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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말을 마친 차우미는 술잔을 들어 물처럼 맑지만 술 향기가 가득한 이 술을 보고, 입술을 오므린 후 들어 마셨다.

차우미는 술을 마신 적이 있지만 많이 마시지 않는다. 기껏해야 한두 모금 정도인데, 소주가 가득 담긴 건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마시지 않아도 문제다.

술이 목구멍에 넘어가면서 맵고 따가운 느낌이 들어서 무의식적으로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삼켜 잔을 비었다.

한약 먹듯이 한 번에 들이마셨다.

하성우가 차우미에 술을 권한 것은 당연히 고의였다.

술에 취해서 갑자기 차우미에 술을 권한 것이 아니고, 이미 다 생각해 놓은 것이다.

하성우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으면, 오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세 잔을 차우미에 마시게 할 생각이었다.

하종원이 말리는데도 그는 일찌감치 변명을 생각해 뒀다.

차우미가 마시겠다고 대답하자 하성우의 마음속에는 설렘이 가득해 두 눈에서 빛이 난다고 말할 수 있다.

하필이면, 모두의 시선은 차우미에 쏠려서 하성우의 눈에 담긴 설렘과 흥분된 감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차우미가 술잔에 있던 술을 원샷을 하는 걸 보고, 하성우는 더욱 흥분됐다.

최대한 흥분한 기색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차우미가 잔을 비운 것을 보고 하성우는 대뜸 말했다.

“형수님, 시원시원하시네!”

“내 체면 세워줘서 고마워!”

“자, 두 잔 남았어. 두 잔 더 마시면 정말 내 형수님이라고 생각할게! 피 섞인 그런 사이, 바꿀 수 없는 그런 거!”

말하면서 빠르게 차우미의 빈 술잔에 술을 따르고, 자신에게도 가득 따랐다.

그러고 망설임 없이 차우미와 잔을 부딪친 다음, 또 한 번 시원하게 원샷을 했다. 마치 일 초라도 늦으면 진심이 아닌 것처럼 보일까 봐 시원했다.

차우미는 술 향기에 입을 가리고 기침까지 했다. 그녀의 하얀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술은 보통 술이 아니다. 독하고 맵고,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게는 맛이 없다고 느껴진다.

차우미의 눈에는 모든 술이 다 맵고 마시기 어렵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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