있는 진은영을 쳐다보았다. 어린아이는 감각이 예민해서 어른들 사이에 오가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이곳은 진은영의 집이었지만 유이준은 마치 주인인 것처럼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 있던 아줌마는 기세등등한 그를 보며 감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고 그가 진별이를 안고 올라가는 걸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진은영이 들어오자 아주머니는 애가 타서 말했다.“은영 씨, 이게 무슨...”“진별이 아빠예요. 먼저 들어가서 쉬세요.”진은영은 외투를 현관 캐비닛에 걸어두었다. 순간, 그녀는 제자리에 멈칫했다.‘설마 밤늦게 여기까지 찾아온 게 진별이를 데려가기 위해서 인가? 설마 진별이를 빼앗으려 하는 건 아니겠지?’진은영의 표정이 점점 창백해졌다.2층에 있는 진별이의 방에서.유이준은 아빠 노릇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진아현을 안아본 적은 있었고 강윤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갑자기 딸이 생겨나도 쩔쩔매지는 않았다.진별이는 일찍이 유이준에게 빠져 버렸다.고작 어린아이가 무슨 속셈이 있겠는가. 진별이는 그저 예쁘게 생긴 아빠를 붙잡고 싶을 뿐이었다.진별이는 보물을 바치듯 자신의 동화책과 장난감을 그에게 가져다주었고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유이준을 바라보며 똑똑하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 했고 아빠가 자기를 재워주길 바랐다.유이준은 활짝 웃었다.진별이는 재빨리 패딩 점퍼를 벗고 캐릭터 잠옷 차림으로 이불 속으로 들어가더니 눈을 부릅뜨고 유이준을 바라보았다.그는 초보 아빠임에도 불구하고 진별이의 소원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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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화

진은영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유이준은 강렬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그는 고개를 숙이고 품 안에서 잠들어 있는 진별이를 바라보았다.진별이는 잠에 들어 있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유이준의 눈빛도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가 다시 고개를 들자 눈빛은 다시 차가워졌고 다시 자존심을 세운 유이준으로 변했다.지난 2년 동안 유이준에게 마음이 생긴 것도 아마도 이런 모습 때문이었을 거라고 진은영은 생각했다. 좋은 가문에서 태어난 데다가 대표님이었고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누가 그를 좋아하지 않았겠는가...유이준은 진별이를 대신해 이불을 걷어 올리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는 문 옆에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속삭였다.“당신 침실로 가서 얘기해요.”말을 마친 그는 그녀를 지나치고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그러자 진은영의 몸이 휘청거렸고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침대 옆으로 가서 한참 동안 진별이를 보고 나서야 자신의 침실로 돌아갔다.방 안은 어두컴컴했고 단지 침대 옆에 있는 희미한 전등만이 켜져 있었다.유이준은 창문 앞에 서서 진은영의 발소리를 듣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날 밤에 임신하게 된 걸 저한테 숨기는 것도 사실 이해할 수 있어요. 그때 저희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으니 말이죠. 은영 씨뿐만 아니라 저도 서로를 사랑하는 상태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 후에 우리가 사귀게 되었을 때는 왜 말하지 않았어요? 매일 밤을 함께 보냈으면서...”“우리 사이가 좋을 때, 은영 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나요?”“위기만 넘기면 빨리 저를 쫓아낼 생각이었나요? 그러면 저는 영원히 진별이의 존재를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나요?”“진은영 씨, 진별이는 사람이지 물건이 아닙니다.”유이준은 실내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다.지금 너무 초조해서 한 대 피우고 싶었지만 그래도 꾹 참았다.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진은영을 바라보았다.“전 진별이를 데려갈 거예요. 진별이는 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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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5화

누군가가 홀로 썰렁한 밤을 보내는가 하면 떠들썩한 밤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강 씨 댁에서.오늘은 강원영과 유이안의 신혼 첫날밤이었다. 강원영의 부모님은 1주일 뒤에 다시 강윤을 데리고 오겠다며 아이까지 데리고 가버렸다.강유철은 1주일 동안 강원영더러 유이안을 잘 돌보라고 했다. 의사는 쉴 날이 많지 않다면서 말이다.밤이 되자 강원영은 아래층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고 유이안은 위층에서 화장을 지우고 샤워를 했다. 온 하루 바빴음에도 지치지 않고 그녀는 집을 여기저기 둘러보았다.유이안이 오자 방에는 금으로 장식된 화장대가 생겼고 가구와 커튼도 파스텔톤으로 바뀌었으며 침대도 더 크고 부드러운 것으로 바뀌었다. 강원영이 유이안의 취향대로 다시 인테리어한 것이었다.유이안은 피부관리를 끝내고 거실에 앉아 사람들이 준 신혼 선물을 뜯어보았다. 평소에는 물욕이 별로 없는 편이었지만 오늘 밤은 유난히 흥이 나는 것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날이었기에 기뻐서 그런 것인 듯했다.그녀는 방에 가득 찬 선물을 30분 동안 뜯었지만 아직도 절반밖에 뜯지 못했다.침실 문이 열리고 강원영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여전히 하얀 셔츠에 검은 턱시도를 입고 있어서 아주 멋있었다.그는 천천히 문을 닫고 선물을 뜯는 유이안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전에는 호기심이 많은 타입이 아니지 않으셨나요?”유이안은 평소에 평범한 차림을 하고 다녔지만 결코 메이크업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귀한 액세서리는 파티 때에만 착용하는 편이었다. 평소 옷차림은 심플하지만 예쁜 외모 덕분에 무엇을 입어도 눈에 띄는 편이었다.강원영이 이렇게 말하자 유이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럼 이제부터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으로 될 거야.”그녀는 가운을 입고 카펫에 앉아 계속해서 선물을 뜯고 있었다.강원영은 유이안의 등 뒤로 와서 그녀의 가는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허리를 적당히 만지작거리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오늘 밤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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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6화

강원영의 테크닉은 생각보다 놀라웠다. 유이안은 저항할 틈도 없이 빠르게 강원영의 손길에 의해 카펫 위로 눕혀졌다.두 사람의 입술이 맞물렸다.옷이 하나씩 바닥에 떨어지더니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침대로 이동해 신혼의 달콤하고도 뜨거운 첫날 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강씨 가문의 저택 밖에는 검은색의 랜드로버가 주차되어 있었다.얇은 모직 코트 차림의 성현준은 밤바람을 맞으며 차 옆에 기대 조용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역시 자신이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유이안은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 있었고, 지금 자신이 이런 곳에 있는 것은 자학에 불과했다.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평생 잠들지 못할 것 같았다.권하윤이라는 여자에게 호되게 당하고 나서야 그는 뒤늦게 유이안과의 결혼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깨달았다. 그는 끝없는 후회에 매일 밤 편히 잠들지 못했고 나쁜 습관까지 새로 생겨버렸다.최근 들어 성현준은 온종일 유이안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는 곳이 어디든 성현준은 항상 유이안의 뒤를 몰래 따라갔다.그는 몰래 유이안이 병원에서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잔뜩 지친 얼굴로 수술실을 나오는 그녀의 모습을 훔쳐보았다. 유이안은 힘들게 얻어낸 쉬는 날에 아이의 하굣길을 함께 했고 아이와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했으며 백화에서 쇼핑도 즐겼다. 그리고 성현준은 그런 유이안을 항상 지켜보면서 쇼핑 중이던 그녀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모습에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도 조금 뒤, 그는 유이안이 강원영을 위해 새로운 셔츠를 두 벌이나 샀다는 사실에 웃음을 잃었다.그날, 성현준은 강가에 차를 세워둔 채 그 옆에서 담배를 두 갑이나 피워댔다.그 후로 성현준도 더 이상 유이안의 뒤를 밟지 않았다.그제야 성현준은 유이안이 다른 사람의 아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성현준을 위해 셔츠와 넥타이를 사주지 않을 것이다.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버린 유이안은 성현준에게 해주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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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유이준은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아래층에서는 가정부가 집안일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품에 안긴 아이는 품을 벗어나기 위해 몸을 비틀어보았지만 너무 꽉 안긴 탓이었는지 벗어날 수 없었다. 아이는 조금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유이준에게 말했다.“저 화장실 가고 싶어요.”그 말에 유이준은 감고 있던 눈을 떠 자신의 품에 안겨있던 아이를 바라보았다. 귀까지 오는 검은 머리에서는 건강한 윤기가 흘렀고 매끈한 피부 역시 금방 깊은 잠에서 깨어난 덕에 평소보다 더 깨끗하고 따뜻했다.그냥 보아도 귀엽기 그지없는 다섯 살 난 아이의 작은 어깨와 체구인데, 아빠인 유이준의 눈에는 얼마나 사랑스러워 보일까.진별이는 이제 스스로 충분히 화장실을 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유이준은 굴하지 않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이불 속에 있던 아이를 안아 들었다.화장실로 이동하는 내내 진별이는 어딘가 모르게 부끄러워졌지만 이미 유이준에게 단단히 홀려 벗어날 생각도 하지 못했다.아이는 작은 손으로 아빠의 목을 꼭 껴안고 코알라라도 된 듯 아빠에게 매달려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아이는 더없이 행복했다.드디어 진별이에게도 아빠가 생겼다.딸이라는 존재가 처음 생긴 유이준은 진별이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고 있었다.평소, 유이준은 다른 가족들의 꿀 떨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유치하고도 오글거린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자신에게도 딸이 생긴 지금, 그 역시 세 식구의 달콤한 생활을 상상하게 됐고 심지어는 나중에 진별이가 커서 나쁜 남자라도 만날까 벌써부터 걱정되기 시작했다.화장실에 도착하자 유이준은 아이를 변기 위에 앉혔다. 아이는 유이준이 화장실을 나가기까지 기다린 후에야 바지를 내리고 볼일을 봤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참지 못하고 활짝 웃었다.한참을 웃다가도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잠에서 깨보면 옷도 아빠가 입혀줬다.진별이는 키 크고 잘생긴 아빠를 바라보며 내심 아쉬움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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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8화

옆에 있던 가정부의 눈에는 그저 세 식구가 서로를 다정하게 껴안고 있는 모습으로만 보였다....아침 식사 도중, 진별이는 매쉬포테이토와 씨름 중이었다.진은영은 그런 딸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유이준을 보며 말했다.“할 얘기가 있어요.”진은영을 바라보는 유이준의 눈빛은 뭔가 다른 의도를 품고 있는 듯한 눈빛이었다.평소 아무리 불같은 성격의 진은영이라고 해도 그런 눈빛을 마주하니 그녀도 어딘가 불편해져 저도 모르게 뺨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곧이어 그녀는 최대한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별이 데려갈 거면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아이가 하와이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적응을 못 할까 봐 걱정이에요.”유이준의 어두운 눈빛은 감정을 읽어내기 힘들었지만 기분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유이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매쉬포테이토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던 진별이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저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가 있을래요. 유치원도 가고 싶고요...”유이준은 아이의 대답에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진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유이준은 매사에 냉정하고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침대 위에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그는 지금 애정이 흘러넘치는 눈빛으로 진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는 YS 그룹 대표의 카리스마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진은영은 그 모습을 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은근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었다. 비록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어젯밤 두 사람이 관계를 갖게 된 것도 유이준이 먼저 다가오면서 생긴 일이었다. 그러니 진은영이 자꾸 망상에 빠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하지만 유이준은 진은영을 자신의 본가로 초대하지 않았다. 그는 아이만 데리고 본가를 찾을 생각이었다.어젯밤 일에 대해 굳이 묻지 않아도 진은영은 알 수 있었다... 어젯밤의 일은 남녀 사이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 일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쪽이 지는 싸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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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9화

조은서가 대답했다.“그렇게 내성적인 이준이가 어젯밤에 그런 자리에서 어떻게 하민이랑 러브샷을 했겠어요? 분명 누군가를 자극하려는 의도였겠죠.”그 말을 들은 유선우는 단번에 깨달았다.“저놈, 생각보다 잘 숨겼네.”아마 유이준도 최근에서야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조은서는 짐작했다. 그게 아니라면 유이준의 성격상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참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녀가 입을 더 열기도 전에 현관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유이준이 귀여운 여자아이를 품에 안고 들어왔다.하인들이 말했던 대로 아이는 딱 봐도 유씨 가문의 아이가 분명했다.아이를 마주한 유선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어젯밤만 해도 조씨 가문에서 새로 태어난 진아영을 부러워했었는데, 이제 유씨 가문에도 이렇게나 훌쩍 자라버린 아이가 생긴 것이다... 게다가 아이의 나이가 진아영보다 네 살이나 많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유선우는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유선우가 속으로 중얼거렸다.‘조진범이 사업을 아무리 크게 한다고 해도 자식 농사는 이준이가 훨씬 앞섰네. 이것 봐, 벌써 이준이 딸은 이렇게나 컸잖아.’유선우 부부는 다급히 유이준과 아이를 맞이하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유이준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별이에요. 저랑 은영 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입니다.”조은서는 유이준의 품에서 진별이를 받아 안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결국 꾹 눌러 담고 조용히 아들에게 타이르는 듯한 말투로 말을 건넸다.“은영이는 왜 안 데리고 왔어? 너희 둘 사이가 아무리 나빴다고 해도 아이가 이렇게 클 때까지 잘 키워줬는데. 더는 은영이 힘들게 만들면 안 되지.”하지만 유이준은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침착하게 말했다.“다음에 데리고 올게요. 단지 아이 때문에 은영 씨랑 결혼하고 싶지는 않거든요.”그 말에 유선우가 비웃듯 말했다.“하하, 그 말만 들으면 네가 사랑꾼인 줄 알겠다.”하지만 곧이어 아이에게 시선을 돌린 유선우는 곧장 표정을 바꾸더니 따뜻하고도 자애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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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옆에 있던 유선우가 비웃으며 말했다.“지금은 이렇게 거들먹거릴 수 있을지 몰라도 나중에 가서는 고생 좀 할 거다. 은영이는 안영이랑 달라서 그렇게 순종적인 애가 아니거든. 틀림없이 네 앞길을 막을 거야. 그때 가서 뒤늦게 우리한테 찾아와서 살려달라고 애원해도 우리는 못 도와주니까 알아서 해. 우리도 별이 유치원 데려다주고, 데리고 놀러 가고 그러면 바쁠 테니까!”유이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유선우도 더는 그를 신경 쓰지 않고 조은서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가 방을 살펴보았다. 남향 쪽에 있는 침실은 넓고 탁 트인 데다가 햇볕까지 잘 받아 아주 밝았다. 100평 정도나 되는 크기의 방을 보며 조은서는 이미 머릿속으로 방 구조를 어떻게 다시 꾸며야 할지 생각해두었다. 그녀의 의견에 유선우도 몇 마디 덧붙이며 아이의 방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다. 진별이와 두 사람은 금세 친해진 것처럼 보였다.집안의 어른인 두 명이 모든 준비를 마치자 유이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일단 별이는 여기서 두 달 동안 지낼 겁니다. 그다음엔 또 진은영 씨랑 지낼 거고요.”그 말에 유선우가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뭐야, 결혼은 안 할 생각이야?”유이준이 대답했다.“저 나름대로 계획 있어요.”유선우가 비웃으며 말했다.“계획? 하하, 계획만 세우다가 벌써 서른이나 넘었잖아. 아마 넌 그때 사고만 아니었다면 아직도 아무 계획 없이 조진범처럼 그렇게 갔겠지.”조진범의 얘기가 나오자마자 유이준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유선우는 그런 아들을 보며 더는 말을 얹지 않다가 갑자기 뭔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내일은 네 누나가 돌아오는 날이야. 크게 차리지는 않을 거고 집안 친척들만 부를 생각인데 그래도 별이는 소개해야 하지 않겠니? 사람들이 별이 엄마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네 계획을 얘기할 거야? 내일 은영이를 집으로 초대해. 다 같이 밥 한 끼나 하자. 그다음엔 너희끼리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으마.”...유이준의 눈빛이 진지해졌다.유선우는 아들의 그런 눈빛을 보며 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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