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미는 나상준의 대답을 듣지 못한 채 눈만 끔벅이며 그를 바라보았다.그의 얼굴은 이전과 변함이 없었다.그는 분명히 그녀가 말하는 것을 들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차우미의 입술은 뭔가 더 말하고 싶은 듯 움직였지만 결국 입술을 다물었다.그는 들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분명히 자신의 고려와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니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다.차우미는 시선을 거두어 나상준을 바라보는 것을 멈추고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그리고 엘리베이터에 들어선 나상준은 32층을 눌렀다.32 층을 누른 후 그는 다시 누르지 않았다.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은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고, 눈은 앞을 보고 있었으며, 다시 버튼을 누를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차우미는 그것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렇게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엘리베이터가 딸깍 소리를 내며 32층에 멈출 때까지 분위기는 쥐 죽은 듯 아주 조용하였다.문이 열리자, 차우미는 곧장 밖으로 걸어 나갔다.나상준도 엘리베이터를 나와 차우미 옆을 걸었다.차우미는 옆에 있는 나상준을 보고는 발걸음을 멈췄다.그녀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뭔 일 있어?”뭔 일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아니면 왜 그녀랑 같이 32층에서 내리는 걸까?이때 나상준은 눈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아침밥 함께 먹자.”차우미는 순간 얼어붙었다.함께.같이 아침밥을 먹는 건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원래도 그녀는 그와 함께 아침을 먹으며 이야기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상한 건, 그녀의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하는 이 흔한 한마디에 차우미는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나상준은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 같았고,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하지만 그는 이런 한마디를 내뱉었다.직설적이고 정직하며 무언가 분명해 보이는 한마디였다.순간 차우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의혹, 불확신하면 그리고 믿기지 않는듯한 눈빛으로 나상준을 바라보았다.나상준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너와
차우미가 입은 셔츠는 깃이 있는 것이다.단추를 다 잠가 목과 쇠골 쪽을 다 가려 빨개진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나상준은 알기라도 하듯이 시선은 그 부분에 고정됐다.셔츠로 가려도 뚫고 보는 듯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의 목이 빨개진 부분을 보는 것을 보고 부자연스럽게 그 부분을 만지작했다.“아직도 알려?”이 말을 듣고 나상준은 고개를 들고 차우미의 얼굴을 봤다.이상하거나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의혹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차우미가 말했다.“잠시만, 나 다시 보고 올게.”그렇게 말하고 화장실에 가서 목을 다시 봤다.옷깃은 아주 정갈했고 목까지 꽁꽁 싸여있어 쇠골 쪽은 더 보이지도 않았다.차우미가 세면대 앞에서 고개를 기웃해 왼쪽 목을 보니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일부러 고개를 기웃해 보니 보일락 말락 했다.머리를 묶은 게 제일 큰 원인이다. 머리를 묶지 않으면 고개를 기웃해도 보이지 않는다.차우미가 옷깃을 정리하고 될 수 있는 한 고개를 기웃해도 보이지 않게 하려 했다.머리를 묶는 게 습관이 되어 묶지 않으면 일을 하는 데 영향을 준다. 이 옷은 차우미의 옷 중에 목이 제일 긴 옷이고 지금은 겨울도 아닌 여름이라 목폴라를 입는 건 오버다.지금 옷을 또 찾는 건 불가능하니 그저 이럴 수밖에 없었다.차우미의 목만 뚫어져라 쳐다볼 사람도 없을 것이다.이렇게 생각하고 차우미는 화장실을 나갔다.몸을 돌려 나가려고 한 순간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나상준이 문 앞에 딱 서서 문에 기대고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서서 차우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 모습에 차우미는 깜짝 놀랐다.차우미는 나성준이 따라올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심지어 문 옆에 서서 오랫동안 보고 있은 듯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전에 비해 행동하는 게 달라져 사람이 바뀐 것 같았다.하지만 눈빛을 보면 다른 변화를 보아낼 수 없었다.“목이 불편해?”나상준은 셔츠에 꽁꽁 싸인 목과 쇠골을 보고는 차우미의 얼굴을 봤다.말투는 물어보는게 아니라 그저 하는 말 같았다.그저 평범
차우미는 기다리며 시선은 나상준에게 꽂혀있었다. 나상준은 접시를 들고 조식을 담고 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이러는 모습을 처음 봤다. 이런 걸 하는 걸 본 기억이 없었고 항상 일을 하는 모습만 봤었다.나상준의 몸에는 평범한 사람의 생활적인 느낌이나 이성 간의 감정이 아니라 높은 자리에서 오랫동안 리더를 해 다가가기 어려운 모습이었다.하지만 지금 파일을 들던 손으로 접시를 들고 그 마디마디 분명한 손가락으로 조식을 짚고 있으며 하지 않던 일을 아주 자연스레 하고 있었다.하지만 차우미가 보기에는 진실적이지 않았다.이 순간 나상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 같았다.나상준은 회성에 온 시간 동안 차우미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대충 알아 접시에는 차우미가 좋아하는 죽과 반찬 그리고 계란이 있었다.하지만 나상준은 차우미와 달랐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오는 모습을 보고 일어나서 접시를 가졌다.하지만 나상준이 거절했다.나상준이 접시를 차우미의 앞에 놓고 자신의 것을 놨다.차우미는 그 자리에 서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눈앞에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놓인 조식을 보며 나상준이 오늘 너무 친절하다는 생각을 했다.마치 부부 사이에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아내에게 너무 잘해주는 느낌을 받았다.너무 잘해주면 아내는 경각심을 높이게 된다.지금은 아직 부부가 아니지만 이런 느낌이 강렬해 차우미는 경각심을 높이게 된다.이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나상준의 평온한 표정을 보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마워.”차우미가 앉아 젓가락을 들고 조식을 먹기 시작했다.나상준 아무런 대답 없이 물티슈로 손을 닦고 차우미의 조식에 있는 계란을 가져다가 껍질을 발라주고 자기가 먹을 계란껍질을 발랐다.차우미는 많이 놀랐다.나상준의 아무 변화 없는 표정을 보며 물었다.“상준 씨, 오늘 뭐 할 말 있어?”그래.무슨 일이 있는 것이다.아니면 이런 사소한 일을 할리가 없다.나상준은 멈칫하다가 계속 계란 껍질을 발랐다.“무슨 일이 있겠어?”나상준의 눈에는 무언가를 담고 있는
나상준이 점심과 저녁에 시간이 있을 거 같았지만 나상준이 먼저 말하는 거보다 자신이 먼저 물어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나상준은 조식을 먹으며 차우미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말을 하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시간 돼.”이 말을 듣고 차우미가 웃으며 말했다.“잘됐네, 점심하고 저녁에 예은이 선물 사러 가자.”나상준의 대답에 차우미는 속이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나상준이 시간이 없어 회성에 오래 있을까 봐 걱정이 됐었다.그건 차우미가 바라는 게 아니다.지금 다 순리롭게 흘러가고 있었다.나상준의 대답에 차우미는 다른 생각 없이 마음 놓고 조식을 먹었다.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조용하게 조식을 먹고 치우미는 룸으로 돌아갔고 나상준은 따라가지 않았다.나상준도 할 일이 있고 시간도 이미 정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다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었고 차우미는 펜과 자료를 가지고 회의실로 갔다.마지막 날이니 잘 마무리하고 싶었다.순식간에 오전이 지났다.모두 회의실에서 나가고 차우미는 하종원에게 점심에 일이 있다고 하고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없다고 했다.하종원은 허허 웃으며 차우미보고 일 보러 가라고 했다.오후에 길어 두 시간 정도면 회성에서의 업무를 끝낼수 있을 것 같았다.하종원은 이미 하성우에게 내일부터 사람들을 데리고 회성에서 재밌게 놀게 하고 안평시에 돌아가게 하라고 당부했다.특별히 하성우에게 꼭 차우미와 나성준을 데리고 재밌게 놀라고 신신당부를 했다.지금 차우미더러 가보라고 한 건 나상준이 회성에 온 것이 차우미를 위한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부부 사이에 정상적인 일이다.특히 점심에 같이 점심을 먹는 것도 하종원은 이해한다.다른 사람들은 호텔에서 나가 점심을 먹고 차우미는 위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이때 차우미는 읽지 않은 메시지나 부재중 전화가 있는지 봤다. 읽지 않은 메시지 하나가 있었다.나상준이 보내온 것이었다.차우미가 그 메시지를 눌렀다.나상준: [일 끝나면 올라와.]짧은 문자에 차우미는 흠칫하고는 메시지를 보낸 시
나상준이 핸드폰을 테이블에 놓고 말했다.“점심 먹고 나가자.”차우미는 흠칫하다가 거실 왼쪽에 있는 식탁을 봤다.식탁 위에는 풍성한 점심이 놓여 있었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이걸 보고 차우미는 의외라고 느껴졌다.하지만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차우미는 웃으며 대답했다.“그래.”호텔에서 점심을 먹고 나예은의 선물을 고르러 가면 밖에서 점심을 먹지 않아도 되니 중간에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아주 좋은 것 같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이렇게까지 생각해 줄거라고 생각지 못했다.차우미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식탁 앞에 앉았다.나상준는 다른 말 없이 차우미와 같이 식탁에 앉아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줬다.음식을 집어주는 일은 이미 많이 해 봐 다른 사람이 있어도 그렇게 할 것이다.차우미는 다른 사람이 없으니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하지만 며칠 남지 않았으니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며칠 지나면 필요 없게 된다.이렇게 생각하니 차우미의 마음이 가벼워졌다.회성에서의 일이 끝나니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이건 차우미가 바라던 것이다.안정하기 때문이다.나상준은 차우미의 가벼운 마음이 느껴졌다. 차우미가 나상준을 멀리하는 것도 사라진 듯 했다.차우미의 마음에 어느 정도의 자리는 있는 듯 했다.나상준은 마음을 놓고 점심을 먹고 있는 차우미를 보며 말했다.“뭐가 그렇게 기뻐?”차우미가 머리를 들고 말했다.“뭐라고?”나상준은 버섯을 집어주고 차우미의 한결 편안해진 표정을 보며 말했다.“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차우미는 아까 나상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두 번째 물음에 이해했다.차우미가 웃으며 말했다.“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회성에서의 일이 드디어 끝났으니 시름을 놓을 수 있게 된 거지.”이 말을 듣고 나상준은 말을 하지 않았다.일이 끝나서 기쁜 게 아니라 자신을 멀리할 수 있어서 기쁜 것이기 때문이다.이 순간 나상준 주변에 공기가 무거워 났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차우미는 나상준이 회성에 와서 일을 하라고 제안했던 것을 잊지 않았다.지금 이렇게 말한 것은 자신의 진실한 생각을 알려 준 거지 일부러 거절한 것이 아니다.차우미는 자신이 생각한 선택이 있다.나상준은 이 말을 듣고 응하고 대답을 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이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 자신의 말뜻을 아는 것 같았다. 차우미는 뭐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뜻을 알 것이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점심 식사를 마쳤다.두 사람을 점심 식사 후 호텔에서 나가 차우미가 말한 어린이용품 파는 곳을 갔다.차우미는 좋은 곳을 이미 봐두어 그 몇 곳만 가면 됐다.나상준은 아무 말 없이 차우미와 함께 가서 선물을 골랐다.시간은 빨리지나 오후 한 시가 됐다.나상준은 아주 순리롭게 선물을 몇 개를 골랐다.차우미는 오후에 일이 있어 나상준은 시간을 보고는 차우미와 함께 차에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오늘은 차우미한테 맞춰 주기로 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그 선물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사지 않거나 자신은 마음에 들어 하지만 나상준은 싫어할까 봐 걱정했었다.하지만 아주 순조롭게 차우미가 나상준에게 나예은이 좋아할 만한 물건을 골라 주는 것마다 한눈 보고는 다 샀다.점심 그 짧은 시간에 가게를 세 곳이 나갔고 선물을 여러 개를 샀다.너무 순리롭게 끝나 차우미는 불 현실감을 느꼈다.차에 올라타 시간을 보니 조금 기뻤고 현실인 것 같지 않았지만 이게 바로 현실이었다.이렇게 순리롭다면 내일이면 청주에 갈 수 있다.청주에서는 아마 많아도 하루 정도 있다가 안평시에 돌아갈 것이다.모레 또는 글피.시간을 많이 지체하지 않을 것이다.차우미의 눈에서는 빛이 나오는 듯했고 모든 게 원상 복귀로 돌아가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 하지만 차우미는 모든 게 안정적으로 되기 전 모든 일을 잘 마쳐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아직 두 곳이 남았다.나상준이 갈지 모르겠다. 여기
나상준이 낮은 목소리로 하는 말을 듣고 차우미는 흠칫했다.문지영에 대해 차우미는 존경 빼고는 다른 감정이 없었다.나상준하고 3년 동안 부부로 지내면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아직도 문지영과 차우미한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하지만 양가의 관계로 인해 이후에 만나게 된다면 차우미는 문지영을 어머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이모님이라고 부를 것이다. 지금 나상준이 문지영과 전화하는 것을 듣는 건 예상 밖이었지만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다.문지영은 나상준의 목소리를 듣고 자애로운 웃음이 얼굴에 피어났다.“상준아, 요즘 바빠?”나상준이 대답했다.“바빠요.”“그래… 바쁘겠지…”이 대답은 문지영에게 실망감을 주었으나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하지만 나상준이 직접 하는 말을 들으니 문지영은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아들이 그렇게 바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무슨 일 있으세요?”나상준은 평상시와 똑같은 말투였다. 상대방이 자신의 어머니라고 해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이게 바로 나상준이다.나상준의 성격은 항상 필요 없는 말은 하지 않았고 이점은 변하지 않았다.“딱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고 언제 시간 될 때 돌아왔으면 해서 그러지. 너 삼촌들이랑 다 너 보고 싶어 하는데 평일에 항상 바쁘니 엄마는 네가 언제 바쁘지 않으면 집에 돌아와서 밥이라도 한 끼 먹으려고 그러지. 집안 친척 어른하고의 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돼.”문지영은 나상준이 지금 당장 돌아올 건 불가능하지만 시간을 내서 돌아와도 좋다는 것을 알려주려 했다.나상준이 말했다.“잠시는 시간이 없어요. 이제 덜 바쁠 때 다시 말하죠.”이 말을 듣고 문지영은 웃었다. 이 대답에 아주 만족하는 것 같았다.“그래 시간 있을 때 돌아와. 엄마는 네가 꼭 당장 돌아오라는 게 아니라 시간을 조절해서 집에 1번 들리라고 알려 주려는 거야. 시간이 조절되면 먼저 엄마한테 전화 쳐서 말해. 그럼 엄마가 삼촌들한테 연락할게.”“네.”“됐어, 엄만 그럼 너 일하는 거
나상준이 핸드폰을 껐다.표정은 다른 변화가 없었고 문지영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을 모르는 듯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말하는 것을 듣지 않았지만 자이 공간이 작고 두 사람이 같이 앉아 있어 듣지 않기가 어려웠다.그래서 차우미는 나상준이 바쁘다고 한 말도 아주 명확하게 들었다.이 말을 듣고 나서 차우미는 나상준더러 시간을 내어 나예은의 선물을 사러 가고 자신의 시간을 맞추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차우미는 미안했다. 나예은을 일찍 가보지 않고 나예은이 나상준에게 연락을 하게 해 많은 불편함을 가져다준 것이 미안했다.차우미 주변의 분위기는 무거워졌고 방금까지만 했던 가벼운 분위기는 사라졌다.나상준이 그것을 눈치채고 옆에 앉은 사람을 봤다.차우미는 마르 찌푸리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눈빛에서는 자책과 미안함을 보아 낼 수 있었다.손가락으로 핸드폰을 터치하다가 나상준이 말했다.“아직도 몇 곳이 남았어?”차우미는 자신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 나상준이 전화를 이미 끄는 것을 주의하지 못했다.나상준이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차우미는 나상준을 쳐다봤다.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보는 빛은 항상 그랬듯 아무런 것도 보낼 수 없었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의 눈에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보는 것 같았다.그 시선에는 침투력이 있었다.차우미가 말했다.“아직 두 곳이 남았어.”“그래, 저녁에 가자.”말을 하고 나상준은 시선을 거두고 몸을 이자에 기댈 채 눈을 감았으나 손가락은 계속 핸드폰을 터치하고 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눈을 감는 것을 보고 짧은 시간에라도 휴식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더 심해졌다.앞으론 이러면 안 된다.약속한 일은 꼭 빨리 해 내야 되고 아니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안 좋다.오후에 마지막 일이 남았는데 1시간 정도면 끝낼 수 있다. 일이 끝난 후, 하종원에게 고맙다고 말을 했고 이후에 같이 놀러 가자고 하고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