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준은 품에 안겨 있는 차우미가 일어나 앉아 자신의 몸에 기대고 있는 걸 보았다. 머리카락이 그의 턱에 닿고, 얼굴은 어깨에 닿으면서 그녀의 숨결이 느껴졌다. 마치 깃털처럼 그의 쇄골과 목에 부드럽게 쓸어내렸다.그는 손에 힘을 쥐고 품 안에 있던 사람을 더욱 꽉 안아 그녀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좁혔다.차우미는 멍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지만, 방금 몸에서 조이는 강한 힘이 느껴지자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눈동자를 굴리며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나상준의 깊은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차 안에는 별빛도 비추지 않았고, 오직 창밖에서 들어오는 불빛만이 나상준의 눈동자를 비추었다. 차우미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다만, 술에 취한 탓인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것 때문인지, 아니면 이런 상황 때문인지, 나상준의 두 눈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나상준의 시선을 피해 창밖을 들여다보았다. 창밖에 끊임없이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차우미는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났다.화장실에 가서 술을 뱉어내려고 했지만, 지금 이미 차에 탄 상태였다. 그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잊은 것 같았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다시 생각났다.차우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현기증만 심하게 느껴졌다.얼굴을 때려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얼굴에 손을 닿자마자 뜨거움이 느껴졌다.얼굴뿐만 아니라 이마도 매우 뜨거워서 덥다고 느꼈다.그렇다. 덥다.그리고 불편했다.몸을 다시 움직여 지금 앉아있는 곳을 떠나고 싶었다. 평평하지 않고 단단해서 앉아있기가 불편했기 때문이다.차우미는 옆에 있는 좌석을 보며 나상준을 잡고 있던 손을 밀어내 그 좌석에 앉으려고 했다.그녀는 지금 자기가 기대고 있는 사람이 나상준이라고 완전히 잊고 있었다.나상준도 차우미가 움직이자 그녀가 뭘 하고 싶은지 바로 알아챘다.나상준은 상관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차우미의 얼굴과 머리카락이 그의 몸에서 떨어져, 그와 거리를 두었다.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있던 팔에 힘을 주는데, 순간 차우미는 중심
차우미의 목소리는 취기에 물들어 평소보다 더욱 부드러워지고, 듣기에 마치 솜뭉치처럼 힘이 없었다. 더욱 아끼고 품에 안기고 싶었다.차우미는 진지함이 가득한 목소리였다.마치 업무를 처리하는 것처럼 딱딱했다.듣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차우미는 잠시 말을 멈추다가 이어 말했다. “내려줘. 옆에 앉을 거야.”술을 마셔서 그런지 원래도 느린 말투가 더욱 느려졌다. 그 덕분에 진지함이 사라지고, 술에 취한 게 바람에 흩날리는 꽃과 같았다.나상준은 이런 상황에도 자신과 거리를 두는 것을 잊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그녀가 조금이라도 정신이 맑은 상태여도 나상준을 멀리하려고 했다.지금, 이 순간, 나상준은 그녀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더욱 꽉 껴안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의 움직임에 둘의 몸이 더욱 가까워지고, 거의 움직일 수조차 없는 것을 감지했다.심지어 숨쉬기도 힘들어지는 것 같다.차우미는 나상준의 행동에 불쾌함을 느끼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녀도 더는 소리를 내지 않고 아예 나상준 품에서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그의 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를 밀어내려고 한다.하지만 차우미의 힘으로 어떻게 나상준을 밀어낼 수 있겠는가. 정신이 멀쩡할 때도 나상준을 밀어낼 수 없는데, 술에 취한 상태는 말할 것도 없다.몸에도 힘이 없고 손도 마찬가지다. 솜뭉치처럼 나상준의 품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나상준을 붉게 달아오르게 했다.정상적인 남자로서 어쩔 수 없는 생리현상이다.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지금과 같은 좋은 기회가 다시 없을 수도 있다.나상준의 자신의 짙은 눈동자를 굴리며 입을 열었다.“재혼하자.”차우미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나상준의 품에 벗어날 수 없었다.차우미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땀으로 이마와 머리카락을 적시고, 그녀의 얇은 셔츠까지 젖으며 몸이 끈적끈적해지자 점점 더 힘들어졌고, 도망가고 싶어졌다.그런데 바로 그때, 나상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귀에 들려와 그녀는 멍해졌다.무의식적으로 고
피부는 부드럽고 얼굴은 뜨거워져서 나상준의 손가락이 차우미의 얼굴이 닿는 순간, 경험하지 못했던 섬세함이 나상준의 손끝을 파고들어 그를 감쌌다.의도치 않게 손이 떨렸다.그리고 무언가가 그의 가슴을 쿵 치는 듯, 마음속의 잔잔한 호수에 물보라를 일으켰다.나상준의 가슴은 누가 치는 것처럼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차우미는 멍해져서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나오지 못했다.그러나 갑자기 어디선가 낯선 촉감이 얼굴에 전해져 왔는데, 순간, 차우미의 혼란스러운 머릿속은 하얘지고 바로 피했다.그렇다. 무의식으로 그런 낯선 터치에 피한 것이다.동시에 자기의 얼굴을 만진 사람을 보고, 눈을 부릅뜨면서 나상준의 허공에 떠 있는 손을 바라보았다.순간, 차우미는 멍해졌다.나상준의 손이었다. 방금 무슨... 짓을 했던 거지?차우미가 피해서 나상준의 손은 허공에 떠 있었다. 있어야 할 물건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면서 마음속에 공허함으로 가득 찼다.불쾌하고 불편했다.마치 자신의 물건이 빼앗긴 느낌이 들면서 다시 되 갖고 싶었다.나상준의 시선은 차우미의 입술에 떨어지고, 손을 들어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고 키스했다.차우미가 미처 반응도 하지 못하는 속도로 빠르게 코앞에 나타나서 키스했다.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마치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듯한 기운을 뿜으며 다가오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도망치려 했다.그러나 차우미가 막 움직이려 하자 뒤통수가 붙잡혀 도망가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다가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입술에 키스했다.차우미는 몸이 굳어졌다.한순간, 몸이 나무처럼 굳어 꼼짝도 하지 않는다.나상준은 키스해본 적도 없고, 차우미 이외의 여자와 이렇게 가깝게 접촉한 적도 없다.그의 인생에서 가장 가깝게 지낸 여자가 차우미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고 할 수 있다.나상준의 얇은 입술과 차우미의 입술이 닿는 순간,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부드러움이 불꽃처럼 그의 마음을 터트리며 밤하늘이 환하게 밝히는 듯했다.눈동자가 어두워지면서 그 안의 모든 것을 삼키려는
나상준은 품에 안긴 차우미의 찌푸린 얼굴과 굳게 찡그린 미간에 거부와 두려움이 선명히 적힌 것을 보았다.그는 그녀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또한, 자신이 차우미에 강요해서는 안 되며,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참고 자제하여 때가 돼서야 이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그러나 더는 참을 수 없었다.술에 취한 차우미의 모습을 보며 마치 철통 장벽에 갑자기 틈이 생겨 잠시라도 침입할 수 있게 된 것 같다.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나상준은 원래 그냥 얼굴만 만지고 싶었었다.하지만, 차우미를 만지는 순간, 그의 이성적인 모습이 전부 사라지고 말았다.더는 마음을 억누르지 않고, 다른 걱정하지 않고 차우미를 가지고 싶었다. 그녀를 가지고 다른 사람이 빼앗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키스는 점점 깊어져 가고 뜨거워졌으며 호흡도 곤란했다. 나상준의 손끝에 차우미의 머리카락이 만져지면서 하마터면 부러질 것 같은 가느다란 허리를 감쌌다. 그는 힘 조절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취해 차우미를 끊임없이 품속으로 끌어안고, 입술도 빈틈없이 들이박혔다.통제할 수 없었다.나상준이 차우미를 만지는 순간, 그는 더는 자신이 아니었다.그는 그녀의 모든 것을 갖고 싶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의 절제 없는 키스에 괴로웠다. 거절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도망치려고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다.어쩌지도 못하는 상황이 무서웠고, 두려웠다.한 남자가 작정하고 여자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할 때, 여성은 정말 무기력해지고 도망갈 방법이 없다.입술은 나상준에게 뺏기고, 숨도 쉬지 못하며 우물 속에 빠져나갈 수 없었다.나상준이 마음먹는 순간, 차우미의 모든 것은 더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나상준의 것이 되었다.손으로 나상준을 잡고 밀어도 소용이 조금도 없는 게, 마치 개미가 나무를 흔드는 것처럼 가망이 전혀 없다.차우미는 포기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나상준을 밀어 붙었다. 그러나 호흡곤란이 오면서 숨쉬기 점점 어려워지고 힘이 가누지 못해 얼굴도 빨갛게 붉어졌다.
차우미는 꿈을 거의 꾸지 않지만, 이날만은 꿈을 꾸었다.몹시 나쁜 꿈이었다.꿈속에서 무엇에 쫓겨 끊임없이 뛰어다녔다. 잘 보이지 않았지만, 위험하다고 느껴서 조금도 쉬지 않고 앞으로 뛰어갔다.차우미는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목이 조여진 것처럼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입술만 벌린 채 피곤한 줄 모르고 앞으로 달려갔다.아무리 뛰어도 좀처럼 위험을 벗어날 수 없었다.그녀는 당황하고 두려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그렇게 알람이 울릴 때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따르릉... 따르릉...알람 소리가 반복하며 들려오면서 차우미를 악몽 속에서 깨웠다.차우미는 눈살을 찌푸리고 어렴풋이 눈을 떴다.눈에 들어온 것은 희미한 빛과 가구들이 어렴풋이 보였다. 두꺼운 커튼 사이에 은은하게 스며들어온 빛이 차우미를 깨웠다.다만 숙취 때문에 잠에서 깬 그녀는 속이 울렁거렸다.머리도 무겁고 어지럽고 몸도 평소 같지 않았다.차우미는 눈살을 찌푸리고 눈을 감아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눈을 감으면서 수많은 기억이 떠오르면서 차우미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고 침대를 짚고 일어나 앉았다.어젯밤 업무가 끝나고, 모두와 함께 호텔을 떠나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했는데, 같이 간 사람은 나상준과 하성우였다.레스토랑에 도착한 후, 그녀는 평소와 같이 식사했는데, 갑자기 하성우가 와서 차우미에 술을 권하러 와서 어쩔 수 없이 마우타이주 세 잔을 마시게 됐다.여기까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잔을 마시려고 할 때 나상준이 나타나 그녀를 막았던 것까지 기억한다.그녀는 나상준이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셨다.그러나 세 번째 술을 마시면서부터 그 뒤의 기억이 사라졌다.그렇다. 필름이 끊겼다.그 뒤의 기억은 마치 누군가가 삭제한 것처럼 하얗게 까먹었다. 그 뒤의 일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차우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침대에 기대어 어지러운 머리를 감싸 쥐고 어젯밤 술 마신 기억을 곰곰이 떠올렸지만,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아무것도 없다.그녀는 지
차우미는 항상 긴 옷과 긴 바지를 입고 있었고 밤에 잘 때도 항상 잠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반바지나 짧은 치마는 거의 입지 않았다.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익숙한 바지가 아닌 자신의 날씬한 종아리를 보았다.아니, 뭔가로 덮인 날씬한 종아리가 눈에 보였다.종아리를 덮고 있는 물건은 바로 목욕 가운이었다.그래, 바로 목욕 가운.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종아리를 덮고 있는 목욕가운은 살랑살랑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 흔들거렸다.흔들거리는 가운을 보자 차우미는 온몸이 굳어져 반응조차 없어졌다.문뜩, 그녀는 자신의 마음 한편이 차가워진 것을 느꼈다.마치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난 것 같아 그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그러나 그런 느낌은 몇 초 동안만 지속되었고, 차우미의 머릿속 생각이 차츰 정리가 되자 그녀는 긴장이 풀렸다.그녀는 자신의 옷차림을 보았다. 어제의 셔츠와 청바지가 아닌 목욕 가운.그리고 목욕 가운 안에는 딱 달라붙는 반바지만 있는 것 같았다.어젯밤에 토했을까? 아니면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렸을까?그리고 나상준이 누군가를 부탁해 나를 도와 옷을 갈아입히고 돌봐달라고 부탁했을까?생각하는 도중, 차우미는 손을 들어 자신의 소매와 팔, 그리고 이불 냄새를 맡았다.알코올 냄새 대신 은은한 샤워 젤 향이 그녀의 코끝에 닿았다.그녀는 분명히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았다.이 순간 차우미는 확신 했다. 자신이 어젯밤 나상준에게 문제를 일으켰다는 사실.그녀는 어젯밤 술을 마시고 자신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요 자신이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었는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된 자신을 보아하니 나상준을 괴롭힌 건 사실인 것 같았다.차우미는 다시는 술을 마실 수 없을 것 같았다.남한테 폐를 끼치는 건 물론, 나쁜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말할 것도 없었다.나상준은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심한 사람이며, 사람들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다.어젯밤에는 그가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아무 일
해가 빨리 나오는 무더운 여름, 이른 새벽이지만 7시쯤이면 해는 항상 하늘 높이 떠오르고 있었다.회성 전체에 따뜻한 햇살이 뿌려지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조용한 도시를 찾아올 때쯤, 조용한 도시에는 점차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순간, 거실.햇빛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유리를 통해 온 거실을 비췄다. 거실의 모든 것은 태양 아래 있는 대지, 산 그리고 강처럼 눈부시게 그리고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소파에 앉아 있는 저 남자도 포함하고 있었다.다리를 꼬고 앉아 마디가 분명한 손으로 신문을 잡고 있는 남자, 조용하게 신문을 넘기는 동시, 테이블 위에 끓인 차 한 잔에서 진하고도 은은한 향기가 풍겨 나오고 있었다. 향기와 더불어 진 하얀 김은 공기의 은유를 따라 방안을 누비고 있었다.차우미는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바라보며 무아지경에 빠졌다.맞다. 그녀는 무아지경에 빠졌다.무아지경에 빠진 그녀는 그들이 아직 헤어지지 않았던 몇 달 전으로 돌아갔다. 당시의 그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거실 소파에 앉아 조간신문을 읽고 있었고 차 한 잔을 끓여 자신의 앞에 두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주방에서 질서 있게 아침 식사를 만들고 있었다.그들은 각자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그들은 한 지붕 아래 사는 부부로, 굳이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3년 동안 갈등이나 얼굴이 빨개지는 일 없이 부부로 지내고 있었다.서로에 대한 존중, 그것이 바로 이 모든 것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이었다.이혼한 지 하루 만에 이런 장면이 자신의 눈앞에 펼쳐질지 그녀는 예상하지 못했다.마치 부부로 지내던 그때처럼 변한 것은 없었다.차우미는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속눈썹이 움직이며 그녀는 시선을 거두어 고개를 숙인 채 걸음을 옮겼다.나상준은 조간신문을 보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신문을 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여느 때처럼 평범한 뉴스를 향해 같이 움직였고, 그
드레스는 헐렁한 모양새고 소매와 밑단은 매우 넓게 제작되었지만, 허리는 매우 잘 조여져 있었다.차우미 허리는 매우 얇았고 군살이 없었다. 평소에 그녀는 느슨하게 입는 것을 즐겼고 노출은 흔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그녀가 입고 있는 드레스는 그녀의 얇은 허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말랑해 보이면서도 얇은 그녀의 허리는 품 안에 안기 딱 좋았다.나상준은 미동도 없이 한참 동안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차우미가 문 쪽으로 걸어가 문고리를 잡자, 그가 입을 열었다.“준비가 되면 아침 먹으러 가자.”그렇게 말한 뒤 그는 시선을 거두며 신문을 덮었다. 그리고 커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뒤 옆에 있던 휴대전화를 들고 차우미를 향해 걸어갔다.차우미의 손은 손잡이에서 떨어졌다. 문을 열려고 하자 뒤쪽에서 나성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차우미의 움직임이 멈추더니 놀란 표정으로 나상준을 바라보았다.아침을 먹으러 가자고?함께 아침을 먹고 나예은에게 줄 선물을 사려고 그러는 건가?이제야 차우미는 어젯밤 나상준에게 언제 시간이 되냐고 물어본 사실을 기억해 냈다. 어젯밤의 물음에 나상준이 현재 답한 것이었다.오늘 밤, 내일.오늘 밤은 오늘 밤이 아닌 어젯밤이었다.하지만 어젯밤에는 술에 취해있으니,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모든 것을 생각해 낸 차우미는 순간 표정이 돌변했다. 그녀는 매우 진지해졌고 심지어 엄숙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더 이상 시간을 지연할 수 없었다.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부족했고, 어젯밤의 지연으로 인해 오늘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그리고 오늘 그는 아침 일찍 소파에 앉아 조간신문을 읽으며 분명히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생각에 잠긴 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둘은 함께 아침 식사를 하러 갔고, 그녀는 전에 쇼핑몰에서 본 것들과 나예은이 좋아할 만한 것들에 대해 대략 이야기한 다음, 오전에 일이 끝나면 점심쯤에, 쇼핑몰에 가서 나예은의 선물을 사려고 하였다.오늘의 작업은 마지막 총결이었다. 오전의 일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