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Chapter 121 - Chapter 130
513 Chapters
제121화
이민혁의 말에 정원은 어찌할 바를 몰라 가시방석에 앉은 듯 안절부절못했다.이민혁은 거의 신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는 세속을 초월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3대 가문도 이민혁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 내는 쥐 한 마리에 불과할 뿐이었다. 이민혁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들은 발에 밟혀 죽는 개미처럼 속절없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정원은 이민혁이 이곳에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고, 이민혁을 신보다도 무서운 존재라 생각하는 그는 조금도 숨길 생각 없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어르신, 모두 오해입니다. 저는 그저 정씨 가문의 방계 자제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아 온 것일 뿐입니다.”“방계 자제?”이민혁이 정석형을 힐끗 보며 대답했다.“방계 자제의 부름에 이렇게 급히 달려온 거예요?”정원은 순식간에 식은땀이 나는 기분이었다. 그는 다급하게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그, 그게 이곳에서 일어난 일에 가문에서의 주요 인물이 연루되었다고 해서 급히 온 겁니다. 자세한 상황은 저도 모릅니다.”“그렇군요. 그럼 그 주요 인물이 누구죠?”이민혁이 곧바로 담담히 물었다.정원은 감히 숨길 생각도 하지 못하고 곧이곧대로 대답했다.“도 재무부 차관 정혁입니다.”“가주가 상황 판단은 빠르군요. 모두 진실하게 대답하는 걸 보니. 그럼 정석형의 일에 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정씨 가문을 위해 이익을 챙기고 있는 건 아나요?”이민혁이 차가운 말투로 묻자, 정원이 급히 대답했다.“어르신, 그저 방계 자제일 뿐입니다. 정씨 가문의 방계 자제들은 무려 400여 명에 달합니다. 가문에서는 종래로 그들을 상관하지도 않았으며 큰 관계도 없습니다. 저는 정석형에게 이런 술집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그래요? 그럼 본인 말에 책임질 수 있습니까?”“예. 하늘에 맹세코 거짓말이 아닙니다.”이민혁이 잠시 침묵하다 정석형을 바라보았다.“정말 정원은 아무것도 모르는 일입니까?”이때 정석형은 이미 겁에 질려 이민혁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가주마저 고개를 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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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수사대에 데려가 심문을 받도록 하고, 지금부터 수사 현장에 대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해.”안수연의 명령에 장건이 큰 소리로 대답하고 즉시 부하들을 대동했다.이때 정석형은 이미 너무 놀라 기절한 상태였다....이민혁이 집에 돌아왔을 때, 남지유는 마침 아래층으로 내려가 출근하려던 참이었다. 그녀는 이민혁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왜 이제 오는 거예요?”“좀 성가신 일이 있어서, 밤새 처리하느라요.”이민혁의 지친 모습에 남지유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서 가서 쉬어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지유도 미소를 지어 보이며 별장을 나섰다.거실에서 잠시 생각한 이민혁은 기지개를 켜고는 방으로 돌아가 잠에 들었다.오후 3시가 되어서야 깨어난 이민혁은 세안 후 거실로 나와 명상을 시작했다.수행은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과 같다. 이민혁은 이 말을 시종 마음 깊이 새기며 매일 명상을 견지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전화벨 소리에 명상을 멈추었다.확인하지 않아도 남지유일 것으로 생각한 이민혁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문제가 생겼어요.”남지유의 다급한 말에 이민혁이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지금 제 사무실에 한 번 와줄 수 있어요? 전화로 말하긴 좀 어려워요.”“네. 금방 갈게요.”전화를 끊은 이민혁은 곧바로 차를 몰고 KP 사로 갔다.남지유의 사무실에 도착한 후 유소영을 발견한 이민혁은 쉽지 않은 일일 것으로 생각하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에게 차 한 잔을 주며 대답했다.“이 며칠간 저는 줄곧 소영 씨와 LP 사를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어요. LP 사의 이름을 바꿔 KP 사의 명의하에 두려고요.”“좋은 일이네요.”KP 사의 자회사로 되는 건 유소영에게 극히 유리한 일이었고, 유소영 역시 반대하지 않고 지지하고 있었다. “그런데...”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이어서 말했다.“요 며칠 TL 그룹의 행보가 수상해요. 그들은 갑자기 서경의 백화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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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네?”남지유의 말에 이민혁의 표정이 심각해졌다.상업 시장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보란 듯이 상대 회사를 건드리는 건 옳지 않은 일이었다.남지유가 이어서 말했다.“손여진 씨가 유소영 씨에게 알려줘서야 우리도 알게 된 거예요. TL 그룹에서 LK 사의 사람을 시켜 손여진 씨를 스파이로 만들려고 했대요. 고액의 현금을 주고 우리 회사의 정보를 누설하도록 하고, 회사에 불리한 근거 없는 소문도 내게 하려고 했대요. 우리 회사에 심각한 채무 문제가 있으니 곧 파산당할 거라고 하면서 말이에요. 이 요구들을 들어주면 손여진을 회사의 새로운 대표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대요.”이민혁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이러한 상업 경쟁은 정당하지 않은 것이지만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내부 스파이를 찾아 요언을 퍼뜨려 회사에 대한 믿음을 깨뜨린 후 다시 밖에서 압력을 가하고, 안팎에서 갖가지 방법으로 공격함으로써 목표 회사가 흔들리도록 한 후 저가에 인수해 버리는 것이다.그들이 내부 스파이로 손여진을 고른 것도 심사숙고한 일인 듯했다.손여진은 나이가 어리고 사회 경험이 부족하며, 금방 높은 자리에 오르면 경솔해질 수 있기에 매수하기 쉽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간과한 것은 이민혁이 높은 자리를 준 데에는 손여진의 성실함과 인품을 높이 산데 있다는 것이었다.그들이 이를 간과했기에 남지유가 가장 처음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한참 시간이 지난 후 이민혁이 입을 열었다.“서경에 이렇게 많은 상가가 있는데 LT는 왜 하필 LP 사를 골랐을까요?”“LP 사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오래된 기업으로서 지리적 위치가 좋기에 그쪽에서 우리 회사를 인수한다면 조금만 자금구조를 바꾸어도 세력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어요. 저도 이렇게 하려고 했지만 LT 가 이렇게 갑자기 손 쓸 줄 몰랐어요.”남지유의 설명에 이민혁이 물었다.“그럼 생각해 둔 다른 계획은 있어요?”남지유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대담했다.“LP 사의 명칭을 가능한 빨리 바꾸고 K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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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대표님, 정말 인수하려고요?”남지유가 놀라서 되묻자, 이민혁이 대답했다.“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그게 아니고, 시간도 걸리고 자금도 많이 필요하니까요.”그러자 이민혁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아직 급하지 않으니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해요. 자금이 부족하면 제가 본사에 도움을 요청하면 돼요. LT가 감히 우리 회사에 손을 댔으니, 똑똑히 알려줘야죠. 상대를 골라도 한참 잘못 골랐다는 걸.”“좋아요. 대표님께서 직접 내린 명령이니 잘 이행하도록 노력할게요.”남지유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대답했다.남지유는 사실 조금도 걱정되지 않았다. 이민혁이 직접 나서서 도와준다는데, LT는 물론이고 포스타 회사가 와서 맞붙는다 해도 이길 싸움이었다.이때 이민혁이 일어나서 유소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상의할 일들이 남은 것 같으니 난 먼저 갈게.”말을 마친 이민혁은 바로 회사를 떠났다.이민혁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유소영이 고개를 저었다.“이렇게 바로 떠나다니.”“대표님은 성격이 소탈하니까요.”남지유가 닫힌 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명령만 하지 본인은 손도 꼼짝 안 하잖아요.”유소영이 문득 남지유의 눈빛을 보았다. 자신이 어렸을 적 아이돌을 볼 때의 그 초롱초롱한 눈빛이었다.그것은 신처럼 숭배하고 저도 모르게 집착하는 눈빛이었다.남지유는 평소와 다름없이 의연했지만 유소영은 그 눈빛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문득 그녀는 무언가 빼앗긴 듯한 불편함을 느꼈다.“소영 씨, 우린 다음 계획을 토론해 보죠.”남지유의 청아한 목소리가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유소영을 깨웠다. 유소영이 정신을 차리고 얼른 대답했다.“네, 남 대표님.”...이민혁이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전화가 울려서 받으니 주동겸이었다.“어르신.”“민혁 동생, 혹시 저녁에 시간 되나?”“네. 시간 있어요.”“좋아. 그럼 우리 집 한번 들렀다 가게. 소개해 주고 싶은 친구가 있어.”이민혁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곧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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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이민혁이 얼른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서 책임자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이 사람이 바로 진무도의 제1 책임자, 서영광이다.서영광은 50대로, 마침 정정하고 정치적 능력이 한창 강할 때이다. 그는 이미 진무도의 총책임자 자리에까지 올랐으니, 앞으로도 앞길이 창창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서영광은 공손하게 이민혁의 악수를 받았다.“어르신께서 어찌나 이민혁 씨 칭찬을 하시던지, 제가 만나 뵙고 싶어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외람되게도 어르신께 연락을 부탁드렸는데, 혹시 불편하셨나요?”한 지방의 총책임자로서 서영광은 충분히 자신을 낮추어 예의를 표했다고 할 수 있었다.그의 실력으로 치자면 어디를 가든 높이 추켜세워지고, 그는 여러 부대의 특근 보호대가 항상 곁을 지키고 있는 엄청난 인물이었다.그런 서영광의 겸손한 태도에 이민혁은 매우 의외라고 생각했다.언제부터 자신이 이렇게 대단하게 되어, 서영광 같은 직급의 인물이 자신에게 이렇게 예의를 갖추게 하고, 심지어 겸손하기까지 하게 한 걸까? 그러나 이민혁이 알지 못했던 것은, 주동겸이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모두 서영광에게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주동겸은 이민혁을 거의 신처럼 추앙하며 칭찬했다.만일 다른 사람이 서영광에게 이런 터무니 없는 얘기를 한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주동겸이 누구인가. 그는 개국공신이고 경성의 일곱 지배인 중 한 명 아니었던가. 지금 그토록 유명한 약품 제조사의 사람들조차 모두 그의 후배들이고, 그들은 모두 주동겸을 만날 때마다 허리 숙여 깍듯이 인사했다.그리고 주동겸의 신체가 건강해지고 있는 것도 확실한 사실이다.주동겸의 소개가 아니더라도 주동겸이 기사회생한 일까지도 모두 서영광이 이민혁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가지도록 하게 했다.이미 매우 높은 자리에 있기에 한 걸음 더 위로 올라가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러나 주 어르신의 추천이 있으면 달라질 것이다.주동겸 어르신의 말씀이 감히 모두 맞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의 의견에 의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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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이민혁이 웃자 서원이 그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고마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하자, 서원은 담배를 도로 넣으며 말했다.“너무 예의 차리지 마세요, 형. 이제 형제처럼 지내야죠.”“서 도련님, 절 이렇게 과분하게 대해주니 좀 무서울까 하네요.”이민혁은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서원이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이민혁의 예상대로라면 서원은 아마 서영광의 영향을 많이 받아 마음을 잘 숨기고 기개가 있으며 듬직한 사람이어야 했다. 그러나 이 도련님은 오히려 길에서 보이는 또래 청년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서원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웃기만 했다.“어르신께 말씀 들어서 알고 있어요. 형 되게 센 고수라면서요? 저희는 앞으로 형 동생 사이이니, 무슨 일이 생기면 명령만 해주세요. 다만...”“네?”서원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제게 가르쳐 주셔야죠.”“무엇을요?”“뭐, 아무거나요. 예를 들면 오행 법술이나 무술비서, 다 괜찮아요.”이민혁은 실소를 터뜨렸다. 어쩐지, 서원이 이런 것에 흥미가 있었구나.그는 주동겸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르신, 이건 절 난처하게 하는 것입니다. 서원 씨는 총독의 아들로서 전도가 밝은 사람인데 무술을 배우게 한다고요?”“그게 뭐 어때서.”주동겸이 담담히 말했다.“서원이 배워낸다면 그것도 서원의 운이겠지. 절대 앞길에 영향 줄 일 없어.”이민혁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이제야 알 것 같았다. 주동겸이 자신을 부른 것도, 굳이 지위가 높은 서영광을 불러온 것도 모두 서원을 위해서였다.두 부자가 자신에게 이토록 예의를 차린 것, 그리고 주동겸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이민혁은 승낙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생각을 마친 이민혁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래요. 정 수행하고 싶다면 안될 것도 없죠. 하지만 저도 준비 시간이 필요하니 우선 기다려주세요.”“네.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습니다.”서원이 흥분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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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주동겸은 그저 웃기만 했다.“괜찮아. 내가 사람 시켜서 돌려보낼 거니까.”주동겸의 말에 이민혁은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그는 얼른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남지유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틀림없이 오늘 상의했던 일에 대해 고심하며, 대표로서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이민혁도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얼른 잠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에 잠에서 깬 이민혁은 배고픔을 느꼈다.어젯밤 그 녀석과 음식은 제쳐두고 술배틀을 했더니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남지유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시각, 그는 차를 몰고 외출하여 만두 가게에 도착했다.그가 배부른 한 끼를 위해 여러 가지 음식을 주문했을 때 전화가 울렸다.“형, 어디예요?”뜻밖에 들리는 서원의 목소리에 이민혁이 당황했다.“아침 먹는 중인데 무슨 일 있어요?”“형, 저도 안 먹었어요! 지금 배고파 죽을 것 같은데 같이 먹읍시다. 기다려요, 금방 갈 테니까!”서원의 의외의 행동에 이민혁은 어쩔 수 없이 그의 카톡을 추가해 위치를 보냈다.그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서원의 신분으로 세상에 못 할 일이 없을 텐데 왜 하필 수행에 이렇게 집착하는지 알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원은 아우디 A4를 몰고 가게 앞에 도착했다.그는 나름대로 검소한 가격의 차를 몰고 온 것이었다.“형, 미안해요.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폐 끼쳤어요.”서원은 이민혁의 맞은편에 앉아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서원은 예상과 달리 뜻밖에도 솔직한 사람이었다.이런 신분의 사람에게서 솔직함을 느낀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었다.이민혁이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주량이 꽤 세던데요? 우선 주문해요.”서원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만두 일 인분과 후라탕 한 그릇을 시켰고, 둘은 밥을 먹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남루한 옷차림에 팔 하나를 잃은 채 다리를 저는 남자가 절뚝거리며 걸어왔다. 흐트러진 머리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고 나이를 분간할 수 없는 그 남자는 힘들게 만두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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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서원은 아무 말 없이 만두를 강산의 앞에 놓아주었다.통곡하는 강산을 보며 이민혁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우선 밥 먹고 나서 이야기하자.”강산은 눈물을 닦으며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옆에 앉아있던 다른 손님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심지어 한 여자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뭐야, 개나 소나 돈만 내면 다 밥 주는 건가.”이민혁이 그 말을 듣고 화가 나 얼굴을 흐렸다. 그는 여자를 보며 똑바로 말했다.“이분은 제 군인 시절 동료입니다. 더 이상 무례한 말을 하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이민혁의 차가운 눈빛에 여자는 다급히 몸을 돌려 음식을 먹는 것 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민혁은 픽 코웃음 치며 강산과 계속 밥을 먹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산은 마침내 배가 불렀고, 이민혁은 휴지를 가지고 와 그의 입가를 닦아주며 물었다.“이제 말해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강산은 한숨을 쉬더니 조금의 거짓도 없이 자초지종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강산은 제대 후 20억의 위로금을 가지고 진무도의 고향으로 내려갔었다.그의 고향은 작은 도시였는데 수십억의 위로금이라 하더라도 남은 생을 풍족하게 살 수 있는 자금이므로 꽤 유명한 인물이었다고 한다.그런데 그의 오랜 벗이 사실을 알게 된 후 광산에 투자하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며 함께 하자고 부추겼다고 한다.오랜 기간 함께해온 벗이었으므로 강산은 조금의 의심도 없이 시원스럽게 승낙했고, 결국 그는 20억의 큰돈을 한 푼도 남김없이 잃게 되었고,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벗은 이미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부모님 노후 준비도 되지 않은 한낱 불구인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 돈을 잃은 건 한 가족의 목숨을 잃는 것과도 같은 일이었다.전장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든 그는 처음으로 죽을 마음을 먹었고 여러 차례 자살 시도를 했다고 한다.만일 그의 여성 친구 이수민이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그를 따라다니며 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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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이민혁에게 있어서 강산은 형제나 마찬가지인 동료였다. 두 사람은 피범벅인 전장에서 함께 살아남은 형제 같은 사이였다.강산은 강인한 사람이다. 전쟁터에서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피 흘리며 돌격하던 강인한 사람.그러나 그런 사람이 지금 뜻밖에도 지방의 악성 관리로 인해 괴롭힘을 당하고 심지어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다.아버지와 어머니를 생매장한 그 인간. 강산은 몇 번이고 부모님 대신 차라리 자신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혼자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은 견딜 수 있었으나 부모님께서 억울하게 생매장당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강산, 이건 모두 내 탓이야. 내가 꼭 대신 복수해 줄게.”이민혁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그러자 강산이 눈물을 머금으며 대답했다.“보스, 제가 어리석은 탓입니다. 보스는 잘못한 게 없는걸요...”“하...”이민혁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이들은 용병 그룹 시절 목숨을 국가에 바치고 용맹하게 전쟁터를 살아가던 사람이었다.그러나 전투를 제외한 기타 영역은 무지한 사람이다. 사회가 얼마나 악랄한지, 얼마나 차가운지 몰랐고 경계심이라고는 없는 순진한 청년이다. 다른 형제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지내는지도 몰랐다.바로 이때, ‘보안’ 두 글자가 쓰인 검은색의 차 한 대가 만두 가게 입구에 멈춰 섰다.검은색 옷을 입은 7~8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차에서 내렸고, 그중 맨 앞에 선 사람이 선글라스를 쓴 채 가게 앞에서 큰 소리로 불렀다.“강산?”강산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그 남자가 씩 웃으며 말했다.“찾았네.”그 남자는 뚜벅뚜벅 강산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향해 걸어오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함께 갑시다.”“누구세요?”강산이 물었다.“TD 보안업체 사장, 조철주입니다.”남자가 목소리를 낮추고 대답했다.“제가 왜 함께 가야 하는 거죠?”강산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본인보다 신분이 높은 사람을 상대로 감히 신고하려 한 점, 법을 어기고 규율을 위반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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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이민혁의 말 속에 날카로움이 있었다.이에 서원이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형, 이건 우리도 어쩔 수 없어요. 이런 사람들이 한번 엮이면 윗선에서도 처리하기 힘들어요.”“정부에선 일이 적을수록 좋겠죠. 더 많은 걸 고려할 수도 있고.”이민혁의 담담한 말 속에 조금의 화가 묻어있는 것을 알아챈 서원이 한 발 나서며 입을 열었다.“형, 안심해요. 제가 해결할게요.”곧이어 서원이 전화를 꺼내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 연결음이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목소리가 들렸다.“서원아, 어쩐 일이니? 삼촌한테 전화를 다 하고?”“양진 삼촌, 저 지금 포레주택단지 서쪽 거리의 작은 만두 가게에 있는데, 보안 업체 사람이 와서 절 끌고 가려고 해요. 삼촌 한 번 와주면 안 돼요?”조카의 말에 양진은 머리가 돌에 맞은 듯 멍해졌다.진무도에서 누가 감히 서원을 데려간다 으름장을 놓을 수 있겠는가. 그건 정말 앞길을 자기 절로 가로막는 일이다.서원이 직접 통화하여 이르는 걸 보니 양진이 직접 가서 혼쭐을 내주길 바라는 것이 분명했다. 그럼 삼촌 된 도리로서 어떻게 조카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겠는가.또 만약 잘 해결하지 못한다면 서영광에게 무슨 말을 들을지 모를 일이었다.잠깐 생각을 마친 양진은 바로 대답했다.“서원아. 곧 갈 테니까 기다려.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그런 말을 했는지 봐야겠어.”“알겠어요. 삼촌.”전화를 끊은 서원이 이민혁에게 말했다.“경찰청의 양진 삼촌이 곧 도착해서 처리하겠대요. 이제 만족하시죠?”역시 잘난 아버지를 둔 탓인지 서원은 전화 한 통으로 서경 경찰서의 일인자를 바로 불러낸다.이러한 서원의 모습과 강산의 처지를 생각하니 이민혁의 마음은 더욱 돌덩이를 매단 것처럼 무거워졌다.이민혁의 안색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서원은 머쓱하게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그 역시 조철주네 무리를 매섭게 쳐다보며 사뭇 진지한 태도를 유지했다.서원이 나서게 된 이상 이민혁도 조철주랄 상대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는 조철주네 무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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