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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대 몸값 비서님의 모든 챕터: 챕터 371 - 챕터 380

966 챕터

제371장

극장에서 가져다준 홍차는 입에 닿은 순간엔 달면서도 목넘김은 쓰다. 유월영이 입술을 꽉 깨물고는 말한다.“연재준......”“준이라고 부른거 아니었어?”그 말에 찻잔을 들고있던 유월영의 손이 파르르 떨리며 차가 테이블에 쏟아진다.역시나 어젯밤에 들었었구나.“전에도 그렇게 부른 적은 없었는데 언제 그런 호칭은 생각해낸거야?”휴지로 물기를 닦아내 보지만 여전히 테이블 위엔 자국이 남아있다.연재준은 아직도 유월영을 뚫어져라 쳐다본다.보통 친구들은 “재준아”, “재준이 형”이라고들 부르는데 “준아”라고 부른건 유월영이 처음이다.“재준아”보다 훨씬 친근해 보인달까.“며칠 사이에 생각해낸거야?”요즘 곁에 있어주며 평소와는 다른 따뜻함으로 대해줬기에 생겨난 애칭인줄로만 아는 연재준이다.사실은 그게 아니다.이 호칭은 벌써 유월영의 가슴 한 켠에 오래도록 자리잡고 있었다. 그를 좋아하고 난 뒤, 어떤 호칭으로 부르면 좋을지를 고민할때 부터랄까?“사장님”은 너무 서먹서먹하고 “연재준”은 너무 딱딱하고 “재준이”는 너무 평범했다.그러면 “준이”가 낫겠네,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없으니까.그때의 유월영은 틈만 나면 종이에 그의 이름을 써내려가곤 했었다.허나 정식으로 입 밖에 꺼내기도 전에 그 날 아침 연재준은 딱딱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넌 비서니까 앞으론 사장님이라고 불러.”하필이면 많고많은 호칭 중에 제일 서먹서먹한 “사장님”이라니.혼자서만 품고 있던 기대와 설렘이 한심해 보이는 순간이었다.유월영이 고개를 푹 숙이고 할 수 없이 대답했다.“네, 사장님.”하도 사장님, 사장님 거리니 가끔은 두 사람이 정말 상사와 부하직원 관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저릿해나곤 했었다.그런 날 밤이면 혼자 침대에 누워 공적인 얘기들 사이에 가끔씩 끼어있는 사적인 둘만의 채팅기록을 살펴보며 둘 사이는 보이는게 다가 아니라며 위안 삼기도 했던 유월영이다.그리고는 그의 연락처 이름을 “준이”라고 저장했다. 이러면 또다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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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장

“......”유월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대기 층을 누른다.연재준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서정희 사건같은건 생각않고 편히 쉴수 있었지만 한 이불 덮고 같이 잔다는건 말로 형용할수 없을 정도로 부담스럽고 이상했다.지난 3년이든, 이번 며칠이든지를 막론하고 두 사람은 한 침대에서 잠만 잔 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니 그럴만도 했다.자신은 안중에도 없었던 연재준은 오늘따라 자신에게서 눈을 떼질 않는다.“사장님, 이게 훨씬 낫겠어요.”연재준이 콧방귀를 뀐다.12층에 다다르고 유월영이 앞서 나가며 말한다.“사장님 좋은 밤......”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재준은 갑자기 유월영의 팔을 붙잡고 안으로 끌어당기더니 냅다 거칠게 입을 맞추기 시작한다.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기는 그 짧은 찰나, 연재준은 무서운 기세로 유월영의 입 속을 파고 들더니 완전히 닫기기 1초전 유월영을 놔준다.그리고는 고집스러운 말투로 웨치는데.“식으면 다시 덥히면 되지!”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친 유월영이 연재준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문은 완전히 닫겨버리고 만다.“......”방금 뭐라는거야? 뭘 다시 덥혀? 무슨 뜻이지?멍하니 서서 아직도 남자의 촉감이 남아있는 자신의 입술을 다쳐보는 유월영이다.이내 유월영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이번엔 진심이라고 믿을거야?......연재준이 올라갔을때, 노현재는 그의 방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발자국 소리에 고개를 드는 노현재다.“재준아.”“언제 왔어? 연락도 없이?”“유 비서랑 밥 먹으러 나갔겠구나 하고 기다린거지, 어차피 별 일도 없으니까.”“유 비서는 같이 안 왔어”라는 말이 입가에서 근질거리지만 다시 목구멍으로 삼켜버리는 노현재다.유월영이 왔는지 안 왔는지는 그와 딱히 상관이 없지 않은가.연재준이 카드를 찍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한다.노현재는 코를 훌쩍이더니 들어가지 않고 선 자리에서 말을 이어가는데.“별거 아니니까 여기서 말하고 갈게. 주영문이 그러는데 당시 유비서네 집 빚더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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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장

뭣이라?!유월영이 허리를 바짝 세우며 묻는다.“진짜요?”연재준의 유월영의 휴대폰을 이불 위에 던져주며 눈치를 준다.다름 아닌 이승연에게서 걸려온 전화다.“승연아?”이승연은 유월영의 목소리를 듣자 그제야 한숨을 푹 쉰다.“드디어 목소리 듣네, 너 이틀 내내 어디 있었던거야? 메시지도 안 받고 연락도 안 받고 호텔 방 찾아가도 없어서 난 또 네가 서정희네 집에......오늘까지 연락 안 되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어.”유월영이 눈을 꿈뻑거린다. 이틀 내내 연재준과 함께 있느라 휴대폰이 든 가방은 펜트하우스에 버려두고 찾을 생각도 하지 않았던거다.“난 괜찮아.”“괜찮으면 다행이야. 맞다, 너 통행금지 풀렸으니까 이젠 자유의 몸이야. 그거 알려주려고 연락했어.”“근데 왜 갑자기 풀린거지?”“남자들이 경찰 조사 받다가 견디지 못하고 결국엔 서정희가 벌인 자작극이라고 폭로했대. 판은 서정희가 짜놓고 두 사람한테 3천만원씩 송금해줬다네. 경찰들이 이미 서정희 데리고 갔거든, 부모들은 변호사 찾아서 보석시키려고 수소문하고 있고.”“......”반전이 이렇게도 빨리 다가올줄은 생각지도 못한 유월영이다.잠시 침묵하던 유월영이 이내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사주 뿐만 아니라 증거까지 조작했잖아. 자살 소동 벌여서 온라인에 퍼뜨리고 일부러 나 공격하게 악플로 선동질하고 개인정보까지 퍼뜨렸어. 이틀 전엔 테러 비슷한 소포까지 받았거든! 그게 다 서정희 짓이잖아! 내가 고소할거야!”이대로 끝날 생각은 없다.서정희는 반드시 유월영이 감내해야만 했던 그 고통을 고스란히 느껴야만 한다.“법을 무기 삼아서 널 지키는건 나도 찬성이야. 내가 증거들 다 모으면 분명 법정에서도 성립될거고 이젠 서정희가 감옥살이 하게 되겠지.”“너무 고생이 많다.”이승연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말한다.“나도 이런 황당한 사건은 또 처음이라.”“그럼 그렇게 하고 무슨 일 있으면 또 연락해.”유월영이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찰나 이승연이 말한다.“잠깐만.”“무슨 일이야?”“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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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장

서안에서 신주까지는 차로 네시간 거리밖엔 되지 않는다.서정희라는 크나큰 장애물이 없어지자 더는 걱정할게 없었던 유월영은 가벼운 마음으로 “사라진” 이틀동안 놓친 메시지에 답장을 하고 난 뒤 또다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차 안 가득한 계피향 때문인지 어느새 차창에 기대 천천히 눈을 감는 유월영이다.선잠에 빠져있던 유월영은 연재준이 손을 뻗어 머리를 받쳐주는걸 느끼고는 눈을 떴다.연재준은 한 손으론 태블릿을 들여다보며 다른 한 손으론 울퉁불퉁한 길을 지날때 유월영이 머리라도 박을까 손으로 머리를 받쳐주고 있다.너무도 당연하다는듯 자연스레 행동하는 연재준이다.그래서 다들 남자들은 마음 있을때랑 없을때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고 하는거였구나.이내 코너를 돌때 유월영은 금방 잠에서 깬듯 눈을 떴다.연재준이 고개를 튼다.“안 자?”유월영이 자세를 고쳐앉으며 말한다.“네, 거의 다 왔어요?”기사가 대답한다.“아직 한 시간 정도 남았습니다.”유월영은 이내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척하며 앉아있는다.연재준도 손을 빼내고는 다시 이메일을 읽는데 몰두하는데.한 시간 정도가 흐른 뒤, 그들은 봉현군에 도착했고 유월영은 가방을 메고 차에서 내린다.허나 연재준은 딱히 내릴 생각이 없어보인다.“안 내리세요?”연재준은 느긋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서는 유월영을 바라본다.“부모님한테 소개라도 해주려고? 뭐라고 소개할건데?”“......”그 생각은 미처 못해본 유월영이다.“그렇다 할 신분 생기면 그때 다시 와야지 뭐.”“......”참 그 놈의 신분을 얻어내려고 안간힘을 쓴다.“사장님 얼른 가서 쉬세요, 조심히 들어가시고요.”연재준은 콧방귀를 뀌고는 차 문을 닫고 휙 가버린다.유월영은 시야에서 사라지는 차량을 확인하고는 그제야 마을로 들어간다.허나 코너를 돌았던 차량이 다시 방향을 틀고 연재준이 어두운 눈빛으로 자신의 집을 바라보고 있을거라곤 미처 생각지도 못한 유월영이다.......말도 없이 돌아온 유월영을 가장 반갑게 맞아주는건 엄마 이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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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모녀 둘은 마을의 오솔길에서 함께 걷고 있다.유월영은 이영화한테 나쁜 소식은 잠시 묻어 두고 좋은 소식을 알려주었다.이영화는 듣더니 기뻐하며 말했다.“네 아빠가 침을 맞으러 가셨으니 우리가 데리러 가자.”“좋아.”유월영은 가정부한테서 유현석이 최근 한 달 동안 한의원에서 침을 놓으며 절뚝거리는 다리를 치료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그녀는 이영화를 따라 시장으로 가서 갈비며 닭, 오리, 생선 등 여러가지 고기와 야채를 사며 장을 보았다.유월영은 자기가 겨우 이틀만 묵으니 너무 많이 살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이영화는 어쩌다 한번 온 자식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시키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이렇게 많이 장을 봤으니 유월영은 유은영에게 문자를 보내 오늘 밤 조카을 데리고 와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메시지를 보냈다.메시지를 보내는 사이 이영화는 콜리플라워를 하나 더 샀고 유월영이 돈을 내려고 했지만 이영화가 자신이 내겠다고 고집했였다. 결국 이영화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유월영은 그저 한 손에 음식을 들고 한 손에는 이영화의 팔짱을 꼭 끼면서 계속 걸었다.이 작은 마을에는 인구가 많지 않아 모두가 가까운 이웃처럼 아는 사이였다. 그래서그녀들이 장을 보는 이 길에서만 해도 네다섯 명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이영화는 아는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서서 수다를 떨었고 유월영을 자랑스럽게 소개해 주면서 팔방미인인데다 비서 일도 한다면서 그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월영은 옆에서 듣는 게 너무 민망해서 서둘러 이영화를 끌고 갔다.“남의 부모님들은 겸손하게 자식 칭찬을 하지 않으시는데 엄마는 왜 이렇게 오버해? 남들이 뒤에서 비웃을까 두렵지 않아? ”이영화는 당당하게 말했다.“우리 집 월영이가 최고지, 예쁘고 일도 잘하고.”유월영은 이영화의 말에 비위를 맞추어줬다.“맞아, 엄마 딸이 젤 잘났어.”이영화의 표정이 살짝 이상해졌다.하지만 유월영은 눈치채지 못하고 길을 찾고 있었다.“엄마, 아빠가 침을 놓는 데가 여기야?”이영화는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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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연재준은 한참을 쳐다보다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빨리도 오셨네, 모셔 와.”“네.”하정은이 손을 흔들자 어디에 숨었는지도 모르는 경호원이 나타나 그 차를 막았다.하정은이 차 옆으로 가서 몇 마디 했고 곧 차에 탄 사람이 내렸다.역시 윤영훈이었다.윤영훈은 연재준 쪽을 한 번 쳐다보고는 미소를 살짝 띠었고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하정은을 따라왔다.연재준은 카페 야외 테이블 의자에서 앉아 있었다. 윤영훈은 말했다.“연 대표님 요즘 너무 한가하시네요. 서울에 있으시다가 또 여기로 오시고 동해 번쩍 서해 번쩍이세요.”연재준은 말했다.“윤 대표는 친사촌 동생이 경찰에 연행됐는데 도와주지 않고 여기까지 오고 무슨 중요한 일 있나 봐요?”젊고 잘생긴 두 남자가 이 작은 마을에서 오가는 대화 속에서 한 명은 웃고 한 명은 덤덤했지만 말속에는 신경전이 가득했고 불꽃이 튀었다.윤영훈은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맞은편으로 가 앉은 후 다리를 번쩍 치켜올렸다.“사촌 동생은 이모부 이모가 있는데 내 여자친구가 이번에 놀랐을 테니 제가 와서 위로해 줘야죠.”연재준은 말했다.“둘이 사귀기로 했어요?”“거절은 안 했어요.”연재준은 무표정하게 말했다.“나는 너무 많이 거절당했어요.”윤영훈은 비꼬며 말했다.“저와 월영씨 사이의 일인데 연 대표님이 간섭할 자격은 없는 것 같은데요? 지난번에 내가 그녀를 좋아해도 괜찮다고 하지 않았어요? 전 남자친구가 자꾸 나타나서 방해하면 곤란해요.”연재준은 윤영훈을 쳐다보았고 윤영훈은 매우 차갑고 눈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그 순간 누구도 지려고 하지 않았다.“연 대표님, 더 하실 말 없으시면 저는 제 예비 여자친구를 찾아가서 가겠어요.”윤영훈이 떠나려 하자 연재준이 말했다.“윤 대표가 그녀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을 원하는 것인지 나는 잘 알고 있어요.”윤영훈의 갑자기 무언가 생각나 연재준을 돌아보았다.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회사가 하필이면 이 시기에 무슨 일이 생겼네요. 저는 또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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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연재준은 검은 슈트를 입고 목에는 짙은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그는 마치 극야의 한 줄기 빛처럼 어둠을 가로질러 오는 듯했고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두근거렸다.“...”배가 천천히 기슭에 닿자 연재준은 유월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기와 함께 배에 타자는 뜻이었다.그러나 유월영은 움직이지 않았다.엘리베이터에서 그때를 제외하고 그녀는 다시 주동적으로 그에게 마음을 표시하지 않았다. 그저 보기만 하였다.연재준은 배를 모는 사부님께 좀 더 앞으로 닿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해안까지 아직 사오십 센티미터 정도 남았을 때 그는 갑자기 훌쩍 뛰어 한 걸음으로 유월영 앞에 섰다!유월영은 갑자기 달려드는 그를 보자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려고 하였으나 연재준 그런 그녀를 단숨에 품에 안았다.연재준은 어깨가 넓고 허리가 좁은 몸매에 검은색 코트를 입어서인지 유월영을 품에 쏙 안을 수 있었다.찬바람에 살짝 시린 유월영의 코가 따뜻한 연재준의 가슴에 부딪쳐 후끈한 기운이 느껴졌고 그녀는 어색하게 살짝 그를 밀쳐냈다.“왜 아직 안 갔어요?”유월영은 그가 일찍 마을을 떠났다고 생각했다.연재준은 대답했다.“내가 가긴 어디가? 명절 연휴에, 너희 마을의 딱 두 개 밖에 없는 호텔도 자리가 없어서 잘 데도 없어.”...거짓말.그는 연재준이 원하는 곳이라면 사막에서도 묵을 곳을 찾고 더구나 봉현진은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아 연재준은 바로 동해안까지 갈 수 있었다. 반 억짜리 이층 빌라도 있으면서 갈 데가 없다고?유월영은 연재준이 그녀 앞에서 핑곗거리를 찾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연재준이 그녀 앞에서 이러는 것이 그녀는 낯설게 느껴졌다. “놔줘요, 동네 사람들이 봐요.”연재준은 턱을 그녀의 머리에 괴고 말했다.“그럼 몰래 나를 너희 집에 데려가. 네 방에 숨기면 다른 사람들이 모를 거잖아.”유월영은 미쳐서인지 그의 꼬드김에 현혹되어서인지 자기도 모르게 연재준의 이런 황당한 요구를 들어주었다.언니와 형부는 조카를 데리고 밥을 먹고 먼저 집으로 돌아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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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유월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래서 나를 찾아온 게 단지 이것 때문이에요?”그녀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고 이것이 그의 새로운 수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예전에는 강제로 권세를 이용하고 강제로 그녀를 옆에 두며 잠자리를 가졌는데 이제는 그가 회유책으로 바꾼 것일까. 그녀는 또 그에게 속은 걸까?유월영이 싫다고 하며 연재준을 밀어냈다. 연재준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사랑하기에 하고 싶은 거야.”유월영은 갑자기 몸에 소름이 돋으며 눈가에 눈물이 촉촉하게 고였다.“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남자들은 아무 여자랑도 다 상관 없지 않나요?”“난 안 돼, 너여야만 해해.”유월영은 어물쩡하게 말했다.“남자들은 여자랑 자기 위해서라면 무슨 말을 못 하겠어요.”연재준은 어둠 속에서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날이 밝으면 다시 한번 말해줄게.”유월영은 오늘 밤의 모든 일들이 황당하게 느껴졌다.그를 집으로 데려온 황당함, 그의 말을 믿고 싶은 황당함, 그리고 마침내 그가 하겠다고 약속하는 황당함.아마도 그가 뱃머리에 서서 그녀에게 다가왔을 때 그녀는 이미 정신을 못 차렸을 지도 모른다.……다락방은 나무로 되어서 침대가 흔들릴 때‘끼익' 소리가 났다.아래층에서 소리를 들은 아버지는 이상한 생각에 가까이 가서 소리쳤다.“월영아, 월영아?”유월영은 순간 긴장해서 온몸이 굳어 졌다!연재준은 숨을 들이켜며 말했다.“자기야, 너 내가 죽는 것을 보고 싶어?”유월영은 자신의 입을 막고 소리를 참느라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유월영의 아버지는 계단으로 올라가 다락방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 물었다. “월영아, 너 돌아왔구나.”유월영은 그녀의 아버지가 올라가는 발자국 소리를 어렴풋이 들었고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아버지는 문을 두드렸다.문은 잠겨 있었지만 유월영은 문이 열릴까 봐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연재준는 빙그레 웃었다.”“——!”유월영은 그의 어깨에 꼭 누르면서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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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유현석은 돌부리를 밟아 비틀거리다가 넘어지려 하는 순간 연재준은 그의 팔을 잡으며 그를 일으켰다.유현석은 무심코 고개를 들어 이 고급스러운 슈트 차림의 남자를 보고 멍했지만 이내 감사함을 표했다.“고마워요.”연재준은 담담하게 말했다.“아닙니다.”유현석은 계속 앞으로 걸었고 연재준도 같은 방향으로 가는 걸 보아서 그와 같은 길인 것 같았다.유현석은 괜히 압박감을 느껴 어색하게 인사치레로 물었다.“자네도 아까 골목에서 나온 것 같던데 우리 집도 골목쪽에 있어요. 자네는 어느 집 친척이지? 나는 이곳에서 몇 년을 살았지만 자네를 본 적이 없네.”연재준은 기질을 발휘해 대답했다.“제가 이름 하나 말하면 들어보았을 거예요.”“그래요? 그럼 말해봐요.”유현석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고 연재준도 잠시 걸음을 멈추며 대답했다.“주영문.”유현석도 걸음을 멈추었다!연재준은 말을 이어갔다.“당신과 ‘삼천억' 얘기를 좀 하고 싶어요.”주영문의 이름을 듣는 것이 놀라움이었다면‘삼천억'이 나왔을 때에는 그는 안색이 하얗게 질려 창백해졌다.삼천억...삼천억...유현석은 멍하니 연재준을 바라보았다. 그는 슈트와 외투를 입고 있었고 당당하고 고귀한 모습이 그때의 누군가를 꼭 닮은 것 같았다.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드디어 찾아왔구나.유현석은 뒤로 천천히 물러섰다. 어디에 걸어 넘어뜨린 것인지, 단순히 다리가 다리에 힘이 풀렸지는 그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유월영은 어머니를 모시고 택시를 타 병원으로 향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녀는 병원 입구에 서 있는 하정은을 보았다.유월영은 너무 의외라고 생각했다.“이런 우연이 다 있나? 하 비서, 어디 아픈 거야?”하정은은 웃으며 대답했다.“아니,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연재준이 자리에 없는 한 그들은 오랜 동료 사이였다.유월영은 의문에 차서 물어보았다.“날 기다려?”하칭은 이영화를 힐끗 쳐다보고 유월영에게 다가가 말했다.“연 대표님의 뜻은 너희 엄마 수술은 조린 팀이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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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옆에서 듣던 하정은도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았다.이 일을 연 대표님이 아시명 반드시 유 비서를 도와드릴 거라고 생각해서 하정은은 먼저 떠났다.“유 비서, 어머님 잘 보살펴. 난 그 간병인을 알아보러 갈게.”하정은은 그녀가 아는 인맥들이 있어서 그녀가 찾는 속도가 가장 빠를 것이다.유월영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부탁해.”하정은은 일 처리가 매우 효율적이었다. 이영화의 재검사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그녀는 그 간병인을 찾아서 직접 데려왔다.병원 주차장 구석.간병인은 몇 번이나 도망치려고 했지만 네 명의 건장하고 험상궂게 생긴 경호원들이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놀라서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간병인은 침을 삼키고 목을 뻣뻣하게 쳐들고 말했다.“당신들은 누구야? 뭐 하는 짓이야? 납치는 불법이야!”“너도 법을 알아?”유월영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간병인은 고개를 돌려 그녀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안색이 변했다!그녀라니!간병인은 도둑이 제 발 저린다더니 더듬거리며 말했다.“너, 너 뭐 하는 거야? 잘 들어, 사람을 때리는 건 불법이야!”유월영은 말했다.“사람을 죽이면 불법이 아닌가?”간병인은 순간적으로 대답했다.“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유월영은 웃으며 말했다.“내가 만약 증거가 없었다면 오늘에 너를 찾지 못했을 거야. 우리 엄마가 차고 있는 시계는 녹음 기능이 있어. 네가 그날 그녀에게 한 말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녹음되었으니 넌 끝났어.”녹음, 녹음??어떻게 녹음까지 된다고! 간병인은 두 다리에 힘이 빠지고 안색이 점점 나빠졌고 이때 유월영은 그녀에게 한발 한발 다가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고 결국 벽에 부딪혔다.“엄마가 충격을 받으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아빠의 안 좋은 얘기를 꺼냈지.네 덕분에 엄마의 심장이 멎어 죽을 뻔했어! 이게 고의적인 살인이 아니면 뭐야!”간병인은 당황했다.“나, 나, 난... 아냐”유월영은 크게 소리쳤다.“네가 직접 한 말이니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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