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준이 핸드폰을 테이블에 놓고 말했다.“점심 먹고 나가자.”차우미는 흠칫하다가 거실 왼쪽에 있는 식탁을 봤다.식탁 위에는 풍성한 점심이 놓여 있었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이걸 보고 차우미는 의외라고 느껴졌다.하지만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차우미는 웃으며 대답했다.“그래.”호텔에서 점심을 먹고 나예은의 선물을 고르러 가면 밖에서 점심을 먹지 않아도 되니 중간에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아주 좋은 것 같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이렇게까지 생각해 줄거라고 생각지 못했다.차우미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식탁 앞에 앉았다.나상준는 다른 말 없이 차우미와 같이 식탁에 앉아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줬다.음식을 집어주는 일은 이미 많이 해 봐 다른 사람이 있어도 그렇게 할 것이다.차우미는 다른 사람이 없으니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하지만 며칠 남지 않았으니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며칠 지나면 필요 없게 된다.이렇게 생각하니 차우미의 마음이 가벼워졌다.회성에서의 일이 끝나니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이건 차우미가 바라던 것이다.안정하기 때문이다.나상준은 차우미의 가벼운 마음이 느껴졌다. 차우미가 나상준을 멀리하는 것도 사라진 듯 했다.차우미의 마음에 어느 정도의 자리는 있는 듯 했다.나상준은 마음을 놓고 점심을 먹고 있는 차우미를 보며 말했다.“뭐가 그렇게 기뻐?”차우미가 머리를 들고 말했다.“뭐라고?”나상준은 버섯을 집어주고 차우미의 한결 편안해진 표정을 보며 말했다.“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차우미는 아까 나상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두 번째 물음에 이해했다.차우미가 웃으며 말했다.“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회성에서의 일이 드디어 끝났으니 시름을 놓을 수 있게 된 거지.”이 말을 듣고 나상준은 말을 하지 않았다.일이 끝나서 기쁜 게 아니라 자신을 멀리할 수 있어서 기쁜 것이기 때문이다.이 순간 나상준 주변에 공기가 무거워 났다.차우미는 나상준이
차우미는 나상준이 회성에 와서 일을 하라고 제안했던 것을 잊지 않았다.지금 이렇게 말한 것은 자신의 진실한 생각을 알려 준 거지 일부러 거절한 것이 아니다.차우미는 자신이 생각한 선택이 있다.나상준은 이 말을 듣고 응하고 대답을 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우미는 나상준이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는 모습을 보니 자신의 말뜻을 아는 것 같았다. 차우미는 뭐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뜻을 알 것이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점심 식사를 마쳤다.두 사람을 점심 식사 후 호텔에서 나가 차우미가 말한 어린이용품 파는 곳을 갔다.차우미는 좋은 곳을 이미 봐두어 그 몇 곳만 가면 됐다.나상준은 아무 말 없이 차우미와 함께 가서 선물을 골랐다.시간은 빨리지나 오후 한 시가 됐다.나상준은 아주 순리롭게 선물을 몇 개를 골랐다.차우미는 오후에 일이 있어 나상준은 시간을 보고는 차우미와 함께 차에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오늘은 차우미한테 맞춰 주기로 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그 선물들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사지 않거나 자신은 마음에 들어 하지만 나상준은 싫어할까 봐 걱정했었다.하지만 아주 순조롭게 차우미가 나상준에게 나예은이 좋아할 만한 물건을 골라 주는 것마다 한눈 보고는 다 샀다.점심 그 짧은 시간에 가게를 세 곳이 나갔고 선물을 여러 개를 샀다.너무 순리롭게 끝나 차우미는 불 현실감을 느꼈다.차에 올라타 시간을 보니 조금 기뻤고 현실인 것 같지 않았지만 이게 바로 현실이었다.이렇게 순리롭다면 내일이면 청주에 갈 수 있다.청주에서는 아마 많아도 하루 정도 있다가 안평시에 돌아갈 것이다.모레 또는 글피.시간을 많이 지체하지 않을 것이다.차우미의 눈에서는 빛이 나오는 듯했고 모든 게 원상 복귀로 돌아가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꼈다. 하지만 차우미는 모든 게 안정적으로 되기 전 모든 일을 잘 마쳐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아직 두 곳이 남았다.나상준이 갈지 모르겠다. 여기
나상준이 낮은 목소리로 하는 말을 듣고 차우미는 흠칫했다.문지영에 대해 차우미는 존경 빼고는 다른 감정이 없었다.나상준하고 3년 동안 부부로 지내면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아직도 문지영과 차우미한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하지만 양가의 관계로 인해 이후에 만나게 된다면 차우미는 문지영을 어머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이모님이라고 부를 것이다. 지금 나상준이 문지영과 전화하는 것을 듣는 건 예상 밖이었지만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다.문지영은 나상준의 목소리를 듣고 자애로운 웃음이 얼굴에 피어났다.“상준아, 요즘 바빠?”나상준이 대답했다.“바빠요.”“그래… 바쁘겠지…”이 대답은 문지영에게 실망감을 주었으나 예상했던 대답이었다. 하지만 나상준이 직접 하는 말을 들으니 문지영은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아들이 그렇게 바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무슨 일 있으세요?”나상준은 평상시와 똑같은 말투였다. 상대방이 자신의 어머니라고 해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이게 바로 나상준이다.나상준의 성격은 항상 필요 없는 말은 하지 않았고 이점은 변하지 않았다.“딱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고 언제 시간 될 때 돌아왔으면 해서 그러지. 너 삼촌들이랑 다 너 보고 싶어 하는데 평일에 항상 바쁘니 엄마는 네가 언제 바쁘지 않으면 집에 돌아와서 밥이라도 한 끼 먹으려고 그러지. 집안 친척 어른하고의 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돼.”문지영은 나상준이 지금 당장 돌아올 건 불가능하지만 시간을 내서 돌아와도 좋다는 것을 알려주려 했다.나상준이 말했다.“잠시는 시간이 없어요. 이제 덜 바쁠 때 다시 말하죠.”이 말을 듣고 문지영은 웃었다. 이 대답에 아주 만족하는 것 같았다.“그래 시간 있을 때 돌아와. 엄마는 네가 꼭 당장 돌아오라는 게 아니라 시간을 조절해서 집에 1번 들리라고 알려 주려는 거야. 시간이 조절되면 먼저 엄마한테 전화 쳐서 말해. 그럼 엄마가 삼촌들한테 연락할게.”“네.”“됐어, 엄만 그럼 너 일하는 거
나상준이 핸드폰을 껐다.표정은 다른 변화가 없었고 문지영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을 모르는 듯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말하는 것을 듣지 않았지만 자이 공간이 작고 두 사람이 같이 앉아 있어 듣지 않기가 어려웠다.그래서 차우미는 나상준이 바쁘다고 한 말도 아주 명확하게 들었다.이 말을 듣고 나서 차우미는 나상준더러 시간을 내어 나예은의 선물을 사러 가고 자신의 시간을 맞추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차우미는 미안했다. 나예은을 일찍 가보지 않고 나예은이 나상준에게 연락을 하게 해 많은 불편함을 가져다준 것이 미안했다.차우미 주변의 분위기는 무거워졌고 방금까지만 했던 가벼운 분위기는 사라졌다.나상준이 그것을 눈치채고 옆에 앉은 사람을 봤다.차우미는 마르 찌푸리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눈빛에서는 자책과 미안함을 보아 낼 수 있었다.손가락으로 핸드폰을 터치하다가 나상준이 말했다.“아직도 몇 곳이 남았어?”차우미는 자신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 나상준이 전화를 이미 끄는 것을 주의하지 못했다.나상준이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차우미는 나상준을 쳐다봤다.나상준이 차우미를 바라보는 빛은 항상 그랬듯 아무런 것도 보낼 수 없었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신의 눈에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보는 것 같았다.그 시선에는 침투력이 있었다.차우미가 말했다.“아직 두 곳이 남았어.”“그래, 저녁에 가자.”말을 하고 나상준은 시선을 거두고 몸을 이자에 기댈 채 눈을 감았으나 손가락은 계속 핸드폰을 터치하고 있었다.차우미는 나상준이 눈을 감는 것을 보고 짧은 시간에라도 휴식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 죄책감이 더 심해졌다.앞으론 이러면 안 된다.약속한 일은 꼭 빨리 해 내야 되고 아니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안 좋다.오후에 마지막 일이 남았는데 1시간 정도면 끝낼 수 있다. 일이 끝난 후, 하종원에게 고맙다고 말을 했고 이후에 같이 놀러 가자고 하고 회
이점은 회의를 할 때 이미 말한 것이다. 먼저 확정을 한 물건을 조각을 하고 이 물건들은 잠시.안평시에서 조각을 하고 조각이 끝나면 비행기로 운송해 회성에 보내온다. 이렇게 되면 회성 박물관이 지어지면 조각을 마친 작품들을 전시할 수 있게 된다.회성 박물관에서 조각을 할 교대 사부는 박물관이 거의 지어질 때쯤에 결정을 하게 된다.아마도 이번에 회성에 온 사부들 사이에서 고르고 다른 사람을 고르진 않을 것이다.차우미는 처음에는 나상준을 거절했다. 회성에 와서 교대 사부를 하지 않고 안평시에서 일하려고 했다.그러니 아마도 차우미를 찾지 않을 것이니 이번에 확정이 난 것만 잘 조각을 하면된다. 이건 나상준하고 별다른 상관이 없다. 큰 범위는 이미 결정이 났고 주요한 일들도 이미 다 잘 마쳤으니 아마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고 이런 작은 일까지 물어볼 사람도 아니었다.그래서 차우미는 나상준에게 자신의 정황을 말하고 시간이 될 때 오라고 했다.치우미가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한 순간, 메시지가 왔다.차우미가 흠칫하고는 메시지를 봤다.나상준이 보낸 것이었다.차우미가 문자를 보내려 했는데 나상준이 먼저 보낼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차우미가 메시지를 눌러봤다.나상준: [내려와, 아래에서 기다릴께.]호텔 문 앞?벌써 일을 끝낸건가?차우미가 시간을 보고 문자를 보냈다.[알았어, 금방 내려갈게.]문자를 보내고는 차우미는 가방을 가지고 룸에서 나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벤츠가 금방 호텔 문 앞에 섰고 하종원 일행이 떠났다.나상준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뒷좌석에 앉아 파일을 보고 있었다.기사님은 호텔 대문을 보고 있다가 차우미가 나오는 것을 보고 차에서 내려 뒷좌석의 문을 열어줬다.차우미는 기사님을 보고 또 열려진 뒷좌석을 보니 안에서 파일을 보고 있는 나상준을 볼 수 있었다.차우미는 차 앞에 가서 말했다.“감사합니다.”기사님에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치에 탔다.기사님은 얼른 차에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차령의 사이에 섞이게 됐다.
그는 마르고 곧은 체격에 회색 계열의 정장을 입고 오관은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아주 깔끔해 책을 많이 읽은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가 있었다.처음에는 등을 지고 있어 차우미는 주의를 하지 못했으나 웨이터가 차우미와 나상준을 안내해 이 자리에 와 앉게 한 후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누군지 제대로 봤다.차우미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전에 하야트 레스토랑에서 주혜민과 함께 있었는데 주혜민을 위해 자신에게 사과를 하던 남자였다.그때 주혜민이 진현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차우미는 진현을 보고 살짝 놀랐다.차우미는 진현을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나상준이 직접 데리고 진현을 만나게 될 거라고는 더더욱 생각지 못했다.진현은 차우미와 나상준이 온 것을 보고 웃었다.특히는 차우미에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은 아주 예의가 발랐다.차우미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회답을 했다.나상준이 자신을 데리고 온 것은 의외가 아니라 미리 정해놓은 것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차우미는 더 묻지 않았다.나상준과 차우미가 자리에 앉고 진현이 웨이터에게 말했다.“요리를 올려도 돼요.”“네, 알겠습니다.”웨이터가 떠났다.이때 나상준이 말했다.“진현, 내 친구야.”나상준은 차우미에게 소개를 해줬다.차우미가 진현을 보며 말했다.“안녕하세요.”진현이 웃으며 말했다.“형수님, 안녕하세요.”자연스러운 호칭은 하야트 레스토랑에서의 일은 일어나지 않은 듯 오늘이 처음 보는 것 같았다.차우미는 이미 대충 두 사람의 관계를 예상했으나 나상준이 직접 소개를 해주고 진현이 자신에 대한 호칭을 들으니 이상한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하지만 차우미는 정신을 차리고 진현을 보고 웃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모두 알게 되었으니 진현은 나상준과 말을 하고 있었는디 차우미는 말에 끼지 않고 듣고만 있었다.음식은 빨리 올라왔고 모두 같이 저녁 식사를 하는 것도 아주 자연스러웠다.누구도 주혜민을 언급하지 않았으니 하야트 레스토랑에서 일어난 일은 모르는
나상준이 나가고 차우미는 뭔 소리를 내지 않고 아무 반응도 없이 조용하게 밥을 먹었다. 이곳에 와서 밥을 먹는 게 마치 하나의 임무인 것 같았다.밥을 다 먹었으니 임무도 완성했다.진현과 처음에 인사를 하고 차우미는 다른 교류를 하지 않았다.그날 밤에 일은 잊었는지 아니면 신경을 쓰지 않는 건지 차우미는 진현을 봤을 때 저번 놀라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차우미의 반응에 대해 진현은 의외라고 느끼지 않았다.차우미가 지금 경험한 모습이 별로 이상하다고 느끼지도 않았다.어떤 사람은 한눈에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를 숨기 지도 않고 간단하고 순수한, 차우미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뭔가를 뺏으려고 하지도 않고 있어도 없어도 항상 신경을 안 쓰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다.자신을 속박하지 않고 힘들게 하지도 않는다.진현이 웃으며 말했다.“그날 밤, 하야트 레스토랑에서 혜민이를 막지 않아서 미안해요.”갑작스러운 말을 차우미에게 하는 말이었다.차우미가 고개를 들고 맞은켠에 있는 사람을 봤다.진현은 웃고 있었으나 미안함과 후회는 느낄 수 없었다.그렇다, 후회하지 않는다.그날 밤 막지 않은 것에 후회를 느끼지 않았고 차우미에 대한 사과에도 거짓이 없었다.차우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이미 다 지난 일인데요.”그 일은 이미 지난 일이고 만약 진현을 마주치지 않았다면 기억도 나지 않을 일이었다.예상 중의 대답에 진현이 웃으며 말했다.“혜민이랑 나랑 상준이는 같은 학교에 다녔어요. 그때는 사이가 아주 좋은 친구였죠.”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옛말을 하기 시작했다.차우미는 당황한 눈빛으로 진현을 봤다.진현은 아주 맑아 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을 듯한 눈빛으로 차우미를 쳐다봤다.차우미는 자신과 상관이 없는 말을 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차우미는 놀라웠다.진현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정확히 말하면 나랑 상준이는 친한 친구고 혜민이 하고는 그냥 평범한 친구예요. 혜민이가 상준이를 좋아
당연히 이건 차우미의 추측일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는 차우미도 모른다.하지만 진현의 말뚯은 이해가 되었다. 자초지종을 제대로 말을 해 다른 오해가 생기는 것을 막아 또 상처를 받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었다.이해가 되고 차우미가 대답했다.“그렇군요.”“네. 혜민이 성격이 다른 여자애들하고는 달라요. 기도 세고 질투심도 강해서 가지고 싶은 건 모두 다 가져야 하죠. 제가 혜민이를 좋아해서 상준이의 생각을 들어보지도 않고 혜민이를 데리고 왔죠. 혜민이를 우리 친구라는 울타리에 들여오게 됐죠. 상준이는 혜민이를 좋아하지 않아요. 결혼 전에 형수님을 만나기 전에까지 상준이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고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그 정도는 알아요. 마음에 찍은 사람이 없으면 어느 누가 와도 눈에 들지 않죠.”말을 하고는 진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차우미는 열심히 들으며 진현을 바라봤다. 진현의 눈빛과 말투에서 진현이 주혜민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아주 깊은 감정이었다.마치 그 여자를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나쁜 짓이라고 해도 해줄 것 같았다.심지어 목숨도 내어줄 것 같았다.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지옥에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이 순간 차우미의 심장이 뛰었다.모두 사랑 타령을 하는데 이 세상 몇 사람이 한사람에게만 그 사랑을 줄 수 있겠는가? 아니면 누가 영원히 사랑을 해줄 수 있겠는가?차우미는 있다는것은 알지만 본적은 없다.이런 감정은 이 세상에 아주 희소한 것이다.이때 진현을 바라보며 차우미는 진정한 감정, 진정한 사랑을 보는 것 같았다.맞고 틀림이 아닌 사랑이 맞는지 아닌지만 본다.진현은 주혜민을 사랑해 주혜민을 기쁘게 하기 위해 아무리 좋아해도 물러나 주고 심지어는 도와주려 한다.주혜민에게 이용당한 것을 알면서도 이용당해 주었다.이런 사람, 이런 감정에 어떻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차우미는 주혜민이 행운스럽다고 생각했다.이렇게 전심전의로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을 위해 모든것을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