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구주, 왕의 귀환: Chapter 81 - Chapter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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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구주야, 내가 널 왜 여기로 데려왔는지 알아?”소채은이 갑자기 화초 한가운데로 가서 묻자, 윤구주가 고개를 저었다.“왜냐하면 여기는 내 비밀 정원이니까!”그녀는 자신이 직접 심은 화초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거 알아? 여기는 우리 부모님도 모르는 곳이야! 어렸을 때부터 나는 억울하거나, 마음이 괴로우면 혼자 여기로 오곤 했었어. 그리고 지금까지 내 비밀 정원에 들어온 사람은 누구도 없었어, 구주 네가 처음이야!”그제야 윤구주는 이 작은 방을 빙 둘러보기 시작했다.“이 꽃 이름이 뭔지 알아?”소채은이 아름답고 고귀한 캐롤라인 장미꽃을 가리키며 말했다.이에 윤구주는 애써 모르는 척 고개를 저었다.“이 꽃은 캐롤라인 장미꽃이라고 해. 원산지는 프랑스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미꽃이지! 게다가 의미도 아주 좋아, 꽃에 자신이 제일 간절히 바라는 소원을 빌 수 있거든. 듣기로는 프랑스의 많은 왕족들이 이 장미를 매우 좋아했다 하더라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장미는 워낙 비싸고 희귀해서...”소채은은 캐롤라인 장미 꽃잎을 조심스럽게 만지면서 천천히 말했다.“자, 구주야, 나랑 얼른 무릎 꿇자!”“어? 무릎을 꿇으라고?”윤구주는 태어나 처음으로 부모님과 스승님 외에, 그에게 무릎을 꿇으라는 요구를 받았다!“그래, 이리와, 나랑 무릎 꿇고 소원 빌자.”소채은이 다시 한번 거듭해 말했다.소원을 빌자는 말에 윤구주는 그제야 눈살을 찌푸리고, 그녀를 따라 함께 무릎을 꿇었다!캐롤라인 장미꽃을 앞에 두고 말이다!무릎을 꿇은 후, 소채은은 두 손을 모아 장미꽃에 대고 말했다.“구주야, 두 눈 꼭 감고 이 장미꽃에 소원을 빌면 네 마음속의 소망이 반드시 이루어질 거야.”말을 끝낸 후, 이 멍청한 계집애는 정말로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하늘이 보우하사, 저는 구주가 얼른 기억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그가 영원히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희망합니다! 또 그가 평생 근심 걱정 없이 자유로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그녀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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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이른 아침.소채은은 얇은 허리선을 강조하도록 만든 세련된 검은색 정장을 입었다.검은 스타킹은 가늘고 긴 두 다리를 감쌌고, 게다가 완벽한 미모까지 더해 그녀는 단번에 도시적인 사람으로 변했다.“구주야, 나 회사 다녀올 테니까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인사를 건넨 뒤 소채은은 곧장 차를 몰아 SK제약으로 향했고, 그렇게 윤구주는 홀로 소씨 저택에 남게 되었다.그녀가 떠나는 것을 다 보고 나서야 윤구주는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그때, 뒤에서 누군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는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려 보니, 소청하가 눈을 부릅뜨고 윤구주를 노려보고 있었다.“아버지가 자네를 좋아한다고 해서, 자네가 우리 집에서 거들먹거리며 살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말게. 그건 어림도 없어! 그리고 채은이, 정말 자네가 우리 딸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내가 자네라면 더 창피해지기 전에 얼른 소씨 저택을 떠났을 거야!”소청하의 이런 태도에, 윤구주는 더 상대하기도 귀찮아 그만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어이, 지금 나 말하고 있는 거 안 보여? 이 자식이 귀가 먹었나, 거기 서지 못해!”윤구주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소청하는 화가 나서 거의 벌떡 일어날 뻔했다.바로 그때, 천희수가 안쪽에서 걸어 나왔다.“여보, 무슨 일이예요?”그러자 소청하는 발을 동동 구르며 울분을 토했다.“화가 나 죽겠어! 이거, 정말 화병이라도 걸릴 것 같군!” “누가 또 건드렸어요?”천희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누구겠어? 당연히 우리 집에 거저 사는 그놈이지!”“윤구주 군 말이에요?”“그래!”“나는 아무래도 여보가 조금 지나친 것 같아요. 그 아이가 여보한테 뭘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지난번 공장에서 그 아이가 우리를 도왔고...”그러나 소청하는 오히려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상관없어! 아무튼, 난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으니까! 퉤, 감히 내 사위가 되겠다고? 차라리 나를 때려죽이라 그래!”소청하는 윤구주가 떠난 방향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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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오후 무렵, 중형 트럭 한 대가 천천히 소씨 저택 대문에 들어섰다.그리고 트럭의 뒤편에는 캐롤라인 장미꽃이 한가득 실려 있었다.얼마 뒤 차가 도착한 후, 몇 명의 일꾼들이 차에서 뛰어내렸다.마침 그때, 소청하와 천희수가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들은 눈부신 장미꽃을 가득 실은 트럭 한 대가 대문 앞에 정차해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해하기 시작했다.“이건 뭡니까?...”소청하는 트럭에서 막 뛰어내린 일꾼에게 물었다.“안녕하세요, 꽃 배달하러 왔습니다!”“꽃이요?”“네! 의뢰인의 요구로 저희가 아침 일찍 온 도시에 있는 캐롤라인 장미꽃을 전부 사들인 겁니다. 소채은 씨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요. 실례지만, 소채은 씨는 지금 어디에 계시나요?”‘어? 채은이한테?’그 말에 소청하 부부는 완전히 어리둥절해졌다!게다가 그들은 소채은에게 주기 위해 온 도시의 캐롤라인 장미꽃을 사들였다는 일꾼의 말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온 도시의 장미꽃을 우리 딸한테요? 대체 누... 누가 보낸 겁니까?”천희수가 물었다.“DH 그룹이요. 혹시 모르십니까?”“DH 그룹이요?”이 네 글자가 귀에 전해지자, 부부는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다. 이어서 소청하가 단번에 흥분하며 말했다.“맙소사! 또 DH 그룹의 주 회장님이시네! 게다가 온 도시의 장미꽃을 보냈다니? 이건... 이건 정말 클래스가 남다르잖아!”천희수도 덩달아 웃으며 기뻐했다.“봐요, 여보! 내 말이 맞죠? 그 주 회장님이 분명 우리 딸을 좋아하시는 거라니까요!”“확실해, 확실해!”그렇게 트럭을 한가득 채운 캐롤라인 장미꽃이 모두 소씨 저택으로 옮겨졌다.주세호가 보내온 이 장미꽃을 바라보며, 소청하 부부는 그야말로 얼굴에 즐거움이 피어났다. 그들은 모두 소채은이 주세호의 눈에 들었다고 생각했다!그때, 윤구주가 방에서 걸어 나왔다.일꾼들이 아름다운 캐롤라인 장미꽃을 들여오는 것을 보고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채은이도 이제 만족하겠지?’“따르릉!”윤구주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그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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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이윽고 윤구주의 머릿속에 손에 군도를 들고, 만천의 시체 앞에 서서, 자신을 위해 돌격 전진하는 부창용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는 윤구주의 가장 좋은 “형제” 중 한 사람이었다!또한 그는 예전 윤구주의 휘하에서 가장 맹렬했던 장군이었다!다만, 10개국 간의 전쟁에서 윤구주는 부창용을 서부전선 전장에 보냈다. 때문에 윤구주가 “순국”했을 때 부창용은 그의 곁에 없었다!자신이 그렇게도 아끼던 친한 형제, 부창용이 모레 열리는 연회에 참석할지 모른다는 소식에, 윤구주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부창용 장군이 온다니, 저도 한번 가보겠습니다!”“좋습니다! 그럼 모레 제가 저하를 모셔 올 사람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윤구주는 더는 말하지 않고 이내 통화를 끊어버렸다.고개를 들어 먼 곳의 흐린 창공을 바라보자, 윤구주의 눈동자가 두 번 반짝였다.바로 그때였다.소청하 부부가 캐롤라인 장미꽃을 운반하는 일꾼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자, 이리로 천천히 오세요! 꽃들은 전부 이곳에 놓으면 됩니다!”“조심해요! 캐롤라인은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란 말이에요, 천천히!”소청하는 앞에서 일꾼들을 안내하고 있었다.“아니, 그런데, 주 회장님은 어떻게 우리 채은이가 가장 좋아하는 게 캐롤라인 장미꽃이라는 걸 아셨대요?”소청하는 갑자기 궁금해했다.그러나 일꾼들은 꽃을 옮길 뿐이니 뭘 알겠는가?그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곧이어 윤구주가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그리고 그를 보자마자 소청하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봐, 윤 씨, 두 눈 크게 뜨고 똑바로 좀 보지, 그래? DH 그룹 주 회장님께서 우리 채은이한테 또 캐롤라인 장미꽃을 선물하셨다고. 뭐가 낭만인지 조금 알겠어? 진짜 여자를 쫓아다닌다는 게 뭔지 알겠냐는 말이야.”하지만 윤구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제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웃어? 정말 뻔뻔하군.”한바탕 욕설을 퍼부은 뒤, 소청하는 더 이상 윤구주를 신경 쓰지 않기도 했다.‘아버님... 혹시 주세호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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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채은아, 우리 딸 돌아왔구나!”소청하 부부는 그녀가 돌아온 것을 보고 서둘러 맞이해주었다.“엄마, 아빠, 이 꽃들은 어떻게 된 거예요?”소채은은 의아한 표정으로 마당에 가득 찬 캐롤라인 장미꽃을 가리키며 물었다.“바보야, 이건 DH 그룹의 주 회장님이 너에게 주는 거야!”소청하가 웃으며 말했다.“네? 주 회장님이요?”소채은은 그만할 말을 잃었다.“그래! 채은아, 봐봐, DH 그룹의 주 회장님이 너에게 얼마나 잘해주시는지!”옆에 있던 천희수도 말을 거들었다.하지만 소채은은 마당을 가득 메운 캐롤라인 장미꽃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전혀 즐거워하지 않았다.‘DH 그룹이 나한테 장미꽃이 이렇게 많이 보냈다고? 미친 거 아니야?’“미치겠네, 정말! 주 회장님은 왜 이렇게 많은 꽃을 보낸 거야!”그녀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로 서 있자, 소청하가 서둘러 말했다.“바보야, 아직도 모르겠어?”“뭘요?”“주 회장님이 너를 좋아하시는 거잖아!”“네?! 풉!”너무 놀란 나머지 소채은은 사레가 들리고 말았다.“아빠, 무슨 소리예요? 저는 주 회장님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저를 좋아할 수 있어요?”그러자 소청하가 빙긋 웃었다.“너는 못 봤겠지만, 주 회장님은 너를 봤을 수 있잖아! 게다가, 한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꽃을 선물한다는 게 뭘 뜻하는지, 너도 알고 있지?”소채은은 온몸이 굳어졌다.‘그래, 장미꽃을 선물하는 건 연애할 때만 가능한 건데... 지금 주 회장님께서 무려 9만 9천 9999송이의 장미꽃을 선물했다는 거야? 설마... 진짜 나를 좋아하시는 건가?’“안돼! 그럴 리가 없어!”그녀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그게 왜 불가능해? 이 바보야, 생각 좀 해봐, 우리 소씨 가문이 기사회생하기 전까지 매번 넘었던 난관 중에, 주 회장님께서 안 도와주신 적이 언제가 있는지. 그런데도 아직 못 알아보겠어?”소청하가 다시 한번 말하자, 소채은은 가슴이 '쿵' 하고 울렸다.그의 말대로, 그동안 DH 그룹이 줄곧 소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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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차갑게 이 말을 내뱉은 후, 소채은은 곧장 몸을 돌려 떠났다.“이 계집아, 거기 안 멈춰? 네가 우리 가문 가주가 됐다고, 내가 네 아빠인 게 변할 것 같아? 똑똑히 알려주마, 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는 한, 너는 절대 저 윤 씨 자식하고 같이 있을 수 없어!”그 뒤에도 소청하는 계속해서 폭언을 퍼부었으나, 소채은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방으로 돌아온 뒤.소채은은 집안 가득 펼쳐진 캐롤라인 장미꽃을 힐끗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비록 그녀가 이 장미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이 보낸 것이 아닌가.이윽고 그녀는 즉시 하인에게 시켜 방안에 원래 비치되어 있던 캐롤라인 장미꽃을 한 대야씩 밖으로 옮겼다.“아가씨, 이 꽃들 정말 다 필요 없으세요?”하인들은 이 아름다운 캐롤라인 장미꽃을 전부 밖으로 내본다는 말에 어리둥절해졌다.“네, 저는 필요 없습니다! 그러니 전부 밖으로 내가세요.”비록 이상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하인들도 더 감히 물어보지 못하고 옮기기 시작했다.바로 이때였다.하인들이 하나둘 장미꽃을 옮기는 것을 보고 윤구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방 안으로 걸어들어왔다.소채은도 때마침 윤구주를 보고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너 마침 잘 왔다! 이 꽃들 좀 같이 옮겨줘.”“어? 왜?”윤구주는 장미꽃을 버리겠다는 그녀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왜긴 왜야, 내가 이 꽃들을 싫어하니까 그런 거지.”소채은도 곁에서 직접 옮기며 대답했다.“하지만 너 캐롤라인 장미꽃을 제일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그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소채은이 이 장미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주세호에게 이 많은 양의 꽃을 보내라고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그런데 그녀가 지금 이 모든 걸 버리려 하고 있으니...“나 캐롤라인 장미꽃 좋아해! 하지만 싫어. 어중이떠중이들이 나한테 이런 걸 주는 게.”“어중이떠중이라니?”“헐! 윤구주, 너 진짜 바보야?”소채은이 갑자기 씩씩거리며 말했다.그녀가 갑자기 자신에게 짜증을 내자 윤구주는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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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소채은은 자신을 홀로 서재에 가둔 뒤, 노트북을 들고 DH 그룹 및 주세호의 개인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얼마 안 지나, 그 모든 정보가 모니터 화면에 보이기 시작했다.“어? 50대였어? 이런 사람이 감히 나를 좋아한다고? 게다가 이 사람 딸도 있잖아... 아우, 끔찍해!”그녀는 자료에 실린 주세호의 사진과 여러 가지 정보를 보며 씩씩거렸다.“안돼! 왜 이런 늙은 색마가 나를 쫓는 거야? 보아하니 내가 직접 가서 똑똑히 말해야겠군!”소채은은 노트북을 덮고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를 썼다.“그리고 윤구주 그 자식! 다른 남자가 나를 쫓아다니는 걸 뻔히 알면서 화도 안 내고, 질투도 안 하고. 진짜 화나네!”소채은은 생각할 수록 화가 치밀어올랐다.이윽고 그녀는 곁에 있는 쿠션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그 쿠션이 윤구주의 얼굴이라 생각하면서 말이다....다음 날 역시 소채은 윤구주를 상대하지 않았다.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은 것이다.그 모습에 윤구주는 당연히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자신은 좋은 마음으로 그녀에게 선물한 것인데, 그녀는 주세호의 “구애”로 오해했으니 말이다.이른 아침, 소청하는 소채은을 찾아갔다.그러자 그녀는 소청하가 또 윤구주의 일에 관해 얘기하는 줄 알고,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채은아, 아직도 어제 일로 화가 난 거야?”소채은이 여전히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소청하가 물었다.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됐어, 이 못된 계집애야! 아빠가 틀렸다. 다시는 네 앞에서 윤 씨 자식 말을 하지 않으마.”소청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소채은도 그제야 조금 누그러진 것 같았다.“그런데 무슨 일로 이렇게 일찍 찾아오신 거예요?”그러자 그가 웃으며 연회 초대장 한 장을 꺼냈다.“자, 조금 전 강성상회에서 보낸 초대장이다!”“초대장이요?'소채은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청하를 쳐다보았다.“그래, 방금 강성상회 사람들이 말하기를, 내일 강변에서 연회가 열린다더구나. 참석자들은 모두 우리 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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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바보야, 거기를 왜 안가? 너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 그 연회 초대장을 갖고 싶어 하는지 알아? 네가 왜 안가!”그러자 소채은이 다시 한번 강하게 말했다.“저는 주 회장님과 만나고 싶지 않아요.”“그러니까 왜? 주 회장님께서 얼마나 잘해주시는데, 그분이 아니었으면 네가 SK제약을 인수 하기나 했을 것 같아? 게다가 회장님이 우리 소씨 가문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셨는데, 네가 당연히 감사를 표해야지, 안 그래?”하지만 소채은은 계속해서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정말 만나기 싫은데 그렇다고 아빠 말씀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야. 내가 지금 소씨 저택에 발을 들일 수 있는 것을 포함해 이 모두가 다 DH 그룹 덕분이니까. 하지만... 정말 나는 주 회장님과 맞지 않는다고!’그렇게 한참을 고민한 끝에 그녀가 입을 열었다.“알겠어요, 아빠가 이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참석해야죠. 그 주 회장님도 직접 만나봐야겠어요!”“정말이냐?!”소채은이 동의하자, 그는 감격에 겨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네!”“그래, 그래! 좋지! 그럼 어서 빨리 준비하도록 해. 가서 피부관리, 미용, 예쁜 이브닝드레스도 사야지!”소채은은 어이가 없었다.그녀도 당연히 소청하의 알량한 그 속셈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속으로 몇 마디 대꾸한 다음 곧바로 자리를 떴다.그렇게 소채은은 종일 방에서 SK제약의 일로 바삐 보냈다.피부 미용이나 이브닝드레스를 준비하러 갈 마음은 전혀 없었다.그런데도 소청하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바로 주세호를 직접 만나러 가기 위함이었다. 그녀는 반드시 그에게 자신은 남자친구가 있는 몸이라고 분명히 말해야 했다. 그래야 주세호가 그녀를 괴롭히지 않을 테니까.다음 날이 되어서도 소채은은 윤구주를 일부러 무시했다.화가 났다.그녀가 보기에 윤구주는 이미 자신의 남자친구였다.때문에 다른 남자가 꽃 선물을 했는데도 화를 내지 않는 그의 모습에 화가 안 날 수 있겠는가?그렇게 시간은 1분 1초 째깍째깍 흘러갔다.강성의 연회는 저녁 8시에 시작될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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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소채은이 떠나는 것을 바라보며 윤구주는 턱을 어루만졌다.“채은이가 오늘 밤 연회에 참석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오늘 밤 채은이한테 내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겠어.”이렇게 생각한 뒤, 윤구주는 곧장 방으로 돌아갔다.20분이 지나가, 주세호 쪽에서 전화가 와서 곧 소씨 저택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윽고 윤구주는 간단하게 옷을 갈아입고 나서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입구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롤스로이스 한 대와 검은색 마이바흐 두 대가 정차해 있었다.대문을 나선 윤구주는 강성 제일의 갑부인 주세호가 공손하게 차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가 걸어 나오자, 주세호는 서둘러 윤구주에게 다가갔다.“저하! 소인이 저하를 데리러 왔습니다! 이리로 드시지요!”그러자 윤구주는 담담히 “네.”하고 말했고, 곧 주세호가 직접 문을 연 후에 그를 차에 태웠다.뒤따라 주세호도 얼른 차에 몸을 실었다.차들이 방향을 틀어 떠나려는 순간, 소청하가 마침 밖에서 돌아왔다.그는 롤스로이스와 마이바흐 두 대가 자신의 집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건 DH 그룹의 차잖아?’뒤이어 차창을 바라보자 어딘지 익숙한 얼굴이 보여 소청하는 의아해하며 말했다.“무슨 일이야? 어떻게 DH 그룹 차에 저 자식이 타고 있어?”소청하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아니, 아니야, 분명히 내가 잘못 본 걸 거야! 어떻게 DH 그룹이 기억상실증인 저 녀석과 연관이 있을 수 있겠어?”소청하는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이 잘못 봤을 것이라는 생각만 했다....“세호 씨, 오늘 저녁 연회에 사람이 많이 참석하나요?”롤스로이스 안에서 윤구주는 주세호에게 담담하게 물었다.“네, 꽤 많을 겁니다! 그러나 소인이 왕의 신분을 비밀로 하기 위해 이미 특별한 통로를 마련했지요! 그러니 저하께서는 안심하십시오. 절대로 저하를 방해하지 않을 겁니다!”“그럼 다행이군요!”현재 그의 신분은 절대 들켜서는 안 된다! 첫째는 그의 몸에 있는 “기린화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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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진짜? 그렇게 대단하다고?”“응!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강성에 유명하다는 인사들은 거의 전부 이 연회에 초대받았대.”“진짜?”“아, 그렇대도. 저 앞에 있는 고급 차 좀 봐, 저건 모두 강성에서 어딜 가나 체면이 서는 거물급 인사들이야! 심지어, 시장님도 오늘 올 거래!”“와! DH그룹 역시 강성 제일의 갑부답네!”사람들의 부러운 시선 속에서 고급 차들이 하나둘 줄지어 오는 것이 보였다.이 호화로운 차 안에는 모두 오늘 저녁 연회에 참석할 강성의 재벌들과 권세가들이 앉아 있었다!차에서 내리자, DH호 크루즈에 줄을 서서 들어가는 멋진 차림의 남자들도 보였다.돈과 권력의 주변에는 영원히 미색이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크루즈 안에 입장하는 남자들의 곁에는 모두 섹시한 미녀들이 서 있었다.바로 이때, 미니 차 한 대가 강변 주차장으로 천천히 다가오며 차 문을 열었다. 소탈하게 차려입은 소채은이었다.“연회장소가 여기인가?”소채은은 강변에 정박해 있는 DH호 크루즈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찬란하게 빛을 뿌리고 호화롭기 그지없는 DH호 크루즈를 보더니 소채은은 미간을 찌푸리며 감탄했다.“헐! 부자는 역시 다르네! 연회를 크루즈에서 할 줄이야!”조용히 중얼거린 후, 그녀는 가방을 들고 사람들을 따라 배에 오르기 시작했다.앞에 선 섹시한 옷차림의 아름다운 미녀들을 보자, 소채은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자신의 평범한 옷차림을 바라보았다. ‘조금 너무했나? 상관없어! 어차피 정말 이 연회에 참석하러 온 것도 아니잖아! 단지 그 주세호라는 사람을 찾아 앞으로 나를 괴롭히지 말라고 확실히 알려주기 위해 온거지!’이윽고 그녀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허리를 꼿꼿히 편 채 크루즈를 향해 걸어갔다.줄을 서 초대장을 보여주면 크루즈에 오를 수 있었다.그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소채은은 드디어 연회장에 들어섰다.그때, 한 무리의 재벌가들이 그녀의 등 뒤에서 걸어왔다.선두에 선 사람은 몸집이 약간 통통한 중년 남자였고 뒤에는 경호원들이 뒤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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