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초고수의 도시 생활 / 챕터 31 - 챕터 40

초고수의 도시 생활의 모든 챕터: 챕터 31 - 챕터 40

1739 챕터

제31화

“아니면 기숙사에 있지 말고 따로 나오는 건 어때? 나도 밖에서 월셋방을 구할 생각인데 거기서 같이 지내도 괜찮고.”여진수는 수련을 계속 해야 했기에 기숙사에 있기에는 불편했다.류미연은 원래 성격이 온순한데 외모는 눈에 띄게 예뻐서 가만히 있어도 귀찮은 일들이 꼬일 것 같았다.여진수는 그녀가 괜히 어디 가서 괴롭힘 당하지 않게 약간의 호신술 정도를 전수해 줄 생각이었다.하지만 그의 순수한 호의를 류미연은 다른 뜻으로 오해하고 얼굴을 붉혔다.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이상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이건 고백일까?옆에서 듣고 있던 한수정도 그 말을 듣고 경악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물었다.“둘이 사귀는 사이인가요?”여진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에요. 얘가 성격이 워낙 온순해서 기숙사 생활하면서 괴롭힘 많이 당할 것 같아서 잠시만 그렇게 지내라는 거예요. 걱정 마. 너한테 이상한 마음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야.”한수정은 그제야 긴장을 풀었다.류미연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어쩐지 실망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지금 시간 있을 때 기숙사 퇴실 신청서를 내고 오자. 기숙사 짐 옮기는 것도 도와줄게.”“나랑 같이 가요.”한수정이 말했다.“내가 아는 선생님이 있어서 거추장스러운 절차를 생략할 수 있을 거예요.”여진수는 그런 그녀에게 감사를 표했다.그 뒤로 그는 류미연의 기숙사로 가서 그녀의 짐을 가지고 나왔다.확인 결과, 여진수의 추측은 정확했다.기숙사로 가서 짐을 옮기면서 그녀의 룸메이트들을 만나게 되었다.표정만 봐도 성격이 까칠하고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부류들이었다.류나연 성격에 이런 곳에 오래 있으려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우울증을 앓을 수도 있었다.여진수는 짐을 들고 교문 밖으로 나갔다.한수정이 말했다.“학교 밖에 빈 집이 있는데 방 세 개짜리예요. 어차피 비워뒀던
더 보기

제32화

여진수가 놀란 눈으로 윤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청소도 할 줄 알아?”그가 아는 재벌가 여식들은 손에 물도 안 묻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윤설아가 미간을 확 찡그리더니 새침하게 말했다.“나 얕잡아보지 마. 이래 봬도 집에서 청소 같은 건 자주 한다고.”그 말은 사실이었다.윤설아는 태생이 금수저였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자식을 온실 안의 화초처럼 키우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기 일은 대부분 자기가 하는 편이었다.류미연은 윤설아까지 오자 고개가 더 숙어졌다.여진수의 주변 여자들은 하나 같이 예쁘고 잘난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아서 자괴감이 들었다.“예쁜아, 왜 그래? 어디 아파?”윤설아는 그런 류미연에게 다가가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그렇게 말하는 사이 류미연의 봉긋 솟은 가슴으로 시선이 간 그녀는 자신에 비해 두 사이즈는 더 커 보이는 봉우리를 보고 저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했다.‘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앳되 보이는데 뭐가 저렇게 크지?’부드러운 목소리에 류미연은 고개를 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지나가던 남학생들은 여자들한테 둘러싸인 여진수를 부러워 미칠 것 같은 눈으로 바라보며 지나갔다.절세 미녀가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씩이나 그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부러움과 시기를 살 수밖에 없었다.류미연은 베이비페이스에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청순 미녀였다.유일한 단점이라면 옷이 너무 소박하고 화장을 안 했다는 정도?만약 저런 애가 예쁘게 꾸민다면 여신이라고 불려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만약 신입생들 중에 퀸을 꼽으라면 류미연이 뽑힐 확률이 굉장히 높았다.네 사람은 맞은편을 향해 걸어갔다.큰길을 건너자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나왔다.한수정의 집은 이 고급 아파트 단지 안에 있었다.집에 도착해서 문을 열자 류미연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우아한 북유럽풍 인테리어에 어디 하나 어색한 공간이 없이 아늑하고 편안해 보이는 분위기의 거실이었다.류미연은 언제쯤이면 자신도 이렇게 예쁜 집을 소유할 수 있을
더 보기

제33화

여자들의 의심 가득한 시선에도 여진수는 웃기만 할 뿐, 딱히 해명을 하지는 않았다.어차피 요리가 완성되면 모두를 감탄하게 할 자신이 있었다.그렇게 여진수는 집 아래 마트로 향했다.비싼 식자재가 아닌 평범한 야채와 반찬거리만 샀는데도 7만 원 정도가 나왔다.조금 전에 나오기 전에 확인했는데 주방에 필요한 조리도구와 조미료까지 없는 게 없이 다 있었다.없는 거라고는 밀가루나 쌀 같은 주식재료뿐이었다.그는 쌀 5KG와 라면을 사서 집으로 돌아갔다.세 여자는 남아서 집을 청소했다.한수정과 윤설아는 부잣집 출신이었지만 일을 할 때는 전혀 서툴지 않았다.이런 여자를 만난 남자는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았다고들 하는데 여진수는 주변에 둘이나 있으니 정말 복 받은 인생이었다.여진수는 그들을 방해하지 않고 곧장 주방으로 들어가서 쌀부터 씻었다.그리고 숙련된 솜씨로 야채를 다듬고 요리를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방에서 향긋한 음식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그가 주방 문을 일부러 닫아두었기에 방에서 청소하는 여자애들에게까지는 전해지지 않았다.여진수의 요리는 스승님에게서 배웠다.그의 스승은 진정한 만능인간으로, 모르는 게 없는 사람이었다.과장을 좀 보태자면 여진수는 5성급 호텔 주방장 버금가는 요리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대략 한 시간이 지나 풍성한 밥상이 준비되었다.여진수는 그제야 주방 문을 열고 식탁으로 반찬과 국을 날랐다.냄새를 맡은 여자들은 청소도구를 내려놓고 식탁으로 달려왔다.상다리 부러지게 차린 음식을 본 그녀들의 두 눈이 환하게 반짝였다.“와, 맛있는 냄새!”“이걸 다 언제 한 거야? 냄새만 맡아도 배고파서 돌아가실 것 같아.”“진수 네가 이 정도로 요리를 잘할 줄은 전혀 몰랐어.”그냥 보기만 했는데도 군침이 돌았다.여진수가 웃으며 말했다.“자리에 앉지 말고 일단 손부터 씻고 와.”여자들이 종종걸음으로 욕실로 달려갔다. 그들은 부랴부랴 손을 씻고 나와 식탁에 마주앉았다.한수정은 제육볶음을 한점 집어 입에 넣더니 이내 환호에
더 보기

제34화

“이거 먹고 다시는 다른 사람 요리를 못 먹을 것 같아.”여진수는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전력을 다해서 만든 요리는 아니고 대충 있는 식자재로 만든 밥상인데 이 정도로 좋아해줄 줄은 몰랐다.아마 그가 최상의 식자재로 전력을 다해 요리를 만들었다면 그녀들은 먹은 후 아주 오랫동안 다른 요리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여진수는 그녀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처리했다.식사가 끝난 뒤, 류미연이 설거지를 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한수정과 윤설아는 남은 청소를 계속했다.만약 그들의 부모님이 이 모습을 봤다면 놀라서 뒤로 자빠졌을지도 모른다.공주처럼 애지중지 키운 딸이 한 남자를 위해 집안 청소를 하다니!흔히 있는 광경은 아니었다.저녁 여덟 시가 되어 청소가 마무리된 후에야 윤설아와 한수정은 집으로 돌아갔다.아파트 단지 입구로 나가자 윤설아의 여자 경호원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윤설아는 그녀를 보자 대담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그녀는 경호원에게 달려가서 팔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민하 언니, 나 이사하고 싶어.”윤설아는 민하를 언니처럼 대했고 민하 역시 그녀를 친동생처럼 아꼈다.민하가 웃으며 물었다.“이사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어디로 이사하려는 거야?”윤설아가 거주하는 곳 역시 이 아파트 단지내의 다른 건물이었다.윤설아는 여진수와 류미연이 단둘이 있다가 정분이 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당연히 민하에게는 사실대로 이야기할 수 없었다.그녀가 말했다.“오늘 친구를 새로 사귀었는데 얼굴도 예쁘고 정말 사람이 괜찮아. 나 걔랑 같이 살고 싶어.”민하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그게 아니라 같이 사는 그 남자애 때문인 것 같은데?”윤설아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언니, 이상한 농담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민하는 진지한 얼굴을 하고 그녀에게 말했다.“설아야, 연애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야. 하지만 선은 지켜줘야 해. 넌 그분과 혼약이 있다는 걸 잊지 마.”“그분은 너희 가문에게 신과도 같은 존재야. 단순히 연애를 하고
더 보기

제35화

문을 열자 캐리어를 든 윤설아가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윤설아, 이게 무슨….”윤설아가 쑥스럽게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그게… 진수 네가 한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돌아가도 자꾸 생각이 나는 거야. 다시는 못 먹을 걸 생각하니 밤에 잠도 안 오고 해서 왔어.”“물론 오래 있을 건 아니고 잠시만 신세 지겠다는 거야. 마침 미연이도 여자 혼자 심심할 거고 남자랑 여자 단둘이 산다고 하면 주변에 오해를 사기도 쉬우니까.”“여자가 한번 그런 오해를 사면 곤란해지잖아. 그래서… 나도 좀 같이 살아도 될까? 나 월세도 같이 부담하고 청소도 잘해.”말을 마친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여진수를 올려다보았다.논리정연하고 너무 당연한 얘기라서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그리고 그가 하려는 일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기도 했다.윤설아가 먼저 들어와서 살겠다고 했으니 둘에게 동시에 무공을 가르쳐줄 수도 있었다.“그래. 난 좋아. 그거 이리 줘. 내가 옮겨줄게.”여진수의 흔쾌한 대답에 윤설아의 얼굴이 환해졌다.“고마워, 진수. 앞으로 우린 룸메이트네. 잘 부탁해.”말을 마친 그녀는 가녀린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여진수도 손을 내밀어 그녀와 악수를 했다.하얗고 부드러운 손은 촉감이 너무 말랑말랑해서 놓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여진수는 잠깐 마음이 흔들렸지만 이내 진정시켰다.악수를 마친 뒤, 그는 캐리어를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여진수가 가장 큰 방을 쓰고 양 옆으로 방 두 개가 있었다.왼쪽 방은 류미연이 쓰고 있으니 남은 건 오른쪽 방뿐이었다.짐정리를 끝낸 뒤, 윤설아는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여진수를 보며 말했다.“고마워, 진수야. 그럼 난 이만 씻어야겠다. 이따 봐.”“그래. 쉬고 있어.”방을 나온 여진수는 소파에 앉아 구상도를 그리기 시작했다.그는 두 여자에게 서로 다른 수련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었다.한편, 윤설아는 캐리어에 있는 옷들을 전부 꺼내 고르기 시작했다.“오늘은 뭘 입지? 이 원피스도 예쁜데 너무 짧아. 날 너무 경박한 애로 보
더 보기

제36화

향긋한 샴푸향이 코끝을 자극하자 여진수는 고개를 들었다.류미연은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있었기에 얇은 면티 사이로 굴곡진 그녀의 상반신이 더 강조되어 보였다.그것을 본 순간 여진수는 온몸에 뜨거운 피가 솟구치는 느낌이었다.류미연은 안에 속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엄청난 시각적 충격에 그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류미연이 그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숙였다.그러더니 새된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곧게 세우고 두 손으로 앞섶을 가렸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에서는 당장 김이 날 것 같았다.여진수가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미안. 일부러 보려고 그런 건 아닌데… 그리고 나 아무것도 못 봤어.”살면서 처음으로 하는 거짓말이었다.류미연도 고개를 푹 숙이고 그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마침 이때, 윤설아가 밖으로 나오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풀어졌다.소리를 듣고 고개를 든 류미연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설아 언니가 왜 여기 있어요?”덩달아 고개를 든 여진수도 순식간에 가슴이 벌렁거렸다.윤설아는 어깨가 다 드러나는 나시티에 짧은 반바지를 입고 매끈한 허벅지를 부드럽게 감싸는 검은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그곳에 서 있는 건만으로도 모델 같은 카리스마가 풍겼다.저기에 선글라스만 착용하면 더 완벽할 것 같았다.류미연의 질문에 윤설아는 여진수에게 말했던 것 그대로 상황을 설명하고는 자연스럽게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물론 티를 안 내려고 담담한 척하고 있었지만 윤설아는 지금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다.여진수가 이 차림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그녀의 출현으로 류미연도 더 이상 어색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게 되었다.“언니, 너무 예뻐요. 몸매가 좋으니 뭘 입어도 자태가 사네요.”윤설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도 예뻐. 몸매는 나보다 네가 더 좋지. 보기만 해도 부러운걸.”류미연의 얼굴이 다시 새빨갛게 붉어졌다. 조금 전 상황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고개가 숙어졌다.여자들이 수다를 떠는 사이 여진수는 그녀들에게 맞춘 훈련
더 보기

제37화

여진수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설마….”두 여자의 시선이 현관으로 향했다.“내가 나가볼게요.”류미연이 가장 먼저 소파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갔다. 밖을 내다본 그녀가 놀란 소리로 말했다.“수정 언니인데요?”윤설아는 뭔가 눈치를 챈 듯,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여진수의 표정도 떨떠름했다.류미연이 문을 열자 한수정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미연아, 또 보네?”그녀의 옆에는 여행용 캐리어 두 개가 놓여 있었다.류미연이 물었다.“수정 언니, 이게 무슨….”여진수와 윤설아도 소리를 듣고 현관으로 다가왔다.한수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고는 말했다.“진수가 한 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집에 갔는데 계속 생각나는 거야. 앞으로 다른 사람이 한 요리는 못 먹을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웠어.”“그리고 미연이랑 둘이 동거라도 한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면 여자인 미연이만 곤란해지잖아?”“그래서 미연이를 위해서라도 내가 여기로 이사오는 게 가장 좋은 방법 같더라고.”“걱정 마. 월세는 내 몫 계산해서 빼줄 거고 청소는 나한테 맡겨.”여진수의 표정이 묘하게 굳었다.어째 어디서 들어본 소리 같은데?“방이 없어.”여진수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설아가 먼저 와서 차지했거든.”한수정이 잠깐 당황하더니 뾰로통해서 말했다.“너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쳇! 나만 빼놓고.”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이내 생글생글 웃으며 말을 바꾸었다.“괜찮아. 설아랑 내가 한 방 쓰지 뭐. 우린 워낙 친하니까.”여진수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사람이 많을수록 시끌벅적하고 재미도 있을 뿐더러 세 명의 미인과 같은 공간에서 산다니, 생각만 해도 눈이 즐거웠다.그는 윤설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표정을 보아하니 그리 내키지는 않은 모양이었다.하지만 대놓고 싫다고 할 수도 없었다. 여진수에게 속 좁은 여자로 비춰지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야 당연히 좋지. 수정이까지 같이 산다니 너
더 보기

제38화

그녀는 저도 모르게 온몸이 긴장하면서 알 수 없는 느낌이 전신을 휘감았다.“긴장 풀어.”여진수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을 뜨고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맑고 순수한 그의 눈동자를 보면서 윤설아는 혼자 이상한 상상을 해버렸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다.곧이어 그녀는 온몸의 긴장을 완전히 풀어버렸다.근육이 당겨지고 이완될 때 고통이 따라왔지만 아직까지는 참을만했다.상반신 스트레칭이 끝나자 여진수의 시선은 스타킹을 신은 그녀의 긴 다리로 향했다.가슴이 두근거렸지만 그는 이내 안정을 되찾고 손을 뻗었다.2분 뒤, 여진수는 윤설아의 전신의 골격과 근육을 새로 끼워 맞추었다.모든 걸 끝낸 뒤에야 그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이런 작업은 상당한 체력을 소모하는 작업이었다.윤설아는 실신한 사람처럼 침대에 쭉 뻗어 있었다.눈 깜빡할 힘도 나지 않았다.만약 지금 여진수가 그녀에게 뭔가를 한다고 해도 반항할 힘조차 없을 것이다.여진수는 길게 심호흡한 뒤, 윤설아를 부축해서 침대머리에 등을 기대게 했다.그리고 그녀의 손목을 잡고 손바닥과 손바닥을 겹쳤다.그는 천천히 자신의 내력을 그녀의 체내로 흘려보냈다. 체내로 흘러들어간 내력은 그녀의 경맥과 골수를 파고들었다.직전에 고난이도의 스트레칭을 경험한 윤설아의 체내는 마른 땅과도 같았다.체내로 전달된 내력은 마치 가뭄의 단비처럼 그녀의 몸 곳곳을 감싸주었다.윤설아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야릇한 신음을 내뱉었다.그리고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얼굴을 붉혔다.할 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땅을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이게 무슨 요망한 소리람?하지만 몸은 점점 통제를 벗어났다.비명 소리는 점점 격해졌고 옆에 가만히 누워 있던 류미연은 눈을 질끈 감고 잠든 척했다.무한한 상상을 가늠하는 신음소리였다.여진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응하고 있었다.실제로도 이런 상황은 흔히 볼 수 있었다.매번 그가 돌파를 이루어낼 때도 온몸에서 오르가즘과 비슷한 만족감이 느껴졌었다.진
더 보기

제39화

고통을 동반한 처절한 신음소리에 한수정은 가슴이 철렁했다.여진수에 대한 호감이 전부 사라진 것도 한순간이었다.“망나니 같은 자식! 이러려고 애들을 집으로 끌어들인 거였어?”분노한 그녀는 그대로 문을 열어제꼈다.하지만 문이 열린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만 당황하고 말았다.그녀가 상상했던 장면은 어디에도 없었다.셋은 옷을 제대로 입고 있었으며 여진수는 류미현의 팔을 잡고 기괴한 요가 동작을 시키고 있었다.고난이도 동작이라 지켜보는 것만으로 관절이 아파왔다.여진후는 한수정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오로지 류미현의 근육 교정에만 신경을 썼다.윤설아의 몸에서는 참을 수 없는 악취와 함께 피부에서 검은색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그녀의 체내에서 배출된 독소였다.한수정을 본 윤설아는 새된 비명을 지르며 욕실로 달려들어갔다.몸에서 나오는 악취 때문에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당황한 한수정이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류미현은 고통 때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여진수는 집중을 하느라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대략 10분 뒤, 욕실에서 고개만 빼꼼 내민 윤설아가 한수정을 향해 소리쳤다.“수정아, 내 방으로 가서 갈아입을 옷 좀 챙겨줘.”아까는 몸을 씻을 생각에 옷이 없다는 것도 미리 생각지 못했다.한수정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방으로 돌아가서 옷을 가지고 왔다.윤설아는 감사 인사를 표한 뒤, 새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순간 한수정은 윤설아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그녀는 무릎까지 오는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조명을 받은 피부가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한수정은 멍한 얼굴로 다가가서 손으로 그녀의 피부를 만져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된 거야? 순식간에 키도 나보다 커진 것 같아. 전보다 살도 빠진 것 같고. 피부도 좋아졌어.”원래 두 사람은 키가 거의 비슷했는데 지금은 윤설아가 반뼘 정도 더 커보였다.게다가 더 억울한 건 한수정은 굽이 있는 슬리퍼를 신고 있는 반면, 윤설아는 맨발인 상
더 보기

제40화

세 사람은 류미연을 보며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한수정과 윤설아의 눈에는 부러움이 가득했다.여진수는 무공을 받아들이기에 타고난 신체 구조를 가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한수정은 다가가서 류미연의 몸 이곳 저곳을 만지며 감탄사를 남발했다.“너 피부 정말 좋구나. 키도 많이 커졌어. 이러고 보니 여기서 내가 제일 작네.”사실 한수정은 절대 작은 키가 아니었다.무려 170의 우월한 신장을 가졌다.하지만 윤설아는 175까지 자랐고 류미연도 그녀와 비슷비슷했다.원래 세 여자의 키는 비슷비슷했는데 단 몇 시간만에 둘은 한수정을 아득하게 초월해 버렸다.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저도 모르게 위기감이 찾아왔다.이대로 가다가는 여진수가 둘 중 한 명에게 마음을 빼앗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류미연은 한수정의 칭찬에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여진수의 눈치를 살폈다.그가 자신을 감상하듯 바라보고 있자 쑥스러우면서도 기뻤다.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진수 오빠는 이런 모습의 나를 좋아하는구나.’여진수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다들 피곤했을 텐데 어서 들어가서 쉬자. 내일부터 너희 둘은 나를 따라 수련할 거야.”이미 둘은 무공을 수련할 수 있는 기초가 대부분 다져진 상태였다.무협 소설의 말을 빌리자면 두 여자는 백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아직 제대로 된 수련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몸에 이렇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으니 두 여자는 저도 모르게 설레이기 시작했다.그날 밤, 둘은 간만에 단잠을 잤다.반면 한수정은 좀처럼 잠에 들 수 없었다.그녀의 옆에서 잠든 윤설아에게서 은은하고 향기로운 살내음이 풍겨왔다.예전에는 없던 향기였다.한수정은 좀처럼 평온을 찾을 수 없었다.그녀는 어떻게 하면 여진수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방법을 밤새 고민했다.“그냥 내가 확 덮쳐 버릴까?”대담한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올랐다.다음 날, 그녀의 얼굴에는 진한 다크서클이 내려앉았다.거울 속에 자신의 초췌한 모습을 보며 한수정은 속으로 비명
더 보기
이전
123456
...
174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