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날: Chapter 671 - Chapter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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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두 사람은 5일 동안 연락도 없고, 만나지도 않고, 아무런 엮임도 없었다. 지금 차우미가 나상준을 5일 만에 다시 보는데, 가까운 거리에 약간의 서먹함이 느껴졌다.나상준이 차 문을 여는 것을 보고 차우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어가 차에 올랐다.회성에서의 일이 끝나면 그녀와 나상준도 더는 만나게 될 일이 없다.여기에서 마지막 업무, 그리고 해야 할 몇 가지 일을 실수하지 않고 잘할 것이다.나상준은 조용히 다가오는 차우미가 자신의 앞을 지나 차에 타는 것을 보는데, 그녀의 몸에 은은한 향기가 그의 주위에 가득 퍼졌다.익숙한 향기고 그녀만의 향기였다.그는 손을 약간 뻗고 차에 올랐다.문이 닫히고 주차장을 빠져나가 앞차를 따라 레스토랑으로 향했다.회성의 6시는 이미 밤이어서 바깥은 어두워졌다. 딱 퇴근 시간에 맞춰서 차량이 많았고 시끌벅적했다.차 안은 시끌벅적한 밖과 달리 조용했다.나상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차우미는 할 말이 있었다.그녀는 내일이면 일이 끝날 텐데, 계속 회성에 있을 리가 없다.그래서 나상준에게 언제 시간이 되는지 물어보고, 같이 나예은 선물을 사러 가려고 했다.선물을 다 사면 같이 청주에 가서 나예은과의 약속을 지키면, 차우미도 안심하고 안평시로 돌아갈 수 있다. 나상준과도 더는 연락하지 않아도 된다.다만, 두 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탓인지 갑자기 같은 공간에 앉아 있는데 이 적막한 고요 속에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그러나 망설임도 잠시, 차우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변이 없는 한, 회성에서의 일은 내일이면 끝날 수 있어. 넌 언제 시간 되는데? 예은이 선물 사서 청주에 가서 보러 가야지.”나상준은 휴대전화를 들고 일하지도 않았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지도 않았다. 두 눈을 뜨고 정면을 보면서 진지한 표정이었다.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옆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좁은 차 안에서 봄바람처럼 그의 마음을 흔들렸다.“오늘 밤이랑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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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차우미는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귓속으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곁에 온 이 사람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하성우.그렇다. 하성우가 오른손에 마우타이주가 들은 술잔을 든 채 활짝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차우미는 잠시 머칫하다가 하성우 손에 든 술잔을 보고, 그의 안색도 살펴보는데 무슨 목적인지 알 수가 없었다.차우미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걸 하성우는 알고 있다.하성우는 직원 하나하나랑 인사를 다 하고 차우미를 찾아왔는데, 온몸에 독한 술기운이 돌고 있었다.밥을 열심히 먹어서 냄새를 못 맡았는데, 지금 이렇게 하성우를 마주하고 있으니, 냄새가 아주 독했다.차우미는 하성우가 술에 취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입술을 움츠리며 생각했다.“내... 내가 술 잘 못 마셔. 그냥... 술 대신 차를 마실게.”이런 자리에서 차우미가 거절하기에도 좀 그렇다.그래서 말을 마치고 앞에 놓인 찻잔을 들고 일어나 하성우에게 술을 권했다.그러나 하성우는 자신의 술잔을 거두어들이고 눈살을 찌푸리며 거절하듯 말했다.“형수,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짓이야!”“그동안 형수한테 내가 한 것도 없고, 그럴 기회도 없었는데, 이제 회성 일도 끝났으니 이렇게라도 감사함을 표해야지. 그동안 고생 많으시고, 신경 많이 썼다는 거 나 다 알아.”“그래서 말인데, 오늘 뭐라 해도 세 잔은 나랑 마셔!”“이 세 잔은 꼭 마셔. 나한테 형수님 감사할 기회를 준다고 생각해!”“괜찮아. 딱 세 잔! 많지도 적지도 않고 적당하지? 내 말 믿어도 돼.”차우미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옆에 있는 깨끗한 술잔을 들어 술을 따랐다. 술잔에 가득 채운 술을 본 차우미는 순간 멍해졌다.차우미의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아서 곁에 가서 나대지 않는다. 그녀가 술을 마실 줄 모르는 걸 알아서 억지로 마시게 하지 않는다.술을 권한다는 것은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다.지금 난생처음 보는 하성우의 행동에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하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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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말을 마친 차우미는 술잔을 들어 물처럼 맑지만 술 향기가 가득한 이 술을 보고, 입술을 오므린 후 들어 마셨다.차우미는 술을 마신 적이 있지만 많이 마시지 않는다. 기껏해야 한두 모금 정도인데, 소주가 가득 담긴 건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다.그러나 이런 상황에 마시지 않아도 문제다.술이 목구멍에 넘어가면서 맵고 따가운 느낌이 들어서 무의식적으로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삼켜 잔을 비었다.한약 먹듯이 한 번에 들이마셨다.하성우가 차우미에 술을 권한 것은 당연히 고의였다.술에 취해서 갑자기 차우미에 술을 권한 것이 아니고, 이미 다 생각해 놓은 것이다.하성우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으면, 오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세 잔을 차우미에 마시게 할 생각이었다.하종원이 말리는데도 그는 일찌감치 변명을 생각해 뒀다.차우미가 마시겠다고 대답하자 하성우의 마음속에는 설렘이 가득해 두 눈에서 빛이 난다고 말할 수 있다.하필이면, 모두의 시선은 차우미에 쏠려서 하성우의 눈에 담긴 설렘과 흥분된 감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차우미가 술잔에 있던 술을 원샷을 하는 걸 보고, 하성우는 더욱 흥분됐다.최대한 흥분한 기색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썼다.차우미가 잔을 비운 것을 보고 하성우는 대뜸 말했다.“형수님, 시원시원하시네!”“내 체면 세워줘서 고마워!”“자, 두 잔 남았어. 두 잔 더 마시면 정말 내 형수님이라고 생각할게! 피 섞인 그런 사이, 바꿀 수 없는 그런 거!”말하면서 빠르게 차우미의 빈 술잔에 술을 따르고, 자신에게도 가득 따랐다.그러고 망설임 없이 차우미와 잔을 부딪친 다음, 또 한 번 시원하게 원샷을 했다. 마치 일 초라도 늦으면 진심이 아닌 것처럼 보일까 봐 시원했다.차우미는 술 향기에 입을 가리고 기침까지 했다. 그녀의 하얀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이 술은 보통 술이 아니다. 독하고 맵고,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게는 맛이 없다고 느껴진다.차우미의 눈에는 모든 술이 다 맵고 마시기 어렵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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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차우미가 두 번째 술잔도 비우자 하성우는 방금 두 번째 잔을 따랐을 때보다 더 빠르게 세 번째 잔을 따랐다.“형수님이 나를 정말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 오늘부터 내가 우리 형수님 친동생 할게.”“친동생!”“앞으로 성우 씨라고 부르지 말고 동생이라고 불러.”말을 하면서 세 번째 잔을 가득 따랐다. 하성우는 전 두 잔처럼 잔을 들어 비웠다.차우미는 그가 다 마신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술잔을 들어 마셨다.그녀는 이 술을 한약을 마신다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서 한 모금에 다 마시려고 했다.그러나 차우미가 잔을 들고 마시려 하는데, 누군가가 손목을 잡고 말렸다.차우미는 멈춰 서서 자신의 손목을 잡은 사람을 굼뜨게 바라보았다.차우미는 지금 이미 반쯤 취한 상태였고, 평소의 맑은 눈동자는 지금 안개빛으로 뒤덮여 잘 보이지 않았다.나상준은 두 볼이 붉어지고 눈빛이 흐릿하며 눈에 띄게 취한 사람을 보며 말했다.“전화를 받으러 나갔을 뿐인데, 술을 마시기 시작했네.”그렇다. 그는 방금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하성우는 나상준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서둘러 차우미에 술을 권한 것이다.나상준의 말이 좀 이상했다. 차우미가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또 마시지 말아야 하기보다는 나상준이 있을 때 마셔야 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것도 아니다. 그의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차우미는 지금 눈이 두 개의 그림자가 겹쳐 보이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이 나상준이라는 것을 알아봤다.그녀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응. 마셨어.”마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질문하는데,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정답을 말하는 학생처럼 순순히 대답했다.순간, 방 안의 모든 사람이 다 두 사람을 보는데, 주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구체적으로 어디가 다른지 그들도 잘 모른다.하성우는 갑자기 나타난 사람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다가 얼굴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그렇다. 실망해 했다.나상준이 왜 마침 이 시간에 돌아왔는지 탓했다. 차우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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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나상준이 미처 반응도 못 했는데, 차우미가 주저 없이 세 번째 잔을 비웠다.이를 보고 나상준은 차우미를 보는 안색이 변했다.그녀는 이전에 이렇게 반항적인 사람이 아니었다.맞다. 반항.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나상준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나상준은 이런 차우미를 처음 본다.하성우는 차우미가 나상준의 뜻을 어기고,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술을 마시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정말 뜻밖이어서 놀랐다.하지만, 재빨리 나상준을 한 번 본 후, 손뼉을 치며 말했다.“시원시원하네!”“잘 마시네.”“이제 친동생으로 여기고 불러!”하성우는 공손한 모습으로 말했다.차우미는 오히려 차분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니야.”그러고 돌아서서 술잔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다만, 세 잔을 마시고 나서 차우미는 이미 반쯤 취했고, 이성적인 모습은 아주 조금이었다.그녀는 사물을 보는데 허튼 데 보이고, 다리도 풀려서 술잔을 아무리 놓아도 제대로 놓이지 않는다.나상준은 차우미가 술잔을 들고 테이블과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을 보니 취한 것이 분명하다. 그녀를 품에 안고 손에 쥐고 있는 술잔을 뺏어 제대로 놓고는 모두에게 말했다.“많이 취해서요. 먼저 자리 뜨겠습니다.”하종원은 인제야 차우미가 하성우에 의해 마우타이주 세 잔을 마시고 취한 걸 알아챘다.바로 하성우를 째려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걱정하는 듯 나상준에게 말했다.“빨리 돌아가. 해장국 먹이는 거 까먹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내일 일어나서 많이 괴로울 것 같다.”“네.”나상준은 길게 말을 하지 않고, 바로 차우미를 안아 들고 성큼성큼 룸을 떠났다.이를 본 하성우는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환하게 웃었다.‘기다려. 오늘 밤이 지나면, 반드시 나한테 감사할 테니까.’차우미는 원래 술잔을 내려놓고 사람들에게 화장실에 간다고 말하려 했지만, 자기가 취한 줄도 모르고, 술에 취해서 보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해서 술잔을 아무리 놓아도 잘 놓지 않았다.술잔을 잘 놓지 않으면 넘어트리기 때문에 좋지 않다.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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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나상준의 이목구비는 또렷하고, 턱선은 마치 칼에 베일듯한 각 선을 가지고 있다.차우미는 그의 아름다운 턱선과 불그스름한 입술, 그리고 오뚝한 콧대랑 그윽한 눈매를 보았다.한 치의 흠집도 없는 얼굴에 한 줄기 빛이 섬세하게 그려지는데, 마치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순간처럼 모든 주목이 그에게 집중돼 있었다.그만큼 눈부시고 매력적이며 잘생겼다.그러나 그의 얼굴을 보는데, 아주 비현실적이고 가까이하고 싶어도 차마 다가가지 못하겠다. 이미 취한 차우미는 그 얼굴을 보고, 더욱 의식이 흐려졌다.그녀는 여기가 어딘지,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마치 비현실 세계에서 둘만 남아있고, 다른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은 듯했다.그녀의 세계에는 다른 사람은 없고, 나상준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나상준은 인기척을 느끼고 내려다보는데, 가느라 한 손이 아주 약한 힘으로 자신의 셔츠를 움켜쥐고 있었다.차우미가 지금 긴장은 풀렸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나상준은 눈동자를 굴리며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차우미의 얼굴이 완전히 붉어졌다. 첫 번째 잔을 마실 때부터 이미 빨갛게 달아올랐다. 지금은 마치 저 붉은 노을처럼 붉어지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이뻤다.평소 맑았던 두 눈은 짙은 안개가 겹겹이 쌓여 차우미의 눈을 흐리게 만들었다. 덕분에 잘 보이지 않아 실눈을 뜨고 나상준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멍하니 꿈쩍도 하지 않고 그를 보고 있었다.지금의 차우미는 예전의 그가 잘 아는 차우미와 달리 얌전하고, 조용하고, 말을 잘 들을 것 같았다.나상준이 알던 차우미는 차갑고, 냉정하고, 이성적이며 그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었다.꼭 다른 사람이 그 앞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자신을 온전히 나상준에게 맡기고 거리감이 없었다.차우미가 맞지만, 또 아닌 것 같았다.나상준은 그런 차우미를 보며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성큼성큼 룸을 나섰다.운전기사는 이미 호텔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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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차 안의 흐릿한 불빛이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차우미는 취해도 몸이 본능적으로 반응한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아주 불안해졌다.하얀 손끝은 나상준의 셔츠를 꼭 잡고 있었고, 일어나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보려고 안간힘을 썼다.이미 차에 탔지만, 나상준은 여전히 차우미를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나상준의 품에 갇혀 움직이지 못했다.차우미가 도망갈 틈을 주지도 않았다.그러나 나상준은 품에 안긴 사람을 보지 않고, 시선은 앞을 향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깊은 눈동자가 어두운 빛 속에서 점점 더 어두워졌다. 바깥의 노을이 들어와도 그의 눈동자를 밝게 비추지 못했다.눈동자가 어둠에 휩싸인 깊은 바다처럼 신비롭고 위험했다.입고 있던 셔츠가 그녀의 손끝을 거쳐 구겨졌는데, 셔츠가 아닌 마음을 쥐어 잡은 듯했다. 무심코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떨리게 했다.나상준은 시선을 거두어 품에 안긴 사람을 내려다보았다.차우미는 도통 통제할 수 없어 몸이 제 몸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평소에 간단한 동작조차도 힘들고, 일어나 앉으려고 애를 써도 제대로 앉지 못했다.몸도 불안정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모두 두 개의 그림자가 겹쳐있었다.마치 회색 베일에 눈이 가려진 듯 먹구름 속에 갇혀, 안정감도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그때, 차우미는 튼튼한 몸짓에 기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위험하다고 느꼈지만 붙잡아야만 했다.그녀는 유일하게 남긴 지푸라기를 잡는 것처럼, 안간힘을 써서 일어나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려고 했다.나상준은 품에 안겨 있는 사람이 불안정하게 앉아 자신을 붙잡고, 포기하지 않고 일어나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우물안에 빠진 사람이 애써서 올라오려고 하는 것을 보는 것처럼, 구경만 하고 도와주지도, 말리지도 않았다.차우미는 무슨 일이든 성공할 때까지 집착하는 사람이다.아무리 어려워도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그래서인지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 마침내 포기하지 않고 나상준의 품에 안겨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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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나상준은 품에 안겨 있는 차우미가 일어나 앉아 자신의 몸에 기대고 있는 걸 보았다. 머리카락이 그의 턱에 닿고, 얼굴은 어깨에 닿으면서 그녀의 숨결이 느껴졌다. 마치 깃털처럼 그의 쇄골과 목에 부드럽게 쓸어내렸다.그는 손에 힘을 쥐고 품 안에 있던 사람을 더욱 꽉 안아 그녀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좁혔다.차우미는 멍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지만, 방금 몸에서 조이는 강한 힘이 느껴지자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눈동자를 굴리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나상준의 깊은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차 안에는 별빛도 비추지 않았고, 오직 창밖에서 들어오는 불빛만이 나상준의 눈동자를 비추었다. 차우미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다만, 술에 취한 탓인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것 때문인지, 아니면 이런 상황 때문인지, 나상준의 두 눈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나상준의 시선을 피해 창밖을 들여다보았다. 창밖에 끊임없이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차우미는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났다.화장실에 가서 술을 뱉어내려고 했지만, 지금 이미 차에 탄 상태였다. 그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잊은 것 같았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다시 생각났다.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현기증만 심하게 느껴졌다.얼굴을 때려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얼굴에 손을 닿자마자 뜨거움이 느껴졌다.얼굴뿐만 아니라 이마도 매우 뜨거워서 덥다고 느꼈다.그렇다. 덥다.그리고 불편했다.몸을 다시 움직여 지금 앉아있는 곳을 떠나고 싶었다. 평평하지 않고 단단해서 앉아있기가 불편했기 때문이다.차우미는 옆에 있는 좌석을 보며 나상준을 잡고 있던 손을 밀어내 그 좌석에 앉으려고 했다.그녀는 지금 자기가 기대고 있는 사람이 나상준이라고 완전히 잊고 있었다.나상준도 차우미가 움직이자 그녀가 뭘 하고 싶은지 바로 알아챘다.나상준은 상관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차우미의 얼굴과 머리카락이 그의 몸에서 떨어져, 그와 거리를 두었다.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있던 팔에 힘을 주는데, 순간 차우미는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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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차우미의 목소리는 취기에 물들어 평소보다 더욱 부드러워지고, 듣기에 마치 솜뭉치처럼 힘이 없었다. 더욱 아끼고 품에 안기고 싶었다.차우미는 진지함이 가득한 목소리였다.마치 업무를 처리하는 것처럼 딱딱했다.듣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차우미는 잠시 말을 멈추다가 이어 말했다. “내려줘. 옆에 앉을 거야.”술을 마셔서 그런지 원래도 느린 말투가 더욱 느려졌다. 그 덕분에 진지함이 사라지고, 술에 취한 게 바람에 흩날리는 꽃과 같았다.나상준은 이런 상황에도 자신과 거리를 두는 것을 잊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그녀가 조금이라도 정신이 맑은 상태여도 나상준을 멀리하려고 했다.지금, 이 순간, 나상준은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더욱 꽉 껴안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의 움직임에 둘의 몸이 더욱 가까워지고, 거의 움직일 수조차 없는 것을 감지했다.심지어 숨쉬기도 힘들어지는 것 같다.차우미는 나상준의 행동에 불쾌함을 느끼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도 더는 소리를 내지 않고 아예 나상준 품에서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그의 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를 밀어내려고 한다.하지만 차우미의 힘으로 어떻게 나상준을 밀어낼 수 있겠는가. 정신이 멀쩡할 때도 나상준을 밀어낼 수 없는데, 술에 취한 상태는 말할 것도 없다.몸에도 힘이 없고 손도 마찬가지다. 솜뭉치처럼 나상준의 품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나상준을 붉게 달아오르게 했다.정상적인 남자로서 어쩔 수 없는 생리현상이다.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지금과 같은 좋은 기회가 다시 없을 수도 있다.나상준의 자신의 짙은 눈동자를 굴리며 입을 열었다.“재혼하자.”차우미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나상준의 품에 벗어날 수 없었다.차우미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땀으로 이마와 머리카락을 적시고, 그녀의 얇은 셔츠까지 젖으며 몸이 끈적끈적해지자 점점 더 힘들어졌고, 도망가고 싶어졌다.그런데 바로 그때, 나상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귀에 들려와 그녀는 멍해졌다.무의식적으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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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피부는 부드럽고 얼굴은 뜨거워져서 나상준의 손가락이 차우미의 얼굴이 닿는 순간, 경험하지 못했던 섬세함이 나상준의 손끝을 파고들어 그를 감쌌다.의도치 않게 손이 떨렸다.그리고 무언가가 그의 가슴을 쿵 치는 듯, 마음속의 잔잔한 호수에 물보라를 일으켰다.나상준의 가슴은 누가 치는 것처럼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차우미는 멍해져서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나오지 못했다.그러나 갑자기 어디선가 낯선 촉감이 얼굴에 전해져 왔는데, 순간, 차우미의 혼란스러운 머릿속은 하얘지고 바로 피했다.그렇다. 무의식으로 그런 낯선 터치에 피한 것이다.동시에 자기의 얼굴을 만진 사람을 보고, 눈을 부릅뜨면서 나상준의 허공에 떠 있는 손을 바라보았다.순간, 차우미는 멍해졌다.나상준의 손이었다. 방금 무슨... 짓을 했던 거지?차우미가 피해서 나상준의 손은 허공에 떠 있었다. 있어야 할 물건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면서 마음속에 공허함으로 가득 찼다.불쾌하고 불편했다.마치 자신의 물건이 빼앗긴 느낌이 들면서 다시 되 갖고 싶었다.나상준의 시선은 차우미의 입술에 떨어지고, 손을 들어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고 키스했다.차우미가 미처 반응도 하지 못하는 속도로 빠르게 코앞에 나타나서 키스했다.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마치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듯한 기운을 뿜으며 다가오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도망치려 했다.그러나 차우미가 막 움직이려 하자 뒤통수가 붙잡혀 도망가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다가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입술에 키스했다.차우미는 몸이 굳어졌다.한순간, 몸이 나무처럼 굳어 꼼짝도 하지 않는다.나상준은 키스해본 적도 없고, 차우미 이외의 여자와 이렇게 가깝게 접촉한 적도 없다.그의 인생에서 가장 가깝게 지낸 여자가 차우미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고 할 수 있다.나상준의 얇은 입술과 차우미의 입술이 닿는 순간,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부드러움이 불꽃처럼 그의 마음을 터트리며 밤하늘이 환하게 밝히는 듯했다.눈동자가 어두워지면서 그 안의 모든 것을 삼키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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