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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초고수의 도시 생활: Chapter 41 - Chapter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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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그들은 길가의 한 작은 음식점으로 들어갔다.음식점 주인은 중년 남자였는데 류미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그의 아내는 곧바로 남편의 귀를 잡고 주방으로 끌고 들어갔다. 남 사장의 처참한 비명에 주변에 지나가던 행인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여진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포장된 음식을 받았고 한수정이 자진해서 돈을 지불했다.항상 자신감 넘치던 그녀였는데 류미연과 윤설아와 같이 있으니 저도 모르게 자신감이 떨어졌다.아마 단기간에는 그들을 초월할 방법이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현명하고 눈치 빠른 요조숙녀의 모습으로 여진수의 호감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네 사람은 맞은편 학교를 향해 걸어갔다.그들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어 차가 막히고 혼란을 조성했다.여자친구랑 팔짱을 끼고 걷던 남자들마저 시선은 윤설아와 류미연을 따라다녔다.여자들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남자들의 옆구리를 꼬집었다.학교 안으로 들어서자 소란은 점점 커졌다.남자도 미치고 여자들도 미쳤다.사람들이 몰려와서 윤설아와 류미연을 에워쌌다.“세상에, 사람이 어쩜 저렇게 예뻐?”“몸매, 얼굴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잖아!”“윤설아는 전에도 예뻤지만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화장도 안 했네!”“저기 가슴 사이즈가 어마어마한 여자애는 누구야? 전에 못 보던 애인데 죽이네!”무수히 많은 남학생들이 그녀들을 향해 레이저빔을 발사했다.갑자기 이목이 집중되자 긴장한 류미연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여진수의 팔을 꽉 잡았다.여진수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위로해 주었다.“괜찮아. 내가 있잖아.”그는 윤설아와 류미연의 손을 잡고 학교 건물을 향해 걸었다.그 모습을 본 남자들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하나 같이 매서운 눈을 하고 여진수를 노려보고 있었다.여진수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강력한 기운을 발산하며 묵묵히 앞을 향해 걸었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온 어마어마한 기운에 사람들이 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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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여진수는 시간을 확인하고 인상을 확 찌푸렸다.“교수님, 저는 지각하지 않았는데요? 아직 수업 시작 2분 전입니다.”외국계 교수는 그 말을 듣자 버럭 화부터 냈다.“지각한 주제에 변명이 많아. 나보다 늦게 왔으면 지각한 거야! 학생 주제에 선생보다 늦게 도착하다니! 배울 마음이 없는 거지. 너 같은 게 무슨 학생이야!”교수의 말은 도가 지나쳤다.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오히려 깨고소한 표정을 하고 그들을 보고 있었다.외국계 교수는 성격이 더럽기로 유명했고 무시무시한 힘을 갖고 있었다.전에 그에게 불복한 남학생 삼사십 명이 달려든 적 있었는데 오히려 교수의 주먹에 맞아 얼굴에 멍든 채 돌아간 적 있었다.모두가 여진수가 맞는 광경을 기대하고 있었다.여진수도 짜증이 치밀었다.터무니없는 시비였다.그는 교수의 말을 깔끔하게 씹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이 자식이 선생을 물로 아나!”교수가 고함을 지르더니 여진수를 향해 돌격하며 다리를 쳐들었다.일반인이 저 발에 맞으면 최소 골절상이었다.여진수의 두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녀석이군.’외국계 교수 주제에 대한민국 땅에서 학생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다니!여진수는 가볍게 손가락으로 교수의 공격을 막아냈다.“악!”처참한 비명과 함께 교수가 허공으로 튕겨나더니 바닥에 추락하여 데굴데굴 굴렀다.교수는 발목을 두 손으로 감싸고 계속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여진수의 손가락과 부딪힌 순간 바늘이 발바닥을 관통하는 느낌이 들더니 거대한 고통이 온몸에 쫙 퍼졌다.상황을 구경하던 교실 학생들은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었다.교관보다 더 무섭다던 남 교수가 여진수의 한 손가락에 저 정도로 무너지다니! 대체 얼마나 대단한 실력을 갖춘 거지?여진수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달라졌다.교수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겨우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고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여진수를 노려보았다.“감히 선생님을 때려? 너 뭐 하는 자식이야! 건방진 녀석, 넌 오늘 부로 퇴학이야!”여진수는 어깨를 으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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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나간 교수는 그날 교실로 돌아오지 않았다.아마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오늘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수업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마무리되었고 아무도 감히 여진수를 방해하지 않았다.수업이 끝난 종소리가 울렸지만 아무도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여진수가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움직일 용기가 안 났기 때문이었다.이때, 강의실 밖에서 예쁘장한 여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긴 생머리를 길게 드리운 그녀는 방금 그림에서 나온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순식간에 강의실 안 남학생들은 멍하니 그 모습을 홀린 듯 쳐다보았다.윤설아의 생기 있는 눈동자가 강의실 곳곳을 훑어보더니 여진수를 발견하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곧장 여진수에게 다가가서 요구르트 하나를 그의 책상에 놓아주었다.“진수야, 수업하느라 힘들었지? 이거 마시고 힘내.”고개를 든 여진수는 그녀를 향해 미소 지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착하네.”그는 이미 윤설아를 미래의 신붓감으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나온 스킨십이었다.하지만 그의 무심한 행동에 윤설아의 볼이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물들었다.“그… 다른 일 없으면… 나도 수업하러 가볼게.”윤설아는 말까지 더듬으며 인사를 건네고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도망치듯 강의실을 빠져나갔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서울대학 자타공인 여신으로 불리는 윤설아가 여진수의 한마디에 얼굴을 붉히며 도망치는 모습이라니.게다가 무성한 소문도 마다하지 않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에게 음료수까지 챙겨주었다.이건 난 너에게 호감이 있다고 티를 내고 다니는 것과 다름없었다.남학생들은 속이 쓰리고 질투가 샘솟았다.하지만 여진수의 강력한 힘을 눈앞에서 목격한 그들이었기에 아무리 부아가 치밀어도 참아야 했다.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윤설아가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또 한 명의 아름다운 여자가 강의실을 찾았다.류미연은 간식을 가득 챙겨 강의실로 들어갔다. 차가운 얼굴로 강의실 곳곳을 훑어보던 그녀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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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남학생들은 질린다는 표정이었다.예상했던대로 한수정도 곧바로 여진수에게 다가갔다.비록 그녀가 몸매나 얼굴이 윤설아, 류미연에 비하면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그녀 역시 빼어난 미인이라는 건 변함이 없었다.한수정은 대범하게 여진수의 옆으로 가서 앉으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걔네들 약욕도 같이 진행해야 한다면서? 필요한 약재가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사람 시켜서 사올게.”“괜찮아. 어차피 흔히 구할 수 있는 약재들이라서 이따가 수업 끝나고 내가 다녀오면 돼.”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한수정이 아니었다.“하지만 품질이 더 좋은 약을 쓰면 효과가 더 좋은 거 아니야? 마침 내가 아는 약재상이 있거든. 대대로 약재만 판매하는 집안인데 오래된 진귀한 약재들을 구할 수 있을 거야.”여진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속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려는 듯이 매섭게 한수정을 바라보았다.“나한테 지나치게 잘해주려는 것 같은데.”한수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피했다. 여진수의 앞에만 있으면 온몸이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었다.결국 그녀는 솔직히 터놓기로 하고 생긋 미소를 지었다.“걔네 둘 그렇게 변한 거 보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더라고. 하지만 우리 사이가 아직 그 정도로 친해진 건 아니잖아. 그래서 뭐라도 우리 사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솔직한 그녀의 고백은 여진수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참으로 똑똑한 여자였다.분명히 원하는 바가 있고 그것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모습에 그는 호감을 느꼈다.사람은 모두 욕심이 있는 동물이고 그녀가 이렇듯 솔직하게 다가오니 한번 기회를 주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았다.“그래. 알았어. 잠시만.”그는 펜을 꺼내 종이에 필요한 약재를 슥슥 적기 시작했다.잠시 후, 여진수는 약재 이름이 빼곡하게 적힌 종이를 한수정에게 건넸다.비방이 유출될 걱정 따위는 할 필요 없었다.그의 비방은 약재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과정이었다.“여기 적힌 약재들 각기 18g씩 필요해. 재배한 약재는 안 되고 자연환경에서 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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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동양인 치고는 굉장한 사이즈였다.교사는 그 순간 목표를 확정했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늘 저 여학생과 데이트를 하고말 것이다.그리고 그 어린양은 다름아닌 류미연이었다.이미 사이즈를 의식해서 보수적인 옷으로 입고 왔는데도 눈에 뛰는 건 어쩔 수 없었다.운동장으로 나간 교사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가르치면서 평소처럼 행동했다.그는 타고난 선수였다. 사냥감을 확정했다고 해서 바로 달려드는 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었다. 조심스럽게 상대의 경계심을 흐트러뜨리고 접근해야 효과가 있었다.어느 정도 수업을 진행한 뒤, 그는 자유 활동 시간을 주었다.류미연은 친구가 없었기에 홀로 남게 되었다.그녀의 외모가 워낙 눈에 띄다 보니 다가오려는 여학생이 없었다.교사는 무심한듯, 그녀에게 다가가서 제딴에는 멋진 미소를 지어보였다.“새로 온 학생인가? 이름이 뭐야?”“케빈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류미연이라고 해요.”“왜 다른 친구들이랑 안 놀고 혼자 있어?”난감한 질문에 류미연은 억지 미소로 답했다.“아직은 애들이랑 친해지지 못해서 교실로 돌아가서 책이나 읽으려고요.”케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독서는 아주 좋은 취미지. 참, 내 사무실에 괜찮은 책들이 있는데 필요하면 줄까?”류미연도 대뜸 흥미를 보였다.“그래도 돼요?”“당연하지. 내 학생인데 교사가 학생을 챙기는 건 당연하잖아? 따라와.”“감사합니다, 선생님.”류미연은 순순히 교사를 따라갔다.세속에 때묻지 않은 류미연은 그게 함정이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케빈은 앞에서 걸으며 누가 보는 사람은 없는지 주변을 살폈다.그렇게 류미연은 케빈을 따라 사무실로 들어가게 되었다.다른 선생님들은 다 수업을 하러 가고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다.들어가자마자 그는 문부터 걸어잠갔다.어제의 수련으로 청력이 발달된 류미연은 문이 안으로 잠기는 소리를 듣고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선생님, 문은 왜 잠그세요?”케빈은 탐욕스러운 본모습을 드러내고 헤벌쭉 웃으며 대놓고 류미연을 아래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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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질러봐!”케빈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이 사무실 방음 효과가 좋아서 마이크에 대고 소리 질러도 밖에서는 못 들어.”류미연은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뒷걸음질쳤다.“주제도 모르고. 이 몸이 예쁘다고 기회를 줬으면 영광으로 알아야지!”케빈이 자존심 상하는지 험악하게 인상을 구겼다.다른 여학생들은 살짝 기회만 주면 알아서 안겨왔는데 류미연은 오히려 혐오스럽다는 듯이 뒷걸음질치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었다.그는 굶주린 늑대처럼 류미연을 향해 달려들었다.류미연은 바짝 긴장하며 본능적으로 옆으로 피했다.공격이 먹히지 않자 당황한 건 케빈이었다.류미연도 당황했다.조금 전 반응 속도는 그녀가 생각해도 너무 빨랐다.그녀의 두 눈이 반짝 빛냈다. 어젯밤 여진수가 수련을 시켜준 효과가 이거였다.“다른 애들이랑은 좀 다르네?”케빈이 흥미롭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그는 계속해서 류미연을 향해 팔을 휘저으며 달려들었다.하지만 자신이 이미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 류미연은 두려움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붙었다.그녀는 슬쩍 케빈의 공격을 피하며 신속하게 핸드폰 카메라를 켰다.그 모습을 본 케빈은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귀여워서 좀 예뻐해 주려고 했더니 이게 주제도 모르고 감히!”케빈은 더 무서운 속도로 달려들었고 사무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류미연에게 손이 닿지 않았다.한바탕 추격전을 벌인 뒤, 케빈은 씩씩거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류미연을 노려보았다.그제야 그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했다.체력 소모가 상당했기에 류미연도 슬슬 두려워지기 시작했다.비록 어젯밤 여진수 덕분에 환골탈태하기는 했지만 여자의 몸으로 케빈 같은 덩치를 상대하는 건 버거웠다.계속 이대로 추격전을 벌이다가는 결국 잡히고 말 것 같았다.쾅쾅!그런데 이때, 누군가가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류미연의 표정이 환하게 바뀌었고 케빈은 똥 씹은 얼굴이 되었다.문 두드리는 소리는 점점 커져갔고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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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눈앞의 상황은 누가 봐도 케빈이 가해자였다.그렇다면 둘이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것밖에 이 상황이 설명되지 않았다.케빈이 씩씩거리며 김미희에게 말했다.“쟤 핸드폰으로 녹화까지 했어요. 당장 폰부터 빼앗아야 해요!”당황한 김미희는 인상을 쓰며 류미연에게 다가갔다.“너 정말 고약하구나. 넌 초상권 침해라는 것도 몰라? 당장 핸드폰 이리 내놔!”사무실 공간은 크지 않았다.김미희까지 들어와서 협동 공격을 펼치니 류미연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그리 크지 않았다.결국 김미희는 류미연의 허리를 잡았고 핸드폰은 케빈이 가로챘다.그는 신속하게 핸드폰에 저장된 영상을 삭제하고 그것도 모자라 메모리칩까지 분리해냈다.류미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증거가 사라졌으니 앞으로 그녀에게 불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은 불보듯 뻔했다.수업이 끝난 선생님들이 사무실로 돌아왔다.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고 경악했다.“어떻게 된 거야!”일학년 선생님이 고함쳤다.“선생님, 저는….”류미연이 입을 여는데 김미희가 중간에서 말을 잘랐다.“장 선생님, 얘 정말 몹쓸 애네요. 글쎄 사무실까지 찾아와서 케빈 선생님을 유혹했다잖아요.”“제가 지나가다가 봤으니 망정이지! 글쎄 사무실을 이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제 뺨까지 쳤어요.”말을 마친 김미희는 눈물까지 흘렸다.“뭐라고?”“그게 사실이야?”얘기를 들은 선생님들이 분노하며 소리쳤다.케빈은 자기가 피해자라도 된 것처럼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다 제 잘못이죠. 다 제가 너무 잘생겨서 이런 일이 발생하네요. 얘 그냥 보내주세요. 어린 여학생인데 이 일로 인생 망가지면 안 되잖아요.”류미연은 너무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분명 피해자는 자신인데 저 둘이 짜고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뒤집어씌웠다.김미희가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이대로 넘어갈 일이 아니에요. 이번에 용서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또 이런 상황 발생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잖아요!”“전교에 사실을 알리고 얘를 퇴학시켜야 해요! 그래야 교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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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싸늘한 한기가 류미연의 온몸에 퍼졌다.머릿속에는 저도 모르게 여진수가 떠올랐다.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었다.김미희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소리쳤다.“교장실로 가자!”이미 넋이 나가 버린 류미연은 힘없이 그녀에게 끌려갔다.케빈은 속으로 냉소를 지으면서도 다가가서 김미희를 말리는 척했다.그렇게 두 사람의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모든 잘못은 류미연에게로 돌아갔다.그녀는 그 길로 교장실에 끌려갔다.가는 길에 학생들의 의아한 시선이 쏟아졌다.김미희는 일부러 목청 높여 있지도 않은 사실을 떠들어댔다.여학생들이 미친듯이 사진을 찍어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다.그들은 천사의 얼굴을 가진 류미연을 못마땅하게 생각한지 오래였다.드디어 짓밟을 기회가 생겼는데 당연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남자들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류미연을 바라봤지만 아무도 그녀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학교 게시판이 난리가 났다.그 시각, 여진수는 아주 흥미진진하게 역사 수업을 끝마쳤다.수업이 끝나자 그는 짐을 챙겨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밖으로 향했다.이때, 한수정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문자를 확인한 그의 두 눈이 차갑게 빛났다.그는 신속히 강의실을 빠져나갔다.그 시각, 교장실 문밖에는 이미 많은 학생들이 몰려 까치발을 들고 안을 염탐하고 있었다.“비켜!”싸늘한 목소리와 함께 학생들이 분분히 길을 비켰다.한수진과 윤설아가 굳은 표정을 하고 등장했다.그들은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교장실로 달려왔다.비록 류미연을 경계하며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인간이 귀여운 동생을 괴롭히게 둘 수는 없었다.류미연은 이런 괴롭힘을 당할 이유가 없었다.경쟁은 경쟁이고 이런 식으로 그녀가 추락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교장실 안.김미희와 케빈은 이미 짠 대본대로 진술을 끝마쳤다.말을 마친 케빈은 안타깝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그냥 퇴학만 시키고 경찰에는 연락하지 마세요. 경찰서까지 불려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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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류미연은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저는 억울합니다. 저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어요!”“아무도 자네 말을 믿어주지 않을 거야. 증거도 없고.”교장이 싸늘하게 말했다.“전 미연이 믿어요!”“저도 믿어요!”윤설아와 한수정이 안으로 들어오더니 당당하게 입장을 밝혔다.둘을 본 교장은 크게 당황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음침했던 교장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지더니 이내 둘에게 자리를 권했다.“둘이 어떻게 같이 왔어? 어서 앉아.”교장의 태도를 가지고 뭐라고 할 순 없었다.둘의 아버지가 해마다 학교에 내는 후원금만 해도 천문학적인 숫자였다.두 여자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류미연의 양옆으로 가서 섰다.둘의 얼굴을 본 케빈의 두 눈에 탐욕이 슬쩍 스치고 지나갔다.그는 당연히 윤설아와 한수정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서 욕망을 참고 있을 뿐이었다.이 둘이 류미연의 편을 들고 나서자 마음 속에서 불길한 예감이 뒤늦게 치솟았다.한수정은 대한그룹 장녀로서의 위엄을 드러냈다.“교장 선생님, 류미연은 그런 짓을 할 애가 아니에요. 걔는 제 친구입니다!”윤설아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미연이가 얼마나 착한데요. 게다가 얘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그 사람 저 케빈보다 백배, 천배는 멋진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얘가 왜 저런 못생긴 아저씨한테 관심을 보이겠어요?”윤설아는 상황만 정리할 생각이었지만 참을수록 화가 치밀어서 말도 곱지 않게 나갔다.어떻게 이렇게 순진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애한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는지!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케빈은 당연히 불쾌했다.하지만 윤설아와 한수정의 뒤에 뭐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그러나 김미희는 달랐다. 미국 국적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는데 이대로 망칠 수는 없었다. 그녀가 싸늘하게 말했다.“너희가 얘 친구라고 해서 증거가 확실한 상황을 뒤집을 수는 없어!”“증거가 어디 있는데요!”차가운 목소리가 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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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김미희의 상태를 본 학생들은 모두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마치 최면을 당한 것 같았다.이는 실제로 최면과 비슷한 형식의 침술이었다.단지 은침에 내력을 불어넣은 침술은 일반적인 최면술보다 효과가 몇 배는 더 강력했다.최면에 당한 상대는 모든 자아를 상실하게 되며 묻는 말에만 대답하게 된다.첫 질문이 나가자 김미희는 주저없이 술술 대답했다.“류미연이 케빈을 유혹한 게 아니야.”그 말이 끝나자 밖에서 구경하던 학생들이 입을 다물었다.가슴이 철렁한 케빈이 분노하며 소리쳤다.“너 감히 선생님한테 무슨 사악한 마술을 부린 거야!”이성을 잃은 케빈이 김미희를 공격하려 했지만 오히려 여진수에게 가슴을 맞고 바닥에 널브러졌다.‘이 자식은 수업 때 그렇게 혼이 나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그는 속으로 케빈에게 사형을 내렸다.여진수의 질문이 이어졌다.“류미연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았는데 왜 둘이 짜고 학생을 모함한 거지?”“케빈의 여자친구가 되고 그와 결혼하면 미국 국적을 가질 수 있으니까.”“누구나 그럴싸한 꿈은 갖고 있잖아? 미국 국적을 가지면 부귀 영화를 누릴 수 있는데 누가 마다하겠어?”그 말을 듣고 있던 학생들과 선생들의 분노가 폭발했다.학생들은 너도나도 김미희를 손가락질하며 비난을 퍼부었다.“저딴 게 선생이야?”“대한민국 국민이 어때서? 미국에 뭐 금광이라도 파묻었나?”“저런 건 나라에 대한 배신이지! 선생이 생각이 아예 글러먹었네!”누군가는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커뮤니티에 배포했고 순식간에 조회수가 폭발했다.분노한 케빈이 포효했다.“헛소리! 이건 모함이야! 나랑 김미희 선생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어! 비방죄로 고소할 거야!”“그래? 그렇단 말이지?”여진수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김미희에게 질문을 이어갔다.“둘 사이에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아니. 있었지. 지난 달에 내가 케빈 씨 유혹했는데 케빈 씨도 내가 좋은지 거절하지 않았어.”“나중에 어린 여자애들 소개해 달라고 해서 소개도 해줬어.”“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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