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자 캐리어를 든 윤설아가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윤설아, 이게 무슨….”윤설아가 쑥스럽게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그게… 진수 네가 한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돌아가도 자꾸 생각이 나는 거야. 다시는 못 먹을 걸 생각하니 밤에 잠도 안 오고 해서 왔어.”“물론 오래 있을 건 아니고 잠시만 신세 지겠다는 거야. 마침 미연이도 여자 혼자 심심할 거고 남자랑 여자 단둘이 산다고 하면 주변에 오해를 사기도 쉬우니까.”“여자가 한번 그런 오해를 사면 곤란해지잖아. 그래서… 나도 좀 같이 살아도 될까? 나 월세도 같이 부담하고 청소도 잘해.”말을 마친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여진수를 올려다보았다.논리정연하고 너무 당연한 얘기라서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그리고 그가 하려는 일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기도 했다.윤설아가 먼저 들어와서 살겠다고 했으니 둘에게 동시에 무공을 가르쳐줄 수도 있었다.“그래. 난 좋아. 그거 이리 줘. 내가 옮겨줄게.”여진수의 흔쾌한 대답에 윤설아의 얼굴이 환해졌다.“고마워, 진수. 앞으로 우린 룸메이트네. 잘 부탁해.”말을 마친 그녀는 가녀린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여진수도 손을 내밀어 그녀와 악수를 했다.하얗고 부드러운 손은 촉감이 너무 말랑말랑해서 놓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여진수는 잠깐 마음이 흔들렸지만 이내 진정시켰다.악수를 마친 뒤, 그는 캐리어를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여진수가 가장 큰 방을 쓰고 양 옆으로 방 두 개가 있었다.왼쪽 방은 류미연이 쓰고 있으니 남은 건 오른쪽 방뿐이었다.짐정리를 끝낸 뒤, 윤설아는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여진수를 보며 말했다.“고마워, 진수야. 그럼 난 이만 씻어야겠다. 이따 봐.”“그래. 쉬고 있어.”방을 나온 여진수는 소파에 앉아 구상도를 그리기 시작했다.그는 두 여자에게 서로 다른 수련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었다.한편, 윤설아는 캐리어에 있는 옷들을 전부 꺼내 고르기 시작했다.“오늘은 뭘 입지? 이 원피스도 예쁜데 너무 짧아. 날 너무 경박한 애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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