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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두 사람은 5일 동안 연락도 없고, 만나지도 않고, 아무런 엮임도 없었다. 지금 차우미가 나상준을 5일 만에 다시 보는데, 가까운 거리에 약간의 서먹함이 느껴졌다.

나상준이 차 문을 여는 것을 보고 차우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어가 차에 올랐다.

회성에서의 일이 끝나면 그녀와 나상준도 더는 만나게 될 일이 없다.

여기에서 마지막 업무, 그리고 해야 할 몇 가지 일을 실수하지 않고 잘할 것이다.

나상준은 조용히 다가오는 차우미가 자신의 앞을 지나 차에 타는 것을 보는데, 그녀의 몸에 은은한 향기가 그의 주위에 가득 퍼졌다.

익숙한 향기고 그녀만의 향기였다.

그는 손을 약간 뻗고 차에 올랐다.

문이 닫히고 주차장을 빠져나가 앞차를 따라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회성의 6시는 이미 밤이어서 바깥은 어두워졌다. 딱 퇴근 시간에 맞춰서 차량이 많았고 시끌벅적했다.

차 안은 시끌벅적한 밖과 달리 조용했다.

나상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차우미는 할 말이 있었다.

그녀는 내일이면 일이 끝날 텐데, 계속 회성에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나상준에게 언제 시간이 되는지 물어보고, 같이 나예은 선물을 사러 가려고 했다.

선물을 다 사면 같이 청주에 가서 나예은과의 약속을 지키면, 차우미도 안심하고 안평시로 돌아갈 수 있다. 나상준과도 더는 연락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두 사람이 너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탓인지 갑자기 같은 공간에 앉아 있는데 이 적막한 고요 속에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그러나 망설임도 잠시, 차우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변이 없는 한, 회성에서의 일은 내일이면 끝날 수 있어. 넌 언제 시간 되는데? 예은이 선물 사서 청주에 가서 보러 가야지.”

나상준은 휴대전화를 들고 일하지도 않았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지도 않았다. 두 눈을 뜨고 정면을 보면서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옆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좁은 차 안에서 봄바람처럼 그의 마음을 흔들렸다.

“오늘 밤이랑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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