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 금란 대전.이홍연과 은성구, 그리고 제자백가 중 마씨 일가의 마동한이 떠난 뒤 한진모가 구부정하게 허리를 숙인 채 휘황찬란한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그곳은 화진의 대웅전으로 국주가 대신들과 함께 정무를 논하는 곳이었다.이 순간 대웅전의 가장 안쪽에는 용포를 입은 건장한 남자가 있었다.그는 뒷짐을 지고 서 있었는데 엄청난 권력을 거머쥔 제왕의 기개가 그에게서 느껴졌다.그의 앞에는 세계 지도 한 장이 있었다.그 지도는 10국의 전략적 지도였다.“국주님을 뵙습니다!”한진모는 안으로 들어간 뒤 눈앞의 용포를 입은 국주를 향해 정중히 예를 갖췄다.뒷짐을 지고 있던 국주는 몸을 돌리지 않았다.그는 10국을 빤히 바라보면서 말했다.“다들 간 것이냐?”“국주님, 전부 돌려보냈습니다.”한진모가 대답했다.그를 등지고 있던 국주는 몇 초간 침묵을 이어가다가 입을 열었다.“세가와 내각은 이미 연맹을 맺었겠지?”국주의 목소리는 두꺼우면서도 거칠었다.“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이미 연맹을 맺었습니다.”한진모가 대답했다.“우리 화진의 무도를 청소할 때가 왔구나.”국주는 천천히 말했다.그러나 그 말을 할 때 모든 걸 쓸어버릴 듯한 어마어마한 살기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6년 전, 그 어린놈은 곤륜에서 무력으로 천하를 제압하고, 화진 무도의 3대 서열을 제압했었지. 마침내 올 게 왔구나.”국주의 목소리는 평온하면서도 위엄 넘쳤다.“진모 너는 그놈이 이번에도 혼자서 육합을 휩쓸고 문벌, 세가, 종문, 3대 전통 무술 서열을 제압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느냐?”국주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무게감 있는 얼굴에 짙은 이목구비, 위엄 넘치는 제왕의 기운을 띤 그가 바로 화진의 국주였다.황성 내 최고 실력자라 불리는 한진모는 허리를 숙인 채 대답했다.“제 추측을 말씀드려도 될지...”“괜찮다. 오늘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네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편히 말해보거라.”국주는 천천히 말했다.그 말에 한진모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