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수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지나가던 학교 선배들이 곧바로 부지런이 달려왔다.“내가 도와줄게. 학교는 내가 잘 알지.”“아니지, 내가 도와줄게. 넌 좀 무섭게 생겨서 안 돼, 우리 후배가 놀라잖아.”“뭐라고? 갑자기 인신공격하기 있어?!”“그럴 리가, 난 그냥 사실을 얘기한 것뿐이야.”한수정은 외모가 몹시 뛰어나, 가만히 지나칠 만한 남자는 없었다. 모두 하나같이 달려들어 그녀를 채가려 했다.그렇게 서로 실랑이하던 그들은 이내 다투기 시작했고 곧 있으면 아예 싸움으로 번질 기세였다.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여진수는 다가가 한수정 대신 짐을 들어줬다.한수정은 부드럽게 웃었다.“정말 고마워요. 전 한수정이라고 해요. 전 아직 성함도 모르네요.”“여진수라고 불러줘요.”“여진수 학생, 안녕하세요. 1학년 신입생이에요?”“네.”고개를 끄덕이던 여진수는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그러고 보니 한여름이라는 여자를 아는데, 혹시 아는 사이는 아니죠?”“네?”한수정은 붉은 입술을 달싹이더니 두 눈에 놀라운 기색이 가득했다.“친동생 이름이 한여름이긴 한데, 같은 인물인지는 모르겠네요.”“아마도 같은 사람일 겁니다. 보니까 조금 닮았네요. 지난번에 만났을 때, 옷차림이…”여진수가 간단하게 설명하자 한수정은 두 눈을 살짝 휘었다. 마치 반달 같은 모습으로 휜 두 눈은 참으로 예뻤다.“제 동생이 평소 그렇게 입기는 해요. 그렇다면 정말 연이 깊네요 우리.”여진수는 그건 좀 아니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한여름같이 오만방자하고 제멋대로인 여자와 엮이고 싶지는 않았다.하지만 이내 그는 두 자매의 성격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대화를 하며 걸음을 옮기던 두 사람은 이내 학교에 도착했다.벌써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한여름을 본 뒤 홀린 것 같은 얼굴을 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그녀는 보는 순간 놀라게 되는 그런 미인은 아니었다. 한수정은 부드럽고 가냘픈 여자의 정석으로, 보통 남자들은 그녀 같은 스타일을 많이 좋아했다.한수정을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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